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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가오루의 책에는 봄바람이 분다. 횟수로 세기 힘든 많은 봄을 맞이하고 보내면서도 신기하리만치 봄바람은 무작정 따뜻하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봄의 중앙에 서있고 나서야 차가움이 강한 봄바람, 풀잎만을 살짝 움직이는 수줍은 바람, 입고 있던 외투를 벗길만큼의 따사로운 바람 등 여러가지 봄바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계절의 느낌은 지나고 나면 하나의 좋은 느낌만 남고 리셋되는 것일까? 이 책을 덮고 시간이 흐르면 이 책에서 불었던 수 많은 바람의 종류를 잊게 되는 걸까? 그 생각에 차가운 봄바람에게 인사를 건넨다. 잊지 않을게라는 말과 함께.
#얼음을 녹이는 첫 봄바람
<......30여 년마다 유성군이 사자자리 방향에 나타난다 별은 하나씩 하나씩 꼬리를 늘이며, 칠흑 같은 하늘에 밝은 금빛 선을 그린다. 검은 고양이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어둠을 긁어 틈새로 그 뒤의 빛이 보이는 것처럼. -p.35>
주인공 마짱(마쓰미)의 최초의 기억은 사자자리 유성군이다. 별똥별을 최초의 기억으로 간직한 이는 얼마나 될까? 33년 주기로 나타난다는 사자자리 유성군을 어릴 때 본 마짱은 심지가 곧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다. 치약회사에 다니는 아빠를 따라 고베로 이사와서 아빠 회사 사장 딸인 야치요와 친해지고 그 집 별채에 사는 슈이치와 풋풋한 만남을 갖는다.
이들의 만남을 풋풋하다는 말이 아닌 어떤 것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겨울이 가버렸는지 의심될 때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한줄기! 그 따스함, 그 새로움 그 반가움만큼의 만남이라고 해야할까? 자신의 최초의 기억을 행운이라고 말해준 아이 슈이치를 가슴에 넣고 살짝 꺼내는 것만으로 가슴이 떨리는 마짱. 마짱과 슈이치는 사자자리 유성군을 추억으로 함께 간직한 사이가 되었다. 단 하나의 책 슈이치에게 돌려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책 <사랑의 가족>을 통해서.
말한마디 제대로 해보지 못한 사람을 가슴에 얼마나 긴 시간동안 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얼어붙게 만드는 차가운 바람
<폭력이 그린 아름다운 세상에 살면서,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온 우리의 자장가 p.370>
이 책에서 옮겨적은 구절만 몇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아련하고 아름답고 아릿한 구절들을 옮겨적으며 생각한다. 이 시절이 전쟁 중이 맞느냐고?! 책은 마짱의 어린시절의 시대적 배경을 전쟁(제 2차 세계대전)으로 하였는데 전쟁이란 소용돌이에 있음에도 이 이야기는 서정적이고 투명하다. 이것은 마짱이 사는 곳이 대부분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 많기 때문인데 전쟁의 밑바닥을 경험하지 않는 이들에게 그 시간들은 그저 조금 불편한 시간인 것이다. 하지만 마짱에게 그 시간은 추억하기조차 아픈 시간으로 남게 된다.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고통, 처참함을 직접 겪지 않는 이들을 등장시키 작가는 전쟁의 진실을 부각시킨다. 전쟁의 평온함이 있을리 없는데도 주인공이 있는 도시는 그리 큰 피해없이 조용하고, 그 고요 속에 여자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언제나 아름다운 미래가 있을거라는 시간은 이어져간다. 마치 미래가 영원하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 어린 소녀들은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정당하다고 말하고 응원한다. 비행기의 부품을 만들며 죽으러가는 친구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가려진 전쟁의 모습 ,그래서 더욱 전쟁의 진실은 부각되는데 작가가 알리고픈 것은 이렇게 가려진 진실이 아니었을까?
마짱과 슈이치는 투명하다. 전쟁 속의 화염 속에서, 아픔 속에서 그들은 투명한 풀잎의 이슬을 떠오르게 한다. 그 시대에는 다들 그런 사랑을 했다 하더라도 단둘이 만난 적은 한번밖에 되지 않는 이들을 사랑이라 부를 수 밖에 없는 것은 왜일까? 풀잎의 이슬도 전쟁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왜 알지 못했을까? 누굴까, 아이들에게 예전의 일기를 읽어주는 저 남자는?
#그리고 다시 부는 따뜻한 봄바람 <"봄에 5월은 한 번밖에 오지 않으니까?" "그래, 그래." (중략) "잘 들어. 하지만 봄은 매년 찾아와.">
따지고 보면 비슷한 바람은 불어올 수 있지만 같은 바람은 절대 불어오지 않는다. 비슷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같은 시간을 절대 다시 보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사람은 기억하고 추억을 간직하는 동물이니까. 사람에게는 봄은 항상 새롭지만 그렇다고 그 전의 봄과 전혀 다른 봄을 보내지는 않는다. 사람이 있기에 계절도 시간도 서로 연결되어 진다. 시간은 언제나 리셋될 수 있지만 그 중간에 사람이 있다면 리셋되더라도 두려움보다는 '반드시'란 희망이 남는다.
생일이 5월인 마짱은 단 한번의 행복한 5월을 16살 이후 꿈꾼다. 사랑하는 이들이 떠나고 혹은 죽고 난 후 그녀가 흥얼거리는 노래 중 "봄에 5월은 한 번밖에 오지 않아요." 라는 가사가 있는데 그녀에게 누군가가 말한다. 봄에 5월은 한 번이지만 봄은 매년 찾아온다고. 그가 누구일까를 내내 생각하느라 책을 읽는 동안의 두근거림, 봄을 기다리는 땅 속의 씨앗들이 이럴까?
#스킵을 넘어선 감동을 리셋 시키고 이제 턴을 기다린다. 기타무리 가오루가 준비한 <시간과 사람> 3부작 중 <스킵>과 <리셋>이 나왔다. 스킵이 통통 튀면서 물방울이 샘솟는 분수 같았다면 리셋은 고요한 숲 속의 작은 호수의 빛을 닮았다. 화려하지 않은 반짝임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신비스러운 반짝임을.
<리셋>은 전쟁과 사랑을 잘 연결했는데 사랑 이야기 보다는 소녀와 소년의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소녀의 성장에는 전쟁이 중심이 되고 소년의 성장에는 시간과 사랑이 중심이 되어간다. 마짱의 이야기를 읽은 후에 전쟁이야기인지 마짱의 이야기인지 고민하다가 마짱이 본 전쟁으로 결론짓고 읽기 시작한 나는 전쟁 중에도 사람의 마음은 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시기 모든 것이 파괴되고 업악되더라도 사람은 성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아프고 서럽다 하더라도. 성장은 아픔을 수반하기에. 기타무라 가오루는 이 책에서 전쟁을 이야기 하면서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상기시켜 주고 싶었을 것이다. 너무나 쉽게 잊어 버리고 마는 젊은이들에게 전쟁의 아픔과 혹은 시간과 장소가 달랐다면 당신도 전쟁을 겪었어야 했을 거라는 것을.
<"그래서 모르는 거야. '중경重慶'이라고 해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중국에서의 폭격 뉴스를 보거나 하면서 용맹스럽다고 생각했어. 연기 속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가, 생각도 못했지. 전차가 달리거나 군함이 포격하는 걸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어. '아사아를 서양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한 싸움입니다.' 라고 하니 중국 사람도, 필리핀 사람도 모두 우리에게 감사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지. 조선 사람의 심정도 생각하지 않았어. 이겼으면 지금도 그랬을 거야. 궁핍함 역시 알지 못했지." -p.317>
조선의 아픔을 잊지 않고 말해 준 기타무라 가오루가 고마워지기도 했다. 그들의 뉘우침이 이렇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을 보니 일본이란 나라가 저지른 잘못에 민감한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어쩌면 이 부분이 나오지 않고 처음 일본 전쟁이야기만 계속 나왔더라면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라고 해도 다 읽고 난 후에 지금처럼 책을 가슴에 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작품은 뒤에 큰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처음부터 차곡차곡 쌓은 감동의 파도는 그 결말이 예상 가능했든, 하지 않았든 마음 속에서 큰 물결을 만들어 낸다. 누구나가 생각한 식상한 소재를 감동적으로 아름답게 말할 수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다음 작품 <턴>이 곧 나온다고 하니 올해도 기타무라 가오루에게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 하긴 다행이다. 그의 작품은 읽고 나면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거나 시간에 지지 않고 내 행복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니, 시간의 소중함으로 인해 더 열심히 사랑하며 살고 싶어지는 것도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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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초월해 나를 만나며, 사랑을 만난다. 생각만해도 가슴 떨리는 사건이다. 난 불교신자이고, 윤회를 믿는다. 하지만 시간을 초월해 나와 내 사랑을 만난다고는 상상을 해보지 않아서인지 신비롭게 다가왔다. 기타무라 가오루의 시간과 사람의 2라는 가제가 붙어 있음을 책을 덮고 알았으며, 난 이책을 읽는 내내 계속 충격, 헷갈림, 이해, 애뜻함을 반복하였다. 그리고, 알았다. 이 책이 이야기하는 사랑과 사람과 시간의 갈림에 대해. 마치코, 마스미, 슈이치, 무라카미 이 연속의 사슬속에 다행이 그들의 성은 바뀌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이번만은 이번만은 이라는 안타까움이 절로 나왔다. 1부의 전쟁통에 만나는 슈이치와 마치코, 그리고 2장에서 다시 만나는 그들. 그리고, 기차사고, 3부에서 또다시 그리움. 기타무라 가오루는 처음 접하는 작가였는데, 사랑을 소재로 하였으며, 안타까움과 그리움이 가득한 내용임에도 장황하거나 너무 서정적이거나, 너무 아름답기만 한 글체는 아니었다. 절제감도 있으며, 때론 짧고 간결하게 감정선을 따라갔고, 때로는 여운으로 남기는 절제를 아는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욱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좋았다. 난 한번 읽은 소설은 잘 다시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시간을 내서 다시 읽으려 한다. 책의 한장을 넘어갈때마다 느꼈던 당황함이 여운이 남아, 당황스러움없이 잔잔히 다시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대한 작은 배려로, 초기 1장에서 조금은 맘이 상했던 나의 반가감을 누그러뜨려주어 감사하기도 했다. 아픈 사랑의 추억이 있다면, 이책에 푸욱 빠질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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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가오루라는 작가의 세가지 이야기 중 마지막이야기라고 한다. 스킵, 턴 다음으로 리셋. 난 앞의 두 책을 접해 보지 못하고 바로 이 책, 리셋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이 책 읽기 전에 읽은 일본 소설이 나에게는 꽤나 유쾌하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던 책이여서 어쩌면 이 책에 대한 나의 마음도 살짝 풀어져있음을 느끼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전쟁 그리고 사랑. 사실 역사에 대해 무지하지만 일본사람들이 보는 전쟁이란 어떨지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런점이 나에게는 오히려 배워간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운 시각에 대한 흥미로움에 빠져 더욱 깊게 읽어갈 수 있었다. 환생에 대한 일본 소설이나 영화는 본 적이 있어서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니였지만 일본인이 보는 전쟁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였다. 막상 전쟁을 일으킨 사람이 아닌 시선에서 전쟁을 받아들이는 모습과 그 어린 소녀, 소년이 겪었을 그 두려움. 막연한 희망은 내 감성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전쟁은 슈이치와 마스미의 순수한 사랑이 더욱 투명하게 빛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중요한 장치가 되어 있었다. 우리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전쟁을 일으킨 쪽이 아니라 피해자의 입장이고 일본은 직접 일으킨 장본인이자 피해자이기도 하다. 나 또한 전쟁이라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직접 경험 해보지 않는 이상 어찌 가타부타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난 또 한편의 영화를 생각해 보았다. 동감을 느끼진 못했지만 가슴이 먹먹함을 오랫동안 느껴 세번이나 영화관에서 보았던 태극기 휘날리며. 이 영화 또한 전쟁을 배경으로 하였다. 비록 형제애라는 다른 소재를 택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도 유코의 자살부분에서 유난히 태극기 휘날리며가 떠올랐다. 그 연관성에 대해 논리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내 마음이 그렇다고 소리치고 있었으니.... 우리 할아버지도 한국전쟁때 돌아가셨다. 내가 태어나기전 우리 아빠가 아기일때 돌아가셔서 사진으로만 봐왔었지만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를 보며 그리고 이 책 리셋을 보며 또 한사람 바로 우리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역시 사람의 상상력이란 무궁무진한가 보다 이 일본 소설책 한권으로 인해 영화 그리고 내 할아버지까지 이르도록 만드니 말이다.
환생 그리고 마지막. 그리고 환생이라는 약간은 진부한 소재임에도 마지막에 일어나는 약간의 생각치 못했던 결과는 나에게 찡함을 안겨주었다. 어찌도 이리 일본 사람들은 상상력이 풍부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난 전생과 후생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았지만 환생에 대해서는 아직은 만화같은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감동이 덜한 부분도 적잖이 있었지만 그저 끝나버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내 마음을 움켜쥐고 흔드는 것은 역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투명했다. 어쩌면 전쟁이라는 배경이 그들의 사랑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신선한 다른 시각도 느끼게 되었고 전쟁의 두려움을 더욱 각인시키게 된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또 내 가슴속에 한국사 그리고 세계사 공부에 대한 열의가 불타올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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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의 사랑의 아련한 기억속으로 빠져들것만 같은 사랑이야기, 달콤하면서도 구슬픈 사랑이야기일것이야' 라고 스스로 짐작하며 읽어나갔습니다. 책을 읽기전 표지와 띄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 나이기에 크게 호흡한번하고, 표지와 띄지를 유심히 살펴봅니다. 표지 뒷부분에는 작가 미유키와 나눈 대담이 적혀있었습니다.
(생략)...일본이 전쟁 중이었던 시대에 이런 소녀시절과 청춘시절이 있었고, 그래서 지금의 일본이 있다는 걸 <리셋>을 읽으면서 느껴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말을 유심히 읽으면서 생각해봅니다. 일본이 전쟁중이였던 시대도 있었지.. 왠지 일본의 역사속의 한 장면까지 바라볼것 같아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이라는 점에서 묘한 기분은 잠시 뿐이였고 '멍하니' 그냥 그렇게 첫장을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일본도 어떻게 보면 나라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살아가고 있었던 한 사람으로써 피해자로써 아픔을 이야기할것 같은이 소설. 암울한 시대를 타고났던. 그속에서 사랑을 잃고 싶지 않았던 한 소녀의 이야기가 바로 <리셋>이 말하고자 하는 바 아니였을까요. 시대를 타고나서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도 있다며, 시대의 잔혹함속에서 간절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것은 아니였는지..
그러나 내가 일본사람이였다면 몰라도 한국사람이라서 일까요? 읽으며 그시대, 주인공이 된듯한 착각을 일으키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경계심'이 생겼던 소설이였던것 같습니다.
그속에서 사랑을 발견하고, 엇갈리는 사랑속에서 나는 더욱 혼란스러웠고 씁쓸했던 사랑이야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천황,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 피해자, 학생들... 엇갈리는 사랑을 바라보며 내가 몰랐던 다른 나라 사람이 살고 있던 전쟁의 현실속을 들여다보며 아픔을 느낄수 있었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아닌 일본에 사는 한 사람으로써 바라볼 수 있기도 했습니다.
시간과 사람의 3부작, 마지막 소설인 이 작품은 아직은 읽고도 가우뚱해지는 책이였씁니다. 조금 더 궁금해지는 이 작가..
다음번에는 또 다른 감동과 느낌으로 찾아오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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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느낌이 은은하고 깨끗하다...그리고 아련하다. 일찌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서 느낀 바 있지만 일본문학이 주는 절대적인 매력인 깊고도 감미로움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베어있다.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는 봄처럼 사자자리 유성우도 33년만에 우리에게 그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나의 사랑도 불교의 윤회처럼 사라졌다가 다시금 나타난다는...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내 곁에 불연듯 나타나고 또 없어지니... 어떤 사람을 깊게 사랑할수록...우리는 더 아픔을 수반하는 이별을 준비하라는 말 이 있지만 또 다시 우리 곁에 그 사랑의 실체는 겉모습을 바꾸어 가면서 나타나기도 하는 것. 그것이 reset의 본질적 모습이 아닌가 싶다.
책의 주요 배경으로 나오는 세계2차대전에서의 일본의 처절한 모습이 자주 등장하면서 얼핏 일본이 저지른 전쟁에 대하여 주인공과 기타 인물들이 맹목적으로 동화되고 긍정시되는 면도 보이나 그것은 저자가 시대적 불가피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는 것일 뿐 전쟁의 극심한 회오리속에서도 순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의 내면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사료된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요소가 지배하는 전쟁이라는 배경과 인간의 사랑이 서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소설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두가지의 요소가 인간의 양면적 심리적 감정을 잘 나타내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치 박완서의 자서전적 소설 '그 남자네 집'에서 느껴지듯이...
원래 이 책은 저자가 '시간과 사람' 3부작 시리즈로 출간한 것 중 3부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1~2부인 '스킵'과 '턴'을 읽었으면 좀 더 책을 이해하는데 수월하였겠지만 책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은 충분히 리셋만으로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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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셋 / r e s e t 기타무라 가오루 / 고주영 / 황매
기타무라 아저씨의 차분하고 능숙한 시간속에서 사람 들여다보기. 여전하다.
시간과 사람 3부작 중 '스킵'이 2006년 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턴'은 계속 제자리를 턴하는 와중, '리셋'이 2007년 봄에 다가오고 말았다. 봄은 매년 찾아오듯이. 그 봄에 5월은 한 번밖에 없지만.
굳이 전생을 거치지 않고도 사랑은 같은 곳에서조차 몇 번이나 엇갈린다. 우리의 인연은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 소설은 그런 무심한 시간을 견디며 사랑을 지키라고 말한다. 멸망의 시대같은 전쟁의 포화, 폐허 속의 재건 속에서 냉장고가 없는 여름을 견디며, 몇가지 클리쉐를 득닥같이 기억해 내는 초월적인 사람들을 보라고 말한다.
시간과 사람 3부작, 기타무라 가오루만의 우아한 성취. 가능하다면 '그 때' '그 사람'과 함께 읽는 행복한 경험을 맛보길.
시간도 많은 사람을 삼키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흘러간다. 내 얼굴 주위를 물과 닮은 '시간'이 졸졸 흘러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시간은, 이미 지나 버렸어. 당신은 지금 어떤 실수로 인해 옛날 일을 떠올렸어. 나는 괜찮아. 슈이치랑 쏙 닮은 남자 아이가 있었다. 아주, 기분 좋은 아이, 착한 아이, 그것만으로 됐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봄에………." "봄에 5월은 한 번밖에 오지 않으니까?" "그래, 그래." 그 사람은 눈에 눈물을 비치면서 어린애처럼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울고 있는 사람을 더 세게 끌어안았다. "잘 들어. 하지만, 하지만 봄은 매년 찾아와." "………." "그렇지?" "………."
몇 번이고 별은 지고, 그리고 시간은 돌고 돈다. 땅 위에서는 시가 태어나고, 노래가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각자의 말로 계속 이야기한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별은 또다시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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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낚.였.다...라고 하는거구나.
"몇 번이고 별은 지고, 그리고 시간은 돌고 돈다. 땅 위에서는 시가 태어나고, 노래가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각자의 말로 계속 이야기한다.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별은 또다시 돌고 돈다."...401p 이 정도의 사랑이라면 좀 무섭지 않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야 할 말이 없지만, 나로서는 이런 이야기는 일본인밖에 만들지 못할 거라는 생각과 한숨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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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턴(turn)》을 보고 이 책 《리셋(reset)》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도서관에 있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집중이 안 되었다. 가끔 그럴 때가 있기는 한데, 조금 본 뒤 괜히 읽기로 했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앞에만 보고 전체를 알 수는 없기 때문에 끝까지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거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Volume2를 보니 조금 알 수 있었다. 앞에는 전쟁에 대한 것이 나와서 알기가 어려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나’인 미즈하라 마스미가 친구 야치요의 사촌 유키 슈이치를 만나는 것이다. 어렸을 때 한번 보고, 그때 사자자리 유성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중에 슈이치는 마스미한테 책을 빌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