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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방향까지 바꾸는 미디어의 힘
"권력의 방향까지 바꾸는 미디어의 힘" 내용보기
책 판형도 크고 450쪽도 안 되는데 무지 두껍게 느껴지는 책이라 처음 받았을 때 부담이 가는 책이었다. 미국 선거와 정치에 연관된 얘기라 읽기 전부터 겁이 좀 난 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그 재미와 흥미가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영화화 되었다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영화도 보고 싶다.   난 정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좀 관심
"권력의 방향까지 바꾸는 미디어의 힘" 내용보기

책 판형도 크고 450쪽도 안 되는데 무지 두껍게 느껴지는 책이라 처음 받았을 때 부담이 가는 책이었다. 미국 선거와 정치에 연관된 얘기라 읽기 전부터 겁이 좀 난 책이기도 했다. 그런데 읽어갈수록 그 재미와 흥미가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영화화 되었다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영화도 보고 싶다.

 

난 정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좀 관심을 가져볼라치면 다 도둑넘들 같고, 다 뻔지르르한 거짓말만 하는 것 같아서 좀체 믿음이 가지 않는다. 다 자기 잘났다고만 떠드는 국회위원들을 보면서 저것들을(!) 믿고 이 나라에서 살다니 삶이 조마조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 같은 별 볼일 없는 국민들을 쥐어짠 세금으로 집 한 채 값하는 차로 여의도의 최고급 호텔을 드나드는 걸 보면 괜히 속이 부글부글 끓기도 한다. 여의도 그 호텔 앞, 에쿠우스란 에쿠우스는 다 모여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많은 에쿠우스는 처음 봤다. 그러면서도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보니 선거철만 되면 고역이다. 늘 하던 대로 아버지가 찍으란 사람을 찍고 나면 편하긴 한데, 마음 한편으론 이래도 되나... 창피하기도 하다. 그래서 고른 책이었다.

 

지은이 짐 레러는 미국 공영방송의 앵커로 10회에 걸쳐 대통령후보간 토론회의 사회자를 맡았다고 한다. 공정하고 중립적인 사회로 큰 명성을 얻은 앵커가 이런 책을 썼다는 것도 흥미롭다. 이런 책이란 바로 공정하지 않고 중립적이지 않은 책을 말한다. 대통령 토론회도 그렇고 그 대통령 토론회에서 벌어진 일을 파헤치는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그 자신, 그렇게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느라 실제로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는 토론회에 참석한 사회자와 패널들이 미국 역사를 바꿔놓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고 나면, 미국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도 흥미로운 책이다. 종교 박해를 피해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고자 새로운 곳에 정착해 청교도로서의 사회를 건설하고, 정직과 도덕을 최우선시했던 국민들이 최고의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땅과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인디언들을 둑이고, 노예제도 그리고 그 해방 또 이후 다민족 통합 민주주의를 실천했다고 하는 나라, 미국. 이제는 세계를 호령하고 자신들의 도덕의 잣대를 어디나 들이대며 전쟁도 불사하는 나라, 미국. 바로 그 나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동정심을 갖거나 공감을 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흥미가 이는 동시에 오히려 슬쩍슬쩍 튀어나오는 거부감도 어쩔 수 없는 이 책의 매력이다. 

 

‘나’는 미국의 한 신문사와 계약을 맺고 콜로니얼 윌리엄스버그에서 열리는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공화당 대통령후보 토론회를 취재하러 갔다. 그런데 그 토론회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미국 언론의 관행과 그에 따른 결과 등을 그리면서 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18개월간 취재를 하게 된다. 4명의 기자로 이루어진 토론회 주최자들의 선정에서부터 토론회에서 벌어진 일 또 그 이후의 결과물들에 대해 다각도로 취재를 한 이야기가 재밌고 상세하게 그려진다. 더 재밌는 것은 정직과 진실을 그린다고 처음부터 언명하는 사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재를 하고 머니로 인터뷰를 사고 또 머니 때문에 약속도 저버리고 자신의 이익과 머니를 취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느낌도 들었다. 언론의 힘을 이용했다고 정작 타인을 비난하면서 자신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미국이라는 나라, 참 재밌는 나라라는 것이었다.

g******i 2007.04.2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