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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소설 <지하철>을 읽었습니다. 요즈음 지하철과 전철로 통근을 하고 있어서거나 혹은 기차에 관한 자료를 찾고 있어서 눈길을 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 망도 외국의 어느 도시의 그것과 비교하여 뒤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도쿄의 지하철역에 있는 사무실을 근거로 의류와 잡화를 다루는 직장에 다니는 남자가 겪는 시간여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신지 사키치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밑바닥에서 시작하여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어낸 고누마 사키치의 둘째 아들입니다. 아버지에게 반항하던 형은 중학교 2학년에 가출한 뒤에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고, 신지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가출하여 독립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인연으로 만난 오카무라 사장 밑에서 중년이 되도록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동창회에 갔다가 만취하게 된 신지는 지하철을 타게 되는데, 중간에 사고가 나는 바람에 빙 돌아서 집에 가야 했습니다. 어떻게 하여 내린 지하철에서 나와 보니 삼십 년 전의 시점으로 거슬러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음날 출근하여 아카무라 사장과 연인관계인 디자이너 미치코에게 그 이야기를 하였는데, 두 사람 모두 신지의 시간여행을 이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미치코의 경우는 신지와 같은 꿈을 통하여 과거로의 여행을 함께하게 됩니다.
시간여행에서는 현재로부터 다른 시간으로 가는 출입구가 있기 마련입니다. <지하철>에서는 바로 지하철의 특정한 구역이 그런 출입구가 되는 셈입니다. 신지가 과거로 돌아가 처음 시도한 일은 형의 죽음을 막으려 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로 돌아왔을 때 변한 것이 없는 것을 보면 신지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했던가 봅이다. 그 이유는 뒤에 설명이 됩니다.
신지와 미치코의 시간여행은 같은 뿌리를 찾아가는 여행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아버지를 둔 배다른 형제였던 것입니다. 흔히 시간여행의 금기사항으로 방문한 곳에서 역사를 바꾸어놓을 짓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신지가 형의 죽음을 막으려는 시도는 실패했지만 미치코는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부터는 지하철이나 전철의 승강장을 폐쇄하는 구조를 갖추었습니다. 아마도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이 철로로 떨어져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반복되었기 때문에 마련된 대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일본에서 열린 학회에 간 적이 있는 데 학회장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전철역으로 향하다가 승강장에서 철로로 떨어진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신지의 형이 택한 자살 방식이 일본에서는 흔한 일이었던가 봅니다.
신지의 시간여행은 지하철을 타는 것 말고도 꿈을 통하여 과거로 거슬러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지하철을 통하여 갈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일 것이고, 나중에는 고누마 사키치가 출전한 만주로 향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만든 장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누마 사키치가 징집되어 입대하는 장면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지하철역까지 나가 환송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젊은이들을 뽑아 전선에 내보낼 때도 같은 행사를 벌였다는 이야기를 읽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풍습은 해방 이후에도 꽤 오래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자식이나 친구가 입대할 때는 역에까지 나가 환송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훈련소에까지 따라가기도 했던 것입니다. 요즘에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어지는 시간여행에서 만나는 젊은이가 바로 독선과 고집 그리고 폭력으로 일관하는 냉혈한으로 각인된 아버지의 젊었을 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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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매일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지하철을 탄다. 가끔은 둑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무서울 때도 있고, 짓눌려 숨이 막힐 때도 있고, 도끼질로 피바다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살의를 느낄 때도 있다. 또 자주 책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를 때도 있고, 어쩌다 억수로 재수가 좋아 앉을 때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횡재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렇듯 내 일상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이 평범한 지하철이 아사다 지로에겐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간다. 그의 지하철은 현실을 감안한 환상이고 과거로의 여행이며 세상과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과 화해하는 무대가 된다.
<장미도둑>으로 알게 된 아사다 지로는 그 작품만으로는 그의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마음에 든 작품도 있었지만, 음울한 분위기의 작품들은 별로였었다. 어차피 그의 화려한(!) 과거 이력으로 독자가 작품을 봐주는 건, 한, 두 편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그가 조폭의 경력을 딛고 일어선 작가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의 작품이 절대적으로 문학성을 인정받고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지는가가 각 작가의 역량이리라. 그런데 이 작품, <지하철>은 놀라울 정도로 재밌고 구성도 특이하고 스토리도 탄탄하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가끔 다룬 에피소드를 이용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인 재미나 구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계단을 내려가자 신지의 거칠어진 마음은 지하철의 따뜻한 바람에 풀렸다. 언제 어느 때나 자신을 감싸주는 평온함. 그것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느끼는 안식이다.’ 아사다 지로의 지하철은 서민에게 주는 편리함이고 안식이다.
이 작품은 완전히 추리물은 아니지만, 지하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실재와 비실재가 섞이고 있고,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얽혀 돌아가며 스토리가 이뤄지고, 또 반전은 아니지만 황당하고도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벌어지기에 스포일러성 감상은 자제해야할 것이다. 그저 장편소설을 기대했던 독자에겐 그 특별한 지하철이 주는 세계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굉장한 부자이며 독재적이고 작은 부인까지 둔 아버지를 싫어해, 어머니와 집을 나와 산지 오래된 신지는 중년의 외판원이다. 형은 오래 전에 둑었고, 동생은 어쩔 수 없이 가업을 잇느라 아버지 회사에 매여 있고, 아버지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병원에 들르라는 기별을 한다. 어쩌다, 정말 어쩌다 동창회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의 신지는 정말 꿀꿀한 인생을 사는 듯 보인다. 한 번도 외국이라곤 나가본 적도 없으면서 끌고 간 외판원 가방 때문에 출장을 가는 길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엄청 마신 술 때문에 정신이 없고, 자신이 부(父+富)를 거부했으면서도 어쩌면 남들에게 실패한 인생으로 보였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지하철 플랫폼에 선 신지는 거기에서 옛 은사를 만난다. 그 은사 역시 퇴락한 노인으로 보일 뿐이다. 한 마디로 꿀꿀한 시작이다.
그런데 이야기는 순식간에 반전된다. 갑자기 지하철을 타고 하게 되는 시간여행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기도 하고, 마치 곡예를 하듯 조마조마하기도 하고, 그 다음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끝도 없이 궁금증이 일고, 차근차근 밝혀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인간과 세상의 모습에 주인공과 함께 놀라게 된다. 밝혀지는 한 조각의 진실에도 함께 마음 아파하게 된다. 더구나 조금씩, 시간여행을 허락해주는 지하철의 룰을 이해하게 되면서 스스로 그 여행의 조종자가 되려는 주인공의 노력에는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이해한 만큼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다. 자신이 전혀 몰랐던 인간과 세상을 이해한 것으로 어쩌면 충분한지도 모른다. 지하철도 그 이상을 바라지 않을지도 모르고. ‘잃어버린 시대의 슬픔과 평안함은 영원히 이 작은 지하세계에 봉인되어 있다. 이것은 서브웨이도, 언더그라운드도, 메트로도 아니다. 1927년부터 죽 도쿄의 어둠을 달려온 ‘지하철’이다. ‘지하철’, 하고 속으로 글자를 써보니, 동화에 나오는 성냥처럼 슬프고 따뜻한 불이 마음속에 켜졌다.’ 지하철은 이렇듯 어둠을 달리며 숱한 슬픔과 평안함을 안고 달렸다. 또 사람 좋은 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하자, 사장은 말한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이 말인가? 왠지 지하철 같은데. 이거 영광인걸.’
난 내일도 지하철을 탈 것이다. 아, 여전히 숨도 막히고, 마음속으로 도끼도 휘두르고, 횡재도 하겠지만, <지하철> 같은 책만 내 눈 앞에 있다면야, 뭐가 그리 어려우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함께 시간여행을 할 텐데 말이다. 아사다 지로 덕분에 즐거운 지하철 여행을 했다. 지하철을 통해 시간여행을 마친 신지의 마지막 한 마디는 그야말로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렇다. 지하철을 타고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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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탄 지하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사다 지로의 <지하철>은 지하철을 타고 과거로의 사간여행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주인공 고누마 신지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의 아버지는 성공한 기업가지만 신지는 성공을 위해서는 무슨짓이든 서슴치 않는 아버지 시간여행이 시작된 날은 형의 기일이었다. 신지와 아버지의 갈등이 시작된 바로 그날! 백튜더퓨터처럼 타임머신을 발명한 박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다시 한번 리플레이>처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주도하는 외계인도 없으며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노인이 건네주는 비밀의 환도 없다.
과거로 돌아간 신지는 형의 자살을 막아보려고도 한다. 그 과정에서 형의 죽음이 아버지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되고,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녀온 후, 신지의 일상은 전혀 변한것이 없다.다른 시간여행을 다룬 책이나 영화처럼 암울하던 현실이 무지개빛으로 바뀌지도,사랑하는 연인이 다시 살아돌아오지도, 미래의 기억을 이용해 엄청난 부를 이루게 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신지는 왜 시간 여행을 하게된것일까? 처음에는 작가의 의도를 알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떠오른 생각은.....인생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참.....잔인하다. 그러나 매우 현실적이다. 신지가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도 수십년간의 갈등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다.
왜 지하철은 타고 시간여행을 하게되었을까?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도 그렇게 한발자국 한발자국씩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해하긴 어렵지만...참 멋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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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 아사다 지로 / 정태원 옮김 / 문학동네
아사다 지로는 그의 작품 외에 그의 특이한 이력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은 작가이다. 그의 작품속에는 그의 이력이 곳곳에 배어있고, 이것은 그가 다양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작품의 재미도 더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지하철]도 '철도원'과 유사하게, '시간여행을 통한 갈등의 해소' 의 서사구조를 지닌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일에 시달리고, 가족의 갈등을 안고, 인생에 몹시 지친 중년의 샐러리맨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시간여행을 체험하게 되면서 가족간의 갈등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자신의 삶에 새로운 의지를 불어넣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아버지는 유명한 대기업의 회장인데, 어린시절 가족간의 갈등과 불화로 가족은 헤어지게 된다. 갈등과 불화의 원인에는 형의 죽음이 관련되어 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에 죽은 자신의 형 기일에 지하철에서 시간여행을 체험하게 된다. 주인공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형이 죽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증오하고 경멸하던 아버지에게 일어난 일들을 보고 그 과정을 통해서 가족을 이해하게 된다.
현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지하철, 지하철이 시간여행의 통로가 된 것은 재미있는 발상이다. 작가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을 통해서 자신이 안고 있는 갈등의 이면을 볼 수 있기를 바라고, 갈등을 해결하고 자신의 삶에 용기를 갖기를 바라는 것 같다. 책 뒷면에 있는 '모든 지하철 통근자에게 바친다' 는 작가의 말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
이 소설은 작가 아사다 지로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도 독서 목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사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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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난데없이 옛날 영화 <Back To The Future>가 생각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엄마 아빠를 만나고, 지금의 아들이 그들 사이에 끼어 좌충우돌하는 코미디 영화. 누구인들 현재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거나, 나아가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고 싶은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까. [지하철]은 그런 이야기다. 아, 물론 코미디는 아니다.
속옷을 담은 트렁크를 끌고 지하철을 타고 고객을 만나러 다니는 주인공 신지. 사는 형편이나 하는 일이나 별 볼 것 없는 이 남자는 전세계에 지점을 갖고 있는 일본의 거대 회사 회장님의 둘째 아들이다. 그런데 회장님의 아들이 지금 왜 이러고 사느냐. 안하무인이고, 교양없고, 괴팍하며, 바람둥이에, 온갖 술수를 부려 사세를 확장해온 아버지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고, 지하철 선로에 떨어져 형을 자살하게 만든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 보란 듯이 집을 나와 절대로 아버지에게 기대지 않고 혼자 힘으로 가정을 꾸리긴 했는데, 여전히 그의 삶은 별로다.
그런 그에게 지하철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여행을 제공했다는 것은 참으로 그럴 듯한 일이다. 지하철은 현재 그를 지탱하는 삶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이고, 여럿이 동시에 승차하고 있지만 관계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현재 향하여 달리고 있는 목적지를 볼 수 없는 어둡고 음침한 공간임과 동시에 자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향하여 달리고 있는 현상을 자기 의지대로 제어할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지하철은 주인공이 처해있는 상황과 심경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매개체이다.
지하철은 타고 어느 순간 꿈꾸듯 과거를 여행하고 오는 주인공 신지. 그리고 그의 동료이자 내연녀인, 과거를 알 수 없는 묘령의 여인 미치코가 그와 동행하게 된다. 신지와 미치코는 각자, 때로는 함께 현재 자신의 모습으로 밖에 있을 수 없게 만든 과거를 여행하는데, 그 과거를 직접 목격하면서 그들은 혼란과 충격의 회오리로 몸을 가누지 못할 지경에 이른다.
신지가 만난 어린 아버지와, 아버지의 연인과, 자살하기 직전의 형. 또 미치코가 만난 젊은 어머니. 신지와 미치코는 과거에 섞여 과거의 그들과 인연을 맺고 그 모든 사람과 모든 상황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아마 현재를 바꿀 수도 있는 영향을 기쳤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소설이든 영화든, 혹은 실제 상황이든 시간여행을 한다해도 과거와 현재는 그대로다.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의 작은 변화라 할 지라도 그것이 현재를 변화시킨다면 이 세상은 온통 뒤죽박죽 아수라장일 것이므로. 변한 게 있다면 오직 현재의 자신이 더 많이 알게 되고, 제대로 이해하고, 그제서야 과거와 현재를 오롯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 다만 미치코의 경우처럼 차라리 과거에서부터 완전히 없었던 존재 혹은 없었던 상황으로 현재를 조금 조정하는 사소한 예외만이 있을 뿐이다.
일본작가의 소설이 득세하고 있는 와중에 내가 최근에 새로이 만난 몇몇 일본 작가와 작품 중 [지하철]은 가장 진중하다.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제재를 선택했으면서도 가족과 나 자신의 존재 의미와 존재 이유를 조심스럽게 지하철에 실었다. 1900년대 일본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이해가 깊다면 주인공들의 시간여행에 더욱 적극적인 동행이 되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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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은 가볍다.. 그리고.. 내용은 무겁다(?) 결국은 울게된다..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참으로 인간적이다.. 그리고, 참으로 징하다.. 그래서..가끔은 그립다.특히, 마지막으로 갈 수록 안타까움과 외로움에.. 아..내가 그래도 이책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또, 누구나 꿈꿔 볼 수 있다..다시 돌아 갈 수 있다면..다시 그때 그 순간으로 그래서 이 안타까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하고 생각 해 봤을것이다.. 그런 바람을 우리와 가장 가까운 통근 수단인 지하철을 이용해서 절묘하게 배치 시키는 작가의 기술은 우와~ 라는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자신이 미워한 아버지를 그대로 닮아가는 자신의 모습에서 혐오를 느끼고..어린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해 버린 형을 다시 살리고 싶고, 그리고..지금 내 옆에 아름다운 그녀는 사실은 내 이복동생...아..너무나 현실적이다..그리고 몽환적이며 너무나 외롭고, 가슴 아픈책이다.. 왠지, 정말 인간적인 아주 개인적인 책을 읽고 싶다면..강추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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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게 벌써 6년도 넘은 시간인데..
작년에 다시 출판된 것에 감회가 새롭다
철도원 작가라는 점에서 읽으면서도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로
디테일한 묘사력을 보여주며 기욤 뮈소나 베르나르같은 시간 이동의
무한 상상력도 발휘할 수 있는 신기한 책
이 책 하나로 난 그에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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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하철』 - 아사다 지로(淺田次郞) 著 저자 아사다 지로의 다른 소설들을 정말 재밌게 읽었었는데, 『지하철』은 그의 장편 소설 중 초기 작품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미 아사다 지로만의 클리셰라고 할 만한 오컬트적인 요소(본작의 경우 시간여행), 지명地名에 대한 집착, 베일에 싸인 전전戰前 세대의 삶, 도쿄 배경, 영업사원 주인공, 중년의 불륜 등이 녹아들어 있다. 클리셰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이는 결코 진부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저자만의 색깔이라고 여겨지는 요소들이다. 대기업 총수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거칠고 탐욕스럽고 아버지와의 불화로 인해 중소기업 영업사원을 하는 중년의 주인공 고누마 신지小沼眞次는 술에 취해 귀가하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시간여행의 매개는 다름 아닌 지하철이다. 정말이지 저자의 성향에 꼭 들어맞는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알아요? 시부야 행 홈 한가운데쯤에,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옛날 모습 그대로의 오래된 벽이 남아 있었어요. 역무원에게 물어봤더니 1927년 그 역이 생긴 당시의 벽이라고 하더군요.” p. 206 그리고 과거는 언제나 그립고, 생명감이 넘친다. 그렇게 신지는 1964년, 1946년, 1944년(추정), 1927년(추정)의 도쿄로 거슬러간다. 거기 있는 건 신지 자신도 몰랐던 가족사, 그리고 아사다 지로의 작품 전반에서 그렇게 강조되는 도쿄의 정경이다. 쇼와 초기 아르누보 스타일에서 대공습으로 불바다가 되었다가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나 19년만에 올림픽을 치러낸 그 역동적인 도쿄 말이다. 그곳에서 신지는 베일에 싸였던 친형의 자살을, 그리고 아버지의 과거를 만난다. 시간여행이라는 ‘비현실적인’ 현상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을 통해 저자가 추구하는 ‘약간의 신비함이 깃든 일상’을 적절하게 담아내는 방식이 매우 자연스럽다. “둘째는 성실한 직장인. 막내는 대개 강하지 못하니까 계속 옆에 두고 부모한테 효도하게 할 거에요.” p. 177 신지는 환승역 벤치에 앉아 등을 구부린 채 오랫동안 아버지의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p. 179 신지가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고 이를 깨닫는 장면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된다 한들 그것이 아버지의 행각에 대한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소설 속에 그러한 묘사는 없다. 하지만 신지가 시간여행에서 마주치는 건 시대를 힘껏 살아온 고누마 사키치, 영락없이 그의 아버지다. 그 인생만은 변하지 않는다. 신지의 불륜 상대인 미치코가 위인전에서 읽었다는 고누마 사키치의 이야기는 허황된 것이지만, 신지가 그동안 아들로서 알고 있던 아버지의 모습도 결코 완전히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나는 본 작품을 ‘전전戰前 세대인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여정’이라고 규정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신지의 형, 고누마 쇼이치의 죽음에 관한 주제가 후반부에 가서는 조금 흐지부지해진다는 건 아쉽다. 미치코에 의한 충격적인 결말 때문에 뇌리에서 조금 지워져버리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원래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이 그렇게 함부로 과거를 조작해서는 배배 꼬이기만 할 뿐이고, 본작에서도 설정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기보다는 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충분히 전달되었기에 크게 문제 삼을 부분은 아니다. 물론 미치코는 예외적으로 이를 활용하게 되지만. 잃어버린 시대의 슬픔과 편안함은 영원히 이 작은 지하세계에 봉인되어 있다. 이것은 서브웨이도, 언더그라운드도, 메트로도 아니다. 1927년부터 죽 도쿄의 어둠을 달려온 ‘지하철’이다. p. 169
가슴이 벅찼던 것은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 없이 타는 지하철이 이런 식으로 사람의 생명을 태웠던 시대도 있었구나, 저 오래된 긴자선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지만, (...) 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p. 215-216
그나저나 작품을 논하면서 도쿄의 지하철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언급되었다시피 1927년에 개통한 도쿄 지하철은 그야말로 쇼와 시대의 산 증인일는지도 모른다. 대중교통도 저 정도 오래되면 문화유산이다.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과 ‘시간’을 연관짓는 『지하철』을 죽은 자가 지하로 간다는 관념과 함께 떠올려보면 자못 섬뜩하기까지 하다. “시대가 봉인되어 있다”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리고 고누마 신지는 잠시 시대에서 시대로 환승하는 특별한 경험을 누리게 되었다. 이 모든 걸 따뜻하게 엮어내는 아사다 지로의 필력은, 새삼 느끼건대 정말 감탄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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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가서 지하철을 처음 탔을 때 얼마나 놀라고 떨렸는지 지금도 손에 땀이 날 것 같은 아찔함이 몰려 온다. 표를 버려서 친구가 표를 사다줬던 기억, 손잡이를 잡지 않고도 서 있는 사람들의 달인에 오를것만 같은 모습 그 중 나를 가장 아찔하게 했던 것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탔음에도 지하철 안은 따뜻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았다는 것이었다. 지하철 한 칸보다 작은 시내버스에만 타도 아주머니들의 혹은 학생들의 소란스러움에 인상을 쓰고는 했던 나인데도 지하철 속 냉기와 침묵은 생각보다 충격이었던 듯하다.
그 이후로 지하철을 두고 일어났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은 나를 지하철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했고 지금도 지하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냉기가 먼저 감돌고 무서워지고는 한다.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탔는데도 지하철에는 수다스런 냄새가 나지 않는 걸까? 방긋 웃을만큼의 가슴을 따뜻하게 할만큼의 일이 일어나지 않는 걸까? 이런 나를 알았던 것일까? 내게 이 책을 선물해 준 사람으로 인해 이제 지하철은 마법의 공간이 된다. 큰 기적이 이루어지는 마법의 공간이 아닌 마음과 마음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마법의 공간이.
고누마 신지, 후줄근한 양복에 피로에 지친 얼굴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작은 속옷회사의 영업사원이란 직함을 가진 남자. 그에게 지하철은 피곤한 몸을 이동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그날의 경험 전에는.
그날의 지하철은 그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현실을 달리던 지하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어긋나는 운행으로 그를 과거로 데려간다. 엄마의 뱃속에 들어있는 듯한 따뜻함이 몰려오는 출구 그 속에서 그는 누군가를 만난다. 소중하지만 그 소중함을 몰랐던 사람을.
아사다 지로, 그는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일 것이다.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어딨겠냐마는 그가 살아온 길을 짤막하게 본 후로 그는 맘껏 가족을 사랑하기에는 힘들었을 것이다. 시간이 흘러 그 소중함을 알았다 해도 미안하고, 그립고, 애달픈 그의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들어간다. 어머니를 향한 사랑을 그린 <천국까지 100마일>에서의 주인공의 마음, <지하철>에서의 아버지에게 다가가는 연습을 하는 주인공의 마음은 어쩌면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에는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강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여자인 나와 엄마의 친밀감이 아빠와 오빠에게는 조금 낯설다. 아버지를 제대로 이해해보지도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고누마 신지에게는 그 낯설음이 벽을 뛰어넘어 바다를 만들었다. 왜 소중한 것은 그 당시에는 알지 못하고 뒤늦게야 후회하는 것일까. 조금 더 솔직하게 손을 내밀고, 안아주고, 주저 앉은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되는 것일까? 사람이기에 그렇다는 이모의 말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사람이기에 후회를 하지만 사람이기에 화해를 청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를 수도 있지만 사람이기에 마음을 연결할 수 있다면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길 잘한 것 같다. 이 책 속 주인공 모두가 그래주길 바란다. 태어나길 잘했다고. 또한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서울에 가서 지하철을 타게 된다면 이 책이 생각나서 타는 동안 주문을 외울지도 모르겠다. 마법의 문아 열려라! 이런 주문을. 그 때 이 책을 선물해 준 이와 함께라면 주문 역시 2배의 힘이 되어 이루어지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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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책을 좋아했습니다.
어디까지나 과거형입니다.
제게는 천국까지 100마일을 끝으로 더이상 좋아지지가 않아요.
이분은 장편보다는 단편이 더 좋구요
말끔하고 담백한 문장과 순수한 마음을 되찾아가는 듯한 내용으로 흐르는 그의 소설을 좋아합니다만.
장편으로 가면 왠지 뭉그적거리는 느낌이 드는데다가
유명세탓인지 독자의 변심인지는 몰라도 점점 탁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그속에서도 추천을 하자면 천국까지 100마일과 이 지하철은 그의 장편중에서도 좋아합니다.
다큰 어른의 작은 미련과 청승은 저를 즐겁게합니다.
제법 맛나게 읽었습니다.
내용은 줄거리에서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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