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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남자애가 어머니를 살해하고 도피하면서 또래의 친구들과 대화하는 내용.도시짱,유잔,기라린 등 4명의 여자친구가 등장하고 한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같이 도피한 기라린은 죽고 신고한 친구는 자살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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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리얼 월드라... 그럼 우린 버추얼 월드에 살고 있다는 얘기인가. 기리노 나츠오는 제목에서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파고든다. 옆집에서 쨍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유리창이 깨지는 듯한. 호기심은 일었지만 남의 집 일이라 상관하지 않았던 도시코는 학원을 가려고 나서다 옆집 남학생, 평소에 미미즈라고 놀리던 동갑내기를 만나지만 모른척한다. 하지만 미미즈는 자신의 엄마를 살해하고 도시코의 휴대폰과 자전거를 훔쳐서 도망을 가버린다. 왜 도시코는 그 아이가 자신의 휴대폰과 자전거를 훔쳤다고 경찰에게 말하지 않은 것일까? 그것은 도시코가 호리닌나라는 가명을 쓰고 아이라고 귀찮게 이용만 하려는 어른들을 불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자신도 엄마가 혹은 아빠가 죽어버렸음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런 이유뿐이었다. 그 도시코의 휴대폰에는 도시코와 같이 다니던 친구 나머지 세 명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미미즈는 그들 세 명 모두에게 전화를 건다. 그의 전화가 도화선이 되어 그들은 자신만의 리얼 월드를 공개한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리얼 월드를 친구들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고 드러내면 친구들에게 멸시당하거나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것을 잘 숨기고 버추얼 월드에서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그런 그들의 고민을 알고 있다. 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절대 말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것이 리얼 월드이고 어떤 것이 버추얼 월드일까. 데라우치는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란 미미즈가 벌인 존속 살인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쪽으로 가버리는 일이다. 한번 그 길로 들어서면 다시는 되돌아 나올 수 없다. 그것은 끝이 없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도, 이해받을 수도 없는 모순 속에 빠져 계속 허우적댈 수밖에 없고 자기혐오와 타협한다는 것은 자아의 상실, 자기 소멸을 뜻하기 때문이다. 소멸된 인간에게 돌아나 올 길은 분명 없지 않을 까. 잔잔했던 호수에, 아니 잔잔하다고 생각했던 호수에 어느 날 누군가 돌멩이 하나를 던졌다. 돌멩이가 날아든 호수에 끝없이 동심원이 그려지며 퍼진다. 하나씩 동심원이 생길 때마다 하나의 리얼 월드와 버추얼 월드가 충돌한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파괴된다. 그래도 여전히 호수는 그대로 있다. 과연 호수가 네 명의 친구일까? 아니면 단지 동심원 네 개로만 존재했던 것이 그들이었을까? 분명 돌멩이는 밖에서 들어와 그들의 세계를 드러내게 만든 미미즈다. 리얼 월드가 호수일까? 버추얼 월드가 호수일까? 기리노 나츠오의 작품 속에서의 네 친구들은 어떤 세상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허상과 실상에 대한 구분이 쉽지 않고 그것을 잘 알 수 없는 진지한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미미즈가 도망다니며 자신을 필리핀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맞던 일본 병사와 동일시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지금 일본의 극우적 상황에 대한 작가의 생각의 반영일까?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상황, 자신들을 피해자로만 인식하는 일본인들의 유아적 생각에 대한 일침인지 궁금하다. 작가는 글로 자신의 사상을 드러내는 존재들이므로. <아웃>의 여고생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미숙하고 어리석고 한심해보이지만 그들 나름으로는 진지하고 학생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같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기리노 나츠오와 온다 리쿠는 이렇게 다르다. 너무 환상적으로 좋은 쪽만을 보여주려고 하는 온다 리쿠의 학원물이 질리게 할 때도 있는 반면 기리노 나츠오의 4인 구도는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에 질릴 틈이 없다. 이미 첫 장부터 기가 죽고 들어가게 되는 작품이니까. 아무튼 어떤 작품이든 기리노 나츠오의 작품에는 마력이 있다. 삶을 다시 보게 만드는, 관점을 새롭게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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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월드'는 부조리하고 타락한 세상을 그대로 보여주길 좋아한다. "이 세상은 이상하게 비틀어져 있다. 그리고 썪어들고 있다. 이것은 사실이다."
평론가 사이토 다마키의 말을 빌리면, "상대의 욕망을 상상하는 것이 관계의 본질이며 그 상상을 그만두게 못하게 되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허구적 리얼리티가 현실에 맞설 수 있다. 기리노 나쓰오의 《리얼 월드》는 미나토 가나에의 《야행관람차》와 소재가 같지만 작품의 구성과 사건의 전개에서 훨씬 탁월한 면모를 보여준다. 《야행관람차》에서는 아버지가 막내에게 살해당하고 엄마가 대신 그 죄를 뒤집어 쓰는 이야기지만, 《리얼 월드》에서는 엄마가 아들에게 살해당한다. 주요 등장인물은 여고생 4인조다. 주인공 호리닌나라고 불리는 야마나카 도시코(山中十四子), 성격도 말투도 남자같은 레즈비언 유잔(가이바라 기요미), 가련하고 순수하게 보이지만 사실은 노는 부류인 기라린(히가시야마 기라리), 머리가 좋고 쿨하고 재밌는 데라우치(데라우치 와코) 네 사람이다.
고3 여름방학, 호리닌나의 옆집 고3남자애 미미즈(지렁이라는 뜻)가 엄마를 살해하고 도주한다. 그런데 데라우치, 유잔, 기라린 등 호리닌나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소녀가 미미즈의 도망에 엮이게 된다. 미미즈는 호린닌나의 자전거와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간다. 휴대전화기에 있는 전화번호로 데라우치, 유잔, 그리고 기라린과 차례로 통화를 한다. 반은 장난으로 시작된 모험이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한다. 결국 한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지만 같이 도피한 기라린은 죽고 신고한 친구는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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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쓰면 좋을까이다. 아니, 이것보다는 쓸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때가 더 많은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도 읽으면서 쓰기 어려울거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읽는 게 조금 느려졌다. 그렇게 두껍지 않은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을 읽고 느끼는 것은 언제나 ‘어둡다’는 것인데, 이번에도 역시 어둡다. 무엇이 어둡냐고 한다면, 뭐랄까 마음속으로는 생각할지라도 겉으로 나타내지 않는 마음에 대한 것을 그대로 나타낸다고 해야 할까? 이게 어둡다라는 말에 들어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저 리얼하다라고 해야 하는 것일지도……. 하지만 모든 것에 내가 같은 마음은 아니다. 그런 사람이 있을거라고 작가는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이런 알 수도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나만 알게 쓸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에 대한 것도 조금은 말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