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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큰누나한테 전화가 왔다.
둘째아들 녀석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같은데 엄마한텐 말을 잘 안한다고 나에게 시간을 좀 내서 조카하고 얘기를 해 보라는 것이었다.
문득 내 어린 시절이 떠 올랐다. 학창시절 나는 키가 작고 왜소해서 학교에서 늘 그림자같은 존재였는데 조카도 삼촌을 닮았는지 아무리 많이 먹어도 맨 앞자리란다.
다행히 삼촌이 다닐때는 왕따가 심하지 않았지만 요즘 애들은 때리고 욕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모두가 침묵하는 아이>의 시히 본스트라도 나와 조카처럼 작고 왜소한 존재다. 왠지 모를 동질감 같은 것이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느껴졌었고 이 책을 왕따를 시키고 있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읽혀주고 싶은 심정이 든다.
당장 이번주말에 조카를 만나서 이 책을 주며 "너를 제일 괴롭히는 친구에게 선물해라"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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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고 싶다. 나이 많고 몸통만 큰 어른이 아닌, 제 목소리를 낼 줄 알고, 제 할 말을 할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다. 무엇보다 자신이 잘못한 일에 시인할 줄 알고 반성할 줄 아는.. 그런 제대로 된 어른이 되고 싶다.
어제 읽은 [모두가 침묵하는 아이]에서 그랬듯, 나쁜 일을 주도한 사람도 나쁘지만, 그것을 방관한 사람 역시 나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알기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은, 그것은 진정 아는 것이 아니라고 누가 말했던가.. 아는 것을 행할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요근래 <보고싶다>라는 드라마를 다시보기 중인데.. 거기서 주인공 정우가 자주 하는 대사가 있다. "강아지는 멍멍, 고양이는 야옹야옹, 경찰은...?? ..." "내 꿈은 뭐??" "제대로 된 어른!!"
비록 내가 한 일이 틀렸더라도, 그것에 대해 스스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그런 진짜 어른이 되어야겠다.
p.91 당시에 어른들은 내게 열 내리는 약을 먹였어. 혹시 그러지 않았던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몰라. 열에 들뜬 상태에서 꾸는 꿈은 나름대로의 기능이 있대. 얼마 전에 딸을 데리고 의사에게 간 적이 있어. 물론 다른 일로 갔지만, 어쨌든 딸이 가끔 나쁜 꿈을꾼다고 하니까 의사가 그러더군. '악몽은 누구나 꾸는 거야. 그건 해소되지 않은 채 네 마음속에 머물고 있는 어떤 감정들이 터져 나오는 분출구란다.' 나는 당시의 격앙을 달리 변화시킬 수 없었던 거고, 졸업 시험 동안에 있었던 모든 기억을 그냥 그대로 학교 안에 묻어 버리고 만 거지. 오직 시히만 계속 꿈에 나타났어.
p.104 "너야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지. 하지만 우리들은 세 사람이 모두 몰래 시히를 못살게 구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굉장히 놀랐어. 어렸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지만, 우리가 어른이 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게 어떤 짓이었는지 알게 된 거야."
p.202 "내가 말했지." 그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네 자신의 형벌을 곧 알게 될 거라고. 우리 모두가 그 죄를 함께 나누어야 해. 우리는 엘리를 주범이라고 고발할 수 있지만, 우리 중에 그 누구도 벗어날 수는 없어. 그리고 시히를 조롱하는 일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해도 마찬가지야. 여러분, 누군가 시히를 괴롭힐 때 아무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우리 모두에게 예전의 동창을 만날 때마다 시히를 추모해야 한다고 판결합니다. 그리고 엘리에게는 동창회를 열 때마다 전원 참석이라는 의미로 시히를 위해 건배를 할 것을 판결합니다. 그 첫 실행은 지금 이 순간이 될 것입니다. 엘리, 지금!"
p.215 "바로 그때야." 로프가 말했다. "그때 요약본 일이 있었을 때, 아니면 우리가 작품 목록을 내놓아야 했을 땐가 보다. 시히는 형편없는 리스트를 우리에게 내놓았고 자기 것은 더없이 훌륭하게 만들었지. 그러기 위해서 이중으로 일을 해야 했던 거야. 그때 나는 엄청 놀랐어. 그때 문득 시히가 아무리 당해도 꼼짝 못하는 쪼그만 꼬마 녀석이 아니라 전혀 다른 남학생으로 보였던 거야. 그리고 오늘 저녁에 네가 그런 말을 했을 때도 '그가 참고만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도우려 하지 않았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만일 그가 도움을 청했더라면 일이 달라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야'라고 잠깐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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