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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생 뇌의 1~2 %만 쓴다느니, 아인슈타인은 뇌의 10%를 썼다느니 하는 고정관념들은 아주 잘못된 명제들입니다. 뇌에서 받아들이는 정보의 약 5%만이 의식화된다는 과학적 팩트를 픽션화한 것들이지요.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나스는 뇌의 과잉계산을 줄여주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뇌로 인풋되는 수많은 정보들이 계속 의식화된다면 (예를 들어 눈 깜박임이 계속 의식화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혹은 간단한 물 마시기조차 일련의 프로그램을 돌려야 한다면 뇌의 냉각장치는 뇌보다도 훨씬 더 커져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겠죠.
이나스가 이런 주장을 하게 된 배경에는 '대뇌피질 운동영역 - 하올리브핵에 위치한 뇌교핵 - 소뇌피질 - 소뇌심부핵 - 시상 - 대뇌피질의 폐루프'를 집요하게 연구했던 이나스의 학문적 기반이 있습니다. 소뇌는 신체의 평형 및 공간 정보들을 쉬지 않고 수집하는데, 대뇌가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 이런 정보들을 계속 모니터링 해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대부분 의식화되지 않죠.
왜 그래야 하는지, 어떤 기전에 의해서 그러한지가 아주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 외 뇌의 과잉계산을 줄여주는 증거로 신경계의 효율을 높이는 고정행위패턴의 발생, 기능의 모듈화 등을 제시하고 있죠.
또 한 가지 이유는 뇌에 대한 독창적인 인식입니다. 뇌는 수많은 감각정보들을 통합하여 패턴을 인식하는 기계라는 것이죠. 좀 더 구체적으로, 뇌가 외부의 실재를 표상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어떤 이미지를 계속 그린다는 것이고, 강한 선택압력에 의해 진화적으로 그렇게 배선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마음입니다. 외부세계의 내부 이미지를 계속 생성하여, 의도된 바에 의해 정보를 재해석하고, 또는 기억장치를 이용하여 그 이전과 비교하고, 그 비교를 통해서 앞의 일을 예측하고, 그럼으로 내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뇌가 하드웨어고 마음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마음이 곧 뇌의 기능상태라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마음의 존재'가 어떤 강력한 이점이 있었기에 진화적으로 강한 선택압력을 받았는지는 스티븐 핑커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방대한 양이긴 하지만 우리의 마음에 대해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 주목해야 하는 마지막 이유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해석된 철학의 명제들이 우리에게 보다 높은 성찰을 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통증이 감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에는 우리는 결코 통증으로 우울증을 비롯한 극단적인 감정의 상태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결코 이해하지 못합니다.
또한 웹에 의해서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집단지성의 균일화가 왜 위험한지 혹은 이런 일이 실제로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뇌과학의 관점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도 웃음이나 분노 등의 모방성, 마약이나 도박 중독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할 여지가 있죠.
이나스는 전통적인 생물학자입니다. 세포와 시냅스의 작용만으로도 뇌를 이해할 수 있다고 보지요. 1장에서 12장까지 그런 일관성으로 의식과 마음의 기원을 풀어내고, 철학적 명제들도 담담하게 서술합니다.
전두엽이 어쨌느니 저쨌느니, 학습엔 어떤 영역이 중요하다느니 등의 신골상학적인 관점의 책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나스의 <꿈꾸는 기계의 진화> 는 뇌과학으로의 훌륭한 길잡이가 되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점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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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관념적인 생각에 빠져 지내는 사람도 한 가지 부인할 수 없는 점이 있으니, 자신의 그러한 성향마저도 ‘뇌’라는 물질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특정 상황에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작게는 본인이 인식하지 못하는 아주 미세한 반응들까지, 뇌를 제외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진행될지 우리로선 상상조차 하기가 힘들다. 사람의 죽음을 정의함에 있어서도,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뇌가 죽었을 경우에는 사망선고가 내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과학적인 지식이 전혀 부재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고통스러웠다. 탁월하다는 것도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었을 때에 느낄 수 있는 것일진데, ‘난해하다’는 감정에 사로잡힌 나는 좋다/싫다의 평 조차도 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뇌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뇌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복잡한 반응이라 할지라도 거슬러 올라가면 아주 작은 세포 하나를 만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사실 세포 하나만 놓고 본다면 살아남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수많은 단세포의 집단이다. 놀랍게도 세포들은 하나일 때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 공동체의 생존을 자신의 생존보다 우선시한다. 냉장고 안에 있는 우유곽을 집어 드는 아주 간단한 행동도 이와 같은 세포간의 협력이 존재치 않는다면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내 자신의 몸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교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다분히 철학적(!)인 주제들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오래도록 끊이지 않고 있는 ‘인간의 능력은 본성이다/양육에 의한 것이다’라는 논쟁 역시 그 중에 하나였다. 뇌 스스로 세상을 예측하고 도래하는 세상에 적합한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본 만큼, 저자는 뇌에 기본적인 사안이 프로그래밍화 되어 있다고 보았다. 다만, 어떠한 양육의 과정을 거치는가에 따라 갖가지 반응을 촉진 혹은 억제할 수 있는 의식이 형성되기에 모두가 동일한 상황에서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마저도 이미 뇌에 각인되어 있는 일종의 패턴이라는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지금의 내 삶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생성되는 그 순간 이미 계획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뇌를 파헤칠 수 있다면, 알지 못하는 곳에서부터 비롯되어 어디론가 흘러 들어가는 우리 자신의 인생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뇌의 정확한 작동원리를 파악했다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몸의 다른 부위와는 달리 우리의 뇌는 외골격에 둘러싸여 있는 까닭이다. 만일 신체의 다른 부위처럼 뇌가 겉으로 드러나 있다면 어땠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아마도 우린 뇌에 대해 100% 이해했노라고 말하는 날을 영원히 맞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뇌를 이해하기 위한 더딘 걸음을 걷는 동안 뇌는 그보다 배는 빠를 속도로 진화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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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볼 수 없는 기관, 그래서 더욱 신비에 쌓이고 과학의 영역을 거부하여 수많은 억측과 신비를 불러왔던 기관, 뇌. 그리고 그 뇌의 활동산물인 사고, 우리의 생각은 뇌에 의한것이며 이 뇌는 결코 인간본유의 고유한 것이 아니라 진화론적인 신경회로의 발전과정에서 접근해가야한다는 생각은 과학적으로 옳은 입장이었다. 마음은 뇌운동이 내면화되었다근것, 결국 감각,감정,자아의 형성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마음이 형성된다는 것까지를 풍부한 전문지식과 최신의 연구성과들을 막라해서 엮어나갔다. 한번 읽고는 완전히 소화하기 어렵다. 아직 뇌에 대한 연구와 마음에 대한 연구가 초기단계에 있는 탓에 주변지식이 많이 낯선까닭도 있지만 책두께나 흐름도 정공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꼼꼼하고 학술적으로 친절한 번역을 문장에 바로 넣는 시도는 한국어판의 중요한 발전으로 보여진다. 2008.7.1-8.31 두달간, 동부도서관에서 빌려서 읽다. 제59권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