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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보이즈 / 미카엘 니에미
"로큰롤 보이즈 / 미카엘 니에미" 내용보기
성장을 한다는 것은, 엄마의 젖을 앙 물고 있던 입술을 떼어낸 순간부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자연스레 깨닫게 될 때까지를 말하는 게 아닐까. 인간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유년을 벗어나 성년이 된다. 그 자연스러운 세계의 법칙을 우리는 누구나 겪는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엔 어김없이 사춘기라는 쓰고 독하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미미하게 달콤한 맛이 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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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을 한다는 것은, 엄마의 젖을 앙 물고 있던 입술을 떼어낸 순간부터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자연스레 깨닫게 될 때까지를 말하는 게 아닐까. 인간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유년을 벗어나 성년이 된다. 그 자연스러운 세계의 법칙을 우리는 누구나 겪는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엔 어김없이 사춘기라는 쓰고 독하고 그러나 돌이켜보면 미미하게 달콤한 맛이 감도는 묘약이 존재한다. 이 책은, 그 일렬의 과정을 겪으며 다섯 살 어린 꼬마에서 청년으로 자라나는 마티의 성장을 다루고 있다.

 

  <로큰롤 보이스>의 배경은 1960년대 스웨덴 북쪽 끝, 토네달렌이다. 스웨덴이면서도 핀란드어 방언을 쓰고 그들 스스로도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는 곳. 아픈 역사와 정치적인 이유로 정체성을 찾기 어려웠던 이 지역에서 주인공 마티는 유년을 보낸다.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그리고 갖가지 방언이 공존하는 토네달렌은 시대가 빠르게 변할 때에도 한 발자국 물러선 채 느릿느릿 변화를 감지한다. 궁핍에서 벗어났지만 경제적, 문화적으로 소외되었던 토네달렌에서, 어린 마티는 독실한 레스타디우스주의 부모님을 둔 니일라를 만나게 된다. 니일라와 마티는 둘이서만 주고 받을 수 있는 비밀 언어를 만들고, 함께 로큰롤의 세계에 빠져들며, 급기야 학교의 몇몇 아이들과 밴드를 결성해 엉망진창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함께 성장을 한다. 부모님 때문에 늘 말을 아끼며 어딘가 모자라는 행동을 하기 일쑤이던 니일라는, 로큰롤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손수 만든 기타를 치며 음악의 세계를 꿈꾸고 조금씩 스스로의 적극성을 깨달아 간다. 그들에게 있어 유년의 가장 큰 터닝 포인트는 음악, 바로 로큰롤 뮤직이었다. 유럽을 포함해 세계가 로큰롤의 뮤직에 흠뻑 젖어있을 때, 그리고 조금씩 그 열기가 수그러들 때 즈음 그제야 토네달렌의 어린 청춘들에게도 음악이 안겨주는 충격과 소름이 도달한 것이다.

 

  미주리에 사는 쌍둥이 사촌들이 주고 간 비틀즈의 레코드판을 재생시키는 순간, 마티와 니일라, 그리고 마티의 누나는 "모든 피가 심장으로 몰려들어 붉은 덩어리로 뭉치고 그러다가 갑자기 모든 게 방향을 바꾸며 급류가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휘몰아치고 몸 구석구석으로 피가 붉게 뿜어져 나가는" 경험을 한다. 로큰롤 뮤직을 발음할 줄 몰라 로스큰 롤 무시스라 읽던 철부지 아이들이, 음악이라면 '오래된 학교'에서 늙은 선생이 굵은 손가락으로 치는 오르간의 반주만이 전부라 생각했던 그 아이들이 "음악이란 그런 것, 멈출 수 없는 것"이라고 단정지을 만큼 로큰롤의 세계 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마티와 니일라의 첫 번째 성장이었다. 철없던 유년의 폐곡선 속에 음악을 집어넣어 보다 넓고 보다 큰 세계를 어린 가슴에 품게 되었을 때, 마티는 니일라와 함께 로큰롤의 세계에 조심스레 발을 담근다. 그것은 아주 조심스러운 첫걸음이었으나 그런대로 아주 괜찮은 출발이었다.

 

 

  작가는 성년이 된 마티의 목소리를 빌려 그의 유년을 회상한다. 어린 꼬마 마티는 어느 날 교차로 한복판에 누워 잠든 젊은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곧 마티는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마티는 자기 옆에 누워 가만히 생각한다. 이들이 언젠가는 깨어날 것이기에 그 옆에 누워 가만히 기다리겠노라고. 그리고 마지막 장면. 그레게르 선생을 통해 빡빡하게 잡힌 공연 일정을 접한 마티와 니일라, 그리고 함께 밴드를 하는 친구들은 약간의 알코올과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고스란히 껴안은 채 새벽의 고요함을 만끽하며 교차로 한복판을 걷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드러눕는다. 첫 섹스를 경험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제 막 음모가 자라기 시작한 어린 청춘이지만 그들 또한 사춘기를 보냈으며 술과 이성에 눈을 떴으며 세상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은 시절이었다. 즉, 아무 것도 몰랐던 유년의 그때와는 모든 것이 180도 변한 것이다. 어린 마티가 교차로 한복판에서 보았던 자신은 혼란으로 가득찬 청소년기를 거친 자신의 모습이었다. 작가는 그렇게 두 번의 성장기를 거친 마티를 교차시킴으로써 읽는 이에게 의미심장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로큰롤 보이스>는 스웨덴 국민의 8분의 1 이상이 읽었을 정도로 매우 성공한 책이다. 주인공 마티는 스웨덴의 북쪽 끝, 그것도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갖가지 트러블을 껴안고 사는 지역에서 성장했고 또 그곳에서의 일들을 다루고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는 스스로의 유년을 돌이켜보게 된다. 마티의 유년은  우리네 유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시기이다. 몸이 자라나는 것을 느끼며 그와 동시에 정신적인 성숙을 맛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자아를 발견한다. 아주 길고 지루한 과정이다. 돌이켜보면 그 과정 속에 녹아든 모든 것들이 경험이고 교훈이었다. 어른이 된 마티가 자신의 유년을 그리워하며 이따금 토네달렌에 들르고, 그때마다 물밀 듯 밀려오는 기억을 회상하며 잊혀졌던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곱씹어보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은 잔잔하게 인생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 <로클롤 보이스>는 각 파트 하나하나가 독립된 단편처럼 느껴질 정도로 깔끔한 구성과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자랑한다. 책을 읽는 도중 몇 번이고 읽기를 멈춰야만 했는데, 작가가 군데군데 심어놓은 재미있는 상황과 설정 때문이었다.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버무려져 유년의 어디쯤을 회상하게 만드는 이 책은 스웨덴의 국민 소설이란 명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인터넷으로 읽을 책들을 고르는 와중, 우연찮게 시선이 닿아 카트에 담았던 책이다. 이 책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보지 않은 채 그저 북유럽의 소설을 접하고 싶단 생각에 막무가내로 고른 책이기에, 읽고 난 후의 감동은 두 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세상엔 이처럼 내가 모르는 재미난 책이 도처에 널려있을 텐데, 나는 언제쯤 그 많은 책들을 전부 읽을 수 있을까. 좋은 책들을 골라내고 그것들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얻고 교훈을 얻는 것. 이것이 바로 독서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우연으로 이어진 <로큰롤 보이스>의 선택은 아주 탁월했다. 올해 읽은 책들 중 당당하게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좋은 책이었음은 확실하다.

 

  언젠가 내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게 되면, 그때엔 나도 내 유년을 회상하여 한 편의 작은 성장기를 써보고 싶다. 극적인 사건도, 재미도 없는 평범한 유년이지만 나의 기억 한 부분을 꺼내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만 있다면 그처럼 행복한 일이 또 어디있을까. 마치 어른이 된 마티가 얼음이 깨지던 모습과 직접 만든 기타를 기억하듯이. '로큰롤 뮤직'을 기억하듯이. 소년의 키스 맛을 기억하듯이. 

k******o 2009.01.30.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신비한 나라에서도 소년들은 자란다
"신비한 나라에서도 소년들은 자란다" 내용보기
호밀밭의 파수꾼을 능가하는 현대 문학 최고의 성장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읽히는 반면 새빨간 피의 색보다도 더 진하고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너무나 색다른 북쪽 저 먼 나라 어디엔가에서 지금도 자라고 있을 소년들의 이야기. 이렇게 인생은 흐르고 이렇게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간다.
"신비한 나라에서도 소년들은 자란다" 내용보기
호밀밭의 파수꾼을 능가하는 현대 문학 최고의 성장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쉽게 읽히는 반면 새빨간 피의 색보다도 더 진하고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너무나 색다른 북쪽 저 먼 나라 어디엔가에서 지금도 자라고 있을 소년들의 이야기. 이렇게 인생은 흐르고 이렇게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간다.
j*****e 2008.02.2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그 마술에 대한 향수..
"그 마술에 대한 향수.. " 내용보기
이 책은 특별하다. 그리고 흔히 보아오던 성장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어른이 된 주인공 마티가 네팔의 안나푸르나 산 정상을 등반하던 중, 죽음이 닥칠지도 모를 위기의 상황에서 바닥에 머리를 대고 누군가에게 감사기도를 드리려고 하다가 쇠금속에 입술이 얼어붙는데, 그 순간 얼어죽을만큼 추운 날을 보낸 자신의 유년기를 추억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마술에 대한 향수.. " 내용보기

 

이 책은 특별하다.

그리고 흔히 보아오던 성장소설과는 사뭇 다르다.

 

어른이 된 주인공 마티가 네팔의 안나푸르나 산 정상을 등반하던 중,

죽음이 닥칠지도 모를 위기의 상황에서 바닥에 머리를 대고 누군가에게

감사기도를 드리려고 하다가 쇠금속에 입술이 얼어붙는데,

그 순간 얼어죽을만큼 추운 날을 보낸 자신의 유년기를 추억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더 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듯한 스웨덴 북단의

깡촌을 배경으로 한 낯설고 진기하며 유쾌하고 요란스럽고 가슴 아프기도 한 

이야기들이 록큰롤 음악처럼 즐겁고도 어지러운 향연을 펼친다.

 

나는 좀더 우울하고 애틋한, 그래서 나에게 더 친숙할 수 있는 감성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던 것 같다. 아직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마을의 어른들은 모이기만 하면 보드카 파티를 벌이며 힘자랑을 하고 장작을 피운 후 사우나에서 누가누가 오래 버티나 시합을 벌인다. 소챕터마다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은 너무나 생생하고 독특한 재미를 느끼게 했지만 (특히 할머니 장례식 이야기! 뤼시 유시도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낯설고 투박하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도 없었다.  

 

요란법썩 소동이 펼쳐지는 가운데에도 마술적이고 시적이고 그래서 아름다운

표현들이 마음을 스치고 가는데, 책을 덮은지 며칠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

읽었던 마술적 문장의 느낌을 다시 찾고 싶어 책을 펼쳐보게 된다.

어디였을까?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을 찾아보려고 책장을 넘기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그 아름답고 매혹적인 느낌은 이야기 전체에 깔려있는 기운이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 니일라 캐릭터가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나중에 성장을 하면서

그에 대한 묘사 비중이 줄어드는 것같아 섭섭하긴 했었다.

 

길고 낯선 발음의 지명과 인명들을 제대로 표기하는 것도 꽤 신경쓰이는

작업이었을 듯했지만 번역 문장도 매끄럽고 깔끔하며 좋은 표현도 많았다.

 

답답한 가슴을 확 트이게 해주는 문명 바깥 무공해 자연의 느낌과

밤하늘 별을 쳐다보며 온몸이 조금씩 얼어붙기 시작할 때 느낄 수 있는 

황홀한 통증 같은 것을 전해주는 책이다.

 

w****n 2007.03.26.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로큰롤 보이즈
"로큰롤 보이즈" 내용보기
1960년대, 저멀리 북유럽 스웨덴 근교 지방을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   여타의, 하나의 큰 사건을 계기로 소년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리는 성장소설들과는 달리,   이 소설은, 왠지 눈과 어둠으로 가득찬, 저 멀리 북유럽의 소년들의 소소하면서도 생생한 기억의 단편들로 그네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패가르기, 어른 몰래 시작하는 음주와 흡연, 처음 접하게된 로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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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저멀리 북유럽 스웨덴 근교 지방을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

 

여타의, 하나의 큰 사건을 계기로 소년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리는 성장소설들과는 달리,

 

이 소설은, 왠지 눈과 어둠으로 가득찬, 저 멀리 북유럽의

소년들의 소소하면서도 생생한 기억의 단편들로

그네들의 성장을 보여준다.

 

패가르기, 어른 몰래 시작하는 음주와 흡연,

처음 접하게된 로큰록 뮤직,

그리고 그 나이 또래에 처음경험하게 되는 이성친구.

 

이러한 소소한 일상들이 아릇하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온다.

 

순간순간,

나 어릴적의 순간들이 폴라로이드 사진의 한장처럼

추억으로 다가와, 아련해짐과 동시에

 

또한 몇몇 일상에 대한 묘사는

나에게 낯설은 정서로 느껴지는것은

어쩌면, 지금 내가 자라 살아가고 있는 이곳과

소설속 소년들이 성장했던, 저 멀리 북유럽의 한 마을과의

물리적 거리가 주는 괴리감을 아닐지.

 

091213.

h********9 2010.01.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