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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말에서 이제 그만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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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었고 이브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아담 역시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인류에게 불행의 씨앗을 잉태시킨 이 역사상 최초의 추문에 대해서 그 진위를 밝혀낼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 것인가? 추문의 속성은 바로 이런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없는 불확실한 의문과 무한대로 늘어나는 상상력이다.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저당잡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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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었고 이브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아담 역시 똑같은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인류에게 불행의 씨앗을 잉태시킨 이 역사상 최초의 추문에 대해서 그 진위를 밝혀낼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 것인가? 추문의 속성은 바로 이런 사실 여부를 증명할 수 없는 불확실한 의문과 무한대로 늘어나는 상상력이다. 그리고 그 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저당잡힌 사람들이 서 있다. "어제 길을 가다가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하고 부딪힐 뻔했는데 간신히 피했거든. 그런데 피하다가 길에 서 있던 간판과 부딪혔어. 다행히 간판은 무사했는데 얼굴엔 멍이 들었어." 친구에게 전한 이 한마디는 삽시간에 날개를 달고 제멋대로 부풀려지기 시작한다. 한 시간쯤 후에는 다른 친구가 "너 어제 조폭들하고 싸웠다며?"라고 묻기도 한다. 이쯤이야 대강 사건의 전후를 설명하고 바로잡아줄 수 있지만 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다음날 쯤이면 아마도 회사나 학교 안에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조폭과 맞서 싸우면서 주변에 있는 간판을 휘둘렀으며 그 결과 얼굴에 멍만 들었을 뿐 다른 상처는 입지 않았다고 말이다. 자 그 다음날 쯤 되면 경찰관이 당신을 찾아올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이틀전 길가에서 아슬아슬하게 조폭들과 비켜갔던 그 부근에서 공교롭게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당신의 멋진 활약상에 대해 떠도는 소문을 입수한 경찰들이 당신의 알리바이와 혐의에 대한 조사를 위해 당신을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 당시 당신은 혼자 있었고 그 누구도 당신의 알리바이를 입증 해 줄 사람이 없었으므로 당연히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될 것이 뻔하고 팔자에 없는 살인범의 누명이 시시각각 당신이 목을 조여올 것이다. 아무리 부인해봐야 소용이 없다. 이미 당신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살인범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게 될 것이며 모든 사건이 오해와 과장에서 비롯되었음이 밝혀진다해도 당신에게 붙은 의혹의 꼬리표는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소문 혹은 추문, 스캔들의 힘은 이렇게 강력한 것이다. 세상사를 들여다보면 이 추문의 역사, 스캔들의 역사에 휘말려 온갖 고초를 감내해야 했던 인물들이 다수 눈에 띈다. 그들에 대한 추문의 진위여부는 일단 논외로 하더라도 그 올가미는 일단 조였다하면 결코 풀리지 않는 속성을 가졌기에 더욱 두렵고 괴로운 것임에 틀림 없다. 「스캔들에 갇힌 영혼들」은 원치 않는 스캔들 덕분에 세상의 주목을 받고 때론 짓밟히고 때론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흥미로운 책이다. 가깝게는 몇 해 전 일명 '지퍼 게이트'의 소용 돌이 속에서 사임의 벼랑까지 몰려났던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이야기부터 박정희 정권의 추잡한 요정 정치의 산물 '정인숙 사건', 희대의 미녀 스파이로 알려진 '마타하리'의 진실과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진실과 소문에 대해서 접근해 들어간다. 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다이애나 스펜서' 왕세자비와 영원한 퍼스트레이디로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니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펼쳐진다. 독도 적당히 사용하면 약이 된다. 반대로 약도 과하면 독이 되는 법이다. 추문의 세계에 이만큼 잘 들어맞는 설명도 없지 싶다. 추문을 둘러싼 인간군상들의 이익과 추락 그리고 음모와 진실의 사이를 숨가쁘게 경험할 수 있다.
t******s 2004.04.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언론을 비판하는 또다른 언론, 대중을 비웃는 또다른 대중
"언론을 비판하는 또다른 언론, 대중을 비웃는 또다른 대중" 내용보기
책을 펼치면 줄줄이 엮여 나오는 스캔들의 역사가 있다. 지퍼게이트나,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는 '언론과 대중이 짜고 만든 블록버스터', '양심을 버린 언론' 등으로 언론을 매도했지만, 나는 또 그 얘기를 쓴 책을 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할 수밖에 없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비판 속에서 그런 기분쯤이야 무시하고 읽을 수 있다면 읽을 만 하기는 하겠다. 책
"언론을 비판하는 또다른 언론, 대중을 비웃는 또다른 대중" 내용보기
책을 펼치면 줄줄이 엮여 나오는 스캔들의 역사가 있다. 지퍼게이트나,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는 '언론과 대중이 짜고 만든 블록버스터', '양심을 버린 언론' 등으로 언론을 매도했지만, 나는 또 그 얘기를 쓴 책을 보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할 수밖에 없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비판 속에서 그런 기분쯤이야 무시하고 읽을 수 있다면 읽을 만 하기는 하겠다. 책 소개에 스캔들을 통해서 이 시대를 읽는 또 다른 눈을 제공한다고 했는데, 그 눈이란 다름 아닌 그 스캔들을 재탕 삼탕 해서 읽고 있는 내 눈이었다. 책 내용은 스캔들에 대해서 그때 당시의 언론의 반응, 대중의 반응 정도만을 설명해줄 뿐 기대했었던 더 깊은 내용은 없었다. 차라리 소개하는 내용을 조금 줄이더라도, 그래서 두 세 가지의 얘기만 하는 한이 있더라도, 좀 더 깊게 파고들었더라면 스캔들을 통해 사회를 보는 또 다른 눈은 제공받을 수 있었을 듯 싶다.
리뷰 총점 종이책
가십과 교양의 중간쯤에 서서.
"가십과 교양의 중간쯤에 서서." 내용보기
사실,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을 펼쳐들었다.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듯, 기껏해야 한가할 때 소일거리 정도겠거니, 했던 것이다. 마타 하리니, 존 F.케네디니, 다이애나, 카사노바, O.J.심슨, 정인숙까지. 이름부터 이런저런 음모론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훑어내려가는 내용이겠거니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 외의 즐거움 또한 어느정도 있었음을 밝혀둔다. 특히나 책의
"가십과 교양의 중간쯤에 서서." 내용보기
사실,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을 펼쳐들었다.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듯, 기껏해야 한가할 때 소일거리 정도겠거니, 했던 것이다. 마타 하리니, 존 F.케네디니, 다이애나, 카사노바, O.J.심슨, 정인숙까지. 이름부터 이런저런 음모론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훑어내려가는 내용이겠거니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 외의 즐거움 또한 어느정도 있었음을 밝혀둔다. 특히나 책의 말미에 들어서 읽은 아옌데의 삶이라든지, 혁명가 오르테가의 삶은 꽤나 흥미롭게 읽었다. 평생공로상의 수상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엘리아 카잔이라든지, 근래에 인구에 회자되었던 클린턴과 르윈스키의 지퍼 게이트라든지, '게이트'의 원조격인 워터 게이트의 닉슨이라든지, 이런저런 역사의 한 단면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가십거리로 치부해버릴 수만은 없는, 그런 역사에 대한 나름의 의무감이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은 인정할 수 있겠다. 그러나 또한 그런 시각들의 편향됨 또한 눈에 거슬렸음을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굳이 평가를 내리자면, 가십과 교양의 중간 정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쯤 읽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b********g 2002.06.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