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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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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자와의 사랑'을 비극이나 신파로 만들지 않고 포장되지 않은 현실적인 내용을 보여준다는 설명을 듣고 읽었다.   사실, 읽기 전 기대는 머리속으로는 알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는 나의 심리적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데 있었다. (에이즈 감염자가 주변에 있다고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는거, 합의하에 조심성 유지하면 함께 생활도, 잠자리도 가능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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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즈 감염자와의 사랑'을 비극이나 신파로 만들지 않고 포장되지 않은 현실적인 내용을 보여준다는 설명을 듣고 읽었다.

 

사실, 읽기 전 기대는 머리속으로는 알지만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는 나의 심리적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데 있었다. (에이즈 감염자가 주변에 있다고 쉽게 감염되지 않는다는거, 합의하에 조심성 유지하면 함께 생활도, 잠자리도 가능하다는 거 등등 머리로는 아는데...)

 

하지만, 그들의 진짜 현실적인 삶이 어떤 것인지 엿보기에는 내용이 너무 짧다. 이런 점은 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막연하던 그것, 그들이 가지는 두려움에 대해,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표현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렇다고 쉬이 없어지지 않는 그 두려움이 표현되고, 그 두려움을 딛고 계속 노력하는 그의 결말이 존경스럽다. 그래서 이 책에 만족한다.

 

사랑하게 된 여자가 에이즈 감염자고,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도 에이즈 감염자라니. 주인공의 결단과 노력도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현실이라면 주인공 같이 개인의 결단만으로 가능할 수 있을까. 무지와 편견과 싸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일까.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그러기에 이런 책이 널리 읽히기를 바란다.



w****9 2010.09.0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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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만나보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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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화를 통해 세미콜론이란 출판사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인연을 통해 세미콜론 온라인 카페에서 푸른알약이란 책이 나오게 됨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터부시 하는 것은 받아들이고,이해하기보다 그냥 배척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소개글에서  저자이자 주인공인 '그'는 에이즈 보균자인 아내와 역시 보균자인 그녀의 아들(전남편의 아이)까지도 함께 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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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화를 통해 세미콜론이란 출판사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 인연을 통해 세미콜론 온라인 카페에서 푸른알약이란 책이 나오게 됨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터부시 하는 것은 받아들이고,이해하기보다 그냥 배척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소개글에서  저자이자 주인공인 '그'는 에이즈 보균자인 아내와 역시 보균자인 그녀의 아들(전남편의 아이)까지도 함께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는 과정을 담았다기에  하루빨리 이 책을 손에 넣고자 분주해질려고 했습니다.(결국 일요일 밤 서점 문닫기 직전에 구입해서 읽었네요.)

 

'애가 딸린 이혼녀자를 사랑하는 미혼남'이라는 설정은 이미 방송매체에서 다루어진 소재이기에 익숙한 면이 있습니다만, '에이즈'라는 소재가 이야기 중심에 놓여졌을 땐, 전자의 설정은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더군요.

 

 만화에서는 남자의 가족이 그녀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 반대를 하는 장면이나,설득을 하는 내용은 없습니다.어쩌면 이 역시 제가 한국남자이기 때문에, 갖게되는 선입견일 듯 합니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그'는 이 만화를 통해, 우리는 다른 가정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녀의 아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규정해야하는 가에 대한 자녀교육의 고민도 나오고,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대한 모습도 등장합니다. 우리가 하는 고민들을 그네들도 똑같이 하고 있고, 단지, '에이즈'와 관련하여 한가지 고민꺼리가 더 있다는 정도의 얘기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관계 후 콘돔이 터진 일로 병원에 검진을 받으러가는 소재는 유머러스하기 까지 하더군요.

 

아픔을 아픔으로 얘기하지 않고 일상적인 모습들로 무미건조하게 일상화 시킨 면이 오히려 따스하게 다가왔으며,이 책을 조금은 다른 의도(?)로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저에게는 인상이 오래남는 책이 될 것 같았습니다.

 

2차세계대전의 유태인을 소재로 한 만화'쥐'의 그림체와 다소 유사한 느낌이 읽는 데 조금 낯설었지만, 붓으로 그린 만화를 좀 더 많이 느껴보고 싶단 생각을 들게한 작품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w*******7 2007.04.2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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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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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연애시대> 같은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와 달랐던 것은, 상투적인 사랑을 그리면서도, 절절하고 공감할 수 밖에 없도록, 진실을 담보했기 때문이다. 바로 곁의 누구라도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만화에선 <푸른 알약>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당하고 멋진 여자에게 반하고 보니, 일단 아들이 있는 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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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멋대로 해라>, <연애시대> 같은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와 달랐던 것은, 상투적인 사랑을 그리면서도, 절절하고 공감할 수 밖에 없도록, 진실을 담보했기 때문이다. 바로 곁의 누구라도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 처럼 말이다.

 

 

만화에선 <푸른 알약>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당하고 멋진 여자에게 반하고 보니, 일단 아들이 있는 싱글맘.

...그래서 고백을 하고 보니, 그녀의 고백은

 

나도 너 좋아. 근데 난 에이즈 환자란다. 내 아들도.

 

 

물론 당황했지만 생각의 여지없이, 한 발을 내딛은 프레데릭은

사람들의 편견과 금기의 영역에서 '사랑'을 한다.

 

 

평범한 연애지만 평범할 수 없고,

평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너무나 평범한 그들의 이야기들.

 

 

 

친구에게, 콘돔 중에 써보니 이게 낫더라.며 조언해주는 컷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인에겐 어딘가 서로 감내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다.

가령, 치약을 짜는 습관이라거나-

변기 의자를 올리지 않는 일 같은것. 한 쪽의 마음대로 고치거나 수정할 수 없는 것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콘돔을 매번 사용하는 건

그정도의 사소함 아닐까.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리라고는 알 수 없다.

그들도 여느 연인들처럼 이별로 끝을 맺을 수도 있다.

 

 

이런 만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i******5 2007.05.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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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야기를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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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다가 가끔씩(소설을 읽다가도 가끔씩)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너머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험을 했던 만화가 바로 <푸른 알약>이다. 최근에 세미콜론에서 펴낸 <푸른 알약>은 우리의 만화출판 환경에서 흔히 경험해 볼 수 없는 스위스 출신 작가 프레데릭 페테르스(이 작가에 대한 어떤 선입견도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을 열었다.)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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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보다가 가끔씩(소설을 읽다가도 가끔씩)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너머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험을 했던 만화가 바로 <푸른 알약>이다.

최근에 세미콜론에서 펴낸 <푸른 알약>은 우리의 만화출판 환경에서 흔히 경험해 볼 수 없는 스위스 출신 작가 프레데릭 페테르스(이 작가에 대한 어떤 선입견도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을 열었다.)의 작품이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지어진 이 작품은 일본만화와 한국의 대중만화에 익숙한 독자들은 아무래도 편안하게 훑어 내려가기엔 까다로운 그림체로 그려져 있다.

더욱이, 등장인물들의 눈동자는 동공을 꿰뚫어 놓을 듯한 굵은 점으로 ‘똑’ 찍혀 있기 때문에 충분히 비호감으로 보여질 테다. (똑 찍은 점 하나에 그토록 많은 감정의 선들을 표현하는 작가의 그림 내공이 놀랍다.)

하지만 이런 익숙치않은 그림 이면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참 아름다우며 솔직하다.

프레데릭은 친구 집에서 조우한 카티라는 여자에게 단숨에 꽂혀버린다. 미치광이 같았다고 회상하는 그 여자 카티와의 첫만남 이후 불행하게도 강렬했던 첫인상에 비해 프레데릭은 간간히 그녀와 스쳐지나가며 마주치는 인연밖에 얻지 못하고 그렇게 몇 년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 2000년을 맞는 새해 파티에서 다시 마주하게 되는 프레데릭과 카티. 이 날을 기점으로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카티는 고백하게 된다.  

“당신이 좋아요. 난 이 관계가 끝나지 않길 바래요. 앞으로 계속 만났으면 좋겠다구요.”  

이 고백을 기점으로 비로소 둘과의 관계가 시작된다. 하지만 관계가 시작됨은 에이즈 양성 보균자인 카티와 프레데릭이 연인사이가 된다는 운명으로 이어지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부록처럼 덧붙여진, 역시 에이즈 보균자인 카티의 아들.

순간! 당혹, 열정, 도망, 소유, 동정, 분리, 형벌 등등 복잡한 감정들에 휩싸이는 프레데릭이지만 결국 ‘사랑’의 이름 아래 순종하게 된다.

보통의 사랑이 아닌 에이즈 양성 보균자와의 사랑은 시쳇말로 ‘즐겁고 야하고, 행복하고 짜릿한 사랑’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수하는 프레데릭. 그는 그녀와의 사랑을 다른 이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결론을 이렇게 내린다. 

“반응은 두 가지인 것 같아. 하나는 우호적인 반응으로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쪽이고 또 하나는 가장 흔한 반응이지. 이해하는 척하면서 경계하는 쪽.”  

이 얼마나 간단명료한 상황판단이며 인간에 대한 분류인가.

이해하는 척하면서 경계하는 부모, 이해하는 척하면서 경계하는 친구, 이해하는 척하면서 경계하는 의사...투성이인 사람들 틈에 섞여 프레데릭, 카티, 그리고 카티의 아들은 조심스런 삶을 이어가기 시작한다.  

다른 이들에겐 마치 천형처럼 짐 지워질 에이즈균은 이들의 사랑 앞에 있어선 무좀이나 당뇨, 피부병, 빈혈 같은, 어차피 내 몸과 함께 친구처럼 지고 가야할 동반자일 뿐이다. 물론 현실은 가끔씩 콘돔이 찢어지는 경우처럼 무서운 경고장을 날리곤 한다.

콘돔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섹스는 얇은 고무막에 의지한 채 위태하게 맡겨진, 풍랑 속의 나룻배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얇은 고무막에 불과한 ‘콘돔’은 프레데릭과 카티가 생명을 맡길 만한 ‘위대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세차를 위해 기계식 세차장에 들어갔을 때, 가끔씩 느끼게 되는 안도감 같은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높은 수압의 물이 차장을 때리고 거대한 물걸레가 짓이길 듯이 차를 밀어대도 우린 차 안에서 편안하다. 우리가 있는 것이 차 안이기 때문에 편안한 것. 물을 맞을 염려도 없고, 걸레에 치대일 일도 없다.

이들에게 내려진 ‘영원한 콘돔형’은 징벌이 아니라 안전장치이다. 그 안전장치가 완벽하든 아니든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땐 매달려야 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다.

상투적인 감동도 적당히 녹아 있고, 표면적으로는 있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도 경계하며 계몽하고 있고, 진실한 연애담과 그것이 가지는 의미도 나름 진지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푸른 알약>에서 굳이 하나 더 내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이 순간 네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아라!”

 아주 훌륭한 교훈!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이 아득한 감동! 흑!

 사족으로 본문의 92쪽에서부터 98쪽에 이르는 침대 위의 고백 장면은 두고두고 곰씹어도 좋을 듯한 사랑스러운 대사발과 작가의 놀라운 연출력을 느낄 수 있는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s*****n 2007.04.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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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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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만화도 소설처럼 글자 하나하나 그림 하나하나 꼼꼼하게 모두 다 보고 읽는 스타일이라 속도가 정말 느린데, 요 만화는 그림체도 익숙하지 않고 글씨도 많아서 처음에는 읽어나가기 힘들었다. 그래도 읽다보니 내용에 푹 빠져서 제일 몰두하며 읽은 거 같다. <푸른알약>은 자전적인 만화라고 한다. 주인공 남자가 사랑하는 애인(동거녀)은 4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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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만화도 소설처럼

글자 하나하나 그림 하나하나 꼼꼼하게 모두 다 보고 읽는 스타일이라

속도가 정말 느린데,

요 만화는 그림체도 익숙하지 않고

글씨도 많아서 처음에는 읽어나가기 힘들었다.

그래도 읽다보니 내용에 푹 빠져서 제일 몰두하며 읽은 거 같다.

<푸른알약>은 자전적인 만화라고 한다.

주인공 남자가 사랑하는 애인(동거녀)은 4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있는 이혼녀이다.

아이와 애인은 둘 다 에이즈환자들이다.

남자가 만났을 때 그들은 이미 양성이었고,

제목의 <푸른알약>은 아이가 평생 복용해야 하는 에이즈약이다.

정서도 익숙하지 않고

생활도 연애도 모두모두 낯설었지만,

낯설어서 더 매력적이기도 했던 만화다.

가장 좋았던

집에 파티가 열리는 날,

낯선 손님들로 가득찬 집에서

평소 어찌 설명해야 될지 관계가 어려웠던 

엄마랑 살고 있는 아저씨인, 주인공 품에

아이가 다가와서 안기는 장면. 

 

주인공이,

에이즈 환자인 애인과의 관계를 고민하면서도 

에이즈가 걸린 아이의 병간호를 하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애인을

격려하고 위로하고 곁에서 지켜주는 모습을 보고,

참 많이 감동을 받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t 2014.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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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발견하는 삶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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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들은 덜 아프고 덜 힘들며 덜 괴로운 사랑을 선택할까? 그럴까?   페테르스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에이즈 환자다. 누구라도 피해가려는 도망가려는 상황이지만 페테르스는 고민한다. 편견과 두려움 혼란과 아픔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에 더더욱 사랑을 키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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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들은 덜 아프고 덜 힘들며 덜 괴로운 사랑을 선택할까?

그럴까?

 

페테르스는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이혼 후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에이즈 환자다.

누구라도 피해가려는 도망가려는 상황이지만 페테르스는 고민한다.

편견과 두려움 혼란과 아픔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에 더더욱 사랑을 키워나간다.

과연 이 사랑의 끝은 어떻게 될까? 이게 사랑이긴 할까? 나라면? 후우~ 한숨부터 나온다. 만화라고 하기엔 무겁고 그러다고 소설도 아니다. 세미콜론에서 붙인 그림소설이라는 말이 딱하다 하는 느낌.

어떤이에게는 날벼락을 맞듯 순식간에 찾아오는 것이 사랑이고

누군가에겐 이슬비처럼 스며들듯 찾아오는 것이 사랑이며

또 다른 이에겐 계산과 계획과 노력끝에 겨우 얻어지는 것이 사랑이기도 하다.

세상에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사랑. 페테르스처럼 왜 하필 그사람인가? 왜 나일까? 하고 묻게 만들면서 또한 그런 질문들을 넘어서는 이유를 얻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그렇게 삶의 진실함을 발견하게 한다. 페테르스가 그녀와 만나 비로소 삶의 이유를 묻고 사랑의 이유를 묻고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 것처럼.만약 사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오는지 알았다면 페테르스는 그녀와의 사랑을 피해갔을까?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안다고 피해지는 것이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이 사랑이 어디 맘대로 되던가.

내 맘도 내 뜻대로 되지 않거늘~

책을 덮고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소설 <푸른 알약>

- 다락방서 허뭄

g*****6 2008.03.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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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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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을 그린 작가 프레데릭 페테르스는 일곱살 때 마법사와 쌍머리독수리에 맞서 싸우는 영웅모험담을 그렸고 고등학교 때는 만화를 그려 팔기도 했다고 한다. 와우~~부럽다. 이후 쭈욱 그림공부를 해  출한사, 신문사에서 포스터, 삽화등을 그렸다. 그러던 중 제네바의 만화 서점에 자주 드나들다가 알게 된 친구들과 모두가 모든 일을 하는 분업화되지 안호은 시스템의 독립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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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을 그린 작가 프레데릭 페테르스는 일곱살 때 마법사와 쌍머리독수리에 맞서 싸우는 영웅모험담을 그렸고 고등학교 때는 만화를 그려 팔기도 했다고 한다. 와우~~부럽다. 이후 쭈욱 그림공부를 해  출한사, 신문사에서 포스터, 삽화등을 그렸다. 그러던 중 제네바의 만화 서점에 자주 드나들다가 알게 된 친구들과 모두가 모든 일을 하는 분업화되지 안호은 시스템의 독립적인 만화 출판사 아트라빌을 설립하고 1997년에는 첫 만화책 [치즈 잼]을 출간했다고 한다. 태어난 연도가 1974년이면 나보다 어리고 독자적인 출판사를 만들고 첫 만화책을 출간한 것이 1997년 내가 첫 아이를 낳고 결혼했을때라는 걸 생각하니 그동안 나는 뭐했나 싶은 내 인생에 대한 후회가 밀려온다. 항상 뭘 해야하지? 내 인생은 왜 이렇지? 하면서 가볍게 붕붕 떠있기만 했던 내 인생이 지금 내 얼굴을 화끈하게 하네.

 

 

 

 

 

 

 

 

 

 

 

그런 그가 이 책 [푸른 알약] 이라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냈다. 2001년 출간되었고 출간되자 마자 전 유럽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독자와 평단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나도 학원 다닐때 대학가면 센세이션을 일으킬거라는 이야기를 들어봤는데...ㅡㅡ;; 센세이션이라는 말이 참 인상적이고 감격적으로 들었던 말이기에 이 책에 작가에 대한 이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는 말이 가슴 깊이 콕 박힌다.

 

작가는 이 책으로 제네바 문화국이 신인 만화가들에게 주는 토페 상을 수상했고 2002년에는 앙굴렘 세계만화축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후보라고 하니 상을 받은 건 아닌듯 하다. 자전적인 이야기부터 아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업을 하고 있으며 [뤼퓌스] [코마] 등 각 권이 나올때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니 축복받은 인생이 아닐수 없다. 뤼퓌스와 코마는 뭐지? 찾아봐야겠다.

 

에이즈에 걸린 애딸린 여자를 사랑하는 만화가의 자전적인 이야기. 그림을 후루룩 보니 잘 그렸다. 무언가 진정성이 있겠는데? 싶어 빌려와보니 역시나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만화로 풀어내는 모습이 반갑기만 하다. 사랑스러운 여인을 찾고 그 여인을 통해 거듭 철학적인 사고를 할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작가를 괴롭힌다. 그 여인이 에이즈 양성 보균자이며 아이 역시 양성보균자다. 에이즈라고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도망갈 법도 하지만 그는 그 여인의 아픔을 담아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흔적들이 보인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엔 그가 꼭 껴안는 그 모습이 너무 멋지고 휼륭하다. 나라면? 나라면 그렇게 못하지...내 남편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끔찍하겠지... 내가 그런 병이 걸린다면? 남편이 멀어져가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당연 상처받고 슬프겠지... 그렇기에 이 이야기가 이 작가가 무겁고도 고맙게 다가온다.

y****4 2012.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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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9시의 커피] 사랑, AIDS도 막을 수 없는 그 무엇!
"[밤9시의 커피] 사랑, AIDS도 막을 수 없는 그 무엇!" 내용보기
내 가슴과 당신의 가슴이 서로를 단단히 안고 있어요.  지금은 그 둘을 떼어놓을 수 없지요. 나의노래, 당신의 노래. 내가 가진모든 빛과 그림자를 동원하여 나의 뿌리가 깊이 들어가 당신을 발견합니다. 나의 꽃이 세상의 빛을 볼 날을 기다리는 그곳에서                        -이사벨 베어먼 버처   그는 늘, 에스프레소를 즐겨한다. 한 잔 마시고, 또 한 잔 마신다.
"[밤9시의 커피] 사랑, AIDS도 막을 수 없는 그 무엇!" 내용보기
내 가슴과 당신의 가슴이 서로를 단단히 안고 있어요. 

지금은 그 둘을 떼어놓을 수 없지요. 나의노래, 당신의 노래.

내가 가진모든 빛과 그림자를 동원하여 나의 뿌리가 깊이 들어가 당신을 발견합니다.

나의 꽃이 세상의 빛을 볼 날을 기다리는 그곳에서                        -이사벨 베어먼 버처

 

그는 늘, 에스프레소를 즐겨한다. 한 잔 마시고, 또 한 잔 마신다.

 

그는 에쏘를 시키곤, 그림을 그린다. 가만보면, 만화인 것 같다. (사실 그림체가 뛰어난 것 같진 않다. 하긴,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덥수룩한 차림새에, 예술가 '삘'도 좀 난다. 그런 사람 있잖나. 좀 더 알면, 재밌고, 흥미로우며,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 그는 그런 사람 같았다.

 

죽을 날을 받아둔, 혹은 현대 의학으론 완치될 수 없는 병을 지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그건, 어떤 것일까?

 

요즘 내가 '삘' 받은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지형(김래원)이 그런 무모(!)한 돌진을 한다. 알츠하이머 환자 서연(수애) 옆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소망 하나, 그러니까 닥치고 사랑, 그 하나 때문에. 두 사람, 그저 사랑을 한다. 언젠가는 잊고 말겠지만, 그까이꺼 대수냐. 오늘보다 내일 더 사랑하겠다는 두 사람의 약속, 나는 그것이 참 아프면서도 감탄한다. 밤9시의 커피가 졸졸졸 흘러내릴 때 담기는 내 마음이다.

 

 

얼마 전 개봉했던 구스 반 산트의 <레스트리스>도 빼놓을 순 없겠다. 부모의 죽음 이후 은둔자로 살아가는 에녹(헨리 호퍼, 작년에 돌아가신 데니스 호퍼의 아들 되겠다!)과 3개월을 선고받은 말기 암 환자 애너벨(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죽을 것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진다.' 침울해야 할 이야기인데, 그들의 사랑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름답다. 그들은 살 수 있는 데까지 살아내고, 사랑할 수 있는 데까지 사랑한다. 한 마디로 그들은, 살아 있는 동안 살고 사랑한다. 

 

알고 보니 이 남자, 럴수 럴수 그럴 수가. 어느 날 이렇게 적어놓고 있다. 

 

'그녀의 병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욕망이 솟구치다니, 내가 병적인 걸까? 아니면 이건 무의식적인 자기 파괴일까?'

 

헉, 이건 또 뭔가요. 병. 그가 사랑하는 그녀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양성보균자란다. (참고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AIDS는 다르다. HIV는 AIDS의 원인 바이러스나, 무증상 HIV감염상태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AIDS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HIV감염인 중 일부가 AIDS환자인 셈이다.)

 

AIDS보균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라니. 이건 또 무슨 드라마요, 영화인가, 했다. 물론 전도연과 황정민이 주연했던 <너는 내 운명>도 있었고, 그것 또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니, 세상에 없을 일은 아니렸다. 

 

그랬거나 이런 상황, 진짜 만만치 않다. 실존적 고민은 물론이요, 삶의 가치관과 생을 송두리째 흔들고 바꿀 수 있는 상황 아닌가. 그가 늘 마시는 에쏘는, 그런 그를 드러내는 커피가 아니겠는가.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그의 상황이 덤덤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덤덤함이 외려, 그가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랑을 한다는 건,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병이 걸렸든 아니든. 하지만 쉽지 않음은 분명하다. 누구나 죽지만, 누구도 죽는 걸 의식하면서 살아갈 순 없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곧 죽을 운명임을 알면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랑한다는 것.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얼마나 있을까. 

 

AIDS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가령, <천일의 약속>의 알츠하이머 환자한테 까였다고 지랄독설하는 향기의 엄마(이미숙)를 보라. 그런 편견 혹은 차별이 종횡무진하는 세상에, AIDS에 대한 세상의 지독하고 악랄한 혐오를 감안하면, 오 마이 갓! 세상의 차별적 시선이 AIDS라는 병보다 더 마음을 깎아내릴 것이다.ㅠ.ㅠ 매순간 그렇게 마음을 다치며 상처를 견뎌낼 여자도 그렇지만, 그 여자 옆에서 함께 버텨야 할 남자는 어떻고. 

 

나는 어떤가. 다른 사람은 어떨까. AIDS라는 단어를 접하고,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대놓고 더럽다며 막말하는 사람, 있겠지만 흔하진 않을 거다. 아마도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일 게다.

 

가장 흔한 반응은 깜짝 놀라며 곧 이해하는 척하지만 경계하는 쪽이 아닐까. 반사적으로 내게 가까이 오지 마시라, 는 표정과 몸짓을 보이며. 다른 하나는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해하고 격려하려는 쪽. 과연, 나는 어느 반응을 보일까. 후자라고 믿고 싶지만, 아마 내게도 일말의 불안과 공포가 똬리를 틀고 있진 않을까.  

 

  

 

그는 종종 와서, 에쏘를 찾았다. 어쩌다 알게 됐지만, 그와 나는 동갑이다. 나는 그를 위해 전용 에쏘를 만들었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생의 엑기스를 위해.

 

"그저 내 지성을 믿었어요. 나 스스로 이에 대한 판단과 판단에 대한 점검을 해낼 거예요." 

 

그는 또박또박 그리 말하고 있었다. 자기를 지킬 수 있고 보호할 정도의 지성. 지금처럼 엄혹한 시대에 그것은 쉽지 않다. 그에겐 그런 지성이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을 행복으로 치환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게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호감을 가진 여자였지만, 처음부터 그와 맺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 여자는 이혼을 겪었고, 아이도 있었다. 어느 날, 자신의 집에 그녀를 불러 오붓한 저녁식사를 나누고 있었단다.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그녀는 이 관계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바람을 고백하면서 더 깊은 이야길 꺼냈다.

 

"난 에이즈 환자예요. 양성이에요, 양성보균자죠. 내 아들도요."  

 

그녀의 고백이었다. 얼마나 힘들게 이야길 꺼냈을까. 충분히 그것을 알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그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아득함 같은 것?...

 

"절벽에서 떨어지는 아찔함이었어요. 똑... 딱... 심장이 멎었다 다시 뛰는 줄 알았어요. 아니면 새 심장으로 완전히 바뀌었거나."

 

그는 에쏘를 한 잔 더 시켰다. 아주 진하게 달라고 했다. 지독하게 진한 에쏘.

 

그들은 맺어졌다. 그래야 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도 그를 사랑한다. AIDS 따위, 시궁창에게나 내동댕이칠 무엇.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고르에게 도린, 레논에게 요코, 달리에게 갈라, 프리다에게 디에고, 릴케에게 살로메, 그 반대의 경우여도 마찬가지일. 그들 각자에게 당신이라는 존재는, 무채색의 세상을 바꾸게 하는 놀라운 색깔이었다.

 

"난 그녀가 정말 좋아요. 예전부터 줄곧 그랬어요. 게다가 우린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맞는 커플이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게 이런 것 아니에요?" 

 

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맞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걸 바라면서도 그건 로망이요, 그저 꿈일 뿐이라고 치부한다. 엄하고 험한 세상이 본디의 그들을 바꾼 까닭이다. 먹고사니즘, 자본이 요구와 강요에 무릎 꿇은 때문이다.

 

 

그는 쉽게 설명한다. 이따금 성기에다 20분의 1밀리짜리 얇은 고무를 끼워야 한다는 이유로, 그녀가 좋고, 그녀와 있을 때의 행복을 포기할 순 없잖아요? 아무렴! 평생 콘돔을 껴야 한다고 사랑을 포기할 순 없다. (물론, 누군가는 그 사소한 이유로 포기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지만, 그건 사랑이 딱 그만큼이라는 뜻이다!)   

 

그는 말을 잇는다. 

"알다시피, 실제로 이건 전혀 불편하지도 않아요. 콘돔 없이 시시하게 하느니 그걸 끼고 화끈하게 하는 게 낫잖아, 안 그래요? 하하"

 

콘돔이 하나의 의식이 될 수 있다는 것. 나는 이들 커플로부터 처음 알았다. 이 얇은 고무는 바이러스의 침투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그들이 섹스라는 사랑을 할 때, 하나의 의식이 됐다. 아, 콘돔의 위대함이란. 사랑을 지키는 파수꾼!  

 

그들이라고 당황했던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세 번째 관계에서 콘돔이 터져버렸단다. 와우~ 듣는 나도 깜짝 놀랐다. 서로, "빌어먹을"을 계속 외치며, 자정에 의사한테 전화를 건다고 호들갑도 떨었단다. 그의 기분은 어땠을까. 허공에 붕 뜬 기분이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시간이었어요. 이 여자는, 옆에서 당신에게 행복이 되고 싶지, 위험이 되고 싶지진 않아, 라고 울면서 말하는데, 괜찮다고 했지만, 깊은 불안에 휩싸여 있었어요."

 

다행하게도,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 없음을 알렸단다. 운 좋은 건, 그들의 전담의는 세상의 많은 지질한 의사와 달랐다. 환자를 편안하게 해줬고, 무엇보다 마음으로 그들을 대했다. 그는 생전 처음, 완벽한 자격을 가진 전문가가 자신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HIV는 감기처럼 마구 전염되지 않아요. 아시다시피, 이 빌어먹을 것이 꽤 까다롭게 굴거든요. 하하." 섹스한다고 바이러스가 무조건 옮는 것도 아니다.

 

나는 늘 이 남자에게 에쏘 한 잔을 더 준다. 내가 그의 행복을 위해 줄 수 있는 작은 마음이다. Especially for you. 꼭 그말을 덧붙여서. 에쏘에는 그런 뜻이 포함돼 있음을 알려주면서. ^^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행복해지는 거예요. 또 아이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뿐이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난 결코 상대를 보고 진심으로 감탄해본 적이 없었어요. 매혹이나 존경에 관해 말하는 게 아니라, 이런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감탄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이 감탄은 기쁨과 함께 기꺼이 상대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일게 하거든요." 

 

그도 그지만, 나는 그 여자도 참 멋지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라고 왜 처음에 동정심이 없었겠나. 허나, 그녀는 그것을 없애줬다. 방금 그가 말한 그런 이유로. 그 여자는, 신발 속의 모래알처럼 귀찮게 따라다니던 그의 일말의 동정심마저 말끔히 제거해버리도록 만들었다.    

 

이 남자, 빙충이(!)처럼 자신의 여자에 대해 말했다. 그녀에게도 이렇게 얘기해줬단다.

 

"당신은 무엇보다 장난삼아 관계하지 않은 유일한 여자야. 섹시하기도 하고 강하면서도 약한 여자지. 게다가 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게 멋진 세상을 꿈꾸게 하고…. 마치 내가 근사한 남자가 된 것처럼 날 으쓱하게 만들거든. 사실 당신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 중에, 삶에 필요한 재능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야."

 

그의 표정은 한 없이 행복해보였다. 부러웠다. 젠장, 이런 레어템 같은 여자를 득템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하는 거지?! 나라를 팔아먹은 자들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인 건가. ㅠ.ㅠ 

 

 

그는 성공한 남자다. 유명해지거나 어떤 권력이나 돈을 획득해서가 아니다. 그는 그것들보다 훨씬 더 위대한 사랑을 획득했으니까. 무엇보다 자신의 여자의 행복을 사랑할 줄 아는 남자니까.

 

랠프 왈도 에머슨이 '무엇이 성공인가(What Is Success)?'라는 詩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투스는, "세상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라지 말라. 그저 되어가는 대로 받아들여라"고 말했다. <천일의 약속>에서 지형 엄마가 지형과 서연의 사랑에 대해 그랬듯, 그들의 사랑을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그저, 사랑의 운명을 따랐을 뿐.

 

나는 내 동갑내기 만화가의 사랑을 위해, 12월1일 밤9시의 커피는, '푸른 알약'이라는 에쏘 메뉴를 내놓는다. 그 사랑의 향을 당신도 함께 맡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들려주겠다. ^.~

 

12월 1일, 세계 AIDS의 날.

그와 그녀를 생각하면서 나는 커피를 뽑았다. 그의 이름은 프레데릭 페테르스(프레드), 그녀의 이름은 카티.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푸른 알약》이다. 실화다. 에이즈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지만, 소재는 소재일 뿐, 그냥 그들의 따뜻하고 행복한 사랑이 있다. 다만, 조금은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삶이 있다. 울고 웃을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다. AIDS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나 우리의 차별적 시선을 의식하는 건, 그저 덤이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세상의 많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만큼 그들 역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의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서연과 지형, 애너벨과 에녹도 그렇듯, 프레드과 카티의 사랑, 혹독한 듯해도, 그렇게 혹독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삶은 물론 상대를 사랑할 줄 아니까. 살 수 있는 데까지 살고, 사랑할 수 있는 데까지 사랑하는 것. 그만한 축복,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랑할 수 있는 시간, 길지 않다. 사랑도 모르거나 사랑을 모른 채 사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시대다.

 

알겠지? 12월1일의 커피, '푸른 알약'이 알싸하고 아름다운 풍미를 품은 이유! 그리고, 이날 온다면, 이런 형이하학적인 비밀도 살짝 알려주겠다. 프레드가 알려준 거다.ㅋ  

 

프랑스에 가서 콘돔을 사용하게 되면,

'마닉스 엥피스 002'를 써 보란다. 끝내준단다.

반면, '세일로'는 형편없어! 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마닉스 엥피스 002를 쓰기 위해서라도, 프랑스에? 하하, 농담이다.^^;

 

무엇이 성공인가? _ 랠프 왈도 에머슨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현명한 이에게서 존경받고
어린아이에게서 사랑받는 것
정직한 비평가에게서 찬사를 받고
친구의 배반을 참아내는 것
아름다운 것을 식별할 줄 알고
다른 사람에게서 장점을 발견해내는 것  

건강한 아이를 하나 낳든
한 뙈기의 밭을 가꾸든
사회 환경을 개선하든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이 땅에 잠시 머물다 감으로써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What is success? _ Ralph Waldo Emerson

To laugh often and much;
To win the respect of intelligent people
and the affection of children;
To earn the appreciation of honest critics
and endure the betrayal of false friends;
To appreciate beauty;
To find the best in others;
To leave the world a bit better, whether by
a healthy child, a garden patch
or a redeemed social condition;
To know even one life has breathed
easier because you have lived;
This is to have succeeded.

 

 

밤9시의 커피. 밤 9시가 넘으면 1000원으로 내려가는 커피 한 잔이 있는 곳. 그 커피 한 잔으로 생을 확인하고, 외로움을 위로받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 한 잔에 담긴 어떤 세계의 확장과 연결도 엿본다. 커피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밤 9시가 되면, 낮에 만든 커피와는 또 다른 커피를 내린다. 그 커피는 오로지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다. 그리고, 당신과 나만 아는 이야기가 있다. 



j******2 2011.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편견을 바꾸는 공식, 푸른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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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연히 만난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졌다. 이혼녀에 아이도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죽이 잘 맞는 커플이었고 여느 누구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오붓한 저녁 식사에서 상대방은 나에게 화두를 던졌다. “난 에이즈 환자에요. 양성이에요. 양성보균자죠. 내 아들도요.” 그날 밤부터 내가 아닌 우리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만화 『푸른 알약』(프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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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첫사랑과 다시 사랑에 빠졌다. 이혼녀에 아이도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죽이 잘 맞는 커플이었고 여느 누구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오붓한 저녁 식사에서 상대방은 나에게 화두를 던졌다.

“난 에이즈 환자에요. 양성이에요. 양성보균자죠. 내 아들도요.”

그날 밤부터 내가 아닌 우리의 일상이 시작되었다.

만화 『푸른 알약』(프레데릭 페테르스 / 세미콜론)은 바로 ‘에이즈 환자’라는 무거운 짐을 진 여성과 평범한 사랑을 나누는 작가의 자전적 연애담이다. ‘우리’의 일상을 투박한 붓놀림과 담담한 필체로 담아냈다. 무거운 사회적 통념을 끌어들이지 않고 거창하게 상징을 남발하지 않고 작가의 고민, 카티의 마음, 아이의 삶을 소소하고도 진솔하게 그린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19살 젊은 만화가 프레드릭은 파티에서 반한 카티를 몇 년 후에 다시 만나게 되고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한다. 이혼 후 아들과 함께 사는 카티는 자신과 아들이 HIV 보균자, 즉 에이즈 환자임을 밝힌다.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가슴에 품고 힘을 합쳐 사랑을 이어나간다. 행복한 일상을 위협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솔직한 대화와 공상을 가장한 성찰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어느 날 콘돔이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카티는 자책하기 시작한다. 병원에 급하게 달려가지만 주치의는 푸근하고 평온한 눈길로 말한다.

“페테르스씨가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은, 이방을 나갔을 때 흰 코뿔소와 마주칠 가능성쯤으로 보시면 되겠네요.”

바로 다음 컷은 카티와 프레드릭 뒤에 큰 코뿔소가 한 마리 서있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행복을 끌어내는 법을 터득하고 7개월이 지나 흰 코뿔소는 그의 삶에서 사라졌다.

작품을 읽는 내내 영화『너는 내 운명』이 머릿속에 떠다녔다. 질병 때문에 죄인취급 받는 여주인공을 위해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시골총각과 작가는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가 덧입혀졌든 표현 수단이 다르든 사랑이 주제냐 에이즈가 주제냐를 떠나 두 주인공은 받아들였다. 사회적 편견을 떨쳐버리고 상대가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나눠지는 삶을 택한 것이다. 편견은 어디나 존재한다. 잘 몰라서 혹은 달라서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혹은 편견의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

“대체 과학에 뭐가 불만이야?”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에이즈에 걸렸어. 그 아들도!”

“그건 불평거리가 못 돼!”

“과학은 이들을 격리시켰단 말이야! 표지를 하고, 별도로 이름까지 붙여서.”

“과학은 이름을 붙였을 뿐이야! 격리시킨 건 바로 사회라고.”

“그럼 과학은 왜 이름을 붙였지?”

“더 잘 보살피려고.”

공상 속에서 주인공과 매머드가 나누는 대화를 발췌했다. 이 대화가 에이즈에 국한된 이야기일지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t*******e 2011.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악마가 대변인을 찾는다면 당장 나를 부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악마가 대변인을 찾는다면 당장 나를 부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내용보기
때론 그림이 문자를 능가할 때가 있다. 또한 그림이 문자보다 더 큰 감동을 전해줄 때가 있다. 사실 그 어떤 것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스울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을 두 번째로 읽고 난 지금,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경계와 구분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80년대 후반인가 90년대 초로 기억된다. 당시 에이즈의 감염된 이들이 집단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위한 집회를 열었
"악마가 대변인을 찾는다면 당장 나를 부를 거라는 생각이 들어" 내용보기

때론 그림이 문자를 능가할 때가 있다. 또한 그림이 문자보다 더 큰 감동을 전해줄 때가 있다. 사실 그 어떤 것이 우위에 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스울지 모를 일이다. 이 책을 두 번째로 읽고 난 지금, 다시 한 번 느낀다. 그 경계와 구분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80년대 후반인가 90년대 초로 기억된다. 당시 에이즈의 감염된 이들이 집단으로 자신들의 권익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물론 미국에서다. 당시 에이즈 보균자들은 가두시위를 감행했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의 손에는 하나같이 고무장갑이 끼워 있었다. 농담 아니다. 정말 그들은 모두 고무장갑을 낀 상태였다.

 

그랬다. 그 정도로 사람들은 에이즈라는 질병에 무지했다. 걸리면 바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재앙, 게다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이들이 걸리는 신의 분노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 2011년 현재를 둘러보자. 그렇게 말하는 인종을 본 적 있는가. 뭐 있다면 참 아쉬운 일이겠다.

 

책은 저자의 실재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잠깐 스쳤던, 하지만 오랜 여운을 남겼던 그 여인을 6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게 된 주인공. 그 여인은 그 사이 이혼을 했고,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다시 만나게 된 이들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곧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주인공은 곧 만만치 않은 벽과 부딪쳐야 했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이 에이즈 양성보균자란 사실 앞에서. 자,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사랑인가, 애매모호한 안전(!)인가.

 

우리 사회에 에이즈라는 질병이 처음 알려졌을 때 종교계를 비롯한 소위 윤리적인 채 하는 집단에서 난리 브루스를 추었던 기억이 난다. 도덕적 타락에 개탄하고, 보균자들을 마치 악마인양 저주했다. 그리고 수혈 중 에이즈에 감염된 이들은 가족에게조차 그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곤 했다. 말이 자살이지, 강요된 타살이나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에이즈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못하다. 과거보다야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에이즈는 낙인이다. 때문에 주인공의 선택은 사랑이라는 당연함이 있다 하더라도 감동적이다. 스스로는 자신이 이 여인을 사랑함에 있어 동정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덧붙여 있을까 전전긍긍하지만, 이마저도 우리에겐 감탄과 존경을 불러일으킨다. 당연한 것에 감탄하는 우리. 잘못된 것은 과연 누구일까.

 

한 여인을 사랑하지만 그 여인과는 평생 콘돔만을 사용해 사랑할 수밖에 없다면? 그리고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면? 언제라도 에이즈에 감염될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일 것이다. 때문에 책은 역시 적지 않은 생각을 안겨 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사회가, 국가가 규정지어 놓은 그 틀 안에서 사실 우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생각해보게 된다. 낙인이 된다는 두려움. 나만 버려진다는 공포. 우린 때론 그러한 두려움으로 더 큰 죄악을 저지르곤 한다는 사실. 그게 더 무서운 일 아닐까.

 

책은 신파도 뭐도 아니다. 에이즈를 초월한 숭고한 사랑 운운하지도 않는다. 다만 조금은 특별한 사랑을 해야 하는, 조금은 귀찮지만 그 에이즈라는 귀찮음을 감수하며 함께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일 뿐이다.

 

때문이다. 더 감동스럽고, 더 와닿는 이유가.

YES마니아 : 로얄 w*******7 2011.02.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