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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맺어질 자격은 더 갖추었으나 재력과 권력에서 밀린 젊은 남성이 마침내 '식장'에서 여성(마음 속으로는 그를 더 염두에 둔)을 힘으로 나꿔채 와서 행복한 결합, 도피를 이룬다는 내용은 <졸업> 이래, 혹은 더 이전부터 소재로 널리 쓰여 왔다. 이 영화는 정확히 이를 반대로 비튼 줄거리이다.
마이클 안가라노가 扮한 새미 데이비스(물론 그 흑인 배우, 가수의 부친은 아님)는 젊은 작가이며, 자신보다 훨씬 연상인 여성 조이의 결혼식에 지금 찾아가, '왜 당신은 당신의 마음을 속이느냐, 원치도 않는 남자와의 결합 따위는 당장 파기하고, 나와 맺어지자'고 설득할 작정이다. 샘은 친한 친구 마셜과 이 '여행'을 함께 하는 중인데, 마셜이나 샘이나 좀 정신 없는 애들이고, 따라서 극을 보는 관객들 역시 과연 조이와 샘 사이가 어느 정도나 친밀하고 진정성 있었는지 판단 같은 걸 할 겨를이 없다. 둘이서 하도 정신 없이 떠들어대는 통에 보는 사람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데다, (리뷰 앞에서 말한 대로) 이런 장르의 공식에 익숙해 있다 보니 또 그런 식(샘이 앞으로 멀쩡한 결혼식 박살내는)으로 진행되겠거니 하고 멋대로 기대를 부풀려 '웨딩 크래싱'의 전초극을 지켜 보는 중이다.
식은 신랑 측의 재력에 걸맞게 꽤나 성대히 준비되고, 아직 며칠이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성대히 꾸려진 정원 하며 음식 하며 분위기는 잔뜩 띄워져 있는 판이다. 샘은 자신의 말빨로 얼마든지 대세를 뒤엎을 수 있다는 듯 자신감 충만이며, 기다렸다는 듯 그를 반가이 맞아 주어야 할 조이는 어딘가 떨떠름한 표정이다.
조이는 여튼 이 웨딩 크래셔(말 그대로의 뜻도 되겠음)인 샘을 예비 신랑에게 소개 시키는데, 이때 이 약혼남 휘트의 얼굴을 잘 봐 둬야 한다. 항상 이런 순간이 극중의 샘 포지션 배역은 물론 관객까지 긴장시키기 마련인데, 보통은 사정을 전혀 모르고 환하게 웃으며 맞기 마련이지만 이때의 휘트 얼굴에는 어딘가 적대감 비슷한 것마저 새겨져 있다(는 건 아직 관객 입장에서 잘 모르는데 나중에 가서야 새로 내려진 해석이 되겠음).
샘은 여튼 현실을 무시하고(현실을 무시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관객도 모르는데, 이 작품의 매력 중 하나임) 자기 '시나리오'대로 밀어붙이며, 전전날 밤 조이는 샘이 머문 방에 찾아와 그짓까지 벌인다. 이건 조이 입장에서 일종의 '총각파티의 난행'으로 본 건데, 샘(과 우리 관객들)은 조이의 이런 행동 때문에 더욱 큰 오해를 쌓게 된다.
(스포일러)
조이는 그저 샘을 하룻밤 상대 이상으로 여겨지 않았으며, 이런 사정은 약혼남 휘트도 다 알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휘트 역시 이 샘을 진지한 경쟁자로 전~~~~혀 여기지 않으며, (조이의 말에 따르면) 어차피 상대가 안 되므로 뭘 하든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 봐 주고 있었던 것. 샘은 스스로 쌓은 에고와는 달리 아직 자신이 너무도 미숙한 남성, 인간이란 자각에 무너질 수밖에 없고, 고전 <졸업>과는 정반대방향에서 '성장통'을 겪게 된다. 과연 샘은, 조이는, 마셜은 이 (난감한 듯 보였으나 실은 전혀 아니고 샘 혼자만 고생하는) 소동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이 영화를 찍을 때 아직 서른도 안 되었던 감독 맥스 윙클러가, 아마도 자신의 페르소나를 전적으로 투영했을 마이클 안가라노(아역 배우로 출발했으며 <스카이 하이> 등에 나왔다), 아마도 자신의 성장기때 여신 노릇을 해 주었을 우머 써먼 등을 기용해서 이색적인 드라마를 찍었는데, 어째 이 작 연출 이후로는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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