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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당신은 언제나 가물가물한 흔적일 뿐이었어요. 그치만 죽음을 앞에 둔 지금 내 인생에는 당신 뿐이었다는걸 느껴요. 여보, 사랑해요." 그녀가 메아리처럼 울린다. 임상수는 시니컬하다. 그러니 <바람난 가족>이나 <그때 그사람들>류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거겠지만. 그는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온갖 알레고리로 가득찬 박민규의 소설과도 닮았고, 그로테스크한 욕망과 마주하길 선호하는 마초주의자와도 같다. 이런 임상수가 <오래된 정원>의 영화화를 선언했을 때, 충무로는 물론 나조차 믿기지 않았다. 곧 <그때 그사람들>의 블랙코미디라면 어쩌면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을 단지 멜로가 아닌 희생양으로서 그들의 삶을 꽤 관조적으로 그려주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를 품게 되긴 했지만.
우리는 안다. 소설을 영화화하는 작업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것을. 하지만 <오래된 정원>은 중간중간 뭉텅 잘려나가는 현재와 회상의 연결고리만 제외한다면 내용전달면에선 그리 무리가 없다. 물론 나는 소설로서의 <오래된 정원>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만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 또한 참기 힘들게 단조롭고 지루했었다. 현우와 윤희는 긴긴 인생 중 단 6개월을 함께 살았고 무언가를 해야만 했던 혁명기의 6개월이 인생의 전부가 된 채 이별한다. 딸 은결이를 만난 현우의 남은 생은 또 어떠할지 모르지만. 영화는 6개월의 행복한 시간 후 16년8개월을 살고 나온 현우의 회상에서 시작된다. 과거로의 회귀를 촉구하는 매체는 윤희가 죽기 전 남긴 편지들이다.
가장 임상수다웠던 것 역시, 임상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캐릭터의 힘이었다. 여느 감독이 윤희를 만들었던들 염정아가 그려내는 윤희만큼 시니컬하고 도발적일까. 순종적이고 사랑을 갈구하는 여린 여자이자 자존심 세고 지적인 매력이 넘쳐흐르는 80년대의 팜므파탈 윤희가 현우의 사랑이라서 나는 오래 행복했다. 80년대를 산다면 윤희처럼 당당하게 타협하며 살고 싶었다. 영화 <오래된 정원>을 관통하는 사유는 혁명기를 살아낸 부르주아 지식인의 사랑 회고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내가 지진희를, 또 염정아를 진정 배우라 여기는 이유는 역사를 간과하지 않은 그들의 영화선택 때문이다. 소설 속의 갈뫼, 하루에 한대쯤 버스가 다닐듯한 두메산골의 문풍지 바른 초가집, 세찬 바람이 몰고온 한기에 꺼져버린 전등, 그 속에 오롯이 켜진 촛불하나 사이로 마주앉아 물에 만 찬밥에 총각김치를 베어무는 현우와 윤희의 아련한 시절이 사진처럼 저장되었다. 지진희의 현우, 염정아의 윤희를 버리고 다시 한번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을 읽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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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 독 : 임 상 수
화려한 휴가를 계기로 동일한 시대 배경을 지니는 이 영화를 소개해 본다..
뭐 나름대로 괜찮게 봤던 영화같다..
1980년의 봄.. 그때는 혼자만 행복하면 미안한 시대였다..
그녀는 자신의 입으로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지만..
'숨겨줘 재워줘 먹여줘 몸줘.. 왜 가니?? 니가.. 잘가라 이 바보야..'
안타깝게도..
결국 현우는 17년간 옥살이를 하게되고.. 현우의 아이를 낳고.. 기다림에 지친 윤희 또한.. 자신은 결단코 아니더라던.. 사회주의자의 모습에 가까워져 갈 때..
17년만에 출소해.. 핸드폰이란 기계 조차도 생소한.. 현우는.. 그 옛날 그들의 '오래된 정원'을 찾아 나서고..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내.. 어색하게 만나지만.. 자신의 핏줄이라 한 가지 희망을 던지는 처음보는 딸래미..
* 보태기
그저 그랬던 미스코리아 염정아는.. 세월이 지나 이제 배우로 보이기 까지 한다.. 17년전이나 17년후나 별 반 차이없는 대장금틱한 지진희에 비해.. 염정아의 연기만이 빛을 발했던 영화였던것 같다..
결국 2007년 제 43회 백상예술대상은 여자최우수 연기상을 그녀에게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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