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신인감독’ 프랑수아 트뤼포는 할리우드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에게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편지를 쓴다. 히치콕은 흔쾌히 승낙하고 트뤼포는 미국으로 건너가 일주일간 이어질 인터뷰를 시작한다. 이날은 히치콕의 생일이기도 한 1962년 8월13일이었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뒤 두 사람의 대화는 <히치콕/트뤼포>라는 책으로 출간된다(한국 제목은 <히치콕과의 대화>). 이 책이 히치콕과 트뤼포의 팬은 물론 수많은 시네필과 영화감독들, 나아가 영화비평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알프레드 히치콕을 숭배하고 찬사를 보내지만 그 누구도 프랑수아 트뤼포와 같은 마음-수준으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 당시에도 이미 거장이었고 엄청난 명성과 유명세가 있었던 히치콕이었지만 지금처럼 그 누구와도 비교될 수 없는, 어떤 감독도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까지 올라설 수 있게 된 이유 중에는 프랑수와 트뤼포를 비롯한 영화를 예술로써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려)고 있던, 새로운 방식-시선으로 영화를 보려고-이해하고 평가하려고 했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한) 영화평론가들의 노력이 컸으며 그런 이들 중에서 트뤼포는 특별히 좀 더 히치콕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더욱 높게 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사람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트뤼포에게 히치콕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애정 그 자체와 같은 존재였으며 트뤼포는 (어쩌면) 히치콕의 영화들을 통해서 그 자신이 영화에 부여했던 의미를 증명해줄 수 있는 존재처럼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식으로든 트뤼포는 그의 삶에서 히치콕과의 만남과 히치콕에 대한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서 검토하고 다듬어야만 했던 목표였으며 그걸 해냈을 때 얼마만큼 만족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히치콕과의 대화’는 트뤼포의 만족스러움은 알 수 없겠지만 그저 읽는 사람으로서는 충분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히치콕에 대한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지는 않을지라도 ‘히치콕...’은 히치콕의 영화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들을 상세하게 확인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으며 히치콕 또한 자신의 영화에 대해서 무척 명료하고 정확하게 (객관적으로든 비판적으로든) 평가하려는 시도에 대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성실하게 자신의 생각과 당시의 상황을 그리고 자신의 의도들을 전달하고 있다. 어째서 히치콕을 다루게 되었는지에 관해서 트뤼포는 간단하게 자신이 히치콕의 영화들을 논의하려고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으며 어떤 과정과 상황 속에서 그들이 만나게 되었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히치콕과 트뤼포의 대화는 아마도 영화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순간 중에서 다시는 있을 수 없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는 않았을까?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한 감독에 대해서 그리고 영화라는 예술에 대해서 이처럼 순수하고 열정적으로 대화가 나눠진 경우는 없을 것 같다. 트뤼포는 히치콕의 위대함과 특별함에 대해서 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화감독들 중에서 작가라는 호칭을 얻을 수 있는 감독들의 특징과 이유 또한 설명하고 있으면서 히치콕과 어떤 식으로 대화를 나누려고 했는지 말해주며 그들의 대화를 정리한 글은 시작하고 있다. 히치콕의 영화를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히치콕의 영화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트뤼포의 질문들과 히치콕의 대답들은 별 것 아닌 질문과 대답일지라도 이상할 정도로 흥미로움으로 가득하게 읽혀지고 있고 히치콕은 그 자신의 길고 긴 경력을 무척 상세하게 설명해주면서 자신의 결과물들에 대한 설명을 장황하지 않고 미화시키지 않으면서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때는 집요하게 질문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지만 때때로 영화 자체에 대한 애정을 나누기도 하면서 그들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히치콕의 영화에 대한 대화를 통해서 영화라는 예술이 어떤 식으로 완성되었고 변화가 되었으며 또한 관객들의 취향과 관심은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에 관해서 등 단순히 히치콕의 영화만이 아닌 영화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해하려는 대화이기 때문에 히치콕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넘어서 영화에 대해서 큰 애정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무척 흥미롭게 읽혀질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결국 히치콕의 영화들을 중심으로 얘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히치콕의 재미로 그리고 긴장감으로 가득한 여러 영화들을 즐기고 난 후 그들의 대화에 참여를 한다면 더욱 더 재미나고 즐겁게 읽혀지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에서는 트뤼포의 설명을 통해서 히치콕의 쓸쓸한 말년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모든 것을 다 이뤄냈음에도 그래도 허무함이 짙은 히치콕의 말년은 조금은 뒷맛이 쓰기도 하지만 그런 슬픈 끝자락 보다는 히치콕이 이뤄낸 위대한 결과물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더욱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다. 히치콕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일 것 같다. 문제는 어째서 이런 책도 절판된 것일까 참고 : “히치콕...”은 절판되었다. 1년에도 몇 편의 천만관객 영화가 만들어지는 나라에서 이런 책이 절판되었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그저 영화를 즐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로만 가득해진 것일까 |
|
히치콕 영화를 보면 어떻게 사람의 심리를 저렇게 잘 파악하고 있는가 싶을 정도로 긴장감을 주는 장면들이 많다. 그 유명한 '사이코'의 샤워 중 살인사건, '현기증'의 아찔한 느낌을 영상으로 표현해내는 감각이 독특한 성당의 계단 장면, 엿보기에 대한 미묘한 감정과 불안을 느끼게 하는 '이창'의 장면들은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이런 인상적인 장면들은 당연히 감독이 오랫동안 숙고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고 효과적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치밀한 계산을 한 결과이다. 이 책은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배우들과 스탭들간의 에피소드와 창작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창조적인 대화들, 헐리웃 영화 역사의 숨은 이야기들부터 영화 '새'의 콘티까지 살펴볼 수 있어 일종의 영화 제작 엿보기 내지는 감독의 고민 엿보기 같은 느낌을 준다. 끝없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거장들간의 대화에 동참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고 책장 곳곳에서 그 유명한 명장면들을 필름을 꺼내 보듯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매력적인 책이다.
대담은 대담자의 마인드에 따라 같은 대상을 놓고도 상이하게 다른 과정, 다른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히치콕과의 대담을 이끌어간 사람은 그 유명한 프랑수아 트뤼포이다. 최근 트뤼포 회고전이 열려 매니아들은 그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안다. '400번의 구타', '피아티스트를 쏴라', '쥘과 짐' 등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평가받는 이 영화들의 감독인 그가 같은 감독으로서 히치콕을 평가하고 그의 작품을 분석, 영화사 속에서 의의를 찾아내는 것을 보면, 창조적인 사고로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아내는 사람들에게만 좀더 보이고 좀더 이해될 수 있는 것들, 나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열정들이 느껴진다. 그것을 나누어 갖고 싶은 마음에 책을 읽으며 예전에 보았던 히치콕의 영화들을 다시 찾아 보기도 했다. 영화 다시 보고 새로이 음미해 보기...이 책의 매력은 부가적으로 이런 것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히치콕의 영화를 보면 감독이 굉장히 샤프하게 생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잘 알려져 있듯이(히치콕은 자신의 작품에 아주 사소한 조역으로 잠깐씩 등장하기도 했으니까) 히치콕은 약간 우울한 인상에 아주 큰 체구를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이 거구의 남자에게 그토록 예리한 감각들이 번득이고 있다는 것을, 영화가 아니라면 어디 짐작이나 할 수 있었을까. 새삼 그런 생각도 해보게 됐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히치콕에 대한 이런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가장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려 줄 줄 아는 공포에 쫓기는 이 남자, 스물다섯살에 결혼했을 때 총각이었던 이 남자, 결혼 뒤에도 부인 외에는 어떤 여자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이 남자, 바로 이 남자만이 살인과 간통을 스캔들로서 그려낼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를 아는, 사실 그럴 권리를 갖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감독(작가)의 세계 속에 빠지는 즐거움, 그의 작품들과 그 뒷얘기들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즐거움, 그리고 이전에는 몰랐던 작가의 삶을 새로이 접하는 흥분...이 책은 이런 것들을 잘 포착하게 해준다.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그립다는, 책장을 덮으며 그런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인상깊은구절] "영상의 크기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지, 단지 배경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중략)....나는 인물이나 장소와 관련되는 요소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 요소들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았을 경우는 해이해졌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
| 이 책에 담겨있는 인터뷰는 영화인들에게는 전설적인 인터뷰라 할수 있다.그 당시 영화비평가였던 프랑소와 트뢰포와 정상의 궤도에 올라있던 공포영화의 대가 히치콕...의 장장 50시간에 달하는 인터뷰를 TV 에서 히치콕특집으로 할때 보았으나 방송시간상 그 긴 시간을 모두 보여주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그러나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무척 반가운일이라 할수있다.오이디푸스컴플렉스,관음증 등 프로이트의 이론을 예술에 적용시킨 최초의 예술인이라 할수 있는 히치콕..그의 영화를 보면 도무지 어찌할수 없는 공포에 휩싸일때가 있다.그가 주는 공포라는 것은 귀신이나 갑작스럽게 주는것이 아니다.등골이 오싹해지면서 그의 영화에 빠져버리는것 자체가 공포가 될때가 있다.그런 공포의 근원과 그의 영화세계를 트뢰포가 자세히 조명해주며 히치콕 자신의 영화에 대한 열정또한 잘 표현해준다고 할수 있다.이 인터뷰를 보고 히치콕의 영화를 본다면 더 많은 히치콕의 영화세계를 엿볼수 있을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