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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仁)의 재발견 - 정용환
"인(仁)의 재발견 - 정용환" 내용보기
'인(仁)'이라는 글자는 우리에게 낯선 글자가 아니다. 사람을 가르키는 '인(人)'을 부수변으로 하는 한자어이면서 동시에 유교 문화권의 나라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흔히 '인(仁)'의 의미를 '어질다'라고 곧바로 떠올릴 수는 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면 꽤 난감한 상황에 다다른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仁)'을 추구하고, 행한다는 것은
"인(仁)의 재발견 - 정용환" 내용보기


 '인(仁)'이라는 글자는 우리에게 낯선 글자가 아니다. 사람을 가르키는 '인(人)'을 부수변으로 하는 한자어이면서 동시에 유교 문화권의 나라에서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흔히 '인(仁)'의 의미를 '어질다'라고 곧바로 떠올릴 수는 있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면 꽤 난감한 상황에 다다른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仁)'을 추구하고, 행한다는 것은 자주 들었지만, 실제 '인(仁)'에 대한 실체를 알지 못한다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인(仁)의 재발견 - 사랑과 협력의 근거>는 바로 '인(仁)'을 주제로 다양한 철학과 사상, 현재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다루고 있는 책이어서 '인(仁)'에 대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요즈음 청년들이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구직도 어렵고, 설령 구직을 한다고 해도 고가의 주택 가격 앞에서 좌절하면서 결혼과 사랑, 자녀, 양육 등을 포기하고 사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 또는 전통적인 가치라 할 수 있는 것들이 현실에 가로막혀 이룰 수 없는 상황은 바로 '인(仁)'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다. 사실 '인(仁)'의 개념은 이 책의 1부인 '인(仁)'이란 무엇인가에서 다루는 것처럼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되고 있는데, 유교 문화권에 속한 탓에 우리는 공자와 맹자의 '인(仁)'과 연관지어 그 개념을 찾아볼 수 있다. '인(仁)'과 '예(禮)'를 강조하는 그들의 사상으로 인하여 우리는 '인(仁)'이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인(仁)'이 실제로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기에 한비자의 법가는 물론이거니와 서양의 공리주의와 합리주의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바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러한 '인(仁)'의 실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N포 세대'로 대변되는 현재의 세태는 물론이거니와 개인의 삶에서도 이익이라는 현실 앞에서 타협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이 책은 이렇게 현실 앞에서 무력화되고 있는 '인(仁)'에 대하여 '인(仁)'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설명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인(仁)'에 대한 의식의 재정립을 촉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진화론적의 의미에서의 '협력'을 '인(仁)'과 연관지어 설명하는 것은 바로 그토록 생존을 위하여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인간의 입장에 대하여 오히려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서로의 발전을 꾀하는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仁)'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서로 돕고, 안정적인 평화의 시대를 치세라 하고, 타인을 짓밟으면서 자신의 실리를 추구하는 난세라 한다면 바로 그 전자는 '인(仁)'에 의한 협력의 시대라 할 수 있을 것이고, 후자는 그러한 '인(仁)'의 실종에 의한 협력이 상실된 시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 치세와 난세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쉽게 연관지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감성적 측면의 사랑, 윤리학적인 입장에서의 덕, 사회철학적 의미의 연대를 '인(仁)'과 연관지어 설명함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인(仁)'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떠올리지 못한 개념들을 연결지어 정립할 수 있게 해준다. '사랑'과 '덕', '연대'는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인(仁)'이 저변에 깔려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덕성의 구성 요소로서 저자는 감정이 필수적이며, 도덕 개념은 감정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중략) 도덕 판단은 "~해야 한다"는 명제를 통해 구성되는데, 감정이 그러한 명제의 성립에 관여한다. 가령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도덕 판단이 성립하려면 연민이나 동정심과 같은 감정이 수반되어야 한다.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명제는 타인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별개일 수 없다. 사람을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명제는 불인지심, 측은지심, 연민, 동정심 등과 같은 감정들을 통해 뚜렷한 내용을 가질 수 있다.

 - p. 11~12 -

 이 말은 결국 우리가 올바르게 살아가고 양심을 추구해야 한다는 도덕 그 자체에도 인간의 감성이 포함되어 있고, 인간의 감성은 결국 '인(仁)'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도덕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인(仁)'의 사상이 깔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자칫하면 합리주의에 근거하여 도덕을 이성적인 측면으로만 해석하여 도덕을 하나의 규범으로 한정짓는 오류를 보완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실제 저자는 잔인함에 대한 설명을 '인(仁)'의 상실로 규정하면서 그러한 잔인함에 대한 대안으로 '인(仁)'을 내세우고 있다. 

 "잔인함은 가해자의 가해하려는 동기, 가해 행위, 피해자의 고통 등 세 가지 기본적 요소에 의해 설명된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잔인함을 적극적 잔인함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 p. 150~151 -

저자는 키키스(John Kekes)의 잔인함에 대한 정의를 차용하면서 그 세가지 기본적 요소를 모두 갖춘 잔인함을 적극적인 잔인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동안 뉴스에 회자되었던 우리나라의 고문 기술자의 예를 통하여 전형적인 적극적인 잔인함의 예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극적인 잔인함은 무엇일까? 기왕 키키스의 정의를 인용한 상황이니, 위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하지 않는 경우로 이해하면 될듯 하다. 역시 한 젊은 작가가 가난을 겪다가 아사(餓死)해버린 실제 사건을 그러한 예로 다루고 있다. 이웃의 무관심으로 인하여 의도하지 않았지만, 한 이웃이 아사(餓死)라는 고통과 절망을 겪었기에 이 또한 소극적 잔인함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잔인함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자연적으로 '인(仁)'의 역할을 이끌어 낸다.


 그러나, 여전히 '인(仁)'을 고리타분한 과거 동양 사상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는 요즈음 사람들을 위하여 저자는 자유주의와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인(仁)'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자유주의와 공리주의는 서양 철학이면서 동시에 오늘날 현대에서 꽤나 많이 통용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의 방임과 자유를 추구하는 자유주의는 오히려 앞서 언급한 소극적 잔인함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며, 실제 그러한 현상은 오늘날의 현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쾌락과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도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들면서 '인(仁)'의 필요성을 다루고 있다. 물론 이 두 사상이 그릇된 사상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사상들이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인(仁)'이 보충할 수 있으며, 이것은 동시에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서 만연되는 많은 문제점을 '인(仁)'으로써 보완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인(仁)의 재발견 - 사랑과 협력의 근거>는 '인(仁)'을 강조한 동양 사상의 우월함을 강조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점점 잊혀져 가는 '인(仁)'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2부에 등장하는 [인(仁)사상 소묘]는 사상의 우월성이 아닌 '인(仁)'에 대한 재고를 위하여 과거 동양 사상을 다시금 설명한다. [인(仁)의 자연성] - [인(仁)의 당위성] - [인(仁)의 중요성]으로 이어지는 이 부분은 어찌보면 앞서 설명한 '인(仁)'에 대하여 그 사상적 시작점과 중요성을 짧막하게나마 다시금 설명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1부와 2부가 뒤바뀐 구성으로 보여지지만, 이는 아무래도 저자가 '인(仁)'에 대한 사상적인 우월성 강조나 소개보다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 제시로서 '인(仁)'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철학적 견해가 부족한 나로서는 <인(仁)의 재발견 - 사랑과 협력의 근거>를 통하여 실제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인 현상을 통하여 '인(仁)'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도 '인(仁)'이라는 글자를 많이 써보면서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인(仁)'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g*******7 2016.04.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