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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는 항상 배가 고팠다. 잠자리를 찾을 때도, 잠을 잘 때도 그리고 잠에서 깨어날 때도 늘 배가 고팠다. 배고프지 않았던 적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심지어 아주 어렸을 때, 얼굴도 알지 못하는 엄마가 자기를 상자 안에 넣어 수녀원 뒤뜰에 버리고 갔을 때, 그래서 수녀들이 자기에게 먹을 것을 주었을 때, 그 때조차도 배가 고팠던 것 같다. 배고픔은 이제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친구가 되었다. 아주 익숙하면서 동시에 견딜 수 없을 만큼 증오스러운 친구.본문中에서
마니는 천애고아로 구걸을 하며 지내는 거리의 아이다. 세상에서 단 한 사람 식당 뒷문서 일하는 마리아 아줌마만이 유일하게 토르티야를 주는 친절한 사람일 뿐 세상은 마니에게 너무나 힘겨운 삶의 체험현장이다. 매일 밤(들통날까봐)에는 장애인 행세를 하며 구걸을 하고 낮에는 강 아래에서 던져주는 동전을 받는다. 운이 좋아야지 대부분은 동전을 받아도 큰 애들에게 두들겨 맞고 뺏긴다. 아이가 터득한 지혜는 생각할 겨를 없이 무조건 기회다 싶으면 잡아야함을, 얻으면 튀어야함을 생존의 비법으로 알뿐이다.
그러던 중 멕시코와 미국을 연결하는 다리 건너엔 천국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밤에 강을 건너려 마지막으로 마리아 아줌마에게 사실을 말하고 통닭 한 마리와 토르티야 5장을 얻어 밤이 되기를 기다린다. 어둠 속에서 차마 음식냄새에 주린 배가 요동도 쳤지만 빼앗길까봐 먹어치우고 일어서던 중 독수리들에게 걸렸다. 여기에선 미국 국경 순찰대원들이 위험한 게 아니고 코요테들과 독수리들이 더 위험했다. 코요테들은 밀입국을 안내하는 사람들인데 악마로 돌변할 때가 많았고 독수리들은 빨간머리에 14살꼬마 속눈썹이 긴 꼬마를 최고의 가격으로 팔아넘겼다. 마니는 몇 번 붙잡힐 걸 도먕쳤는데 기어이 붙잡힌 것이다. 빨간머리가 뽑힐까봐 느슨해진 틈을 타 사타구니를 걷어차고 간신히 도망쳐 위기를 모면했다.
로버트는 군인다운 군인으로 군에서 지급하는 물건이 아니면 사제물건은 하나도 안쓸 정도로 군인이었지만 전쟁에서 살려달라는 말을 하면서 죽어간 전우들의 망령이 떠올라 잠들 수 없는 시간들을 지독한 위스키로 달래며 하릴없는 시간들을 보낸다. 때문에 술에 절여있지 않은 날이 없지만 겉보기엔 군인정신이 투철한 모습으로 보일 뿐 그가 술에 취해있다는 사실은 모른다.
마니가 도망치다 구토하고 있는 로버트의 뒷주머니의 지갑을 발견하곤 빼려는 순간 손목이 잡혀 끌려간다. 경찰을 만났지만 로버트는 위기의 순간서 오히려 마니를 구해준다.마니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첫 번째 만남이었다.
두 번째 만남은 낡은 호텔의 음식점에 따라 들어가서 인연을 이어갔다. 목적은 오로지 돈을 구걸할 생각이었지만 음식을 시켜준다는 말에 너무나 많은 엄청난 음식을 주문해 더러운 두 손으로 마구마구 우적우적 먹어댔다. 로버트는 의식이 맑아질까봐 최소한의 음식만 먹으며 원숭이를 떠올린다. 장교가 묶어놓고 음식을 안 준 원숭이가 파티날 풀려나 맞으면서도 게걸스레 먹어대던 광경과 마니가 먹는 모습을 오버랩시킨다. 뱀에 물려 죽지 말라는 말과 함께. 원숭이가 그렇게 죽었기에. 투우를 지켜보는 중에 보여준 로버트의 부드러운 음성과 따뜻한 눈길을 본 마니는 여러 번의 거짓말에도 귀기울이지 않는다는 걸 은연중 깨닫는다.
세 번째 만남은 일 주일 뒤로 로버트가 자주 가는 콩고터키 클럽 뒷골목에서 여전히 구토를 하고 있을 때였다. 로버트는 그 주동안 죽은 황소가 동료로 보이고 하는 과정을 괴롭게 겪고 나서 원숭이(마니)를 만났다. 마니는 덩치 큰 애들에게 맞은 자국을 보여주며 예의 거짓말을 또 한다. 먹히지는 않았지만 로버트는 드디어 5달러를 준다. 그 표정은 황소를 쳐다볼 때의 부드러움이 번져 있었다.
다음 날 밤, 마니는 처음으로 로버트에게 진실을 말하고 로버트는 진실을 말하는 마니에게서 혼란을 느낀다. 죽어가던 전우들이 자신에게 부탁을 했을때도 해주지 못했던 과거가 생각나 괴롭던 기억들이 오버랩된다. 자신도 모르게 로버트는 처음으로 타인(마니)에게 또 하나의 자신에게 해주겠단 약속을 한다. 술이 깨기 전에 영주권을 만들어 주고 새로운 세계를 알려 주겠다 다짐하곤 함께 걷는데 독수리들이 나타난다. 술 취한 로버트는 군인이 되어 그들(4명)을 물리치지만 그 역시 칼을 맞아서 쓰러진다. 마지막으로 지갑을 꺼내 다리를 건너라 말한다. 그럴 수 없다며 울먹이는 마니에게 경찰소리가 들린다.의식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다가온 전우들을 이제는 두렵지 않게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면서 미소 띤 얼굴이 된다. 지갑을 집어들고 마니가 다리 건너 저편을 향해 달려가는 소리도 모습도 보지 못한 채.
게리 폴슨은 <손도끼>에서도 느꼈지만 참으로 인간적인 소설을 쓴다는데 공감이 간다. 어려운 시간, 괴로운 순간들을 통해 얼마나 큰 기쁨이 온다는 걸 알게 해주기에 감동이 있고 무엇보다도 결말이 행복해서 좋다. 그가 열네 살의 어린 나이게 술집에서 신문을 팔고 볼링장에서 핀을 세워 돈을 벌었으며, 이후 농장 일꾼, 트럭 운전사, 목장 일꾼, 사냥꾼, 선원, 군인,배우, 가수, 연출자, 기술자, 교사, 편집자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작가로 자리를 굳힌 이력때문인지 그의 책엔 생동감과 현실감이 적나라하게 다가온다. 아울러 고생 끝에 낙 이라는 말처럼 결말이 주는 따뜻함이 있기에 서글프지 않다. 이 책을 읽게 해 주신 꿈꾸는 현자님께 고마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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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 언제나 아메리카 드림을 위해 국경을 넘어가려는 사람이 수두룩한 곳. 그곳에서 동냥을 하면서 살아가는 한 아이가 있다. 유난히 나이에 비해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해서, 동냥을 해도 같은 거지에게 돈을 뺏기기 일수이고, 여차하면 인신매매를 당하여 평생 노예처럼 살 수도 있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마니. 그는 언제나 평소와 같이 거짓말, 장애인처럼 연기하기 등을 하면서 구걸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배트남전에 참전하여 전우를 잃고, 그 충격에 부대 밖을 나오면 언제나 술에 취해 버리는 미군 로버트. 그는 복무를 마치고, 부대 밖으로 나오면 죽은 전우들이 그를 찾아온다. 그는 전우들을 잊기 위해 취한다.
그런 둘은 우연히 만난다.
이 글의 장점은 멕시코와 미국 국경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감정을 섞지 않은 사실적 묘사이다. 오히려 값싼 감정을 섞지 않았기에 글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슬프게 한다. '다른 아이들도 마니와 마찬가지로 미국 사람에게 말 몇 마디 건넬 정도의 영어는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거리에서 영어를 배웠다. 멕시코 사람에게는 아무리 구걸해 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에 돈을 가진 미국인에게 구걸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영어를 배워야 했다. 오직 미국 사람만이 다리 밑으로 던질 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아이들 싸우는 모습을 보려고 다리 밑으로 던질 만큼 많은 돈을 갖고 있다니... 그렇게 돈이 많다니.... 마니는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마니가 다리 밑으로 내려가자 아이들 두세 명이 마니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모두 마니보다 컸기 때문에 덩치가 작은 마니를 특별히 경계하는 아이는 없었다. '
책을 덮으면 슬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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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17페이지, 22줄, 24자.
마니는 멕시코 후아레스의 부랑아입니다. 잘 먹지 못해 비쩍 말랐고, 나이(14살)에 비해 작습니다. 로버트는 죽은 전우들의 망령에 사로잡힌 전사입니다. 그래서 의식을 간당간당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틈만 나면 술을 잔뜩 마셔 둡니다. 엘파소의 블리스 기지에서 후아레스로 가면 술을 마시기 더 쉬운가 봅니다. 마니는 로버트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마니 생각엔 돈을 쓰기 위해 술을 먹고 그 술을 토해내는 군인의 지갑에서 돈을 가져가는 건 괜찮은 생각 같습니다. 로버트는 거짓말만 해 대는 마니가 어느 순간 진실을 이야기할 때, 죽어가던 전우가 하던 말, 즉 도와달라는 것을 실행하기로 합니다.
우연히 작가의 소개를 보니 전에 보았던 것들과 같은 작가이네요. [손도끼]라든지 [개의 노래] 말입니다.
140513-140513/14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