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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베낭족은 결코 모르는 우리 산수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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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유치원에서 배웠겠지만 우리 선조들은 산수자연에서 배웠다. 옛말에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하고, 슬기로운 이는 물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산과 깊은 물이 '하늘'의 원형이기 때문이 아닐까. 산은 비와 바람과 햇볕을 받아들여 만물을 기르는 '하늘님'의 구체적인 재현인 것이다. 그렇다. 산은 그저 산이 아니다,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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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유치원에서 배웠겠지만 우리 선조들은 산수자연에서 배웠다. 옛말에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하고, 슬기로운 이는 물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높은 산과 깊은 물이 '하늘'의 원형이기 때문이 아닐까. 산은 비와 바람과 햇볕을 받아들여 만물을 기르는 '하늘님'의 구체적인 재현인 것이다. 그렇다. 산은 그저 산이 아니다, 산은 어머니요, 의사요, 밥이요, 기도라는 것을 오래도록 산길을 누벼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나직한 처마 밑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산은 다정한 벗이다. 청정한 아름다움이자 온전한 조화의 상징인 산은 장엄 세계의 화신이다. 또한 깊게 패인 골짜기를 지닌 산은 주름살 많은 어머니이고, 나직한 구릉들을 점잖게 내려다보는 산은 스승이자 아버지이다."(4쪽)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심경호가 《산문기행》에서 해외로만 돌아다니는 베낭족은 결코 모르는 우리 산수의 미학을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우리 눈 앞에 펼쳐놓는다. 남효온, 이황, 김만중 등 조선 시대의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남긴 산수 유람기 54편을 민족의 성산(백두산, 한라산, 두류산, 금강산 등), 북부의 산(묘향산,천마산 등), 중부의 산(설악산, 화악산, 두타산, 태백산 등), 남부의 산(소백산, 가야산 등), 그리운 산 등 5부로 나누어 정리했다. 또한 말미의 별도 부록으로 선인들의 산놀이 풍속과 시화첩 제작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빼어난 산수는 언제나 문인들의 예술창작욕을 자극한다. 그렇기에 기행문학 가운데 명문이 적지 않다. 가령 심경호 선생은 홍인우의 <관동록>을 금강산 기행문 가운데 제일로 치는데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천봉만학의 기괴한 형상을 묘사한 대목은 독자들도 꼭 원문을 짚어가며 읽어보길 권한다. 책 내용이 너무 많아 일일이 소개하기는 무리. 먼저 찾아 읽은 백두산과 금강산의 기행문 위주로 훑어볼까 한다. 서명응의 <백두산유람기>, 남효온의<금강산기행>과 홍인우의 <관동록>이다.
 
백두산은 '동국의 곤륜산'으로 조선의 지식인들이 심신을 함양하고 민족정신을 발양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 남효온에 따르면 금강산의 이름은 여섯인데 개골·풍악·열반은 우리말이고 지달·금강은 화엄경에서, 그리고 중향성은 마하반야경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고려말의 학자 이곡은 금강산이 신선과 불자들이 모이는 곳, 문인들이 오가며 놀며 관광하는 곳이라 했다.
 
"백두산은 절대로 거칠거나 혼탁한 기상이 없었으며 덕을 갖추고 밝고 깨끗한 기상은 우리나라 큰 산들 가운데 최고이기 때문에 우리 산천의 조종이 되었다." 이의철 <백두산기>(54쪽)
 
"해동의 산수는 천하에 이름났는데 금강산의 기이한 절경은 해동의 산수에서도 으뜸이 된다. 또 불경에 담무갈보살이 거주하였다는 설이 있어 세상에서는 드디어 인간세계의 정토라고 한다. 향과 폐백을 가져오는 천자의 사신이 길에 연이었고, 사방의 남녀들 가운데 천 리 길을 멀다 하지 않고 소에 싣고 말에 싣고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와서 부처님과 스님에게 공양하려는 자들의 발길이 서로 이어졌다." 이곡 <동유기>(137-8쪽)
 

"새의 모습을 한 것은, 날개를 펼친 듯하거나 모이를 쪼는 듯하거나, 새끼를 부르거나 꼬리를 뒤채듯 하는 것도 있다. 혹은 기러기 무리가 날개를 나란히 하여 항렬을 이루어 가을 하늘에 점을 찍어 열 지은 것 같기도 하다. 혹은 한 마리 난새가 외로운 그림자를 떨어뜨리면서 배회하다가 거울 같은 물 속으로 날아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홍인우 <관동록>(180쪽)


산길을 가는 것은 누추한 속세를 벗어나고픈 욕망 때문이다, 선비들은 바람처럼 구름처럼 머무름과 떠남의 자유를 추구했고 입신출세의 찌듬과 번민을 씻어버리고 자연의 소탈과 은일을 배우고자 했다.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이 우리네 삶의 모습 그 자체이기에 변화와 변신에 대한 욕망도 있었다. 산을 오르는 것이 하늘에 대한 사랑 때문이라면 산을 다시 내려오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

z***a 2012.02.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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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산길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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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발자취를 찾게되는 마음엔 무엇이 있을까?시간이 많이도 지났고 흔적이라야 쾌쾌묵은 서적과 먼지낀 유적만이 남아있지만 그들의 생활방식과 가치관, 삶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와 멋을 찾아 늘 혼자만의 여행길에 나선다.유산록...산을 유람하고 난 후 그 기록...느린걸음에 갓을 쓴 선비들이 산에 갔단다.그것도 아주 높은 산을 몇일에 걸쳐 말을 타기도 하고 가마에 올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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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발자취를 찾게되는 마음엔 무엇이 있을까?
시간이 많이도 지났고 흔적이라야 쾌쾌묵은 서적과 먼지낀 유적만이 남아있지만 그들의 생활방식과 가치관, 삶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와 멋을 찾아 늘 혼자만의 여행길에 나선다.
유산록...산을 유람하고 난 후 그 기록...느린걸음에 갓을 쓴 선비들이 산에 갔단다.
그것도 아주 높은 산을 몇일에 걸쳐 말을 타기도 하고 가마에 올라, 때론 험한길 마다 않고 직접 걸어서...그렇게 올라간 산을 선비들에게 그냥 산이 아니다.

“낮은 데서부터 높은 이상으로 상승하고 지류를 소급하여 근원을 탐구하는 것이 배우는 사람의 일임에야, 산놀이의 가치는 새삼 다시 말할 것이 없으리라.”

이황, 정약용, 허균 등 조선 선비 54명이 산을 유람한 뒤 그 소회를 기록한 유산기(遊山記)를 엮은 책이다. 
백두산, 금강산, 지리산 등 35곳의 산이 소개된다.  한자 원문을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가 매끄럽게 번역하고 해설도 달았다.  또 글에 어울리는 산수화와 지도 70여점도 함께 수록했다.

"아아, 내가 일찍이 저 조각구름 아래 있을 때는 어둑하면 온 천하가 어둡다고 생각하고 
밝으면 천하가 다 밝다고 생각하였으며, 한 단계 올라가면 더 높은 곳이 없으리라 생각하고 
한 단계 내려가면 더 낮은 곳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을 회상하니 참 우습다"
(김윤식 '윤필암에서 멀리 조망한 기록')

그 산은 선비들의 정신 세계와 직결되는 뭔가가 있었다. 선비들에게 산은 가슴 속의 티끌을 씻어내는 휴식과 풍류의 공간이었고, 백성을 돌아보고 임금을 그리는 곳이었다.
몸이 불편해 직접 산에 오르지 못할 때도 산을 즐길 방법은 있었다. 
서재에 산수화를 걸어두고 마음을 달래는 
'와유(臥遊.누워서 즐김)'를 했다.(강세황 '산향기')
그래서 이들의 유산록에는 산은 산으로 있는게 아니고 삶이며 인생이며 철학이고 예술이 녹아있다.

선인들의 정신세계는 하늘에 맞닿아 있다.
단풍철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산을 찾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등산이 꼭 산의 정상에 올라 발아래 세상을 바라보며 느끼는 느낌만으로 가는걸 분명아닐 것이다.
산 언저리에서 느리게 산보하며 온몸으로 산을 느끼는 것 또한 산을 찾는 좋은 방법이 아닐런지...
일상에서도 급한 마음이 산에가서도 이어져 오히려 더 급해지는 모양을 떠올리면 웃음이 번진다.

이번 주말엔 무등산에라도 올라 조선 선비들의 그 정신세계를 공감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m*****8 2009.05.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