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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 작가님의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에서 주인공 이름이 사강이다. 주인공 아버지가 ‘프랑소와즈 사강’의 책을 좋아해서 딸 이름을 사강이라고 지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 중간에 이별이라는 것이 나올 때마다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이 등장한다. 왠지 책이 궁금해 졌다. 얼마나 저자인 프랑소와즈 사강이 좋으면 딸의 이름을 사강이라고 했단 말인가?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도 사강이란 저자가 들어있었다. 백영옥 작가는 이 두 책은 이별이라는 공통된 이야기 속에 사람을 만남으로서 치유한다는 이야기를 비치는 것 같다. 그래서 슬프면서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아버지 레이몬은 마흔 살이고 15년 동안 홀아비로 지내왔다. 젊고 생활력이 강하지만,6개월마다 여자를 바꾸고, 다소 방탕한 생활을 하고 산다. 세실이 기숙사에서 살다가 2년 전에 같이 살게 되었다. 그러면서 둘은 잘 어울리는 부녀 지간이 되었다. 세실이 아버지의 이런 생활을 이해하는데 좀 걸렸지만 지금은 행복한 부녀지간이 되었다. 그해 여름 아버지는 애인 엘자와 함께 휴가를 지중해 연안 별장으로 가자고해서 같이 휴가를 가게 되었다. 엘자는 나이도 어리고 이쁘고 멋진 여자다. 아버지와는 잘 어울리는 그런 여자다. 휴가에서 너무나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그런데 엄마의 친구였던 안느가 별장에 온다는 것이다. 안느는 우아하고 왠지 귀품이 있어 보이고 세련된 그런 아줌마다. 세실이 어릴 적에 안느가 돌봐준 기억도 있다. 세실은 이상하게 안느가 좋으면서 약간 어렵다. 휴가지에서 시릴르라는 남자 친구를 만났다. 시릴르는 대학생인데 너무 멋지다. 그가 요트를 태워줄 때면 너무 행복했다. 같이 수영하고 즐기고 그런 나날들이다. 외국아이들 사랑은 우리나라와 정서가 조금은 틀린듯하다. 아니 우리나라보다 빠른듯하다. 우리나라 대학생 때 경험 했으면 하는 내용들인 사랑을 한다. 안느는 엘자가 있다는 말에 질투를 하는듯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가 안느를 보는 눈이 달라졌고 안느가 아버지를 보는 마음이 이상했다. 아버지 같은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경멸할 것 같은 안느였는데 파티를 간 날 아버지와 안느가 살아지면서 책의 내용이 재미를 더해간다. 안느와 아버지의 사랑, 엘자가 집에 오지 않았다. 엘자도 눈치를 챈 것이다. 엄해 보이고 어려워 보이는 안느가 아버지하고 결혼을 한단다. 아버지는 즐기면서 혼자 살기로 한 사람인데, 어느 날 안느가 세실과 시릴르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오해한다. 그러면서 세실을 시릴르와 만나지 말기를 권한다. 세실은 시릴르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너무 간섭에 화가 난다. 거기다 아버지를 빼앗아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안느 아줌마가 미워지고 질투가 나기 시작한 것 같다. 엘자가 옷을 가지러 온 사이 세실은 음모를 구미기 시작한다. 안느와 아버지를 헤어지게 만드는 음모, 그 음모를 꾸밈으로서 세실은 안느를 자기가 좋아하는 줄 아는데도 질투심에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진정으로 시릴르를 좋아하나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시릴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니면 시릴르를 좋아했다 보다는 그 분위기를 즐긴 것 같다. 음모 시작을 해서 막을 수가 없는 세실 아버지가 엘자를 질투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어느 날밤 아버지와 엘자를 오해한 안느는 차를 몰고 떠난다. 그때서야 세실은 후회를 한다. 안느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잘못했다고 하지만 안느는 떠난다. 아버지와 안느에게 편지를 쓰는데 걸려오는 전화 한통, 안느가 사고가 난 것이다. 사고는 아주 위험한 곳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장례식장 안느를 보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세실과 아버지는 그날 일을 기억하지 말자고 한다. 그리고 다시 생활이 시작된다. 세실은 시를르를 사랑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한때 욕망으로 그의 따듯함에 반해서, 일상으로 돌아온 두 사람 다시 아버지는 여자를 만나고 세실은 아는 분 사촌을 만나게 된다. 이별은 아프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아픈 상처도 치유하게 된다. 세실과 아버지의 성격을 파악한 안느가 한말 “당신들은 무척이나 속을 썩이는군. 아버지와 세실은 .....우리들은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아무것도 모른다...이런 식으로 사는 것에 만족하고 있단 말야?” 세실과 아버지는 무슨 일에서는 얼버무리는 성격들이다. 그리고 말을 하기 실으면 그냥 외면 하는 성격들이다. 그래서 세실이 성격을 표현 못하고 안느를 좋아했지만 그 마음 표현 못하고 길게 가져가 버려 일이 크게 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 마음을 표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냥 한순간 화가 난다고 성질내고 질투하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후회하게 마련이다. 아무리 순간 화가 났어도 잘못을 빨리 인정하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랫동안 길게 가져가면 이렇게 안 좋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주로 내용위주로 정리한 내용이다. 워낙에 알려진 책이니 말이다. 이 책은 저자가 18세의 어린나이로 책을 발표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다. 어린 저자가 이렇게 멋진 책을 내다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으로 ‘문학비평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저 상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저자 책을 읽었다는 게 행복하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부러운 점은 휴가를 두 달이나 가는 것 같다. 여유 있게 살아서 그런가? 너무 부럽고 질투가 난다. 그리고 세실과 여러 사람들이 편안하게 지낸다. 나이를 떠나서 세실의 말도 존중해 주는 어른들이다. 그 점은 우리나라와 아주 많이 다르다. 그들의 자유분방함이 은근히 질투가 난다. 그리고 인간의 이중인격적인 모습을 너무 잘 표현한듯하다. 말 한마디로 이렇게 된다는 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책 책을 읽으면서 안 좋은 점은 세실이 아직 어린데 술과 담배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린나이에 사랑? 우리나라로 따지만 더 많은 나이인가? 그래도 너무 어린나이에 너무 개방된 사랑은 조심했으면 좋겠다. 내가 보수적이라 그런가보다. 책이 작으면서도 이쁜 책이다. 책속의 그림들이 책을 읽는데 아기 자기함을 한층 더해준다. 그림이 마음에 든다. 잘 읽은 내용을 한층더 돋보이게 만든다. 책을 선물해주신 이웃님 감사해요. 누구신지 아시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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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이 1954년(19세의 나이로)에 쓴 처녀작이다. 전례 없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강은 소설가로 화려하게 데뷔하게 되었고, 그해 '문학비평대상'을 받게 된다. <슬픔이여 안녕>의 원제는 "Bonjour Tristesee"이다. 원제에서 볼 수 있듯이, '안녕(Bonjour)'의 의미는 헤어짐의 안녕이 아니라, 만남의 안녕이다. 소설처럼 굴곡진 인생을 살아간 사강. 그녀의 첫 작품의 주인공은 17세의 '세실' 이다. 주인공의 성격이나 나이로 판단하건데 주인공 세실은 작가의 경험과 성향이 투영된 제2의 분신일 가능성이 크다. 끓임 없이 내적으로는 고독할 수밖에 없으면서도 자유분방한 삶을 열망하는 영혼. 제도와 인습에 반항하면서도 고독한 자신의 영혼의 쉼터를 사랑을 통해서 찾으려고 했던 노력들……. 사강의 삶과 그녀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작가와 주인공의 모습이다.
책의 주인공인 17세의 '세실', 세실의 아버지이자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바람둥이 '레이몬', 레이몬의 수많은 여자 중 한명으로 현재 그의 애인 '엘자', 죽은 어머니의 친구이자 아버지의 오랜 사업동료인 고상한 '안느', 휴양지에서 만나게 된 순수하고 믿음직한 '시릴르' ……. 이들은 지중해의 아늑한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간다. 휴양지에서 보내는 동안 세실과 시릴르의 사랑, 레이몬과 엘자 그리고 안느의 삼각관계, 이어지는 이별과 청혼, 저항와 음모, 그리고 교통사고와 회한, 추억까지…….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일상적 고민에서 벗어난 휴양지에서 서로에게 몰입하면서 마음껏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리고 슬퍼한다.
"불꽃같이 격렬하면서도 일시적인 사랑"을 믿는 레이몬.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 일시적인 것. 그에게는 일시적인 그 순간에 충실한 사랑만이 진실한 것이다. 연인들은 처음에는 서로가 강렬한 사랑의 충만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꽃은 꺼지고, 서로에 대한 의무와 책임으로 서로가 서로를 구속할 뿐이다. 그것들은 진정한 의미가 될 수 없고, 열매를 맺을 수도 없는 것이다. 세실은 이런 아버지의 여성편력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악의를 찾을 수없어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차츰 세실도 그런 아버지의 연애관에 사로잡힌다. 레이몬에게는 일시적이고 강렬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연인이 필요하다. 그런 연인에 잘 어울리는 여자가 레이몬이 지금 만나고 있는 엘자다. 레이몬과 엘자는 서로 사랑한다. 하지만 서로가 어떠한 의무나 책임이나 예속을 요구하지 않는다. 당연히 결혼할 생각도 없다. 그런 두 사람과 세실이 지중해의 별장에서 '마음껏' 쉬고 있는 동안 죽은 어머니의 친구인 안느가 별장으로 찾아오면서 '레이몬-엘자-안느'의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사실 안느는 초대받은 것이다. 레이몬은 깊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녀를 초대한 것이다. 그것이 그가 살아온 방식 이였으므로……. 세실은 안느와 엘자 사이의 신경전에서 불편해한다. 안느는 아버지를 단지 사업상의 업무로 만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그녀가 아버지를 좋아하고 연인이 된다는 사실을 세실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마도 몇 달 후 아버지는 안느에게 상처를 주면서 - 엘자에게 그랬던 것처럼 - 그들의 관계를 마무리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세실에게 안느는 이렇게 말한다.
"세실은 연애에 대해서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하고 있어. 그건 따로 떨어진 감각의 연속이 아니야." 그러나 그동안의 나의 연애는 모두 그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얼굴이며 행동, 키스했을 때의 돌연한 감동……. 그런 것들은 대부분 서로 아무 연관이 없이 활짝 핀 순간에 불과한 것들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추억은 다만 이러한 것뿐이었다. "그것은 다른 것이야." 하고 안느가 말했다. "거기에는 끊임없는 애정, 다정함, 어떤 사람의 부재(不在)를 강렬하게 느끼는 것, 그리고 너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일들……. - page 58-59
곧 세실에게도 사랑이 찾아온다. '시릴르'는 겉멋만 내는 또래의 남자애들과는 다르게 아버지 또래의 어른들처럼 예의 공손한 태도로 신뢰감을 주는 아름다운 대학생이다. 시릴르는 세실의 아버지와 아버지의 전애인(엘자)이 세실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즉, 세실을 사랑하는 것만큼 세실을 책임지려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에서 그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세실을 사랑한다고 느끼지만, 자신과 세실은 방학기간에 잠시 만난 사이일 뿐이다. 둘 다 학생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질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 시릴로는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그 역시 세실의 아버지와 그의 정부와 다를 바가 무엇이냐는 생각에…….
엘자와 안느의 승부는 처음부터 결과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안느는 자신의 가치와 자신의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지적이고 우아하며 고상한 중년여성이다. 젊음과 아름다움만이 유일한 무기였던 29세인 엘자에 비해, 40세인 안느는 레이몬의 옛 연인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지혜와 침착함과 아름다움과 삶의 안정을 가지고 있었고, 레이몬은 도도한 그녀를 소유한다는 성취도 느낄 것이다. 결국 엘자는 레이몬에게 버림받고, 안느와 레이몬은 세실에게 결혼약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파리에 돌아가면 레이몬과 세실은 안느를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는 파리를, 사치를, 또 안락한 생활을 가르치려 하였다. 그 당시 나의 모든 즐거움은 돈을 씀으로써 얻어지는 것이었다. 자동차로 스피드를 즐기는 일, 새 옷을 맞추는 일, 레코드나 책과 꽃을 사는 일 등등. 아직까지도 나는 이런 안이한 즐거움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더구나 나는 그런 즐거움이 안이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안이하다고 부를 뿐이다. - page 38
의미 없는 관계, 무질서한 생활, 일시적인 쾌락에 빠져서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것 - 안느는 이 모든 것들을 혐오한다. 그런데 아무 걱정 없이 그렇게 안이하게 살아온 사람이 바로 레이몬과 세실 이였다. 레이몬과 세실의 자유분방한 생활은 안느의 출현으로 인해 변화를 맞게 된다. 무분별한 삶을 정리해야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고, 아버지의 역할, 학생의 역할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세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감을 지녀야하고 서로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돌봐주어야 한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속박과 예속을 허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느는 레이몬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세실은 공부를 잘 마지고 장례가 밝은 유능하고 착실한 남자와 결혼할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긍정적인 것이기에 세실과 레이몬은 안느에게 대항할 명분조차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능숙한 안느에게 길들여져 세 사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리라.
한편, 세실과 시릴르는 사이좋게 시간을 보내며 점점 가까워진다. 마침내 둘 다 서로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해변에서 노닐다가 반나체로 두 사람이 엎드려있을 무렵, 안느가 그들을 발견한다. 안느는 시릴로에게 대번에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선언한 후, 세실에게는 곧 있을 대입시험(바칼로레아 'Baccalauréat') 공부에 전념하라고 명령한다.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들의 불장난이란 결국 병원에서 비극적인 종말로 끝난다는 것이다. 안느는 세실에 대해 새어머니가 될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이때부터 세실은 (아버지와 공유하던) 자유를 빼앗긴 것 같은 박탈감과 더불어 자신의 사랑마저 부정하려고 하는 안느에게 반기를 들기 시작한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다시 우리들의 옛날 생황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나는 기쁘고 요란했던 지난 2년간이 얼마나 매력적 이였는가를 갑자기 생각해 냈다. 요즈음 내가 그처럼 단 며칠 만에 빨리 포기해버린 2년간이……. 생각할 수 있는 자유, 상식을 벗어난 일을 생각하는 자유, 생각하지 않는 자유,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자기 자신을 선택하는 자유……. 나는 이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지금의 나는 제3자가 마음대로 빚을 수 있는 찰흙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 page 104
세실은 안느를 "아름다운 뱀"에 대입하며 그녀에게서 아버지를 되찾기 위한 - 또한 시릴르를 향한 사랑의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한 - 음모를 계획해낸다. 음모란 다름 아닌 떠나버린 엘자를 휴가지로 다시 끌어들여 시릴르와 연인이 된 것처럼 꾸며 아버지에게 연기를 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현재 안느를 사랑한다. 동시에 자신의 젊음을, 청춘을, 자신이 매력적인 남자라는 사실을 사랑한다. 아버지는 과거에 엘자도 사랑했다. 다만, 지금은 안느를 사랑하고 엘자를 잊었을 뿐이다. 아버지는 동시에 두 여자를 사귀지는 않지만, 자신의 옛 연인 이였던 엘자가 젊고 새파란 애송이에게 빠져있는 것을 보면 엘자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유치한 자존심과 경쟁심, 소유욕, 또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은 순진무구한 호기심 때문에……. 엘자와 시릴르는 세실이 연출한 연극을 성실히 시행한다. 아버지의 반응 역시 세실의 기대대로다. 너무 단순하게 세실의 생각대로 되어서 놀랄 뿐이다. 아버지는 엘자와 시릴르가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며, "지금도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하는 생각에 빠져든다. 마침내 아버지는 엘자에게 다시 접근했고, 엘자와 아버지는 안느에게 발각되기에 이른다. 장면을 목격한 안느는 서둘러 자동차를 타고 별장을 떠난다.
… "안느 아주머니, 우리들은 당신이 필요해요!" 그때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놀라운 일이었다. 안느가 심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울고 있었다.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내가 하나의 물체가 아닌 살아있는 감수성이 예민한 인간을 공격했음을 알았다. 그녀도 지난날에는 수줍고 부끄럼 많은 작은 계집애였으리라. 그런 다음 자라서 소녀가 되고 여인이 되었다. 그녀는 마흔 살이었다. 그리고 고독했다. 그녀는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와 더불어 10년, 혹은 20년을 행복하게 지내려는 희망에 부풀었을 것이다……. "너에겐 아무도 필요 없어." 하고 그녀는 중얼거렸다. "너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 page 239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던 무표정한 얼굴. 그것이 세실이 본 안느의 마지막 모습이다. 안느는 파리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다. 수많은 사고가 났던 위험한 지역에서 자동차가 50미터나 굴러 떨어진 것이다. 뒤늦게 반성하고 안느에게 편지를 쓰던 레이몬과 세실……. 이제 그런 사과를 받아줄 안느는 이 세상에 없다. 두 사람은 안느가 자살을 했는지, 사고를 당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사고가 잦은 지역에서 사고가 났으므로, 두 사람은 '안느의 자살'이라는 최악의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이다.
그해 여름 세실은 많은 것을 배운다. 세실은 시릴르와 헤어진다.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열적이고 일시적인 감정만이 사랑이 아니다. 안느가 가르쳐준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不在)에서 그리움을 느끼는 것도 사랑이다. 이렇게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것이 사랑이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데로 자유롭게 현재에 충실하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만끽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유를 희생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보살피고 ,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포기하며 인내하기도 한다. 이는 나의 자유보다 더 소중한 것을 위한 희생과 인내다. 이렇게 인생에는 힘들고 지치지만 - 그래서 슬프지만 - 더욱 행복하고 값진 순간들이 있다.
사랑함에 있어서……. 살아감에 있어서…….
사랑과 삶은 순간순간의 희열, 감동, 환희의 단절된 조각들의 합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이다. 단절된 조각들 사이를 메우고 있는 것은 미쳐 이해할 수 없었던 일들과 관심을 갖지 못했던 일들이다. 그런 일들의 관계와 슬픔들을 있는 그대로 진정으로 대면하는 용기. 그 속에서 자유(와 주체성)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슬픔(과 책임)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세실은 성장한다. 그후로 세실은 더 이상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쓰지 않는다.
안느의 교통사고와 더불어 그녀에 대한 추억도 기억에서 멀어져 가지만, 안느에 대한 기억은 '울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노곤하고 달콤한 상태가 뒤섞인' 감정인 슬픔을 떠올린다. 세실은 더이상 슬픔을 어색해 하지 않는다. 그녀는 지금 행복하다. 때때로 슬픔이 찾아오면 그녀는 부드럽게 슬픔(Tristesse)을 맞이(Bonjour)한다.
다만 자동차 소리만이 들리는 파리의 새벽녘이면 나의 기억이 때때로 나를 배신한다.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더불어. 안느,안느! 나는 이 이름을 오랫동안 낮은 목소리로 어둠 속에서 되풀이해 불러본다. 그러자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오르고, 나는 두 눈을 감은 채 조용히 그것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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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카페에 앉아 드립커피에 두 개의 각설탕을 넣고 티스푼으로 한 두번 휘젖는다. 그리고 코끝에 전해지는 커피향을 느끼며 차가운 입술로 천천히 가져간다. 꺠끗한 유리병에 들어간 사탕처럼 맑은 소리가 나는듯 순간 머릿속이 환해진다. 생의 기쁨을 처음으로 나눈 산모와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를뻔했다. 평일날 오후에 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서울에서 두시간 남직한 이 곳까지 달려온것이다. 무려 삼년만에 일이었다. 나는 서둘러 소설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슬픔이여 안녕>
날 사로잡은 변덕쟁이 아가씨 세실을 난 미워할수가 없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난 세실이 좋다. 어머니가 죽고 난 후에 바람둥이처럼 살고 있는 아버지를 충분히 이해하니까 말이다. 휴양을 하기 위해 떠난 별장에서 엘자라는 29살 난 아버지의 애인과 어머니의 친구였던 안느와 아버지와 세실과의 만남. 이 별난 가족모임를 퇴폐적이라고 비웃어도 어쩔수가 없다. 이 소설이 아름다운 이유는 세실양의 너울치는 감정의 파도에 실려있으니까 말이다. 아버지가 택한 안느가 자기 삶을 바꿔놓을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음모를 꾸미는 세실. 자신을 사랑하는 시를르와 엘자가 연인행세를 하도록해서 아버지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하는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아. 질투에 사로잡힌 아버지는 엘자와 키스를 하게되고 숲속을 지나가던 안느는 그 모습을 보고 엄청난 충격에 빠져 차고에 있는 차를 몰고가다 사고로 죽게되는거야. 그럼에도 세실에게 책임이 없는거냐구?
세실은 말이야, 순간 순간 얘기하고 싶었지만 실천하지 못했어. 그래, 사실 세실은 엄청난 죄를 지었어. 하지만 눈을 뜨고 다시 한번 읽어봐봐. 세실은 분명히 알고있어.
<자동차 소리만이 들리는 파리의 새벽녁이면 나의 기억이 때떄로 나를 배신한다. 다시 여름이 다가온다. 그 추억과 더불어, 안느 안느! 나는 이이름을 오랫동안 낮은 목소리로 어둠 속에서 되풀이해 불러 본다. 그러자 내 마음 속에서 무엇인가 의미를 알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오르고, 나는 두 눈을 감응ㄴ 채 조용히 그것을 맞이한다.>
알고있는데 두려운거야. 아직 열일곱살의 미성숙한 소녀란말야.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지도 못하는거야. 그리고 이내 그 무서운 사건이 한번씩 떠오를때마다 양심의 가책떄문에 떨게 되는거지. 불완전한 감성과 흐릿한 이성판단의 문제로 야기되는 것들에 대해 작가는 얘기해주는거야.
세실은 다른 여주인공들과는 많이 달라. 17.18세기의 프랑스 여주인공들은 주변의 시선이나 자신과 가족의 명예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뒤로 숨기거나 마음속으로만 흠모해. 하지만 세실은 달라. 사회적 자립을 한 현대의 여성들처럼 자신이 중심이 되는거야.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이 무엇보다 중요한거야. 그래서 결국은 일이 일파만파로 커져버린거지. 그래서 뒤늦은 후회를 하는 부분도 보이는거야.
창밖을 바라보며 <슬픔이여 안녕>을 외칠수 있는 세실같은 여자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될까? 가끔은 부러워. 나쁜행동을 한건 사실이지만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출했다는 점에서는 말이야. 속마음과 겉의 표현방법이 다른 어른들의 표현방식을 세실도 언젠가는 알게되겠지? 근데 그게 과연 어른스러운 걸까? 질투가 나지만 세실의 아버지를 사로잡기 위해 겉으로 무관심하는듯한 태도를 취하는 안느가 난 도무지 마음에 안드는걸......
가끔씩 우리는 꿈속에서 현실에서 용납되지 않는 나쁘거나 어리석은 행동들을 할떄가 있습니다. 그만큼 억압되어 있는게 많다는게 아닐까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지만 하고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못했거나 사회적 시선때문에 하지 못한것이 있다면 한번쯤은 나를 위해서 해보는건 어떨까요?
선선해진 가을 날씨속에 여러 잔의 커피를 마시며 오늘도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인간의 삶의 조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