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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달에 울다」가 좋아 마루야마 겐지의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존의 소설 형식을 뒤집는 파격적인 소설이다. 한 페이지당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구름 낀 하늘, 땡볕, 익사, 수영, 백조, 자물쇠, 애국심 등 세상 삼라만상이 시점을 달리하며 전개해나간다. 주인공에게 이만큼 몰입되기는 한스 기이벤라트 이후 처음이라 소년 요이치의 죽음에 울컥 눈물이 솟았다. 흐느끼기까지 했다. 잠시였지만 나도 모르게 그랬다. 천 일 간 거의 매일 등장한 요이치를 따라 같이 동네를 휘젓고 다니고 눈먼 소녀와 그 개를 만났다. 페이지 말미에 한마디씩 툭툭 뱉어내는 말은 그가 대범하고 속 깊은 철학자라는 것을 말해주어 매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그렇지.. 1, 2권 합쳐서 천 페이지를 작가의 필력과 상상력과 인생 삼라만상에 대한 깊은 통찰력에 감탄하며 읽었다. 마르께스의 ‘백년간의 고독’이후 남아있는 페이지가 얼마나 되나 자꾸 확인하고 아쉬워하며 읽은 책은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3권이 또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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