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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마음비움에 대한 사색>은 마성(摩聖)스님이 그동안 여러 곳에서 발표한 글들을 한권으로 묶어 낸 것이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최근의 글은 물론 멀리 20여 년 전에 쓴 글까지 스님이 겪은 사색의 나이테가 어렴픗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친절한 문장맛이 있어서 산만하지 않게 하나의 책으로 일관된 격조를 유지하고 있다.
크게 10장(章)으로 나뉘었는데, 각 장은 엄격하게 주제의 경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스님이 서문에서 밝힌 대로 각 단편들이 나름대로 완결된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마음 가는 대로 어디든지 펼쳐서 읽어도 될 듯 싶다.
이 책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만, 유학을 다녀올 만큼 불학에 대한 열정이 있는 스님의 학구적인 자세를 은연중에 엿볼 수 있다. 가령 부처님 말씀을 여러 경전을 인용해서 딱딱하지 않게 전달하며, 불교용어도 범어나 팔리어를 달아서 어원을 통해 정확하게 설명하기도 한다.
그리고 불교 현장에 직접 몸 담고 있으면서 느끼는 올바르지 못한 풍조에 대해 비판의 시각을 주저하지 않는다. 가령 명상의 상업화나 스님의 자기 체험에 빗대어 요새도 불거진 종교적인 이유과 결부된 군대 문제, 자살과 안락사, 자기 중심적이고 기복으로 흐르는 불교와 불당 안에 위패를 모시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지적 같은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일부 불교학자들 중에 우물 안 개구리처럼 한국불교에 갖는 지나친 자만심에 대한 경계라던가, 선(禪)에 치우쳐 이론으로서의 불교학이 저조한 현 상황의 우려는 정말 진지하게 살펴볼 대목이라 생각한다.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비교는 스님이 직접 겪은 경험을 밑바탕으로 해서 쓴 글인데, 다른 책들에서 얻지 못할 귀한 정보로 보인다. 그리고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현상과 본질'이란 제목을 가진 글인데, 세상의 두 가지 진리-일반적이고 세속적인 차원의 진리인 속제와 절대적 진리인 진제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즉 사람들이 세속의 차원과 본질의 차원을 혼동하거나 마구 섞어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사용하면 오해가 생기고 대화가 단절될 수 있음을 근본적인 입장에서 지적해 내고 있다.
이렇게 이 책은 전체적으로 친절하고 자상한 마성스님의 유연한 글들이 이어져 있지만. 그 와중에서도 따끔한 일침들이 숨어 있어, 불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엿보기도 하였고 더불어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