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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치열해지고 혼자 사는 사람은 늘어나는 등의 변화로 인하여 전세계적으로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삶에 지친 인간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강아지는 결코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존재라고 했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이들이 수많은 종류의 애완동물 중 강아지를 선호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누군가가 강아지를 키우고자 갈망하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키우던 강아지를 내다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우리 세상이다. 한 편에선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기 위해 포상금까지 걸고 나서는데, 누군가는 살아있는 생명을 버리는 현실이라니... 자신이 믿고 의지하던 주인으로부터 버림을 받는다는 게 어떤 느낌을 가져다 줄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인간도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 앞에선 속수무책일 때가 많음을 생각하면 강아지 역시 지금까지 맺어온 관계의 상실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웃 나라 일본은 우리보다 어쩌면 애완동물과 관련된 문화가 보다 발달한 곳이다. 그런 일본에서 총 957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애완견과의 이별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그 중 48편의 이야기가 이 책에 수록되었다. 각기 다른 이름, 다른 생김새를 한 강아지를 그들은 키웠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까지 자신의 곁에 머물러 줄 거라 믿었던 강아지를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는 아픈 경험을 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지나간 사랑을 돌아보는 경향이 있다. 아주 사소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지 자문하게 되고, 조금 더 잘 해주었어야 하는데 싶은 아쉬움에 끊임없이 한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은 하나의 터널과도 같아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상처입은 자아를 오히려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각각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아픈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리라 난 생각한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로 인해 괴로워하는 이들도 물론 존재했지만, 이 역시 자신이 강아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리고 강아지로 인해 자신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깨닫는 과정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참으로 소중한 생명은 떠났지만, 그렇다 하여 남은 추억이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님을 그들은 깨달았을 것이다.
릴리, 존, 포치, 칼, 고로 등등... 수많은 이름들을 부르며 나는 지금의 우리 가족을 돌아보게 되었다. 현재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우리 가족은 살고 있다. 하지만 세 달 전에 우리 가족은 키우던 두 마리의 개 중 한 마리를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 아무도 강아지에 대한 관심이 없던 시절, 자신은 꼭 강아지를 키워야만겠다는 동생의 고집 때문에 녀석은 우리의 새 식구가 될 수 있었다. 나와 동생이 어른이 된 13년의 세월은 녀석을 할아버지로 만들어주었고, 현재 녀석은 우리의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 참으로 무심하게 녀석을 보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이 존재치 않을지라도 교통사고가 위험한 것처럼, 아마 내게도 녀석을 떠나 보냈기 때문에 생긴 상처가 어딘가 존재할 것이다. 외면했던 그 상처를 이제는 잘 보듬어야겠다. 녀석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고심했던 적지 않은 시간들, 컴퓨터 폴더를 가득 채우고 있는 녀석의 생전 모습을 다시 꺼내 보아야겠다. 누군가 노래했듯 이별은 끝이 아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