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하루키를 읽는 법
"하루키를 읽는 법" 내용보기
가끔 YES24에서 '하루키'를 검색해보는데 문학사상사에서 근간이 나왔기에 얼른 구매했다. 일본에서 나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한국에는 이번에 처음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이런 매니아틱하고 하루키 작품 세계의 중심을 다루고 있는 책이 이제야 번역되었는지. 주말 내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음미하며 읽은 책이다.   두 명의 젊은 일본인 평론가가 공저한 이 책은 정말 처절
"하루키를 읽는 법" 내용보기
 

가끔 YES24에서 '하루키'를 검색해보는데 문학사상사에서 근간이 나왔기에 얼른 구매했다. 일본에서 나온지는 한참 되었는데 한국에는 이번에 처음 번역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이런 매니아틱하고 하루키 작품 세계의 중심을 다루고 있는 책이 이제야 번역되었는지. 주말 내내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음미하며 읽은 책이다.

 

두 명의 젊은 일본인 평론가가 공저한 이 책은 정말 처절하게 하루키의 작품을 파헤치고 연구한다. 그들은 데카르트처럼 줄곧 하루키를 의심하는 태도를 유지한다. 추리소설의 비밀을 파헤치듯이 하루키가 단서를 의도적으로 숨긴 채 많은 의미를 작품 속에 숨겨두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 학구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그렇게 세세한 것을 잘 찾아내었는지 정말 대단하다. 어쩌면 정말 사소한 것 하나를 걸고 넘어지는 것을 두고 소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것 하나 하나가 모여 의미가 되지 않겠는가.

 

하루키 작품에는 상징이 많이 등장한다고들 하는데 소위 '쥐 3부작'이라고 불리는 초기 작품들과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상실의 시대", "태엽감는새"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3년에서 발간된 듯 하다. 하루키가 마음을 먹고 머리를 굴려 좀 더 많은 상징을 집어넣은듯 했던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해변의 카프카"나 "어둠의 저편"이 없어서 아쉬운데 그들이 또 연구를 열심히 해서 상징들을 파헤쳐주기를 기다리는 바이다. 아무튼 이 책에서 파헤친 상징은 한 번 읽어서는 감당이 안될 정도로 깊고 다양하다.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코끼리, 양, 쥐, 소와 같은 동물 상징, 제이나 키키, 미도리 같은 등장 인물에 나타난 상징. 키키의 실존인물이 존재할 거라는 가정은 충격적이었다. 아무 노력 없이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받아 먹어도 괜찮을까 황송할 정도로.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최고의 하루키 관련 서적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o****2 2007.05.25. 신고 공감 1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하루키 월드의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들
"하루키 월드의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들" 내용보기
하루키는 "몇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와 재미, 그리고 깊은 뜻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지향한다. 또한 소설 《1Q84》의 덴고의 말을 빌리면, "과거를 성실하게 바라보며 과거를 다시 쓰는 것처럼 미래를 써 나가는 것"이 하루키의 문학가적 태도일 것이다. 하루키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평론가 히사이 쓰바키와 구와 미사토의 《하루키를 읽는 법》(문학사상사, 2006)은
"하루키 월드의 흥미진진한 수수께끼들" 내용보기

하루키는 "몇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와 재미, 그리고 깊은 뜻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지향한다. 또한 소설 《1Q84》의 덴고의 말을 빌리면, "과거를 성실하게 바라보며 과거를 다시 쓰는 것처럼 미래를 써 나가는 것"이 하루키의 문학가적 태도일 것이다. 하루키를 사랑하는 독자들이라면 평론가 히사이 쓰바키와 구와 미사토의 《하루키를 읽는 법》(문학사상사, 2006)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나도 두 번 정독했다. 주로 하루키의 초기작을 연구 텍스트로 삼아 바람, 하트필드, 쥐, 제이, 코끼리, 양, 일각수, 댄스 등 하루키 월드의 대표적인 메타포나 상징적 기호들을 비교적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저자들이 다루는 작품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1979), 《1973년의 핀볼》(1980), 《양을 쫓는 모험》(1982)으로 이어지는 하루키 초기 3부작과 더불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 《상실의 시대》(1987), 《댄스 댄스 댄스》(1988)가 있다.

 

나는 여러 상징적 기호들 가운데 바람, 데릭 하트필드, 코끼리 이 세 가지에 대해 별도로 정리해 볼 것이다. 왜냐하면 하루키의 처녀작《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상징이기도 하고 후속작품들에서도 일관되거나 약간 변주하는 방식으로 거듭 응용되는 중요한 문학적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바람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과 같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에 따라 들리는 음색과 보이는 색깔이 달라진다. 어느 때는 조곤조곤 들려주는 목소리가, 어느 때는 우울한 푸른 느낌의 목소리가. 그러나 조급이나 초초 혹은 과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루키는《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제목은 카포티의 단편집 《밤의 나무》에 들어 있는 <마지막 문을 닫아라>의 마지막 문장에서 따온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 다만 바람에만 마음을 쏟자"는 문장에서 나왔다는 얘기인데, 평론가들은 제목의 '바람'은 밥 딜런의 <바람을 맞으며(Blowing in the wind)>를 의식하면서 붙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비록 소설에선 딜런의 곡은 <내슈빌 스카이라인>밖에 나오지 않지만 말이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1970년 8월 8일에 시작해서 18일 뒤인 8월 26일에 끝나는 '바람의 노래'다.

 

1949년에 태어난 하루키는 61년에 중학교에 들어가고 67년에 대학에 들어간, 문자그대로 '60년대의 아이들'이다. 이들 '식스티즈 키즈'는 터프하고 와이들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도어스, 비틀스, 밥 딜런을 들으면서 성장했다. 하루키는 밥 딜런의 <바람을 맞으며>를 들으면 그가 자란 아시야 역 앞의 풍경이 떠오른다고 회고한 바 있다.

 

▶데릭 하트필드

 

하트필드는 <화성의 우물>을 쓴 기괴한 작가다. 1909년에 태어난 하트필드는 오늘날 완전히 잊혀진 모험소설과 괴기물 작가인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히틀러의 초상화와 우산을 들고 투신자살한 인물이다. 하트필드는 '좋은 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바 있다. "글을 쓰는 작업은,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물과의 거리를 확인하는 일이다. 필요한 건 감성이 아니라 '잣대'다."

 

하트필드가 완전한 가상의 작가인지 아니면 여러 작가들의 모호한 조합인지 많은 평론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이를테면 하트필드가 스콧 피츠제럴드나 보네가트를 모델로 한 가공의 작가일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왔다. 그런데 저자들은 하트필드가 바로 펄프 픽션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라고 말한다.러브크래프트는 1890년 8월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덴스에서 태어나 1937년 3월에 병사한 아마추어 공포소설 작가다. 그는 돈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을 도덕적으로 싫어했을 뿐만이 아니라 그런 행위는 심미적인 자살행위라고 간주했다.

 

▶코끼리

 

코끼리는 죽음, 무덤, 기억, 지식 등 부정적인 이미지들과 결부된다. 저자들은 세 가지 의미층을 제시하는데 코끼리는 머리통만 큰 현대인과 지식인들, 도움이 안 되는 무용지물, 고도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 등을 가리킨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의 해석이 옳다. 거대한 코끼리에 대항하기 위해 하루키는 오늘도 마라톤을 완주하듯 그렇게 소설을 쓰고 이야기를 짓는 것이다.

 

하루키는 《잡문집》에서 소설가의 책무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를 요약하자면 단 한 가지입니다. 개인이 지닌 영혼의 존엄을 부각시키고 거기에 빛을 비추기 위함입니다. 우리 영혼이 시스템에 얽매여 멸시당하지 않도록 늘 빛을 비추고 경종을 울리자,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역할입니다. 나는 그렇게 믿습니다." 여기서 말한 우리의 영혼을 침식하는 '시스템'이 바로 '코끼리'인 것이다.


 

z***a 2012.11.1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