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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의학용어뿐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들도 그 기원이 그리이스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 많이 있습니다. 나르시즘이나 에로스, 사이렌 같은게 대표적인 예지요.
현역 중견 의사인 저자는 그리이스 신화에서 기원한 많은 의학 용어와 상징들을 확인하는데 그치지 않고, 문학과 회화, 음악등 문화의 각 분야에서 그 자취를 발견하여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관성을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의대생에게는 다수의 전공용어들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키는 좋은 방법이 되겠고,
영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지적 호기심이 많은 일반 독자에게도 그들의 지식의 깊이를 한걸음 발전시키는 양서로 생각됩니다.
저자의 탐구심과 해박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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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용어에 대한 신화적인 기원을 찾는다' 이것이 내가 원했고, 작가가 책을 쓴 목적은 아니었을까? 아무래도 의학용어 중에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게 많고 이 중에는 신화의 영향을 받은 것도 많을 것이다. 책 부피가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알찬 내용이 있겠거니 했는데...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한 것일까? 물론 내가 원한 내용이 있긴 했지만(처음과 끝 부분에 특히), 아무래도 중간에는 의학용어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일반적인 신화 얘기가 많았고 그래서 아쉬웠다.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인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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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의학용어의 그리스로마 신화 어원을 추적한다. 워낙 꼼꼼하게 어원을 밝혀놓아서, 어원을 열심히 캐는 편인 나도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던 것들도 소상히 찾아놓았다. parthenogenesis, 옥도징키 iodine tincture, priapos, 파과병 hebephrenia, atropa belladonna, syrinx, kadmos, 부은 발 오이디푸스, metis, 각 천체를 상징하는 마방진 등등.
새로운 학술용어를 만들어야 할 때 내용이 풍성한 신화를 참고문헌으로 할 수 있는 서양의 전통이 부럽다는 생각을 또 했다. 해리 포터를 읽을 때 들었던 거랑 비슷한 느낌.
아주 신선했던 건, 우리나라가 얼마나 기형적이고 압축적이고 개념 없이 근대화가 되었는지 대한의사협회의 표장만 보아도 알 수 있단 사실. 거의 전세계적으로 의사단체는 의학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즉 아스클레피안을 상징물로 삼고 있다. Asklepian은 막대기에 뱀 한 마리가 감아 올라가고 있는 형상. 그런데 대한의사협회의 표장은 날개 한 쌍이 달린 지팡이에 뱀 두 마리가 감아 올라가고 있는 모양이고 이것은 헤르메스의 지팡이인 케리케이온 Kerykeion, 라틴어로 카두세우스 Caduceus인 것. 헤르메스는 상업, 통신, 화학, 도둑 등의 수호신이다.
이것 신화의 아이콘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채, 6.25 때 상륙한 미국 의무부대의 표장을 그대로 베꼈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그럼 미국 의무부대는 왜 카두세우스를 쓰고 있었느냐?
영국의 한 출판업자가 인쇄자 표장 printer's mark로 카두세우스를 쓰고 있었는데 마침 미국에 수출하는 그 회사 의학서적이 많았다. 무식한 --; 미국 사람들은 그게 출판사 표장인지 모르고 그냥 의학의 상징인 줄 알고 그걸 베껴서 미군 의무부대의 표장으로 썼다.
헐.... 뭐 미국이나 한국이나 의료가 이윤창출의 수단이니까 카두세우스를 의사단체 상징으로 써도 별 상관 없다고 할 수 있겠으나...
결정적으로 헤르메스는 이런 일도 한다. Hermes psychopompos -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헤르메스.
이러고도 무식한 티를 내며 카두세우스를 의사단체 상징으로 써야겠냐고? 아스클레피안으로 바꾸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여기서 나는 저자와는 다른 생각 -어쩌면 저자도 했을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굳이 대한의사협회 표장을 아스클레피안으로 해야 할까? 왜 한국 의사들의 뿌리를 그리스 신화에서 찾냐고? 이건 양방이 진짜 서양의학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잖아. 양방은 스스로 현대의학, 과학적 의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럼 그 합리성의 근원을 하비나 베살리우스에 두는 것도 아니고...
저자가 꼼꼼한 성격인 것 같지만 역시 초판본인지라 오타가 상당히 있다. 그리고 각주로 했으면 보기 편할 것을 왜 굳이 미주로 했는지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