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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ㅡ 조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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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ㅡ   그가 가는 곳으로 아치형의 길이 닫혔다 . 산의 원래 모습은 저런 것일까 .  도깨비바늘이 파고드는 그의 살 속에서 친숙한 말들이 수더분히 떨어졌다 .  습한 웃음이 날아올랐다 . 우리는 멈춰 상수리나무를 흔들었다 . 쉬고 싶은씨앗들이 우루루 일어섰다 . 숲이 끝나는 곳에서는 언제나 빛이 온전했다 . 나뭇잎에 묻힌 그와 내 몸이 우연히 빛났다 . 지층에 섞이는 산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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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가는 곳으로 아치형의 길이 닫혔다 . 산의 원래 모
습은 저런 것일까 .  도깨비바늘이 파고드는 그의 살 속에
서 친숙한 말들이 수더분히 떨어졌다 .  습한 웃음이 날아
올랐다 . 우리는 멈춰 상수리나무를 흔들었다 . 쉬고 싶은
씨앗들이 우루루 일어섰다 . 숲이 끝나는 곳에서는 언제나

빛이 온전했다 . 나뭇잎에 묻힌 그와 내 몸이 우연히 빛났

다 . 지층에 섞이는 산 그림자 . 숲을 타고 앉은 태양이 어

두워지도록 우리는 가을 산에 밀려들었다 .   간혹 뒤쳐진

그가 보이지 않았다 . 허기진 들짐승의 울음소리를 흘리며

이 몸을 뒤척였다 . 산은 우리를 동요하며 며칠을 쉴 새

없이 비워지고 있었다 .

( 본문 20 쪽 )



조은 시 ㅡ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 중에서 .

 

온 몸이 주변의 습기를 다 빨아들이는 듯 퉁퉁 붓는 오후 , 남의 발 같은 내 발등을

주무르다 밤이 깊고 , 손가락 자국 꾸욱 꾹 남은 자리를 망연히 보다가 , 하루가 간

것을 안다 .

속은 허기진데 , 까닭을 모르겠고 , 타는 목을 축이느라 급히 켠 냉수 한 컵 한 컵이

주변으로 번져가듯 느껴지는 시간 .

산 그늘 질 내 집 앞이 염려와 그리움으로 궁금을 일으키고 , 잊혀질까 싶어 이웃에

몇마디 , 안부를 넣는다 .



y*****7 2018.08.08. 신고 공감 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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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ㅡ 조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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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ㅡ 조 은    돌 하나를  주웠다 .  비 내리는 철로 변에 별처럼 젖어있었다 .  기차가 반원을 그리며 지나간 뒤에도 오랫동안돌들은  덜그럭거렸다 .  바람이 뒤에서 불어오고 꽃들이몸을 놓아 버리고 떨어지는   그곳을 걸어 그린벨트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고  이곳에 올 때까지 정말 별처럼 .  반짝반짝 어둠을 균열시키며  돌들이 아직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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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ㅡ 조 은



   돌 하나를  주웠다 .  비 내리는 철로 변에 별처럼 젖어
있었다 .  기차가 반원을 그리며 지나간 뒤에도 오랫동안
돌들은  덜그럭거렸다 .  바람이 뒤에서 불어오고 꽃들이

몸을 놓아 버리고 떨어지는   그곳을 걸어 그린벨트를 지
나고 다리를 건너고  이곳에 올 때까지 정말 별처럼 .  반
짝반짝 어둠을 균열시키며  돌들이 아직도 제 몸에 물 가
두는 소리 . 돌 속 술렁이는 소리 . 젖은 새들이 낮게 낮게
이동하던 그 철로 변이 뒤척인다 .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
보다 더 어둡고

( 본문 31 쪽 )



원래 사용하던 휴대폰의 카메라는 그래도 지금보단 훨씬 더 다정하게 군 것 같다 .

내 손에 익어 그런지 , 아니면 기능을 보정하는 어플을 더 쓰지 않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명도를 최대로 잡아봐도 겨우 이정도라니 , 살짝 휴대폰이 괜히 원

망스럽다 . 편한 것 , 익숙한 것 , 그리고 새로운 것들은 인연처럼 만나보고 상대를

해 봐야 겨우 그 가진 속성을 최소나마 이해하게 되는 것 같고 , 아쉬워지고 불편

이란 것은 누군가의 옛 닉네임처럼 더딘그리움 같다 .

 

밤이 덮은 나무들은 밤보다 더 어둡고 ㅡ 제목을 오래 오래 곱씹는다 . 음 ......

밤 꽃이 한창일 때가 요즘 아니던가 ? 하면서 그 밤이 이 밤은 아니겠지만 ,

나는 밤나무의 밤 꽃들은 떠올렸다 . 그러면 밤이 ㅡ 가 아닌 밤은 ㅡ 이라고 ,

해야 하는걸까 ? 비가 오기에 그 비들에 고스란히 젖을 많고 많은 돌들 , 혹은

자갈들 , 또는 모나게 부서진 돌맹들이 과연 얼마나 제 몸에 그 빗물들을 품을

수 있을 건지 , 젖는다고만 생각했지 돌 속에 젖음을 담는다고는 생각치 못해

" 섬 " 으로 갈까 하다 발길을 눈길을 밤이 덮은 나무들을 향해 옮겼다 . 그 밤

이나 지금이나 , 시인이 불러낸 밤이나 , 속절없이 어두울 시간이긴 하니까 .....

 

 

y*****7 2018.06.28. 신고 공감 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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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풍경에서부터 ㅡ조 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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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풍경에서부터조은 ㅡ젖은 사람들이 간다집들이 조금씩 기운다빗물이 내 몸으로 흘러드는지가라앉으며 섬이 불쑥 다가온다 질경이 강아지풀 동백뽕나무 열매 깎인 바위섬의 맥박 같은 무덤들섬으로 물을 미는 사방 바다노인들섬에도 비가 온다폭풍우 속 비틀거리는 섬 하나아 , 그림자도 젖은 사람들의 쉰 목소리가벼랑에 핀 꽃보다 아름답다밤이 오고밝게 달리는 비 , 비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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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풍경에서부터

조은



젖은 사람들이 간다
집들이 조금씩 기운다
빗물이 내 몸으로 흘러드는지
가라앉으며 섬이 불쑥 다가온다
질경이 강아지풀 동백
뽕나무 열매 깎인 바위
섬의 맥박 같은 무덤들
섬으로 물을 미는 사방 바다
노인들
섬에도 비가 온다
폭풍우 속 비틀거리는 섬 하나
아 , 그림자도 젖은 사람들의 쉰 목소리가
벼랑에 핀 꽃보다 아름답다
밤이 오고
밝게 달리는 비 , 비

( 본문 88 쪽 )

조은 시집 ㅡ [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
ㅡ 중 , <비오는 풍경에서부터>


 



서울에 올라오고 일주일만에 수면제와 신경 안정제를 먹고 , 새벽 두시쯤 잠을 청했다 .

그 동안은 바짝 긴장을 해야 부모님들의 일손이 엉키지 않기에 푹자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 매년 여름이되면 부모님과 호흡을 맞춰 일을 봐주시던 비둘기이모가 올해는

개인적인 일로 오시지 못한다고 , 나는 순전히 이모만 믿고 , 올라온거나 다름없는데 ...

 

비둘기 이모는 윤이 어릴 때 지어준 별명이다 . 연세가 꽤 있으시고 마르고 주름많지만

웃으면 호호 할머니처럼 인상이 따듯하고 , 같이 있으면 기대도 될 부모님보다 더 의지

가 되서 나도 윤도 너무 좋아하던 이모 .

 

이모가 하던 많은 일들을 서툰 내가 돕자니 우리는 종종 일손이 엉키고 , 나는 재량이

반의 반 컵도 안되는 사람인데 자꾸 그보다 더 해야한다는 부모님의 압박에 피곤함

과 피로가 밀물처럼 몰려든다 .

 

여기선 나의 위로는 그저 빗소리와 늦은 새벽이다 . 그 시간만이 잠시잠깐 나로 , 있

을 수 있다 .

함께 있는데 우린 참 섬같다 . 가족이란 것도 섬이나 다를 것 없다는 걸 이상하게도

시를 읽으며 이해를 한다 . 밀물 , 썰물같이 우리는 부딪혀가며 깎여야하리 .

 

이 우중에 나의 빈 집은 안녕한 걸까 ? 내 방이 ... 몹시 그립다 .

y*****7 2018.07.01. 신고 공감 7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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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걸어 다니기 시작한다 ㅡ 파꽃 ; 조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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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ㅡ가까이하면 눈물이 난다너의 방을 두드리는내 몹시도 발목이 비틀거렸다가까이하면 눈물이 나는 존재여가까이하면 눈물이 나는 존재여머리 숙이고 있어도 몇 발짝 앞문 잠그는 너의 손가락이 보였다간혹 보였다눈이 다 감기도록 우울하고 신선한 존재여긴 밤을 위해핏줄 사이로 끈끈한바람이 걸어 다니기 시작한다캄캄하게 채워진 내 몸의 단추가하나씩 하나씩 풀어지기 시작한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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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꽃



가까이하면 눈물이 난다

너의 방을 두드리는
내 몹시도 발목이 비틀거렸다

가까이하면 눈물이 나는 존재여
가까이하면 눈물이 나는 존재여

머리 숙이고 있어도 몇 발짝 앞
문 잠그는 너의 손가락이 보였다
간혹 보였다

눈이 다 감기도록 우울하고 신선한 존재여
긴 밤을 위해
핏줄 사이로 끈끈한
바람이 걸어 다니기 시작한다

캄캄하게 채워진 내 몸의 단추가
하나씩 하나씩 풀어지기 시작한다
파꽃이여

[ 본문 26쪽 ]

조은 시집 ㅡ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받아 주지 않는다 , 중에서

 

시집의 페이지를 2박 3일간 열어 놓고는 지나치며 , 가만 앉아서 , 시와 제목이 내 안에서

어떤 이미지를 그리나 기다리는 중 ㅡ

처음엔 파꽃이 촛불이다가 , 나중엔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얹혀지길래 , 시인도

하얀 파꽃이 일렁일렁 밤바람에 춤추는 풍경을 기도하는 심정으로 내다보았나 , 싶었다 .

파는 , 파꽃은 그냥 너른 밭에 있고 , 물러나 그걸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파에게 생명을

달리 주는 것을 느끼게 된다 .

 

오늘 부추를 손질하다가 , 돌아서서 잠시 다른 일을 하고 돌아오면 그 잠깐 사이 시들어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 아 , 이것들도 사람의 손길 , 눈길을 받고 사는가 싶어져서 ...

어쩜 좋니 , 부추야 너 곧 칼질을 당하고 쓱 무쳐낼텐데 ...


 



y*****7 2018.08.20. 신고 공감 5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