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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내가 없어도 멀쩡할까? [나 없는 내 인생]
"세상은 내가 없어도 멀쩡할까? [나 없는 내 인생]" 내용보기
1. 슬프면서도 깔끔하고 아름다운 영화 <나 없는 내 인생 My Life Without Me>은 2003년 스페인의 이사벨 코이셋 감독이 낸시 킨케이드의 단편소설 <침대를 뗏목 삼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2.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첫 사랑을 만나 같이 살게 되면서 여섯 살과 네 살의 딸 둘을 두게 된 앤(사라 폴리), 돈을 벌려고 밤에 대학에 청소하러 가야 하고, 엄마 집 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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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슬프면서도 깔끔하고 아름다운 영화 <나 없는 내 인생 My Life Without Me>은 2003년 스페인의

이사벨 코이셋 감독이 낸시 킨케이드의 단편소설 <침대를 뗏목 삼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2.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첫 사랑을 만나 같이 살게 되면서 여섯 살과 네 살의 딸 둘을 두게 된 앤(사라 폴리),

돈을 벌려고 밤에 대학에 청소하러 가야 하고, 엄마 집 마당에서 트레일러를 갖다놓고 사는데,

가난하지만 행복을 듬뿍 느끼며 살기에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다.

 

딸들인 페니와 팟찌는 마냥 귀엽고,

옆지기는 수영장을 만드는 일꾼으로 한 해의 반은 놀지만 그래도 아내인 앤을 무척 사랑한다.

"난 당신을 만나서 너무 행복해. 돈이 없어 가난하게 살아도 당신이 옆에 있어 좋아..."

 

배가 아파 병원에 갔는데, 아이를 가진 줄 알았건만 의사의 입에서 나온 말은 날벼락이 따로 없다.

"애기집에 암이 생겼어요. 젊다보니 빨리 퍼져서 간과 위까지 번져 손을 쓸 수가 없네요..."

 

12월이면 스물 넷이 되는 앤한테 살 날이 두세 달밖에 안 남았다 한다.

사랑하는 옆지기 돈(스콧 스피드맨)과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 둘을 두고 어딜 간단 말인가...

 

"난 술도 안 하고, 담배도 안 피우고, 마약도 안 했어...그런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아무리 생각해도 착하게 살아온 앤은 억울하기 짝이 없다.

 

이런 걸 보면, 리처드 도킨스가 쓴 책 <만들어진 신>에서 "신(하느님)은 없다. 사람이 만들어냈을 뿐 

" 이라는 말이 딱 맞다. 착하게 알콩달콩 살고 있는 집에 날벼락을 내리는 하느님은 엉터리다.

또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한테 바로 벌을 내리지 않고 두고 보는 하느님도 엉터리다.

없는 하느님을 갖고 이러쿵 저러쿵 했으니 다 틀릴 수밖에.

 

3.

병원에서 옆지기한테 알려야 한다고 하는데도, 집이나 일터에선 피가 모자라는 빈혈로 둘러댄다.

아무리 먹어도 자꾸 살이 빠지는 앤을 걱정해주는 일터 동료인 로리(아만다 플러머)나

엄마(데보라 해리)와 옆지기 돈은 고개만 갸웃거리며 걱정해줄 뿐이다.

 

앤은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모두에게 숨기고 '죽기 전에 해야 할 일' 열 가지를 써본다.

 

 (1) 아이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2) 남편에게 어울리며 아이를 좋아하는 새 아내 찾아주기

  이건 좀 주제 넘었다. 옆지기 돈이 나중에 알아서 할 일을 미리 챙길 까닭이 어디 있을까?


 (3) 아이들이 18살이 될 때까지의 생일 축하 메세지 녹음하기

  아직 한참 남은 아이들 때문에 일하러 간다고 말하고는 차 안에서 녹음하기 바쁘다.

  나 없이 지낼 아이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흘러내린다. 

 (4) 다 같이 웰러비 해안으로 소풍가기

  바다를 구경하지 못한 막내를 생각해서 하고자 하는 일인데, 영화를 잘랐는지 나오지 않는다???


 (5) 하고 싶은 만큼 담배 피고 술 마시기

  앤이 너무 착하게 산 게 억울해서 좀 놀아보려고 하지만, 이것도 안 된다. 바탕이 있는데...
 (6)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기 

  이 대목도 뚜렷하게 나오는 게 없다. 아버지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은 엄마한테 말을 해 보지만...

 

 (7) 다른 남자와 사랑하는 것이 어떤지 알아보기

  열일곱 살 때부터 첫사랑인 옆지기만을 사랑한 앤이 고를 수 있는 일로 보인다.

  끼리끼리 논다고 착한 앤한테 마음씨 좋고 여린 리(마크 러팔로)가 엮이게 되는데, 

  앤과 리의 사랑은 안타깝다. 이건 못할 짓이다. 리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므로.

 

 (8) 누군가 날 사랑하게 만들기

  측량 일을 하는 토목기사 리는 앤한테 빠져 허우적거린다. 

  "난 사랑의 병에 걸렸어. 그것도 옆지기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몹쓸 병에...날 살려줘..."

  앤이 어떤지 모르는 리가 할 수 있는 말이겠지.


 (9) 감옥에 계신 아빠 면회가기

  엄마가 미워하는 아버지이지만 찾아간다. 아버지의 뉘우침은 마음이 아프다.

  "애써도 안되는 사람이 있어. 사랑하면서도 자꾸 상처만 주고...행복하게 못 해줘 미안해..."
 (10) 손톱 관리받기, 머리모양 바꿔보기

  삶에 찌들려 안 해 본 일을 하려는 소박한 바람...뒤로 올려 묶은 머리가 더 예쁘다.

 

4.

슬픈 일을 슬프지 않은 듯이 깔끔하게 꾸민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울고불며 슬퍼하는 모습보다 못다한 일들을 하나씩 챙겨가는 게 보기에 훨씬 낫다.

군더더기가 없이 매끄럽고, 아름다우며 정감이 뚝뚝 묻어나는 모습이 좋다.

 

앤으로 나온 사라 폴리의 이빨은 가지런하지 못하다. 우리네 딴따라라면 돈을 들여 고르게 했을텐데.

그래도 옆지기 몰래 리를 만나 사랑하는 모습까지도 귀엽다.

차 안에서 만나 리가 앤의 어깨를 쓰다듬자, 앤은 "빨리 입맞추지 않으면 소리칠거야...꺅~"

 

디브이디는 화면이나 소리가 좋다. 값도 처음엔 18,000원이었는데 11,800원이면 알맞다.

영화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너스도 괜찮다.

영화를 찍는 가운데 감독의 나이가 마흔 살이 되어 잔치를 벌이는데,

내가 보기에는 50대 아줌마 같이 보여서 마흔이 맞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b******g 2008.08.03. 신고 공감 5 댓글 16
리뷰 총점 주간우수작
나 없는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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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에 나 없는 내 인생을 계획해야만 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스물 셋의 앤은 열 일곱에 만난 첫사랑 남편과 딸 둘을 두고 알콩달콩 살고 있는 여자다. 반 백수 상태인 남편을 대신해 야간청소부를 하면서 트레일러에 살고 있는 가난이 조금 심난하긴 하지만, 사랑하는 두 딸과 남편이 있다면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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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에 나 없는 내 인생을 계획해야만 했던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스물 셋의 앤은 열 일곱에 만난 첫사랑 남편과 딸 둘을 두고 알콩달콩 살고 있는 여자다. 반 백수 상태인 남편을 대신해 야간청소부를 하면서 트레일러에 살고 있는 가난이 조금 심난하긴 하지만, 사랑하는 두 딸과 남편이 있다면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그녀의 엄마는 왜 일찍 결혼을 해서 사서 고생이냐고 닥달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록 젊은 시절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겐 그보다 소중한 가족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던 그녀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난소암 말기이며, 치료도 불가능 하다는 의사의 진단...죽음 앞에 간당간당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 그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죽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록을 적기 시작한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던 여인의 용감함이 돋보이던 영화였다. 인생에 대해 어리광을 한번이라도 부림직도 한데도,  너무 일찍 철이 들어서 그런가, 인생의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장면이 아름답기도 하면서 안스럽더라. 그 나이에 더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왠지 내가 그녀에게 잘못이라도 한 듯 그렇게 미안했었다.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처지라면 그럴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했다. 쉽진 않지만 죽음을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해야할 일이 될 터이니까.  그나저나 주인공은 어쩜 그리도 쉽게 자신의 삶을 내려 놓을 수 있는지...내겐 그게 참 신기했다. 대걔 사람들은 그런 지경에 와서도 살기 위해 발악을 하고, 그 발악 끝에 주변 사람들을 다 지치게 한 후에 죽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정서상, 그렇게 차분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사회가 되지 못한다 .우리는...아니,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이려나.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때에 삶에만 집착하면서 결국 모든 것을 놓치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봐 왔던가. 그런면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던,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간 이후에 살아갈 사람들을 배려하던 그녀의 배려와 담대함이 아름다워 보였다. 내가 내 죽음 앞에서 그렇게 담대할 수 있기를 ...나 없는 내 인생이 너무 참담해서 주변 사람들을 달달 볶는 우는 범하지 말기를, 그런 바람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던 장면...치료를 거부하는 앤에게 주치의가 조언을 한다. 치료는 안해도 좋으니 병원에 오라고. 죽는 것도 쉽지 않다고. 고통을 겪지 않게 내가 도와주게 해 달라고. 삐쩍 말라서 하나도 멋있어 보이지 않던 남자였는데, 그 순간,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더라. 역시 인간은 외면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가로 멋짐이 판가름되는 것 같다. 아무리 못 생긴 사람이라도, 그렇게 인간적인 말을 내 뱉으면 그냥 잘 생겨져 보인다. 그렇게 보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일지도...





a*******0 2012.09.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