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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사람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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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벌레’라고 부르면 무엇에 빠져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을 이릅니다. <책벌레>도 어쩌면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책을 좋아해서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때로는 책밖에 모르는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로도 쓴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짜 책을 갉아먹는 서두(書蠹)라는 일종의 진드기를 의미하는 한자어를 가져와서 책을 많이 읽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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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벌레’라고 부르면 무엇에 빠져 그것밖에 모르는 사람을 이릅니다. <책벌레>도 어쩌면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책을 좋아해서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때로는 책밖에 모르는 사람을 조롱하는 의미로도 쓴다고 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짜 책을 갉아먹는 서두(書蠹)라는 일종의 진드기를 의미하는 한자어를 가져와서 책을 많이 읽기만 하고 활용할 줄 모르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뮌헨대학에서 체계이론을 가르치는 클라스 후이징의 <책벌레>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책벌레 이야기를 독특한 구조로 구성한 소설입니다. <책벌레>은 두 개의 이야기와 책읽기에 관한 짧은 아홉 개의 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이야기는 200여년의 시차가 있어 각각 다른 주인공이 이끌어갑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말미에 이르면 앞의 이야기가 뒷 이야기의 액자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소설은 책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살인과 강도짓으로 얻은 돈으로 책을 사들인 혐의로 종신형을 언도받은 작센주 포르제나의 목사 게오르크 티니우스의 사건을 축으로 작가가 창조한 팔크 라인홀트가 2세기 뒤에 6만권을 수집한 티니우스가 출판한 다섯 권의 책을 뒤쫓으면서 티니우스를 닮아가는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팔크 라인홀트는 요한 게오르크 티니우스의 전기를 남김없이 마셔버렸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그 자신이 티니우스의 텍스트가 되었다.(151쪽)” 무슨 일이든 집착이 생기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책읽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는 누구의 글이라고 콕 짚어주지는 않았지만, 아주 익숙한 글귀들이 등장합니다. 당연히 처음 대하는 구절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팔크는 마들렌을 먹을 때처럼 단어들을 오래 전에 식어 씁쓸해진 차에 적셔 입에 넣고는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천천히 혀로 굴렸다.(109쪽)”라는 대목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완네집 쪽으로; >의 한 장면을 가지고 온 것입니다.


아홉 개의 양탄자들은 글과 작가, 독자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짧은 수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양탄자에서는 플라톤의 <파이드로스>를 인용하여 글의 의미를 논하였습니다. 두 번째 양탄자에서는 ‘최초의 작가는 누구일까?’하는 질문을 내놓은 저자는 ‘자연이 한 권의 책’이라고 한다면 신이 최초의 작가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세 번째 양탄자에서는 배움의 방법을 논하는데, 기억력보다는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네 번째 양탄자에서 말하는 책에도 얼굴이 있다는 설명은 아마도 글 쓰는 이마다의 색깔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독서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다섯 번째 양탄자는 크게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독서의 체험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한 자루의 도끼와 같다(117쪽)’라는 놀라운 비유를 인용한 것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책의 세속적 측면을 다룬 여섯 번째 양탄자도 독특한 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책은 우리 자신과 동일화시킬 대상을 제공하는가?’하는 의문을 제기한 일곱 번째 양탄자는 아무래도 제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자는 공작새다’라는 제목의 여덟 번째 양탄자도 생각거리가 많은 항목입니다. “맹목적이고 게으른 심성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앓고 있는 전염병(179쪽)‘이라고 비유한 것을 보면 저자는 독자의 분발을 에둘러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양탄자 ‘독서의 기술’이야말로 이 책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는 “내가 기대하는 독자란 적어도 세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독자는 침착하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텍스트를 읽어야 한다. 독자는 독자 자신과 자신의 ‘교양’을 개입시키려 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독자는 책의 말미에 일종의 결론으로서 ‘도표’들이 나오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197쪽)”라는 구절이야말로 저자가 이 책을 읽은 이에게 당부하는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홉 개의 양탄자는 저자 나름대로의 독서의 문화사였던 것입니다.

y*****2 2016.12.23.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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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대한 열정을 일깨워 준 두 독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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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쉽게 읽으려면 단순히 독서에 광적으로 빠져 버린 두 독서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으면 된다. 그러면 책은 얇고, 작고, 글자도 얼마 안 되어 금방 넘어가리라. 하지만, 이 자그마한 책 속에는, 단순하게 두 독서광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그 독서광들을 통해 글을 어떻게 읽는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이것은 이제까지의 내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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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쉽게 읽으려면 단순히 독서에 광적으로 빠져 버린 두 독서광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으면 된다. 그러면 책은 얇고, 작고, 글자도 얼마 안 되어 금방 넘어가리라. 하지만, 이 자그마한 책 속에는, 단순하게 두 독서광에 대한 이야기만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그 독서광들을 통해 글을 어떻게 읽는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이것은 이제까지의 내 독서 습관, 내 독서 기호에 대한 반성을 불러일으켰고, 내 안에 독서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심어주었다. 내 얕은 지식으로는 완전히 소화해 내기에 어려워 읽고 또 읽어 봐야 하지만 이 책의 완전화 소화에 기꺼이 도전하고 싶다. 요즘 나오는 가벼운 도서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진정한 독서에 목말라 하는 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YES마니아 : 로얄 t****n 2004.10.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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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네.....어디에? 어디기는 걸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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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정말 감동적이고 탁월하여 인류의 등불이 될 만한 책이 있고(앙드레 지드 "좁은문" 도스또옙스끼의 "까라마조프 형제들"등등) , 비할데 없이 창조적이고 독특하여 걸출한 자리에 오른 작품들이 있다.(쥐스킨트의 "향수",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등등) 이 책 책벌레는 후자에 가깝다. 근데 후자의 경우도 세가지로 나뉜다. 소설구조가 특이한
"가깝네.....어디에? 어디기는 걸작에" 내용보기
걸작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정말 감동적이고 탁월하여 인류의 등불이 될 만한 책이 있고(앙드레 지드 "좁은문" 도스또옙스끼의 "까라마조프 형제들"등등) , 비할데 없이 창조적이고 독특하여 걸출한 자리에 오른 작품들이 있다.(쥐스킨트의 "향수", 에메의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등등) 이 책 책벌레는 후자에 가깝다. 근데 후자의 경우도 세가지로 나뉜다. 소설구조가 특이한 경우가 있고(밀란쿤데라의 "불멸") 내용이 특이한 경우("향수") 그리고 문체가 특이한 경우이다. 이 책은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라인홀트라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고 있는 남자가 티니우스라는 두세기전의 목사를 책속에서 만난다. 그에게 매료된 라인홀트는 그의 책을 구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른다. 티니우스라는 인물도 책을 살 돈을 위해 살인을 저질러 구속되었다 풀려난 인물이다. 티니우스는 죄에 비해 가벼운 판결을 받고 이후 풀려나 자유롭게 살고 있고-비록 고령이나- , 라인홀트는 생전에 그 죄값을 받지 않았다. 티니우스는 어느날 아무도 이유를 알수 없는 죽음속으로 사라졌고 라인홀트는 어느새 사라졌다. 티니우스 이야기 하나 라인홀트 이야기 하나 그리고 양탄자 하나로 이루어진다. 이런 구조가 아홉번 반복된다. 그럼 양탄자는 몇개개? 그렇다 의심할 나위 없이 아홉개다. 근데 이양탄자는 좀 특이한 천으로 짜여져 있다. <책들에는 얼굴이="" 있다=""><신은 작가이다=""><책은 정부이다=""> <글은 고아소년과="" 같다=""><독서의 기술="">등 작가 독서 독자에 대한 옛 선인들의 글로 짜여져 있다. 플라톤 니체 키에르케고르 루소 칸트 비트겐수타인 롤랑 바르트자크 데리다 등등 의 글이다. 마지막으로 그의 문체 또한 창조적이기 그지 없다. 가끔씩 너무 간섭을 많이 하고 촐랑되기도 하지만 아름답기 그지 없는 재밌는 문체이다. 재미가 아름다움이 되는 문체는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책은 정말이지 매우 진귀하다. 특히 라인홀트가 여자친구에게 이별편지를 보내는 장면은 정말이지 우스워 넘어갈뻔했다. 나는 금방 이 책이 왜 훌륭한가에 대해 내용 구성 문체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참 보잘것 없는 설명이다. 하긴 내가 어떻게 설명해봤자 이 책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긴 힘들 것 같다. 사라.... 아니면 친구에게 빌려서 갖다주지마라. (내한테 빌릴 생각은 하지도 마라) 그도 아니라면 훔쳐라. 이책은 소장할만 하다.
c****n 2002.05.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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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그러나 깊이 있는
"가장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그러나 깊이 있는" 내용보기
이 책을 고른 이들은 아마도 각자 어떤 기대를 했을까? 제목에서 느껴지는 호기심? 동병상련? 또는 광인 내지는 광기로 물든 살인? 또는 책을 집어들면서 남들에게 보여질 존경어린 눈길들? 내 경우는... 굳이 밝히자면 컴퓨터와 영상만이 독보적인 이 시점에서 왜 하필 "책벌레"여야하는지.. 그 기획의도가 자뭇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계기로 옛날에 읽었던 셜록홈즈 시리즈보다
"가장 익살스럽고 재미있는, 그러나 깊이 있는" 내용보기
이 책을 고른 이들은 아마도 각자 어떤 기대를 했을까? 제목에서 느껴지는 호기심? 동병상련? 또는 광인 내지는 광기로 물든 살인? 또는 책을 집어들면서 남들에게 보여질 존경어린 눈길들? 내 경우는... 굳이 밝히자면 컴퓨터와 영상만이 독보적인 이 시점에서 왜 하필 "책벌레"여야하는지.. 그 기획의도가 자뭇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계기로 옛날에 읽었던 셜록홈즈 시리즈보다 더 깔깔거리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말이다. 요한 게오르크 티니우스와 팔크 라인홀트. 중대시대 목사와 현재의 대학생. 별 공통점도 없을 지 모를 이 사람들은 책-수집가라는 점에서 교류하고 둘 간의 간격은 서서히 좁혀진다. 단순한 책의 줄거리만 보자면 머 별로 재미없을 수도 있겠다. 가끔 영화에서 시도되거나 또는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코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흔한 이야기에 혼을 불어넣은 후이징의 탁월함은 바로 첫 문장에서부터 시작한다. 티니우스의 인물묘사부터 찬찬히 곱씹어가며 그가 범상치않은 인물이라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기도 하고, 그의 성명에 따른 역사를 재구성하기도 하고, 특히 감히 독자가 생각했을 수도 없는 것들을 괄호 안의 이야기로 생각하게끔 한다. 별 상관없을 만한 문맥에서 웃게 만들고, 이야기를 엮어가는 그의 능력에 놀라기도 하면서..- 특히 티니우스가 감옥에서 어떤 무지한 수감자에게 암호를 가르쳐서 그가 후에 석방되자, 그가 미국에 가서 모르스에게 그 암호를 팔아버린... 얼토당토 않은 허구적 이야기들 - 늘상 그의 재치에 웃기만 하다가 끝나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오락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팔크가 데리다 선생을 이기기 위한 문학에 또는 철학적 성찰에 관한 나름대로의 정리는 현재 문학수업에서 거론되는 -특히 독문학 전공자에게는 귀따갑게 많이 들리는 - 핵심 기둥들이 쭈욱 나열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미로만 보지말고 한 단락씩을 생각하며 읽어보면 그 이치는 자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서술을 이끌었던 후이징의 수다스러움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내 주변의 모든 상황들에 다 의심을 품어본다.. 경칩에 뛰어오른다던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혹시 조선시대 첩보의 모르스 부호는 아닐까??
y*****g 2002.03.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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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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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무엇을 느끼라는 것인지... 좋다는 사람도 많고 평도 좋았지만.. 내눈에는 그저 어설픈 흉내내기로만 보인다.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무지에서 온 편견일런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을 때 선택하여서 일까? 감동은 커녕 읽는 내내 이유를 선뜻 설명하기 힘든 짜증만 유발했던 책이다. 추리적 구성의 긴박한 호흡과 절묘한 위트 덕분에 현학의 냄새는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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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무엇을 느끼라는 것인지... 좋다는 사람도 많고 평도 좋았지만.. 내눈에는 그저 어설픈 흉내내기로만 보인다.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무지에서 온 편견일런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을 때 선택하여서 일까? 감동은 커녕 읽는 내내 이유를 선뜻 설명하기 힘든 짜증만 유발했던 책이다. 추리적 구성의 긴박한 호흡과 절묘한 위트 덕분에 현학의 냄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들 하는데....ㅡ.ㅡ;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런것이 오히려 현학의 냄새를 풍기며 위세를 부리는 듯한 느낌만 받았을 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평이 많은 책을 나만 이렇게 느꼈다는게 .... 믿을수 없는일이다.^^;
a******i 2004.03.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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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텍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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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 책 저 책 가리지 않고 두루 먹어치우는 부류. 책의 한 부류에 깊이 빠져 사막 속의 모래구덩이같은 끝모를 곳으로 죽는 줄 모르고 몰입해가는 부류. 어쨌거나 책은 사람을 죽이게도 하는 매력덩어리이다. 독서라는 것, 단순하게 책읽는 과정만은 아니다. 활자의 운명까지도 읽는 자에게 매여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다. 한 두 번 보아서는 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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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 책 저 책 가리지 않고 두루 먹어치우는 부류. 책의 한 부류에 깊이 빠져 사막 속의 모래구덩이같은 끝모를 곳으로 죽는 줄 모르고 몰입해가는 부류. 어쨌거나 책은 사람을 죽이게도 하는 매력덩어리이다. 독서라는 것, 단순하게 책읽는 과정만은 아니다. 활자의 운명까지도 읽는 자에게 매여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이 책은 결코 쉽지 않다. 한 두 번 보아서는 대강만을 훑을 수 있을 뿐이다. 그저 누가 책읽기에 중독되어서 살인까지도 저지르는 광기에 허덕였더라 하는 것과, 후대에 누가 한 작가에 빠져서 그가 간 길을 밟더니만 끝내는 증발해 버렸더라는 정도. 두 희한한 책벌레의 인생에 대해서 조금 맛볼 수 있을 정도. 이 책은 중간 중간 독서에 대한 텍스트를 일러주면서 오히려 이 책에 대한 독서는 방해한다. 하지만 따로 떼어서 독서의 기술과 쓰기의 기술을 요약해 준 양탄자를 탄다면 의외로 방해받지 않고 책 속을 유영할 수 있다. 이 책에선 고도의 지적인 곰팡이 냄새가 난다. 경악을 금치못할 탁월함이랄까 그런 게 있다. 그래서 나처럼 쉽게 책을 읽으려는 사람을 진땀나게 하는 벌을 준다. 반드시 양탄자들만 따로 모아 보라, 이보다 더 훌륭한 독서에 대한 텍스트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의 숨겨 논 카드가 아닐까 싶다.
b*******l 2002.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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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독서광과 여러 텍스트들의 환상적 조합
"두 독서광과 여러 텍스트들의 환상적 조합" 내용보기
정말 굉장하다. 개인적으로 난 고대소설이나 근대소설에서 나타나는 작가개입형소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체홉, 고골리, 도스토예프스키등의 러시아 소설을 아주 좋아한다. 물론 드라마의 나레이션처럼 타자(독자,시청자)를 산만하게 하고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어쩜 이러한 구성이 작가가 가지고 싶어하는 이상적 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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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굉장하다. 개인적으로 난 고대소설이나 근대소설에서 나타나는 작가개입형소설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서 체홉, 고골리, 도스토예프스키등의 러시아 소설을 아주 좋아한다. 물론 드라마의 나레이션처럼 타자(독자,시청자)를 산만하게 하고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지만 어쩜 이러한 구성이 작가가 가지고 싶어하는 이상적 구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다른 귄위있는 텍스트들의 기묘한 조합으로 더욱 이러한 구성적 가능성을 열었다. 양서란 뭘까? 이 넘쳐나는 활자의 세상에서 우린 어떤 책을 읽고 기억해야 하는가. 이 책의 두 독서광들은 결국 활자,텍스트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결국 양서란 그들과 같은 그러한 정신적,도덕적 냉혹함과 결핍을 경계하게 하는 책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린 양서를 선별하는 능력을 가지게 될것인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것 역시 독서를 통해 가능하다. 아님 독서가 직접경험이라면 간접경험을 통해서도 가능할 것이다. 구텐베르크가 첫 인쇄한 성경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10권이 남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 물건이 경매 시장에 나오자 마자 그 책을 사들이는 사람은 다름이 아닌 그 성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왜? 그 사람은 그 책을 사들일까? 그것은 희소가치라는 자본주의 경제원리 때문이다. 그 책을 사서 그 한권을 불태워 버리면 9권이 남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매에 나오자 마자 그 책을 사모은다는 것이다. 얼마나 기가막힌 짓인가. 지식은 나누어야 하고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은 뜻 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리뷰판이 변별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다른 독자의 독서 방향 이정표가 될 수 있지 않나 쉽다. 독서는 플라톤에 나오는 파르마콘처럼 독이면서도 약이라는 양가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의 장폴 사르트르의 책이 한 출판사의 문집으로 1번 책인 이유는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 책을 우선 보고 이 책을 읽는다면 양서와 그렇지 못한 책들을 구별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고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이 책 서평으로 돌아와 간단히 말하자면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생각의 꺼리를 남겨주는 근래에 보기 드문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란 말을 내 책 뒤에다 적어본다.

[인상깊은구절]
habent sua fata libelli - 테렌티아누스 마우루스 "책들은 저마다 운명을 지니고 있다"라는 뜻. 완전한 문장은 pro captu lectoris habent fata sua libelli로, "독자가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서 책들은 운명을 달리한다"는 뜻.
n****2 2002.05.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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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책 속에서 헤매게 만든 책.
"나를 책 속에서 헤매게 만든 책." 내용보기
책벌레. 나는 이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그리고 첫장에 나온 남자의 초상화를 보고 사고 말았다. 그리고 곧 이 책 속에 빠져 헤매게 되었다. 뭐랄까. 단순한(?) 책벌레일뿐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엄청 복잡하게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이 책은 나를 문장들 속에서 길을 잃게 만들었고 티니우스가 쓴 책을 읽고, 해석하고, 해독하고, 마셔버린(얼마나 매력적인가. 책을 마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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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나는 이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그리고 첫장에 나온 남자의 초상화를 보고 사고 말았다. 그리고 곧 이 책 속에 빠져 헤매게 되었다. 뭐랄까. 단순한(?) 책벌레일뿐인 두 남자의 이야기가 머릿속을 엄청 복잡하게 만들고 말았던 것이다. 이 책은 나를 문장들 속에서 길을 잃게 만들었고 티니우스가 쓴 책을 읽고, 해석하고, 해독하고, 마셔버린(얼마나 매력적인가. 책을 마신다는 표현은.) 라인홀트, 그 자체가 되게 만들었다. 자신의 끊임없는 소유욕, 지식욕을 만족시키기위해 자신의 장모를 죽이고 사기를 친 티니우스. 그리고 책 속으로 사라져버린 라인홀트. 그들은 진정한 책벌레였다.
r******7 2002.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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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의 자살, 혹은 육체의 소멸같은 책
"친한 친구의 자살, 혹은 육체의 소멸같은 책" 내용보기
여느 관광객이 "어머 정말 멋진 체험이었어!"하는 체험과는 달랐다. 이 책을 만난 일은. 컴퓨터에 돌아다니는 하찮은 텍스트들과도 달랐고 고서인척 우쭐대는 텍스트들과도 달랐다. 무언가 알려주었다. 그래서.. 라인홀트가 서점에서 억지로 떼어낸 서로 다른 두 책의 운명처럼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의 이상한 끈을 느낀다. (그래도 공감은 가면서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두 장서수
"친한 친구의 자살, 혹은 육체의 소멸같은 책" 내용보기
여느 관광객이 "어머 정말 멋진 체험이었어!"하는 체험과는 달랐다. 이 책을 만난 일은. 컴퓨터에 돌아다니는 하찮은 텍스트들과도 달랐고 고서인척 우쭐대는 텍스트들과도 달랐다. 무언가 알려주었다. 그래서.. 라인홀트가 서점에서 억지로 떼어낸 서로 다른 두 책의 운명처럼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의 이상한 끈을 느낀다. (그래도 공감은 가면서도 다행이다 싶은 것은 두 장서수집가와의 끈은 내게 아무래도 무리라는 점이겠지만) 무언가.. 이 책에는, 이 책 속의 수많은 주름과 틈 사이에는 누군가가 찾아올 다음 사람을 위해 숨겨놓은 진리가 숨어있을 것만 같은데 호기심만이 편도선에서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그냥 쉽게 알려다오.. 뭔가 잔뜩 숙제꺼리를 떠맡은 기분이 들지만 나는 당장 과제를 풀 기운이 없다. 고개를 잔뜩 수그려 허리를 있는 대로 꺾어 바다 속 저 끝에 무엇이 있나 궁금했던 피아노의 한 장면만 같다. 발목에 피아노를 매달고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야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무엇가. 결국 닿을 수 있을 것인가. 약간의 초조함이 여운으로 남았다. 영혼의 빈혈. 마셔도 마셔도 목이 마르다. 이 책 역시. 내 운명의 책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책이 어딘가 있을 거라는 희망.. 책이 내게 속삭여 알려주었다.
j****6 2002.04.2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