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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속을 흐르는 공중에 묻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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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새들에게   푸른 하늘에 뿌려다오 구름을 닮은 날개와 추억을 닮은 눈동자 어울려 저녁 별 살찌우는 양식이 되어 다오 지상의 발걸음은 하찮은 것이었으니 육신은 껍데기뿐이었으니 거리를 배회하던 등불과 안개 오랜 늑골 깊이 쌓인 슬픔도 꺼내 가 다오 내 심장의 씨앗과 내 뇌수의 고통 또한 파헤쳐 찬란히 뿌리고 싶으니 세월의 머리카락과 붉은 잎 섞여 타오르는 들판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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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새들에게

 

 

푸른 하늘에 뿌려다오

구름을 닮은 날개와

추억을 닮은 눈동자

어울려 저녁 별 살찌우는 양식이 되어 다오

지상의 발걸음은 하찮은 것이었으니

육신은 껍데기뿐이었으니

거리를 배회하던 등불과 안개

오랜 늑골 깊이 쌓인 슬픔도 꺼내 가 다오

내 심장의 씨앗과

내 뇌수의 고통 또한 파헤쳐 찬란히 뿌리고 싶으니

세월의 머리카락과 붉은 잎 섞여 타오르는 들판

날아오르는 것들은 다 새가 아니라고

오, 날아오르는 것들은 다 환희가 아니라고

어두운 이 지상의 창문과 지붕 위

너의 눈을 빌어

너의 날개를 빌어

수천 갈래 흩어지는 숨구멍

공기 속을 흐르는 공중에 묻어 다오

 

 

2020년 7월 25일, 엄마가 지상에서의 삶을 접으셨다. 아흔일곱 살.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두 번의 전쟁을 겪고, 거의 한 세기 가까운 세월을 살면서 여덟 명의 자식을 낳아 셋을 먼저 보냈다. 고기를 드시지 않고, 도시에 살면서는 층계와 옥상에 꽃과 나무를 환하게 키우셨다. 아흔이 넘어서도 소녀처럼 부끄러움을 탔다. 돌아가시기 하루 전까지 아들과 며느리를 또렷이 알아보시고 떡을 챙겨 주고 싶어 하셨다. 당신보다 늘 자식이 먼저라고 여기며 실천한 엄마였다. 잠깐 기억을 잘 못하는 시기가 있었을 뿐 기억이 초롱초롱해 더 오래 사실 줄 알았는데 자식들을 부르지 않고 홀로 조용히 가셨다. 당신은 고향 땅 서당 훈장 집 딸의 자리로, 무지개 다리 건너 당신의 본래 자리로 가신 걸까. 새의 눈을 빌고 새의 날개를 빌어 날아가신걸까.

 

엄마는 서울추모공원에서 두세 홉의 뼈로 남았다. 화장을 하는 불에 들어간 지 한 시간 이십분 만에 뼈로 남았다. 곱게 빻으니 불과 어른의 두세 홉밖에 안 될 만큼 작아졌다. 워낙 가볍게 사신 분이었다. 당신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절제하고 자식이나 다른 사람들 입에 들어가는 것을 기꺼워했다. 두세 홉의 뼈로 남은 우리 엄마. 푸른 하늘에 뿌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모셔져 있는 선산, 엄마의 가묘가 이미 있었다. 비가 내리는 저녁에 당신을 거기 모셨다. 비가 여러 날 내린 뒤라 신발에 흙이 달라붙었고 당신의 뼈를 묻는 무덤도 젖어 있었다. 지상에서 너무 고단했던 삶, 수천 갈래 흩어지는 숨구멍을 공기 속을 흐르는 공중에 묻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었을 텐데, 가난하고 주변머리 없는 자식들은 그저 아버지 옆, 무덤에 당신을 묻고 울었다.

YES마니아 : 골드 g*******g 2020.10.07.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