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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맥도날드. 배낭여행을 하면서 가장 싼 가격에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패스트푸드점들을 자주 이용하곤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패스트푸드점에 대해 이전부터 조심스레 이야기되고 있는 점들은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한 편으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햄버거와 치킨을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스러움을 책을 읽는 내내 느껴야 했다. 아마도 모든 이들이 그럴 것 같다. 월드컵에 열광하면서도 축구화와 축구공을 만드는 제 3세계 유아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망각하는 사람들. 문화라는 것은 지배와 피지배라는 사회적 관계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지 않는 듯 하기에 비판의 영역에서 벗어나있는 듯 하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인 듯 하다. 패스트푸드 역시 그러하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속해있는 미국에 의한 미국적 문화의 유포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오늘날 유럽을 비롯한 아시아,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패스트푸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간편하고 싼 가격에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이점에 가려져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이 책은 작가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단순히 이럴 것이다 라는 식의 판단이나 예측이 아닌, 직접 관련 공장과 농장 등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작가 덕분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을 하긴 했으나, 햄버거 등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기업에 의한 무조건적인 노동착취의 상태와 그러한 현실을 묵과하고 기업들과 담합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던 미국 정부의 만행이었다. 많은 소를 사육하고 판매하지만 그로 인한 이익은 결코 얻을 수 있는 농부들은 자신의 농장을 포기하고 때론 자살을 하기도 한다. 소를 도살하고 부위별로 분류하는 단순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영어도 스페인어도 하지 못하는 제 3세계 이주민들이었으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노동조합도 허용되지 않았고, 인간 이하의 삶 만이 강요되었을 뿐이었다. 손가락이 잘리고 팔이 잘릴지라도 회사는 그와 관련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도살과 가공 과정에서 보여지는 비위생적인 행태 역시도 회사의 책임이 아니었다. 그들에게서는 오로지 생산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만이 엿보였으며, 그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증대된 이익은 노동자들의 몫이 아니었다. 미국 정부 역시도 국민들의 건강에 대해서 고려하기 보다는 기부금을 받은 기업들의 계속적인 생산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듯 해 보였다. 검역의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문제가 발생했을지라도 그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 듯한 정부의 모습은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듯 해 보였다.
오히려 문제가 발생했을 시 제품을 회수하는 것을 기업 측에 맡김으로써 기업은 문제 있는 제품을 책임지고 회수한다는 기업 이미지의 개선만을 조장했을 따름이었다. 미국 내에서도 비위생적인 햄버거 등으로 인하여 한 해에 많은 이들이 질병을 호소하고 심지어 사망하기도 한단다. 대다수의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어떠한 보험의 적용도 받지 못한 체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고 또 소리 없이 해고당하기 일쑤이다. 그런데 이러한 패스트푸드점들을 우리는 아무 여과 없이 수용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적인 것은 무조건 선진국적인 것이고 옳은 것이라는 사대주의적 사고 속에서 그 뒤에 감추어진 진실들을 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요즘 아동들에게서 늘어나고 있는 성인병과 비만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식습관이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 대해서는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못한다.
경제적인 것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는 식의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경제 결정론에 근거한 문화산업연구가 이러한 패스트푸드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는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듯 하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책에서 볼 수 있는 맥도날드와 디즈니 산업과의 연관성에 대한 이야기들를 그 예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판매 촉진을 위하여 기업간의 담합이 진행되면서 패스트푸드점은 단순히 사람들의 입맛을 바꾸지만은 않는다. 그들은 미국적 음식을 통해 미국적 문화를 판매하고 미국적 삶을 사람들에게 유포시킨다. 아동들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되어지는 음식의 맛을 기억함과 동시에 그곳에서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난감들을 기억한다. 서양적인 캐릭터에 열광하는 아이들에게 점수를 따기 위한 부모들은 자연스레 패스트푸드점으로 가게 되는, 연쇄적인 현상 속에서는 정작 중요하게 여겨져야 할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는 이들의 복지적인 측면이 고려되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몇몇 이들은 자국 내에 있는 다국적 패스트푸드점들은 국내인들이 운영하는 것이고 그러한 기업들이 망하는 경우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음식을 만드는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부당한 이익의 획득이나 음식 가공 과정에서의 비위생적인 행태마저도 외면해야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패스트푸드를 보다 선진화된 문명으로 받아들이고 숭배하는 태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의 것이 무엇인지 묻고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는 속에서 패스트푸드를 둘러싼 많은 문제점들 역시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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