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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 아이 낳을 때의 고통을 평생 잊지 못하는 할머니는 출산이야기를 엊그제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말한다. 어제 일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군대이야기는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만큼 고통을 동반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가보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컴퓨터 게임 중독 증세를 보이자 버릇을 잡자는 취지에 아버지가 컴퓨터를 1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뜨렸다. 그 장면을 지켜본 컴퓨터 중독자 아들이 그만 정신을 놓아버렸다. 그후 아들은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내 주변에 일어난 이야기이다. 이렇듯 고통은 고스란히 흔적을 남긴다.
살인자 마크가 아주 어린 나이였을 때이다. 추운 겨울 아이스크림이 정말 먹고 싶어 엄마한테 사다주라고 졸랐다. 엄마는 아들을 위해 그 추위를 뚫고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교통사고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어머니를 사랑한 아버지는 어린 아이인 마크가 감당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준다. 그 추운 겨울에 그렇게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느냐, 너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며 살인자 취급을 한다. 마크는 단지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을 뿐인데...... 그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살인이라는 것이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저지를수 있다는 것을 마크는 그때 배웠을까.
*어린 싹을 짓밟지 말자. 단편소설가이자 자서전을 쓰는 마크는 먼 친척벌 되는 야콥 뢰더를 살인한다. 마크의 후원자이자 출판사 사장인 뢰더는 마크가 2년 동안 공들여 쓴 소설을 ‘별로’라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면서 소설을 쓰지 말고 부와 명성을 누린 영화배우 프라이킨의 자서전이나 쓰라고 한다. 마크는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고 그 이유같지 않는 이유로 치밀한 계획하에 뢰더를 살인한다. 어릴적 아버지로부터 들었던 말에 심한 상처를 입었던 마크는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고 심지어 박박 긁어 피를 맛보게 된다.
*벼는 익을수록 머리를 숙이는 법. 부와 명성을 거머쥐고 40살이나 연하인 미모의 아내와 살고 있는 영화배우 프라이킨은 겸손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을 되새김질하며 지금도 그 명성의 언저리에서 살아간다. 이무것도 이루어놓은 것 없는 마크는 그의 자서전을 쓰려고 그 저택에 들어가지만 단지 그의 아내 사라와 자고 싶다는 이유로 걸림돌이 되는 그의 남편 프라이킨을 죽인다. 마크에게는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살인을 저질러야만 되는 자기 합리화에 묶여 있다. 살인을 저질러 놓고도 ‘정당방위’라고 한다.
적포도주색의 책표지를 자세히 보면 톱날같은 이빨을 드러내놓고 있는 늑대가 두 마리 있다. 밝은 빛을 바라보며 살아야지 어둠과 친해지면 좋지 않는 일이 발생하는 법. 실로 오래간만에 숨막히는 긴장감을 맛보았다. 사악한 살인자 마크가 언제 잡힐까 궁금해하면서 읽었지만 책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마크는 잡히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 마크는 주변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며 끝을 맺기에 과연 마크가 살인을 저질렀던 사람일까,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그럴망정 살인을 저지른 살인자가 쓰는 추리소설의 묘한 매력에 한번 빠져봄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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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등장하는 라스콜리니코프를 21세기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설명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고전독서회에서 <죄와 벌>을 읽고 토론하면서 저는 라스콜리니코프의 범행동기는 물론, 범행과정, 범행 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야간 비행>의 주인공 마크 크라머가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르는 동기는 물론 범행과정, 수습하는 과정 등은 죄와 벌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 같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가 금전적 동기에서 출발하여 노파를 살해한 것으로 보이는데, 수사과정에서 노파를 사회악으로 규정하여 그의 범행에 타당성을 성립시키려는 해석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마크 크라머는 먼 친척이면서 자신의 책을 출판해주고 자서전 집필 건을 연결해준 후원자라할 수도 있는 야콥 뢰더를 자신이 쓴 소설의 원고가 형편없다고 평가했다는 이유로 때려죽입니다. 독일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뢰더가 소개해준 자서전 집필 의뢰자 카를 프라이킨을 권총으로 쏘아 죽인 이유는 프라이킨의 젊은 아내 사라를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출발합니다. 마크가 사라를 유혹하는 장면도 독일인답지 않아서 어색합니다. 프랑스 남자라면 이해할 수도 있겠습니다. 뢰더가 충동적 살인이었다면 프라이킨의 경우는 치밀한 장치를 마련하여 자살을 위장하였습니다. 게다가 독일에서 남프랑스로 가는 도중에 만난 남자를 살해할 생각을 했다는 사실 등을 고려해보면, 야간 여행의 주인공 마크 크라머는 소위 신념에 의하여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석되는 라스콜리니코프와는 달리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라고 해야 한 것 같습니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살인에서도 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나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진의 대응이 미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인데, 야간 여행의 살인자 마크 크라머는 완전범죄를 노린다면서 살인 현장의 정리가 미숙하기 짝이 없습니다. 작가가 완전범죄에 대한 자료조사를 충분히 하지 못한데서 오는 미숙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양동이로 내려 쳐서 뢰더를 살해했다면 당연히 현장에 많은 피가 흩뿌려졌을 것이며 범인인 마크의 옷가지나 손 역시 피범벅이 됐을 것인데 어떻게 정리를 했다는 서술이 없습니다. 또한 양동이를 들어 가격을 하는 것으로 절명하지 않은 경우 대응하는 과정에서 가해자의 신체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남프랑스까지 찾아온 독일경찰은 마크의 진술만 청취하고는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독일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독일경찰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 째 살인의 경우도 마크가 권총을 들어 카를의 관자놀이를 쏜 다음에 권총을 닦아 카를의 손에 쥐어주는 것으로 자살이 성립되었다고 보기가 어렵겠습니다. 과학수사대에서 카를과 마크의 손이나 윗옷의 팔부위에서 화약흔을 검사해보면 총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카를을 직접 사살하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가까이서 총알에 맞는 순간 튀는 핏방울이 옷에도 튀었을 것이고 뒤처리에 관한 이야기가 생략되어 있고 찾아온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고 증거를 수집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은 것은 작가가 프랑스 경찰을 우습게 안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소설이 끝날 때까지 수사가 종료됐다는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추후에 마크의 범행을 인지하고 압박해 들어올 여지는 남았다 싶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범행과 수사당국의 수사진행이 미흡해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뢰더가 마크에게 막대한 유산을 남겼다는 사실은 어떤 장치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은 듯합니다. 살인을 저지른 후의 심리변화 역시 라스콜리니코프의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간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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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내게 야간여행은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이방인의 뫼르소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라스콜리니코프의 새로운 버전이라고 하여 너무 크게 기대를 했던 탓일까? 선전 물구를 보고 냉혈한을 그린 정말 가공할 만한 소설이겠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누가 범인인지 알고 시작하는 게임은 추리라기 보다는 심리소설인듯 하다. 짧은 시간이나마 살인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분들은 후회 안 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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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어둠은 밝음의 가치를 위한 필수 요건이다. 하지만 마냥 어둡기만 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빛이라곤 전혀 없는 캄캄한 밤, 아무 것도 분간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둠을 소유한 사람이 과연 있긴 할지 싶다.
주인공 마크 크라머(이하 '마크')에 대해 내세울 것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작가이긴 하지만 자신 있게 명함을 내밀기엔 많이 부족한 인물이라고 해도 좋을까? 크게 대중의 인기를 끈 적도 없고,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도 들어 본 적 없는... 그저 글을 쓰기에 바쁜 인물이라고 말하면 주인공에 대한 실례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볼 때) 마크에게 작가라는 직업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그는 너무도 동적이어서 차분히 앉아 글을 쓸 인물이 되진 못했으니까. 머리 속에 그린 것들은 글 아닌 몸으로 표현해야만 되는,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대한 냉소로 가득 찬 그의 머리와 가슴은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비웃음을 양산해내는데 천재적인 감각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그 내용이 비극에 가까울지라도 그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공감하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날카로이 째려보는, 그가 보이는 모든 행동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었다. 타인의 반응에 대해 대응할 때조차도 그는 자신의 머리에 의존했다. 이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니 독자로서는 전개된 사건이 하나 없어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느낌, 그것도 아주 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이 어깨를 타고 흐른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가 실화 아닌 작가의 창작물임에 감사하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만 같은 주인공이 현실 아닌 소설 속 인물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로 감사한다. 이런 나의 반응을 본 사람들은 아마도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고 물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난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같은 하늘을 이고 함께 살고싶지 않은 사람을 보았노라고. 마크 크라머라는 인물을 알게 된다면 아마 당신도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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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적인 분위기의 표지와 제목 때문에 혹해서 샀는데 이런, 그 안에 엄청난 녀석이 숨어 있었다. 살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자기 심리를 거리낌 없이 파헤치고 그래서 이 살인자가 무지하게 밉기는 한대 이상하게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녀석이 내 존재감을 자꾸만 건드린다. 모기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이 냉혹한 존재에 연민마저 느껴졌다! 이게 아닌데…… 책을 다 읽고도 뭔가에 홀린 기분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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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여행
책이 우리집에 도착하는 날
난 책 표지를 한참이나 보다 그냥 잠이 들었어요
제목과 표지 그림만 보고서 책장을 넘겨보지도 않고 아들과 잠을 잤답니다
잠을 자며 난 꿈을 꾸었어요.
뭔지 생생하게 생각을 나지 않지만 어렴풋... 흐릿한 기억이 날 잠에 깨웠습니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 다시한번 책 표지를 바라보았죠.
그래... 내가 꿈꾼게 이 표지의 등대였어... 그렇게 생각을 하며 소름이 확 끼쳐오네요
선명한 피빛하늘과 은은하게 어두운 달빛아래
무언가를 감추듯 움직여지는 어두은 물체들... 한 밤의 소리없는 움직임이네요
제목도. 그리고 표지도 심상치 않는 상황임을 드러내는듯 하네요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책의 뒤 표지엔 노란글자로 이렇게 써있네요
'첫 장을 읽는 순간, 당신도 공범이다.!
난 책을 넘기며 벌써 공범이 되어있었어요
이 책에선 살인을 하는 과정과 내면을 소상하게 보여주네요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아주 강한 인상을 주고 끌어들이는 매력이 느껴졌답니다
카지노에서 전재산을 올인하면서 그게 또 대박이 나면 크게 폭소를 하는 그의 모습이
그의 감추어진 내면세계를 그대로 말하는거 같아요. 광기서린 이야기네요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에 솔깃하여 두근거리는 맘으로 손에 놓기 힘든 책을
열심히 읽어봅니다
추리소설하면 처으부터 끝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려고 혈안인데
이 책 '야간여행'에서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인지 알려주고 그의 살인과정을
상세히 알려줍니다. 지루할거 같으면서도 지루하지않고 범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면서 나도 범인의 행위를 따라하는 듯 느껴지는데
이책을 읽으며 전 또 다른 공범자가 된게 맞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마크의 정신세계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 정신세계에 내가 빠져들고 있는건 참으로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수 없네요
범인을 알면서도 책을 덮을수 없었고 이야기에 흥미롭고 재미있었네요 혼자서 모든이들을 속일 수 있었던것도 참으로 인상적이네요 책을 읽으며 그리고 책을 덮으며.... 난 그의 정신세계에 이미 빠져버렸네요 잔인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아울러 하게 됩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선 책을 두번.세번....... 자꾸만 읽어야 할거 같아요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살인은 나쁜 짓이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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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책을 받아 조금 걱정이 되었는데, 술술 읽히네요..
잘 쓰여진 추리소설이 그렇기도 하구요, 주인공이 범인이고 또
그 범인의 심리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나도 그 주인공 크리머에게
동조되어있는걸 발견하게 되는군요.
오늘아침에 읽기 시작해서 후딱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역자후기처럼 필력이 있는 작가인듯 싶어요.
책 전반부터 슬슬 크리머가 뭔가를 저질렀다는 암시를 내뱉더니
중반도 가지 않아서 스스로 자기가 살인자임을 밝히고,
또 다른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더구나 완전범죄를 꿈꾸고
그걸 이루고 맙니다. 그 과정을 낱낱이 털어놓고 읽는 독자는
그걸 다 알고 있음에도 주위사람들이 그에게 농락당하는걸 속수무책으로
보고만 있어야 하구요, 읽다 보니 어느새 내 감정도 크리머에게
동화되어 정말 마지막까지 완전범죄가 되면 좋겠단 생각도 들더군요.
이 소설이 추리소설인가..싶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추리소설이 범인을 찾아보는, 작가와의 두뇌싸움을 벌이는듯한
재미가 있는 반면 이 책은 오히려 어떻게 주위사람을 속여넘기고
마는가에 조바심이 나더군요.
야간여행, 어느새 이 여행에 나도 동반하고 있었다는걸 책을 덮고나서야
알게되네요. 참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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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작가인 듯 보이는 주인공 마크의 시점에 따라간다. 철저히 그의 시각을 통해 주변을 그리고 주인공의 내면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의 시선은 왠지 모르게 왜곡되고 일그러져 있다. 우리는 그의 그런 내면 고백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살인을 저지른 그리고 또 다른 살인을 모의하고 실행하는 연쇄살인범임을 알 수 있다. 점차 그 진실을 알아간 독자는 이 후 그렇게 살인범 마크의 어두운 심리를 따른다. 이 이야기는 이처럼 사건의 정황을 파악해가기 보다 이미 일어난 또는 일어날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의 마크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는데 중점이 실린다. 주인공 마크가 범죄를 저지르는 과정은 완벽하고 철저하다. 하지만 이 주도면밀한 범죄 뒤의 살해 동기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크는 야콥 뢰더라는 자신의 후원자를 자신이 쓴 소설에 평을 좋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한다. 이후 전직 영화배우의 자서전을 대필해주며 그의 젊은 부인에게 욕정을 느껴 그를 살해한다. 처절한 악의나 복수심이 아니라, 이런 단순해 보이는 이유로 인해 분노로 인한 살인이 더욱 잔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표면적 이유는 달라도 그 이면적인 이유는 모두 같다.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오히려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그리고 신의 영혼은 물 위에서 떠돌았다..... 우리 모두가 인간이기에 그 어떤 순간 느낄 수 있는 욕망일 것이다. 이는 신의 영혼인 인간의 적나라한 내면의 이야기이다. 이는 잔인한 범죄자에 대한 개인에 대한 옹호가 결코 아니다. 그렇게 보는 것은 오히려 가식이다. 인간의 이러한 내적 욕망을 무시하고 일개 개인의 범죄자에게 주목한 채 비난하고 부정하는 것은 오히려 진실을 감추는 가식이다. 이는 범죄자가 아닌 인간 안에 존재하는 파괴 본능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불편하기에 단지 외면하고 있는 뿐인 우리 인간, 삶의 한 단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