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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회/정당정치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의 가능성
"한국 의회/정당정치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의 가능성" 내용보기
솔직히 말해서 미국연방의회 분석의 다양한 방법론을 인지하고 있는 정치학 전공자들에게도 한국 선거/의회 정치에는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Poole&Rosenthal의 D-NOMINATE와 같은 계량화는 생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위원회 중심의 배분적 이론이나 본회의 중심의 정보 이론, 정당 중심 이론 등도 한국 정당 시스템의 불안정성과 정책적 대립축의 부재 속
"한국 의회/정당정치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의 가능성" 내용보기

 솔직히 말해서 미국연방의회 분석의 다양한 방법론을 인지하고 있는 정치학 전공자들에게도 한국 선거/의회 정치에는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Poole&Rosenthal의 D-NOMINATE와 같은 계량화는 생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위원회 중심의 배분적 이론이나 본회의 중심의 정보 이론, 정당 중심 이론 등도 한국 정당 시스템의 불안정성과 정책적 대립축의 부재 속에서 그 활용가능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당시스템의 부분적인 안정성의 눈에 보이고 세금이슈와 같은 정책적 대립축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한국정치 전공자들의 연구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금과 선거'는 이와 같은 최근의 변화에 대해서 시의적절하게 반응한 연구결과물의 하나로서 세금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과 그에 따른 선거에서의 투표행동 및 지지정당의 변화에 대해서 비교정치학적인 시각을 가미해서 분석하고 있는 주목할만한 연구서라고 할 수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본문은 복수의 저자들에 의해서 집필되어 있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일본, 한국 등 7개국의 사례가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공동집필의 논문집 형식 연구서가 자칫 잘못하면 일관성 없는 짜집기 식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비해서 이 책은 각 장의 내용이 세금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과 투표행동, 그에 대한 각 정당의 대응이라고 하는 통일된 테마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는 인상을 줍니다.

 

 구체적으로, 세금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을 설명하기 위해서, 미국은 NES,영국은 BGES(재인용), 캐나다는 요크대학 설문조사, 독일은 ZA-studien, 스웨덴은 예테보리대학 설문조사, 일본은 선거 집계데이터, 한국은 신문 여론조사 등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하면서도 증세에는 반대하는 이중적인 인식이 대부분의 경우 확인되고 있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유권자들에 세금이슈에 대한 인식은 각국 정당들의 정책적 대립축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본문에서는 특히 미국(1장), 영국(2장),독일(4장),일본(6장)에서 그와 같은 정당정치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드러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금이슈에 대한 정당간 뚜렷한 대립축이 보편적인 현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부가가치세 도입과정(3장), 스웨덴의 탈정치화된 세금이슈(5장), 한국의 불안정한 정책대립(9장)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경우에 따라서는 정당의 이념적인 성격과 상이한 방식으로 세금이슈가 논의되는 경우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자들을 타국의 사례와 비교를 통해서 한국의회/정당정치에서도 건전한 정책적 대립에 근거한 정치과정이 발생할 여지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와 같은 기운으로 앞으로 살려나가야 할 것이라는 규범적인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이 책이 구성 및 내용에 대해서 몇 가지 아쉬움 점을 지적하자면,

 

첫째,먼저 구성의 측면에서 보면, 이 책에서는 한국사례를 다루기에 앞서 1~3장까지 앵글로 색슨 계통의 세 나라(미국,영국,캐나다), 4~6장까지 "복지국가로서 독일, 스웨덴, 일본"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면, 같은 앵글로 색슨 계통이라도 미국의 GDP 대비 재정규모 등 고려할 때 영국, 캐나다와 함께 연속적으로 보는 것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며, 복지국가 그룹의 경우 어떻게 복지국가를 정의할 것인가의 문제는 있겠지만 일본을 독일 스웨덴과 같이 놓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GDP 대비 국가별 재정규모(p.90), 사회복지예산 등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구성을 하면 각각의 그룹별로 유권자의 인식 및 정당정치가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가를 보다 일관성 있게 살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둘째, 저자가 서문에서 서술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동안 왜 세금이슈가 선거에서 중요한 관심거리로 인식되지 못했는가"라고 하는 문제의식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8,9년대 이후 선거이슈와 유권자를 단면적으로 살펴봐서는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 책에서는 영국(2장), 독일(4장), 스웨덴(5장)에서 일부 간단하게 서술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역사적인 전개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적으로 70년대의 오일쇼크와 경제불황 속에서 심화된 재정적자가 사회복지부문 세출압박과 관련해서 세금이슈를 급격하게 정치화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각국의 조세제도는 역사적으로 어떤 변모를 겪어왔으며 70년대를 전후해서 재정위기에 어떻게 대응했는가 하는 논의는 세금과 선거 논의에서 없어서는 안될 논의라고 할 것입니다. 특히 7~9장에서 다루어진 한국사례에서 역사적인 전개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마지막으로,세부적인 부분에 관련된 아쉬움 혹은 의문으로는, 각국의 사례에서 세금이슈와 유권자에 대해서 살피면서 통일적으로 각종 설문조사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데 비해서 6장(일본)의 경우에는 선거 집계데이터를 통한 간접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는데 이를 JES등의 설문조사로 보완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집계데이터에 의존할 경우 인과관계의 도출에 무리가 따를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p.152의 자민당 득표율과 세금문제의 공약여부를 나열한 표의 경우 그것으로부터 "세금이슈가 일관적으로 일본정치에서 중요한 이슈로 작용해 왔다"라고 결론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자민당은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득표율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1980년이나 1986년의 득표율 상승은 오히라 수상의 급작스러운 사망 혹은 중참동일선거 등의 기타 요인이 더 컸던 만큼 기타 변수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제9장의 한국사례에서 종합부동산세가 조세정책에 대한 이념투표적인 경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는 것 또한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햐먼 열린우리당의 직권상정으로 170:69(기권8)로 가결된 동법안은 여야의 정당간 대립 이전에 여당과 정부 사이의 갈등이 존재함으로 인해서 타협의 산물로 결정된 부분이 큰만큼 투표결과 정당요인이 작아보이는 것은 이미 여당-정부의 타협과정에 갈등 요인이 상쇄된 측면이 큰 때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한국의회/정당 정치에 대한 데이터 축적 및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하고자 하는 독자의 경우 그 출발점으로서 많은 참고를 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하며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p******x 2008.02.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