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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격동의 20세기 초, 정치와 예술이 가장 화려하게 꽃피었던 시대를 마음껏 향유했던 한 자유로운 영혼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존 리드는 세계 언론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뛰어난 기자였고, 러시아 혁명의 진실을 서방세계에 알린 운동가였다. 그러나 그는 그 무엇이기 이전에 누구보다 솔직하고 순수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이었다. 그는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산주의에 투신했으나 무익한 권력투쟁과 원칙이 훼손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회의했고, 돈과 여자, 명성 때문에 울고 웃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기사를 스크랩했다. 사실 나는 존 리드가 누구인지, 세계를 뒤흔든 열흘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알게 된 이름일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그를 알지 못한다고 그의 혁명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 위대함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위대한 성자 비노바 바베를 몰랐었지만 그를 알고 난 후 그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 것처럼, 존 리드 평전을 읽고나서 그의 삶의 혁명성을 느끼게 되었다.
부족함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의 꿈과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상류사회로 진출을 하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활동을 하는 그의 모습에 처음엔 당황하기까지 했다. 존 리드는 단지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쓰고 혁명가가 될 수 있었단 말인가? 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진실'이란 거기에 이르는 방법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믿었다.(319) 너는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이 세상에서 누가 해도 하는 것으로,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거야.(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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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대한 보호도 배려도 인정하지 않는 무한 경쟁 체제인 신자유주의 일색인 시대입니다. 국내는 물론 전지구적 범위에서 이러한 물결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세계화의 덫을 얘기하고 20:80사회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하는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이럴수록 연대와 박애의 정신을 새롭게 떠올리게 됩니다. 그것은 20세기 초 소련에서 비롯된 현실 사회주의체제의 이념인 것입니다.
존 리드는 러시아 혁명 과정을 기록하며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체제에 대한 열망, 또 그 열망을 현실 체제에서 관철시키기 위해 싸우는 이들의 투혼을 그린 작가입니다. 물론 그 과정을 다만 방관자로서 객관적으로 기록하는데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혁명의 대의를 위해 헌신하려는 의지가 듬뿍 배어있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마치 중국 공산당의 연안 대장정을 기록한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을 연상케 합니다.
이제 사회주의가 체제로서의 유용성은 사라져버렸지만 그 숭고한 정신은 결코 의미 없이 사라져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금 되새겨 오늘의 이 전지구적 위기를 극복해내는 소중한 지침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존 리드를 이 시점에서 다시 떠올리는 이유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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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상품 이미지에 보이는 껍데기는 없지만, 난 원래 내 책이라도 껍데기를 꼭 벗기고 읽어버릇한다. 표지만 미끄러지지도 않고, 그래야 왠지 알맹이를 제대로 본듯한 느낌이 난다. 전엔 '존 리드'라는 이름을 몰랐다. 그런데 격변기 세상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라 관심이 갔고, DVD <레즈>를 곧 보려고 얼른 읽은 것이다. 존 리드의 알짜배기 <세계를 뒤흔든 열흘>을 보고 저자에 흥미를 느껴 이 평전을 찾는 게 보통이라면, 난 거꾸로 됐다. 이 평전에 흑백사진, 서문, 옮긴이 후기, 미주, 참고문헌 등을 보면 많이 노력해 쓴 책임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평전이다.
예전에 내가 살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한 줄로 세워봤을 때, 기자활동 하는 것만 언제로 끼워 넣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줄밖에 계속 세워놓고 있다. 경력이라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오른쪽으로 넘겨보던 세로쓰기 한자신문들이 현재 우리나라 신문들처럼 바뀐 게 불과 20년도 안 됐는데 그 과정을 재미있게 봐왔고, 특파원들 한 도시에 임무를 띠고 머물다가 근처 나라에 일 터져도 튀어가는 것, 항상 해보고 싶다.
기자 개인으로선 거창하게 저널리즘 들이대지 않더라도, 그건 당연한 거니까. 하지만, 이 책에 존 리드도 그 시절 NYT가 뭐라 했단 걸 보고 떠오른 생각인데, 언론사가 정세에 흔들리지 않고 자체 색깔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그래도 의견란 말고는 여론을 은근히 유도하는 기사나 추측성 기사는 없어져야 할 텐데, 새삼 다시 짚어보게 된다.
이 평전을 읽고 난 내 생각으론, 그는 분명히 기자가 맞긴 하나,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이 쉽게 볼 때 그렇다는 것 같고, 본인은 기자나 혁명가 또는 작가로 불리는 것을 원하진 않았을 것 같다. 딱히 무엇이었다고 규정하는 게 무의미함을 알 수 있었다. 그저 당대에 열심히 산 인간이었다고만 해두면 될 것 같다. 그는 민주주의가 잘못되어간다고 봤다가 나중에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을 뿐, 자유를 사랑한 세계시민이었다. 굳이 어느 쪽이라고 구분하지 않는 게 그에 대한 예의라 여긴다.
그가 쓴 시도 압운법으로 바뀌었다느니 그러던데, 번역서라도 이런 말이 있으면 일부라도 시 원문을 함께 적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있다. 또 인용구가 많아 겹 따옴표를 쓴 건 좋지만, 홑 따옴표도 함께 적절히 활용했으면 보기에 덜 복잡했을 것이다. 거의 끝 어느 페이지에는 따옴표가 몰려 있는데, 달랑 한 글자도 겹 표를 해서 가독성이 떨어졌다.
주인공이 러시아에 묻힌 게 어울린다고 하지만, 아마 고국인 미국에 묻히고 싶어하진 않았을까? 포틀랜드는 아니더라도 내가 그였다면 뉴욕에 묻히고 싶었을 것 같다. 또 책에도 적혔듯 예술 사랑을 표현했더라면 미국에서도 죽은 그를 챙겨줬을 텐데. 죽어도 길이 남을 문화 예술 사랑. 나는 일찍부터 이렇게 책 등등과 함께 잘하는 것 같다.ㅋ 그가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 자신도 그렇게 죽을 줄 몰랐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오래 살아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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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존 리드에 대해 알고 있는 얕은 지식이라면 미국 최초의 공산당을 설립한 혁명가랄까.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내가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백과사전에서 존 리드를 검색해 보는 일이었다. 물론 평전이니까 존 리드의 삶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겠거니 하고 생각은 했지만 과연 사전에서는 그를 어떤 인물로 이야기 하고 있을지가 궁금해 왔던 것이다. 내가 검색을 통해 그에 대해 새로이 이해하고 알게 된 사실이라면 그가 제 1차 세계대전 중 특파원으로 유럽에 있으면서 러시아 학명을 목격하여 쓴 저서 세계를 뒤흔든 10일간 이라는 유명한 책을 발표하였다는 것 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를 거친 전형적인 엘리트였던 그. 세계대전과 혁명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그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면 될까. 그 혁명의 시대를 기자라는 직업으로 세계를 누벼왔고 레닌의 친구로 미국에 최초의 공산주의를 도입하려 했던 사람. 그가 바로 존 리드다. 혁명가라고는 하지만 흔히 들어왔던 마르크스나 체게바라같이 유명한 인물은 아니다. 나도 어디선가 스쳐가듯 들었던 기억을 곰곰이 떠올렸을 때 비로소 그가 누구였던가를 가늠했던 정도였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발로 뛰고 현장에서 느꼈던 그의 삶은 민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었으며 그렇기에 그를 혁명가로 만들지 않았을까. 시와 소설을 좋아했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을 꿈꿨던 존 리드. 사랑에 있어서도 삶을 마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정열적이고 또한 열정적이었던 그의 모습. 그 모습은 이미 유명해진 REDS 라는 영화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불꽃처럼 살다간 존 리드’라는 표현이 어쩌면 식상하고 진부할지 모르겠지만 그의 삶을 이처럼 한 줄의 글귀로 정확하게 표현하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그의 삶에서 발하는 열정, 인간에 대한 연민 혹은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토대로 그의 삶을 읽어 내려가면서 또한 동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너무나 짧았던 그의 생애가 아쉽기 그지없고 과연 몇 해를 더 살았다면 역사는 존 리드를 과연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존 리드라는 사람의 삶에 대해서 얼마나 알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아마도 50% 정도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삶을 완벽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했지만 그의 삶에 대한 열정과 면모는 확실히 보게 된 것 같다.
한 사람의 그것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삶을 책으로 만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느 한 사람 게다가 그 사람이 존 리드라면 그를 이해하는데 있어 활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저 그런 내 기억들 속에서 고요히 잠자고 있었을 존 리드를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인물로 일깨울 수 있었다. 그의 삶을 토대로 읽어내려 간 그 시대와 그의 삶을 통해 분명히 많은 깨달음이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