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연세대 국문과 교수님께서 "제 8의 예술"로 새롭게 등장한 컴퓨터게임이란 장르를 분석해 보겠다고 책을 쓰셨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어떤 것에 대한 설명과 해설을 할 때, 그것을 잘 알지 못하면 어렵게 설명할 수 밖에 없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컴퓨터를 가깝게 해 온 나도, 예로 든 게임을 모두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 스스로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쓰신 "컴퓨터게임과 시뮬레이션 (삼국지 4, 6에 관하여" 챕터 외에는 너무 어려웠다. 위 챕터를 예외로 한 것은 교수님께서 그 게임을 충분히 해보셨고 설명하고자 한 범위가 축소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처음에 "컴퓨터게임"이라는 용어 자체를 정의하고 시작하는데 "게임"의 의미를 "유희"로 확장하여 너무 어려운 일반이론까지 끌어들인 부분은 이 책의 실패의 서장에 불과하다. 이후 거의 모든 설명을 거의 이런식으로하며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예시와 부연설명없이 전문용어를 끌어쓰는 곳이 많다. 예를들어 "게임에 관한 정확한 정의는 단순히 게임 자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작용에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많은 사회 활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라는 문장에 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화한 정의와 사회활동을 올바로 이끄는 것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예시 하나 쯤은 들어줄 수 있지 않는가? 아니면 그냥 교수님의 생각일 뿐인가. 또 한가지 어려운 점은 교수님 스스로도 어떠한 문제제기 혹은 기존 이론의 적용외에 교수님 스스로 어떤 결론이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지를 못한다. 대학 교수님 정도 되면 어떤 사건, 현상에 대하여 나름의 새 이론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여 명쾌한 결론을 도출해 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것 없이 어려운 이론들을 끌어들여 글을 끼워 맞춰가다가 결론엔 "더 모색해 봐야 한다" 정도로 끝내버리면 이게 뭔가. 마지막으로 책 전반에 수없이 많은 삽화가 들어있다. 문제는 삽화랑 글의 내용이랑 거의 관계가 없어서 상당히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거의 완전히 따로논다. 편집이 꽝이라는거다. 작가와 그림 선택한 사람이 거의 상의 없이 책을 만든 것 처럼. 아주 실망했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전공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밖에 안되나" 란 생각일 든다. 제목과 같이 "잘 알지 못하면 (이렇게) 어렵게 설명할 수 밖에 없다". |
| 컴퓨터 게임은 가히 오늘날 문화의 핵심코드라 할만하다. 그러니 걸핏하면 문화평론가를 자처하는 이른바 지식인들이 한번쯤 걸쳐보고 싶은 분야이긴 할것이다. 더구나 학자들이 컴퓨터게임을 소재로 논문이나 저서를 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라면 교수님이 직접 애들 놀이에 불과했던 컴퓨터 게임을 학문의 영역으로 승화시킨 용기있는 시도로 칭송 받을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것 같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컴퓨터 게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삼국지 게임을 재미있게 플레이 했던것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였던것으로 생각 되는데, 그래서인지 삼국지를 직접 플레이 했던 경험담은 비교적 생생하고 흥미있는 반면 나머지 부분들은 현학 내지는 빈칸 채우기에 불과한것으로 여겨질 정도이며, 게임과 관련한 온갖 문헌들을 짜집기 한것으로 간주될수도 있을 정도이다. 더군다나 들뢰즈니 라캉이니 하는 프랑스 철학자들을 끌어들여 억지로 컴퓨터 게임을 설명하려고 한것은 요즘 지식인들한테 유행하는 프랑스 따라하기로 보인다. 실제로 프랑스인들은 게임에 무지하며 프랑스 철학에는 게임을 분석할만한 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컴퓨터 게임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미국과 일본에서, 인식론적 측면에서는 독일에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는데 이런 점이 소홀이 다루어 진것은 저자의 연구가 불충분하다는 반증이 된다. 또한 이 책은 컴퓨터 게임의 무엇을 규명하고자 한것인지 불명료하다. 게임의 사회적 성격? 게임의 독특한 인식론적 측면? 아니면 게임의 서사구조? 예술로서의 게임? 그 어느것도 명료하지 않다. 즉 이 책은 용기있는 시도이기는 하였으나 너무 빨리 나온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다 깊은 연구, 보다 폭 넓은 성찰이 이루어진 뒤 완성된 모습으로 나왔어야 했는데 지나치게 성급하게 찍어낸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삽화는 나를 분노하게 하였는데 중간에 삽입된 게임 삽화가 본문과 거의 상관 없을 뿐 아니라 컴퓨터 게임의 의미있는 걸작이라고 보기 어려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에 집중되어 있고(이 두게임이 수작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느끼는것 만큼 역사적인 걸작은 아니다.더구나 판매량에서도 결코 톱이 아니다.) 나머지 삽화들은 내용마저 틀린것이 많이 보였다. 예컨대 심즈를 심시티라고 적어놓았다든지 킹덤언더파이어가 킹덤오브파이어로 되어 있다든지...한 마디로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까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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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다시 붙인다면, “컴퓨터 게임의 인문학적 이해”라고 붙일 수 있겠다. 겉 표지와 안쪽을 빠르게 넘겨 보면 게임 스크린 샷들이 많이 나와서 컴퓨터 게임에 대해서 가볍게 다룬 듯 보인다. 하지만 결코 내용은 그다지 쉽지 않다. 맨 처음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호이징하의 [호모 루덴스]를 인용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노스럽 프라이의 [비평의 해부], 조동일의 [한국소설의 이론], 게오르그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따위의 책들이 수시로 등장한다.
글의 내용은 다분히 학술적이며 설명하는 말투가 게임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 같다. 아마도 저자가 학술지에 발표했던 몇몇의 논문들을 엮어서 만든 책인 듯 싶다.
저자인 연세대 국문과 최유찬 교수는 교수 임용에 실패해 그 괴로움을 삭이느라 <삼국지2> 게임에 몰입하는데, 밤에 억지로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워도 중국의 지도가 머리 속으로 떠오르면서 어떻게 하면 천하통일을 할 지 고민하는 전형적인 게임 중독 상태가 된다. 그 이후에 박경리의 대하 소설 [토지]에 대한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 소설이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이미지로 환기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경험은 삼국지 게임을 하면서 시간 구조보다 공간 구조를 중심으로 파악하는 습관에서 얻어지게 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 이후에 게임에 갖게 된 관심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오락이자, 예술로 정의할 수 있다. 독일의 실레겔은 예술 일반을 ‘아름다움’의 범주 아래에 포괄하는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고 ‘흥미로움’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1쪽) 이에 따르면 예술로서의 게임에 대한 접근은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하이퍼텍스트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게임의 체계적이고 인문학적 분석,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단지 게임에 대해 말했다는 것보다, 새로운 사회예술문화 현상에 대해서 인문학적 분석을 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해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빛난다. 또 새로운 사회예술문화 현상이 국문학을 비롯한 인문학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새로운 사회예술문화 현상이 인간의 인지에도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직접 <삼국지 2=""> 게임을 했던 경험과 이 게임에 대한 평을 부분부분 여러 곳에 걸쳐 쓴 것이 흥미로웠다. <삼국지> 2, 3, 6판을 비교하면서 그 변화 양상을 각각 “상징적 예술과 고전적 예술, 낭만적 예술 순서의 예술의 발전단계”와 일치(헤겔)하고 있다는 지적도 인상적이었다.(193쪽) 실체론적 세계 이해에서 관계론적 세계 이해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삼국지 2="">에서는 장수들의 능력에 상관 없이 똑같이 만 명의 병졸을 거느릴 수 있다. 한편 <삼국지 3="">에서는 장수의 능력과 직책에 따라 통솔 병력에 차이가 나고 군주의 세력이 자연 환경, 인문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삼국지 6="">에서는 중국 민족 이외에 이민족이 등장하고, 황제도 일정한 역할을 하며, 장수들 간의 심리도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ㅡ 테트리스 게임에 대해서 서술한 부분 : 끊임없이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질서회복운동이며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향수’, 자궁회귀 본능을 자극한다고 이야기되기도 한다. 이 게임에서도 일정한 수준의 이야기성을 찾아볼 수 있다.삼국지>삼국지>삼국지>삼국지>삼국지>삼국지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