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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에 이른 쓰임이 있었다니!
"소수에 이른 쓰임이 있었다니!" 내용보기
소수의 음악/마르쿠스 듀 소토이/ 고중숙/승사/ 2007 이 책 이전에 구입했던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를 펼쳤다가 과감히 덮은 뒤 (너무 어렵다기 보다는 과연 언제 다 읽을 지 가늠이 안되어서) 안타깝게도 이 책마저 책장 저 편에 꽂아 두었다가 다시 과학서적을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꺼내들었습니다. 이런, 이 책을 먼저 읽고 호프스태터의 책을 읽을 걸 그랬
"소수에 이른 쓰임이 있었다니!" 내용보기

소수의 음악/마르쿠스 듀 소토이/ 고중숙/승사/ 2007

이 책 이전에 구입했던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를 펼쳤다가 과감히 덮은 뒤 (너무 어렵다기 보다는 과연 언제 다 읽을 지 가늠이 안되어서) 안타깝게도 이 책마저 책장 저 편에 꽂아 두었다가 다시 과학서적을 좀 읽어야 겠다는 생각에 꺼내들었습니다. 이런, 이 책을 먼저 읽고 호프스태터의 책을 읽을 걸 그랬어요. 이 책도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다는 기우와는 달리, 하루 이틀 주중에 쉬엄쉬엄 읽다가 일요일 하루 신나게 읽었습니다. 놀랍게도 재밌었어요. 

사실 과학사의 위대한 발견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윤곽을 잡게 해주는 여러 교양서적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프리초프 카프라의 생명의 그물 같은 책들이 고전?처럼 읽혔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이후에도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이나,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 등의 문제적? 서적들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책은 물리학이나 생물학이 아닌 즉 우리를 우주 시대로 보내 줄 것도 아니고, 우리 생명의 기원을 탐구해 주는 것도 아닌 수학, 그 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프고 도대체 살면서 어디 쓸 데가 있기는 한지 지극히 의심스러운, 하디의 말 처럼 그저 수학 자체의 미학에 빠져들어 연구하는 그런 순수 수학의 범주에 들어가는 소수에 대한 연구사를 망라한 책입니다.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뛰어난 저술 솜씨에 홀딱 넘어가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일단, 간단한 수열 문제를 도입부에 넣어서 살짝 흥미를 끈 다음에, 타임머신을 타고 19세기 독일로 가서 소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시작된 순수 수학에의 열정이 리만, 힐베르트, 란다우와 같은 위대한 수학자들의 가설로 이어지고 산업 혁명 이후 순수 수학에서 멀어졌던 영국에서도 하디, 리틀우드, 라마누잔 같은 걸출한 학자들에 의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접근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유럽이 전화에 휩싸이면서 순수 수학의 거점은 미국 프린스턴으로 옮겨지고 셀베르그, 에어디시, 심란한 괴델과 증명을 위해 컴퓨터를 최초로 도입한 튜링이 등장합니다. 튜링이 2차 대전 당시 독일 에니그마의 암호깨기에 매진했던 것은 다 알려진 사실. 튜링의 기계 도입은 소수를 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만든 단초가 되고, 마침내 수학자들은 소수가 암호 체계를 보호하는데 있어서 매우 적절한 쓰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AT&T 같은 통신회사와 국가 정보기관 정도에서만 이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인터넷이 등장하고 신용카드를 비롯한 모든 전자 상거래에 암호 보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 확연해 지면서 공공과 민간 가릴 것 없이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고  MIT의 트리오RSA 그리고 버치-스위너튼 다이어 추측이 부각되게 됩니다. 소수에 대한 연구는 휴 몽고메리, 앤들로 오들리즈코 그리고 마이클 베리 경, 앙드레 베유을 지나면서 양자 역학과도 연결됩니다. 신비한 것들은 역시 통하는 것이 있는 법이라더니만. 신의 규칙인지 아니면 악마의 장난인지, 리만 가설에 대해서 회의파와 반대파의 이야기는 200년간 지속되어 왔지만 지금은 언제고 증명되기를 기다리는 가설. 이를 위해 혼줄을 놓아 버린 가엾는 과학자들도 있었지만... 

앞서 읽었던 판타레이가 유체 역학의 역사를 쓴 책이라면 이 책은 소수에 대한 책입니다만, 역시 훌륭한 과학자들은 여기저기 달통하는 법. 중복해서 나오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과학에 대한 교양을 쌓고 싶다면 이런 책들을 여러 권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역자 역시 전문가이기 때문에 저자의 오해?도 살뜰하게 바로 잡아주고, 번역도 상당히 깔끔하여 가독성이 좋고 편집도 훌륭합니다.  역자의 번역서 중에 오일러의 감마에 대한 책이 있어서 언젠가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이달의 사락 r*******n 2023.08.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