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의 몇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은 문체도, 이야기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도통 입에 붙지 않는 길고 긴 러시아 이름이라던가, 1800년대 작품 특유의 투박한 문체라던가... 모든 것이 낯설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낯섦이 익숙해 지면 그때부턴 슬슬 읽힌다. 이야기도 재미있다.
마치 옛날 무성 흑백화면으로 보는 귀신(혹은 마녀, 혹은 좀비)영화 같다.
괴담 소설이라면 역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옛날에 어떤 마을에~"로 시작되는 귀신, 요괴, 도깨비, 마녀 이야기가 최고다.
이 책은 딱 그런 느낌이다. 요즈음의 공포 소설처럼 독자를 세련되게 쥐락펴락 하는 맛은 없어도, 옛날 괴담 이야기를 듣는 듯한 소박한 매력이 있다.
읽어보면 도스토예프스키가 <고골은 러시아 소설의 수원(水原)>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있다. |
|
구매한지 한참을 지났는데, 이제사 더위에 싸우면서 읽었다.. 러시아 의 대표작가로서 외투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런 괴기스런 설화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고골로부터 러시아 문학이 왔다는 토스토 예프스키의 찬사때문에 아마 이책을 구매 하지 않았나 싶다..
얼마전까지.. 러시아의 작가들.. 투르게네프나, 도스토예프스키,톨스토이를 읽는데 심취했었기 때문이다..
여름 무더위를 위해 샀는데, 벌써 한해를 넘겨버리고 이제사 읽어 냈다.. 마녀와 악마가 존재하는 인간세상에서 고골에게는 여자가 마녀와 악마처럼 비쳐줬는지.. 여자에 대한 반감이 여기저기 많이 드러나고 있고 작가 자신이 결혼을 하지 않을만큼 여자 혐오증이 있는것 같다..ㅎ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노파들은 죄다 마녀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고골의 글을 보면.. 여자혐오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러시아인이면서 우크라이나와 슬라브의 까자끄인들을 애정을 가지고 그려내고 있다
어디서나 있는 마녀와 악마를 통해서.. 악행은 대를 이어 복수가 행해진다는 내용도 있지만... 꼭 선이 악을 이기지만은 않는다는 결론도 있을정도로 고골의 글은 전지전능한 신도 없다..
어쨌든.... 오싹한 밤을 즐긴... 이야기들이었다. 특히 무서운 복수와 성요한제 전야의 두 이야기는 섬뜩하다.. ㅎ
|
|
책을 고르는 기준은 모든 책을 고르는 사람의 숫자만큼 다양할 것이다.
각자의 이유, 각자의 필요, 혹은 취향에 따라서 우리는 책을 고른다. 그리고 그 이유를
누군가가 물으면 분명하게 대답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도 된다. 그것은 그 이유
라는 것이 당장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꼭 읽어야 할 이유가 되었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시한 이유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그
이유가 남들이 보기에는 시시한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자기 자신에게는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너무나 중요하고 마음의 기준으로 자리한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
이다. 마치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유를 물어오면, 이렇기 때문에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하
고 이상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모든 소박한 이유는 그 작고 소박한 그 자체로 너무
나 큰 선택의 이유가 된다. 이 책 '오월의 밤'을 선택한 이유처럼 말이다.
어느날 밤, 우연히 TV의 채널을 돌리다 영화를 한편 보게 되었다. 심야를 지난 늦은 시
간에 독립영화를 방송하는 시간, 잘 만날 수 없는 영화들을 볼 수 있고, 또한 잘 팔리기
위함보다는 그냥 마음껏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에 우연히 본 영화가 바로 이 작품
에 수록된 고골의 단편 중 하나인 '비이'를 원작으로 세가지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 '마녀
의 관'이었다. 그리고 그 묘한 영화의 매력은 다시 그 원작이 된 작품을 찾아보게 만들었
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유로 유명하지만, 또한 잘 만나기 어려운 러시아의 문호를 만나
게 되었다. 너무나 작고 소박한 이유이지만, 또한 운명처럼 말이다.
이 작품을 러시아 작가의 작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어색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고골은 러시아라는 조금은 복잡한 역사의 나라에서 생각하면 지
금의 러시아가 아닌 그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우크라이나, 지금은 러시아와 다른 나라
로 존재하는 그 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 자신 또한
그 우크라이나 출신이기도 했다. 그런점에서 어쩌면 고골의 이 작품은 러시아가 아닌 우
크라이나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조금은 중심에서 벗
어난 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 이야기들은 그렇게 더욱 목가적이고 조금은 이국적인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공포와 유머와 그리고 때로는 모험과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에서
펼쳐지는 묘한 이야기를 말이다.
작가 고골의 여러 단편집들에서 몇가지 이야기를 뽑아와 묶은 이 작품 '오월의 밤'은 현
대의 우리의 감성으로는 절대적인 공포의 느낌을 받지는 못한다. 조금은 괴기스럽고, 조
금은 이색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우리가 과거에 방송되었던
'전설의 고향'의 옛 에피소드들을 지금 보면서 느끼는 묘한 매력과 닿아있다고 할 수 있
다. 그렇게 조금은 딱딱한 그래서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이 바로 이 '오월의
밤'에 담긴 이야기들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고골은 공포물 속에 자신이 살았던
러시아의 이야기를 녹여낸다. 식상한 권선징악의 이야기처럼도 보이지만, 결국 그 이야기
들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신랄한 조롱이며, 그 이야기들을 통
해서 고골은 그 탐욕들과 인간의 본능이 바로 공포의 핵심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현대적인 직설적인 공포물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이 '오월의 밤'은 상당히 지루한 이야기
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만 그 이야기에 집중하면 우리는 러시아의 문호
고골이 들려주는 중심에서 벗어난 지역, 그 목가적인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래서 가면을
벗은 인간들이 보여주는,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원초적이고 목가적인 공포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
요즘은 문학성도 문학성이지만 일단 재미가 있어야 무슨 책이던 관심을 받게 된다. 인기를 끄는 장르 소설들이 추리나 스릴러, 무협쪽인데 이번에 새롭게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장르는 기담문학이라고 한다. 그 1차분으로 나온 3권의 책중에서 이 책 오월의 밤은 유명한 러시아 작가인 고골의 기담문학 단편선이다. 이 책은 고골의 여러 작품중에서 좀 기괴하고 무서운 내용의 단편을 실은 책인데 솔직히 그리 많이 무섭고 오싹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식의 기괴한 이야기, 특이한 설정 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는 이야기들이었다. 전체가 6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번째로 나오는 '비이'는 그 내용의 독특함때문에 드라마나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진 작품이다. 여기서 흡혈귀가 나오는데 특이한것은 인간과 아주 비슷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는것이다. 내용은 죽은 수령의 딸이 저세상에서 현세의 권력자들을 움직여서 어떤 사람을 자신에게 오도록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인데 마녀,흡혈귀,신학생등 각기 구분되는 캐릭터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시체가 벌떡 일어나는 장면등에서는 이래서 영화화가 많이 되었구나 싶었다. 영상으로 꾸미기에 재미난 장면과 줄거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인 '무서운 복수'는 과거의 어떤 범죄가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형벌이 끝없이 이어진다는, 생각하기에 따라서 좀 오싹한 설정의 이야기이다. 불교의 윤회설이 언뜻 생각나기도 했지만 이것은 그 끝이 없다는 점에서 더 무서운거라고 할수있을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그 벌이 자손대대로 이어지니 착하게 살라는 뜻일까. 그보다는 그 형벌의 무한성이 은근히 무서운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성 요한제 전야'는 제목에 교회관리원이 들려준 괴담이라고 하면서 이야기꾼의 형식을 빌어서 들려준다. '이반 표도로비치 슈폰카와 그의 이모'는 어떻게보면 좀 유머스러운 내용같기도 한 이야기다. 이웃과 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카에게 생각하지도 않는 결혼을 강요하는데 거기서 느끼는 조카의 생각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고골은 뒤에 설명에서도 나오지만 이모로 대표되는 여성과 결혼이란것을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다. 꿈에서 결혼한 여성이 거위가 되어서 앉아있는 장면을 보면 그 뜻을 짐작할수있을것이다. 조카의 선택이 어떻게 될것인가 흥미를 자아낼려는 순간에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든 이야기였다. '저주받은 땅'은 교회관리자가 들려준 실화라는 부제가 있는데 성 요한제 전야와 짝을 이룬다고 할만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작품인 '오월의 밤 또는 물에 빠져 죽은 처녀'는 한 남자가 물에 빠져 죽은 처녀의 모습을 한 마녀를 찾아줌으로써 촌장의 딸과 결혼하게 되다는 이야기이다. 더 높은 사람의 '지시'에 의해 딸의 결혼을 허락한다거나 높은 사람과 식사를 하는것에 기뻐하는 촌장의 모습은 우리한테도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닌거 같아서 슬쩍 웃음이 감돌았다. 여기에도 역시 악마와 마녀가 등장한다. 제목이 길면서 뭔가 뜻하는 바가 깊을것이라는 생각과 맞지 않았던 작품. 기담문학이 곧 무서운 이야기만을 뜻하는건 아니라는 측면에서 이 책이 별로 무섭지 않다는것에 너무 아쉬워할껀 아니라고 생각하긴 해도 첫시리즈치곤 선명한 인상을 남기는데는 분명 아쉬운 면이 많다고 생각된다. 책은 생각의 나무 출판사답게 잘 만들어졌다. 제본도 튼튼하고 장정도 좋다. 내용과 관련없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하는 겉표지의 독특한 디자인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음 후속작들은 기담문학시리즈에 걸맞는 좀더 강력한 포스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를 해본다. |
|
모든 작품의 배경이 되는 나라는 우크라이나이고 특히 카자크인의 이야기와 기독교적인 악마, 즉 적그리스도를 마녀와 함께 악마, 공포의 상징으로 적고 있는 것이 특이하다. 작품을 보면 카자크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고 이국적인 전설을 만날 수 있다. <비이>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다. 신학생들이 집에 가던 길에 길을 잃고 낯선 농가에서 하룻밤을 자게 되면서 겪은 한 청년의 괴이한 모험과 그 후 죽어서도 복수를 하려는 마녀의 집념이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서운 공포를 접하고 나면 머리카락이 하얗게 샌다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무서운 복수>는 고골이 지어낸 이야기인지 아니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각색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복수가 얼마나 깊고도 무서운 지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도 우크라이나에 가면 높은 산에서 말을 탄 기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성 요한제 전야>는 가장 이해하기 쉽고 무서운 작품이었다. 가난한 청년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하기 위해 악마의 꾐에 빠져 불행한 일을 저지르고 만다는 이 이야기는 역시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른다는 것과 대가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가장 고전적 교훈을 담고 있다. <이반 표도로비치 슈폰카와 그의 이모>는 사실 읽고 나서도 이 작품이 끝인지 아니면 중간에 잘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떤 점이 무서운 건지도, 또 그렇다고 유머러스한 점도 알 수가 없었다. <저주받은 땅>은 <성 요한제 전야>와 비슷한 악마의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좀 더 유머러스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할아버지나 할머니에 의해 전해지는 전래동화를 읽는 느낌이었다. <오월의 밤 또는 물에 빠져 죽은 처녀>는 <무서운 복수>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카자크인들의 생활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작품처럼 무섭지도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모두 괴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무서운 작품과 재치 있는 작품으로 나눠 읽을 수 있다. 인간의 말초적 공포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들이 아닌 신앙적 공포와 더불어 시대적 공포를 다루고 있다. 마치 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느낌도 들었다. 하나의 작품이 그다지 짧은 분량이 아님에도 작가가 이끄는 대로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