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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지리 시간에 열심히 졸았던 걸 떠올리면서 읽었다. 그래도 처음엔 사진도 많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어가 있어서 지리수업만큼 졸리진 않았는데 한 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해서 좀 중구난방이었다. 좀 더 지리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했으나 지엽적인 것만 파고들어서 전체적으로 통일성이 없었다. 그리고 막바지에 우리나라 지리 이야길 하는데 뭔가 좀 걸린다. 청계천 복원부터 해서 그다지 성향이 맞지 않았다. 그게 복원이라니 옆집 개도 웃을 일이다. 몽골의 인구장려책에 대해 얘기하면서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하는데 어디가 볼만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몽골의 인구 장려책을 읊어보자면 우선 8명 이상 아이를 낳은 어머니는 매년 노동자 평균 월급의 9개월분에 해당하는 액수를 상금으로 받고, 국모(國母)란 칭호의 1등 훈장을 받는다. 18세가 되면 남녀가 선거권을 갖는데, 이때까지 결혼하지 않은 독신자는 월수입 2%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어야 하며, 결혼 1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하면 역시 월수입의 2%를 벌금으로 낸다. 다른 조항은 뭐 그냥저냥 넘어갔지만, 이 부분에선 저 조항들을 우리나라에 고대로 적용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머리가 아파왔다. 요즘 떠드는 인구장려에 대해서 국가의 개인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느껴서 상당히 껄끄러운데 말이다. 애 낳으면 준다는 그 정도 돈 가지고 인구 감소 상황이 해결 가능하다고 진심으로 믿는 걸까? 책의 앞부분은 대개 지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늘어놓은 거라 거북함은 느끼지 않았는데 후반부 들어와 인간생활 부분이 많이 나오면서 나와 맞지 않는 저자의 주장이 개입되어 상당히 껄끄러워졌다. 그리고 끝에 그냥 지리에 대한 어떤 이야길 한 다음에 제대로 된 마무리 없이 그냥 끝낸다. 정리글이 없다. 중고등학생이 학교 공부 복습 차원에서 보면 모를까, 성인이 새로운 걸 알기 위해서 보기엔 많이 부족한 책이었다. 역시 책은 한 번쯤은 직접 본 다음에 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