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권을 읽고나서 뒷이야기가 궁금해 내내 안절부절못했다. 빌려오고 나서 첫날은 새벽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며 읽었고, 이틀에 걸쳐 호기심에 쫓기듯 안달하며 읽었다. 그만큼 이 소설은 정말이지 재미있고, 재미있고, 너무 재미있었다 ^^
오늘날 미니시리즈로 각색해 제작을 해도 무난히 히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인 오스틴의 묘사는 정말 존재하는 시공간의 인물들을 묘사한 양,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양 사실적이고 생생했다.
다만 1권이 느어무 재미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2권에 걸친 긴 이야기가 원인이었는지 중반 정도에는 다소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이유를 굳이 꼽으라면 두 가지를 댈 수 있겠는데, 하나는 경박함과 허영의 상징 헨리가 무슨 근거로 '이렇게까지' 패니에게 빠져들게 되었는지 그 과정과 이유가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남녀관계가 될 정도로 남녀사이란 모르는 일이다보니 굳이 넘어가겠다고 마음먹으면 넘어갈 수있다. 그렇지만 몰입을 방해하던 두 번째 이유.. 이건 정말 용서-.-하기 힘들었는데, 그건 일종의 남주인공이라 할 수있는 에드먼드, 그가 너무나 매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우.. 2권의 중반 아니 남은 페이지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까지 메리에게 빠져 앞뒤분별못하고 허우적대는 그 모습이라니. 작가에게는 조금 미안할 수도 있지만 에드먼드가 눈앞에 있다면 대놓고는 못하겠고 속으로 손가락질하며 '찌질이'라고 말해주고 싶으다. 이런 에드먼드를 그토록 사랑하는 패니가 안쓰럽게까지 느껴졌달까.
그리고 다소 당황스러웠던 사실은, 보통 페이지가 100여페이지 남짓 남았을 무렵에는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가 보여야하는데 그런 점이 전혀 없었다는 것. 심지어 50페이지가 남았을 때에도 무언가 결말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웠는데 이 마지막 50페이지에서(아니 40..어쩌면30?) 모든 사건과 문제와 해결은 급물살을 타며 결과를 향해 갑자기 치달아간다. 그 부분이 조금은 놀랍기도 했고 일종의 아쉬움으로도 남아있으나 ..
하지만 언젠가 성격검사를 했을 때 좋아하고 마음이 가는 대상은 우상화에 이르기까지 숭배하고 이상화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나왔던 일도 있기 때문에, 이런 아쉬움은 1권에서 받았던 지나치다고도까지 할 수 있을 즐거움과 만족감이 너무 컸던 데 이유가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주절주절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나에게 이런 작품을 쓰라면 절대로 쓸 수도 없을 것이고 이런 소설을 썼던 제인 오스틴에게 무척 애정이 느껴진다.
재미, 하지만 경박하지만도 않고 재미 이외에는 어떠한 의미도 휘발되어 날아가버리는 그런 류의 재미가 아닌 잘 여문 도토리처럼 알맹이가 꽉 찬 재미를 원한다면 무조건 이 책을 확신있게, 책을 받든 손가락 하나하나에 모두 힘을 꽉 주고 상대에게 권해주고 싶으다. 이렇게 시간을 잊고 몰입하도록 만든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어쨌든 이 책은 무척 재미있었다. 무척. 무척. 무우척. |
|
BBC의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시작으로 제인 오스틴이라는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내가 본 두번째의 제인 오스틴 원작 드라마이자, 네번째 소설이었던 『맨스필드 파크』. 처음 드라마를 봤을 때의 감상은 '아, 그냥 그렇다'는 것이었다. 『오만과 편견』의 드라마가 워낙 재미있었던지라 다른 드라마도 그렇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일. 그렇기 때문에 원작에도 그렇게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못했다. '커플링이 마음에 든다'는 것 외에는 그냥 그냥 관심이 가지 않는 그런 이야기였다. 하지만 드라마를 정말 재미없게 봤던 『에마』가, 원작은 정말정말 너무너무너무 재미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서, 나는 내가 제인 오스틴을 너무 과소평가 했고, BBC를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에마』를 다 읽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읽지 않았던 제인 오스틴의 소설책을 모두 주문해버렸다. 가장 먼저 읽은 것은 단연코 『맨스필드 파크』였다. 결말 외에는 그 무엇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 이야기가 얼마만큼이나 나를 매료시킬 수 있을지 기대하며, 나는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대만족. 발랄하고 몽상을 좋아하던 드라마의 패니와 달리, 소설의 패니는 조용하고 말이 없으며, 몸이 약한 소녀였다. 드라마의 패니보다도 말수가 더 적고, 집안에서도 더 겉도는 소설의 패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존재감있고 매력적이었다. 언제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의견을 잘 내세우지 않는 조용한 성격임에도 심지가 굳고 올바른 패니의 모습이 나는 너무 좋았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꼼꼼하고 세심하게 다루는 제인 오스틴의 매력은, 역시 그 무엇보다도 그녀의 글에서 확실히 드러나는 것 같다. 드라마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었던가! 원작보다 나은 드라마나 영화가 극히 드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뭐, 이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지는, 읽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물론 패니의 지고지순하고 순정적인 애정에 비하여, 그 애정의 대상의 마음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에 화가 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제인 오스틴의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 해피엔딩이고, 그들은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살으리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즐거워진다.
마지막으로 번역에 대해서 조금 말하자면, 다른 분의 리뷰에서도 언급된 바가 있지만 나 역시도 그다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악평을 가끔 들어봤던지라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무난하게 읽히는 번역이었다. 물론 사람들의 말마따나, 가끔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넘어가줄 수 있을 듯 싶다. 물론 제인 오스틴을 너무 좋아하지만 차마 원작을 읽을 실력은 되지 않는 팬의 소망으로서는 빨리 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은 번역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말이다.
|
|
4.0 마리아는 제임스 러시워스와 결혼한 다음 등장을 오랫동안 안합니다. 줄리아도 마찬가지. 둘은 마지막에 다시 등장합니다. 패니를 돋보이기 위한 악역으로요. 에드먼드는 여전히 메리를 사랑합니다만, 목사직을 수락하겠다고 하자 멀어지는 그녀를 아타까운 마음으로만 바라보게 됩니다. 후반부에 톰이 다쳐서 에드먼드가 준남작직을 이어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시 접근하는 메리를 나중에야 패니의 충고로 깨닫고 놀라워합니다. 물론, 마리아와 헨리의 불륜에 대한 메리 생각도 큰 몫을 했습니다. 패니는 집에 8년만에 가서 놀라워합니다. 자신의 집이 '이렇게도 초라하다니' 하고요. 게다가 오빠와 자기를 기억하는 큰 애(동생)들을 제외하면 자신은 이미 그 가족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수전은 자신과 닮은 그러나 자신보다 더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어서 돕고 싶어합니다. 결국 작가는 패니의 복귀와 수전의 패니형 맨스필드 파크에의 거주, 에드먼드와 패니의 결혼을 제시하면서 끝냅니다. 오래된 작품이라 그 시대에서 유행하였던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하도 오래 전에 읽어 이젠 기억도 안 나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읽으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의 능력을 또 감상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100508/10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