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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판타지 소설 중 주인공이 이세계로 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물론 첫째권이 재미가 없으면, 다음에는 아무리 심심해도 그 책을 다시는 보지 않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
'아해의 장' 1권을 찬찬히 살펴보게 된 계기도 내가 좋아하는 주제 - 이세계로의 모험, 또다른 인생 -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 책을 고르게 된 계기는 무하에게 반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너무나 잘알지만 혼탁함에 물들지 않은 귀엽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꼬마, 무하에게 나는 반해버렸다. 물론, 가하의 존재가 플러스 알파역할을 한것은 당연한 일.
무하의 농땡사부란 존재도 참으로 재미있는 캐릭터이다. 그냥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세상사에 대한 어떤 진리가 담겨있는 듯한 농땡사부와의 대화에서 무하는 조금씩 더 성숙해간다.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한 무하는 죽임(!)을 당하고 이세계의 '희대의 천재'페르노크의 마법에 의해 소환되지만, 마법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행운인지 무하는 페르노크가 된다. 대귀족의 가주계승권을 가진 짱짱한 백그라운드를 가졌지만, 집안에서도 학교에서도 왕따당하는 처지였던 페르노크는 '기억상실증'이후 새롭게 태어난다.
'기억상실증'페르가 매혹적인 이유는 무하의 성숙함, 배신당하면서도 사랑하는 이를 생각한 무하의 약함, 그러나 '더이상은 사랑하지 않는' 결단력 등 일 것이다. '기억상실증'페르의 지기들, 주변인들도 매우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페르의 최초의 지기가 된 요코노민, 두번째 지기가 된 라이시튼, 페르를 사랑하게 된, 그리고 페르가 사랑하게 된 유리시안 등등.
이 책이 호기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각 장의 첫페이지에 기록한 요코노민의 회고록 때문이다. 그 회고록이 나의 궁금증을 점점 더 증가시켰고 책을 읽으면서 그 회고록에 씌여졌던 말이 이해되는 (1권 회고록의 내용은 대부분 1권에서 해결되었기에 더더욱 만족했다)등, 복선이 잘 깔렸다고 해야하면 될까.
또 다른 이유는 외전이다. 기타 다른 책들의 경우는 외전은 정말로 외전이었다. 전혀 상관없는 듯이 보이는 이야기들이 전개되어 꽤나 거슬리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나 '아해의 장'의 외전은 페르의 주변인에 대한 이야기들. '희대의 천재'인 페르의 주변인에 대한 이야기, '정령의 향기를 느끼는 인간'인 페르의 주변인의 이야기 등 이었기에 더더욱 페르의 매력을 부가시켰다고 할까?
페르와 요코노민의 우정과 또 다른 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테밀시아와 뮤비라의 사랑일 것이다. 이들의 서로에 대한 마음은 -물론 상대의 마음을 확인한 적은 없지만- 분.명.히 사랑이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귀족의 자제이자, 가주계승권이 확실한 테밀시아와 집사의 아들인 뮤비라의 관계(우정? 사랑? 아니면 그보다 더 깊은 어떤것?)는 신분-페르의 세계는 신분체계가 확실한 사회이다- 뿐 아니라 모든 것을 초월한다.
아직은 제대로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페르와 유리시안의 이야기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코노민의 회고록 덕에 나는 페르가 유리시안을 사랑하게 됨을 알지만, 그 과정이 궁금한 건 당연지사.
무하는 사랑하는 이-설하(로자레자)-에게 두번이나 배신당했고, 첫째형 테밀시아를 살리기위해 둘째형인 카한세올을 죽이게 된다. 테밀시아가 '테밀시아의 동생 카한세올을 죽인 페르'를 증오할까봐, 증오하지 않을까봐 두려워하며 집을 나선다. 페르에게 '페르'와 '페르노크'는 다른 존재였던 것. 길을 나선 페르는 테밀시아가 자신을 찾을까 복면을 하고 '무하'라는 이름으로 여행을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귀족 여인의 풋사랑의 상대가 되기도 하지만 둔치인 페르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최근의 판타지 소설은 한번읽고 나면 다시 읽을 가치를 가지지 않는 것들이 허다하다. 내 기준으로는 다시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 세계관이 있는 것들을 뽑자면 '드래곤라자' '성검전설' '묵향1부' '세월의 돌' 등(제목이 더이상 기억나지 않는다)이 있다. 3권까지 읽은 지금-서평을 3권에 쓰려고 했지만, 검색해도 안보이길래 여기에 쓰는 것이다.- '아해의 장'도 추가할 생각이다.
당신도 페르의 매력에 푸~욱 빠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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