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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완벽했다. 글머리에 쓰인 '다중인격'이라는 용어를 미리 알지 못했더라면 영락없이 정말 완벽한 두 사람이 한 몸을 빌려 생활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뻔했다. 그러고보니 '다중인격'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는 다른 한쪽을 아주 나쁜 악인으로 표현하고 있기에 '다중인격'이라는 증상은 다소 부정적인 면이 있다. 게다가 얼마 전 코미디 프로그램의 '봉숭아 학당'에서 인형을 들고 나는 이중인격자라며 목소리를 바꾸는 개그를 선 보인 적도 있어 그 부정적 이미지는 더 한층 우리를 움츠려 들게 한다.
그러나 '조지'는 그런 다중인격자가 아니다. 과학에 아주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우수한 인격이었다. 괄호 안의 삶을 사는 (조지)는 괄호 밖의 '벤'에게 언제나 친구가 되어 주었고 그를 뛰어나게 해 주었다.
그러나 벤이 사춘기가 되면서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시작하려 할 때 (조지)는 화를 내고 벤과 싸움을 일으킨다.
나도 어린 시절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다. 아마도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은 어쩌면 다중인격이라는 이 증상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벤과 조지의 대화를 들으면서, 왜 그런 인격이 함께 살게 되었는지를 추측해 보면서 이혼가정 자녀의 무의식적인 아픔을 느껴본다. 이혼 가정이 점점 일반화되고 사회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출되더라도 자녀들은 언제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갈 것이다.
어른들은 그것을 알아야 한다. 슬픈 제목이지만, 재미 있고 특히 화학교사를 지낸 작가의 과학적 지식이 한껏 멋을 부린 작품이다. 그의 <클로디아의 비밀> 너무 신선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는지라 그의 이번 작품도 여전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나처럼 진지하게, 재미있게 읽을지는 조금은 미지수다. 고학년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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