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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고 있으면서 우리가 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주 쉽게 말하곤 하는 하늘, 구름, 산, 길, 집, 나무 등. 그들 가운데 정말 어느 하나라도 주의깊게 바라보는 게 있기는 할까? 그냥 눈에 들어오니까 보는 것이고 스쳐 지나가니까 지나칠 뿐, 특별한 의도가 없다면 보아도 못 본 게 대부분일 텐데.
이 책은 우리나라의 오래된 집들, 향교, 서원 들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나무를 찾아다니며 그 나무들에 대한 사랑을 펼쳐 보인 책이다. 이 가운데에는 내가 내 눈으로 직접 본 나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쓴 만큼의 감동을 얻지 못했으니 나로서는 보아도 보았다고 할 수 없는 나무로 스쳐지나갔을 뿐이었던 것이다. 어디 나무에만 그러하랴. 꽃도, 노래도, 동물도, 사람에 이르기까지 세상 모든 게 보겠다는 마음이 있어야만 그때부터 보이게 되는 것이리라.
이 책을 읽고서도 나무에 대한 나의 새로운 다짐을 읽어내지는 못했다. 나는 여전히 나무를 보고도 그 나무가 그 나무인 것처럼 여길 것이고 굳이 애써 기억하려고 노력해 본다 해도 또 금방 잊어버리고 말 것이다. 내가 원래 그런 성향을 강하게 갖고 있는 탓이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잊지 않을 수 있겠다. 나에게도 내 마음에 들어오는 무언가가 생긴다면, 이 작가에게 나무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 무언가를 이 작가처럼 들여다보고 아끼고 보살피게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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