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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로맨스영화로 포장해서 흥행시키고픈 국내 마케팅 책임자의 고뇌가 묻어나는 '천년을 흐르는 사랑'이라는 제목만을 믿고 극장에 갔다가는 크게 후회할 영화이다. DVD 제작과정을 보니 한차례 엎어져서 공사중이었던 세트장이 경매로 넘어갔던 아픔도 있었다고 한다. 시나리오와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면 나라도 돈벌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당장 3가지 시간적 배경이 교차편집되고, 여기서 과거, 미래는 이지가 쓰고, 토미가 완성하는 The Fountain이라는 소설 속의 이야기라는 액자식 구성의 복잡함이 한몫하고, 초현실적이며 환상적인데다가 몽환적이기까지 한 미래 영상은 이미 머리로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서고, 티벳불교틱한 가부좌를 튼 휴 잭맨과 마야문명틱한 사원 문지기 앞에서는 GG를 칠 확률이 높다. 거기에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영생 말고도 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철학적 메시지는 안그래도 정신없는 관객들에게 공허한 울림으로 남을 확률이 크다. 게다가 난해한 영상에 비해 마지막에 떨어지는 결론은 의외로 직설적이어서 죽음과 영생에 관해 감독과는 정반대로 '죽으면 끝이지 그 뒤가 무슨 필요냐?'라는 생각을 가진 관객들에게는 별 시덥잖은 영화일 수도 있다.
복잡다난한 영상에 '그래서 도대체 뭐가 어쨌다고?'라는 말이 수도 없이 튀어나올만한 영화이지만 의외로 끌리는 맛이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연출력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인 영상연출을 통해서(감독의 전작 Requiem For A Dream을 보셨다면 끄덕거릴 수 있을 듯) 정말 우직하게 그 하나의 길을 향해서 밀고 나간다. 그 때 화려함이 더 이상 이를데가 없어보이는 경지의 영상은 중독성을 더욱 심화시킨다. 결국 나는 이해하기 힘든 메시지가 담긴 난해한 영화라는 각인이 찍혔어도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처럼 이 영화의 DVD를 구입하게 되었다.
게다가 출연한 배우들도 하나같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한다. 휴 잭맨의 연기는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든 다시 살리고 싶어하는 절실함을 보여주고, 레이첼 와이즈는 연기보다 이미지였는데 스페인 여왕으로 나올 때 그저 아름답기 그지없어서 여신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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