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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제목도 외우기 어려운데 하물며 순서를 두고 추상적인 단어들로 채운 제목은 내 머릿속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단편들을 읽다보니 이 단어의 의미는 별 뜻없이 외치는 소녀들의 손장난 놀이에 붙인 구호같은 것이었다. 우리의 삼육구. 삼육구...이런 거 말이다. 순수를 가장한 앙큼한 소녀들의 눈에 비친 허술한 외모와 머리 덜 돌아갈 것같이 생긴 노처녀를 놀림의 대상으로 삼으며 가짜 편지 소동을 일으키는 이야기, 몸이 아픈 40대 여자가 옥수수밭에서 순간 길을 잃은 이야기에 등장하는 죽음의 은유는 가슴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줄기마다 수의로 싸인 아기 같은 옥수수가 열려 있었다. 물 위의 떠 있는 다리에 잠깐이라도 서 보았는가. 그 흔들림을 몸으로 느껴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느낌의 문장에 마음을 열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드러운 시작, 적당한 압박, 정성 어린 탐색과 자연스러운 수용, 여운을 남기며 사그라드는 고마움과 만족감, 모든 것이 그 자체로 존재감을 지닌 하나의 행위였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지난한 일상을 그 곳에 두고 온전히 마음을 쏟아야만 하는 일을 찾아가는 여성의 이야기, 죽은 어머니의 가구에 비친 과거의 잔상들을 밀어내려는 잔잔한 애상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종교와 과학의 논쟁을 업으로 삼은 남편의 죽음을 맞이한 여자와 그 시신을 분장시키는 장의사와의 묘한 심리를 그린 이야기에는 위안을 찾아 헤매는 미망인의 모습이 보인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살아 있는 자를 위한 의식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을 위한다고 말하지만 결국 제 자신 돌보기 급급한 인생들 아닌가. 전업주부들은 한번쯤 아니 두어번쯤 평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고픈 일상이 있다. 먹거리에 대한 일상말이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아침 홀로 깨어 식탁차리는 일 안하고픈 마음을 그린 문장에 하이라이트를 주었다. 아침을 하는 대신 나는 매일 아침 이탤리언델리에 가서 갓 구운 롤빵과 커피를 사 마셨다. 집안일에서 이렇게 멀어졌다는 사실이 나를 활홀하게 했다. 하지만 전에는 미처 눈치 채지 못했던 것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아침 창가의 의자나 보도의 옥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런 곳에 와서 아침을 먹는다는 사실에 대한 경이와 기쁨 대신 지루하게 반복되는 외로운 삶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입장이 서로 다르기에 같은 일을 하고도 마음이 느끼는 감정의 한계는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젊은 날에 친구였던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는 한 남자의 죽음으로 남은 남자와 그 미망인의 지난 날 기억속에 남겨두었던 숨은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비틀어지는 것일까. 각자의 기억은 각자의 몫인 것 같다. 상대에게 전달하려고 하지만 과거 기억속의 관계일 뿐이다. 서로는 서로의 기억을 끌어 안을 수 없다. 기억속의 나는 다른 모습이기에... 조숙한 여자아이가 힘세고 인자한 아버지같은 남자에게 사랑을 느낀다면...그로 인해 집을 나가 그 아빠같은 남자와 같이 산다면... 그런 경우가 요즘도 흔하다. 강한 아빠의 모습에 주눅이 들어 집안에서 운신을 못하고 다툼만 일삼다가 밖에서 나이 많고 어른스러울 것 같은 남자에게 반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대부분의 경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남자에게 아빠의 인자한 모습을 기대하기도 한다. 소녀가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 어른스러워지는데 그 때 어른같던 남자가 어른으로 안보이기 시작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앨리스 먼로의 단편작품에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 전에 읽은 [행복한 그림자의 춤]에서는 해학과 비유의 웃음이 많았는데 이 단편집은 좀 무거운 느낌을 받았다. 제목에서 그렇듯 마음속에서 아직까지 버리지 못하는 미움이, 찾고 싶은 우정이, 다시 한번 구애의 기회를 찾고픈 마음이, 지금의 사랑이 진짜 사랑일까 돌아보는 아쉬움이, 결혼이란 딱히 추천하고 싶지도 거부하라고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이상한 거라는 걸 말해 주는 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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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이 다섯 감정을 나도 다 겪어 본 셈이다. 각 감정을 각각 다른 사람에게서 느낀 적도 있고, 한 사람에게 이 모든 감정을 다 가지기도 했다. 물론 이 한 사람이란 결혼한 남편을 뜻하는 것이고. 책을 읽으면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다섯 가지 감정이 모두 다 소중해지면서 어느 하나도 무시할 것이 없었다. 미움까지도.
작가의 긴 인생이 고스란히 잡히는 듯했다. 이만큼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해도 될 자격이 있다고 여겨지면서 잔잔한 존경심이 퍼져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통찰력과 관용을 가진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들고. 내가 이 작가의 나이에 이르러 지난 날을 돌아보면 내가 만나온 사람들을 이런 마음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될까 어쩔까. 더 만나지 못해 아쉬운 인연, 더 만나게 되어 지루해진 인연, 잊고 싶은 인연, 잊지 않게 되는 인연, 내 나이만큼이나 겹칠 인연들을 돌아보면서 흐뭇할까 서글플까. 지금도 이만큼 이러할진대 십 년 이십 년이 지나고 그때도 내가 살아 있어서 기억과 부대끼는 때에 머문다면 나는 얼마나 속절없을까.
캐나다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어째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신기했다. 아마도 그게 보편성일 테지. 시대와 공간을 넘어서 인간 삶에서 공통적으로 만날 수 있는 관계와 그 관계로 인해 생기는 감정들. 낯설지 않아서 더욱 신기한 것은 감동이 되기도 쉬운 노릇이다.
장편 같은 규모로 단편을 만드는 작가. 그래서 울림이 더 깊은지도 모르겠다. 정녕 한 편 정도는 원어로 읽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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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고의 단편작가이면서 단편작가로서는 최초로 20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 먼로의 작품을 처음 대하는 느낌은 알폰스 무하의 그림에서 가져온 듯한 서정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여성의 이미지의 느낌과 많이 닮았습니다. 표지의 화려하지만 절제된 세가지 색과 모양의 꽃들과 우아한 아르누보풍의 곡선미를 보여주는 나뭇잎의 모습은 이 책의 이미지와 분위기와 어울리면서도 더욱 매력적으로 보여 특히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제목과 표지디자인에서 여성적 취향의 소설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전소설을 제외한 현대문학을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 거의 현대소설을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앨리스 먼로의 소설은 저에겐 참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장 첫번째 이유는 책의 제목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을 집약해 나열해 놓은 듯한 제목이 인상적이었고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보는 사람이 빨려들듯한 흡입력을 지닌 표지 디자인 또한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동안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가 되고 서점가에는 수상 작가의 작품들이 봇물을 이루지만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죠. 그런데 이번에 보게 된 소설작품의 작가가 지난 해의 노벨상 수상자라니 다시금 놀랍지 않을 수가 없네요.. 제가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인 셈이죠..
이 책의 표제인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과 <어머니의 가구>,<위안>,<곰이 산을 넘어오다>등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짧은 단편속에 어떻게 그처럼 장편같은 복잡한 삶의 이야기들을 세밀하게 그려낼 수 있는지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물 위의 다리>나 <기억>은 마치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떠올릴 정도로 우연한 기회에 시작된 짧지만 격정적인 사랑을 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어 여성의 삶속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심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뿐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색채가 많이 흡사합니다.
<곰이 산을 넘어오다>는 읽다 보니 왠지 익숙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전에 본 영화의 원작이었어요. 알츠하이머에 걸린 부인을 요양원에 보낸 노부부의 이야기였는데 'Away From Her'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고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남편 그랜트가 치매에 걸린 부인 피오나를 요양원에 보냈는데 면회를 할 수 없는 한달동안 부인은 남편을 까맣게 잊게 됩니다. 그리고 요양원에서 만난 오브리라는 남자를 사랑하게 됩니다. 오브리가 떠난 후 나날이 쇠약해지는 피오나. 그걸 보면서 그랜트는 아내 피오나를 위해 그 남자를 다시 요양원으로 데려 올 생각까지 하게 되고... 자신이 남편인 것을 기억속에서 모두 지워버리고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를 보는 남편의 마음은 어떨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서구 작가들은 세심한 묘사와 이야기를 잔잔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이 특징인데 앨리스 먼로의 작품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국내 소설의 반전과 긴장감이 주는 임팩트강한 짜릿함에 익숙한 독자들은 앨리스 먼로의 작품은 아마도 지루하기도 하고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작품의 생소한 시대적,지리적 배경과 우리에게는 낮선 서양의 정서들이 합쳐져 작품을 깊이 있게 파악하는데 더 어려움을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직역을 해놓은 외국작품을 읽을 때의 느낌같은 우리 정서엔 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더더군다나 앨리스 먼로는 처음부터 등장인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지 않고 독자가 천천히 읽으면서 곱씹어 보고 인내심을 가지고 읽다보면 인물들의 인과관계가 이야기속에서 차차 이해가 되면서 몰두하게 되는 그러한 특징이 있습니다.
단편 한 작품 한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범하지만 결코 단순하지만은 인물들이 겪는 각각의 독특한 상황들 속에서 묘사되는 인생의 소용돌이와 운명적인 선택,감정과 심리의 표현이 풍부한 작가의 탁월한 천재성은 여성심리묘사의 장인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나무랄데가 없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읽은 단편소설이었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앨리스먼로의 작품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떠나 여자의 느낌을 잘 살릴 줄 아는 작가의 섬세한 소설을 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척 기쁘고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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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을 집어 들었을 때 너무 매력 없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표지는 에쁜데 제목은 뭐가 이렇게 길어? 그리고 그 두께는 또 어떻고? 에라 모르겠다. 하여간 책꽂이에 꽂아두면 예뻐 보이긴 하겠네. 하도 두꺼워서 그냥 혼자서도 선다. 와, 이것봐라! 집에 놔두긴 괜찮은 책이로군. 멋으로 말이야!
노벨문학상 앨리스 먼로. 신문에 난 기사를 봤다. 앨리스 먼로는 수상할 때 몸이 안 좋아서 갈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연세 드셨나 보구나. 잠깐만, 그 작가 책 우리 집에 있는 거 아냐? 그 두꺼운 책 말야. 그렇게 몇 년만에 그 멋스러운 책을 꺼내 들었다. 9개의 단편이 있었다.
1.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뭔 제목이 이렇게 매력 없고 길까 하며 읽었으나 왜 이 제목으로 썼는지 도중에서 알게된다. 내용은 뛰어나다. 그런데 주인공 중 '새비서'라는 아이가 나오는데 난 한국어로 새 비서인 줄로만 착각하고 계속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니 이해가 안되어서 다시 올라가니 새비서는 여자아이 이름이었다.^^; 인물과 인물의 이야기 중심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도 한다. 하도 노련한 작가여서 그런지 묘사가 탁월하며 끝나는 부분도 참 멋지다.
2. 물 위의 다리-중간은 약간 지루했으나 중병에 걸린 여자주인공이 물 위의 다리에서 특별한 추억을 남기는 이야기. 캐나다에선 있을 수 있으나 한국에선 있을 수 있을까? 아닐 것 같다. 이런 일이 있다면 중병에 걸려도 좀 살 맛이 날 것 같은데.
3. 어머니의 가구-직접적으로 알려주진 않지만 암시가 있다.
4. 위안-'그 순간에는 그녀 안의 모든 것이 다 인정되고 존중받고 빛을 발하는 것만 같았다.' 이 문장이 이 내용의 핵심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한국에선 이런 위안 받긴 힘들다. 아무래도 캐나다니까 가능하겠지?^^;
5.쐐기풀-과거의 추억에 남았던 남자친구를 만나다. 쐐기풀이라고 생각한 풀에 얽힌 조그만 사건.
6.포스트앤드빔-결혼한 여성이 한 남자에게 비밀편지를 받는 것. 기분이 어떨까?
7. 기억-'기억'함으로써 그 모든 일을 다시 한 번 경험한 후 봉인해 영원히 보관해 둘 생각이었다.단 하나도 놓치거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그 날의 일을 순서대로 재구성해 마치 보물인 양, 마음 한구석에 갈무리해 넣어두려는 것이었다. 주인공 메리얼의 예상이 들어맞고 그 날의 기억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조금은 안타깝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온전한 결혼생활에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8.퀴니-앤드류에게 주지도 않은 케이크 소동으로 결국엔 남편이 의심한 것보다 더 큰 일이 벌어지다니.참 그러니까 남편들, 아내를 함부로 의심하면 안될지어다.^^
9. 곰이 산을 넘어오다-희한한 제목이다. 'Away from her'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영화를 보진 않았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위해 남편이 대단한 모험을 한다. '그리하여 지혜와 힘이 모두 성장한 그는 신과 인간 모두의 사랑을 받았노라' 이 싯구절의 미신적인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는 남편에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여러가지 삶의 단편들이 참 과거와 현재, 인물과 인물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옮겨가는데 영화를 보듯이 재밌고 묘사가 참 세세하다. 앨리스 먼로는 그림을 다 보면서 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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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캐나다의 안톤 체호프와 비견되는 앨리스 먼로.. 신문 기사로 처음 알게 됐는데, 이름이 참 예쁘다, 란 생각을 했다. 게다가 단편 소설의 거장이라고 하니, 그녀의 작품이 더욱 궁금했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물 위의 다리', '어머니의 가구', '위안', '쐐기풀', '포스트앤드빔', '기억', '퀴니', 곰이 산을 넘어오다', 총 9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거의 모두 그녀의 고향인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을 쓸 때 특정한 형식을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저 하나의 이야기를 할 뿐이지요. 그것도 누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풀어쓰는 구닥다리 방식으로요. 그러나 저는 '일어난 일'을 조금은 다른 형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어떤 우회로를 거쳐, 낯선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독자들이 '일어난 일'에 대해서가 아니라, '일어나는 방식'에 놀라움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바로 단편소설이 거둘 수 있는 최대한의 성과입니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그래서 그런지 방식도 방식이지만, 등장인물에 대해 물음표가 생기는 작품이 많았다. 물론 놀라움도 생겼는데, 물음표가 해결이 안 되니까, 한 편 읽고 멍한 상태, 한 편 읽고 멍한 상태가 계속 되었다. 마침내 437쪽까지 다 읽고 든 생각은.. 어렵다.. 였다. 그럼에도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묘사, 사소한 소재에서 이야기를 확장시키는 능력 등은 내 눈에도 확연하게 보일 정도로 돋보였다. 그래서였을까? 어려움에도 그녀의 다음 작품을 읽고 싶은 생각이 마구 솟아났다. 다음 책은 <떠남>이 될 듯하다. 아.. 앨리스 먼로에게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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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다. 이 책의 첫 느낌이 이러하다. 먼저, 2013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이어서 관심이 끌렸다. 장편도 아닌 단편으로 최초로 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일어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평소 장르소설을 접한 나에게 문학 작품은 어려운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럼에도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순전히 '최초로 단편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 이라는 문구였다. 그리고 한장한장 넘기면서 느껴지는 것은 앤 터일러의 <태엽 감는 여자>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느꼈다. 결코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는 인간의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 문장들 초반 '앤 타일러'의 작품을 접했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로 인해 지루하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여러 캐릭을 통해 표현했던 인간의 본성과 꾸미지 않는 문체들이 시간이 흐를 수록 기억에서 새록 떠올랐던 점이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앞서 적었듯이 속도감과 긴장감을 주지 않는다. 첫번째 단편인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은 가정부인 조해너의 등장과 그녀가 일하던 주인의 집에서 몰래 가져나온 가구로 이야기를 시작이 되는데 왜 그녀는 가구를 기차를 통해 보내고 있는 것인가. 그 이유는 한장한장 넘기다 보면 사실을 나타나는데 반전이라거나 독특한 설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냥 '관심과 애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녀가 일하는 맥컬리 씨의 사위인 켄 부드로에게 딸이 있는데, 이 딸의 호기심으로 시작된 장난 편지가 결국 조해너와 부드로에게 큰 인생의 전환점을 주게 된 것이다. 아버지인 척 조해너에게 편지를 보내고 이 편지를 받은 조해너는 자신의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맥컬리 씨가 간직하고 있던 가구를 당당하게 훔쳤다는 사실이다. 무엇이 그토록 그녀를 이토록 흔들리게 했을까. 가구를 보내고 나서 옷을 사러갔던 그 날..결혼을 할 것이라는 조해너의 말에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게 된 것일까.
이야기는 참 평범하다. 거창하지도 남녀간의 자극스러운 사랑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편지를 통해 그녀가 말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불행하다고 할 수 있는 인생이지만 자신을 필요로 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부드로를 통해 다시 한번 이 감정을 되살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살면서 타인이나 가족 등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살아가는 이유를 주기도 한다. 인간이기에 혼자서 살 수 없는 존재이다보니 본능 적인 이 감정은 때론 밑바닥에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하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의 맘 속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감정들을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 저자는 표현을 하고 있다. 마지막 단편인 '곰이 산을 넘어오다' 역시 아내를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갈망이다. 그렇다고, 감정을 떨리게 하는 것이 아닌데도 아련한 마음이 남는다. 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에 무엇을 기대했을까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이기에 어떠한 기대를 가졌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강물이 흐르듯 흘러가는 문장들을 볼 때면 인간의 삶이 이러한 것인가. 그냥 책을 덮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생각'이란 것을 하게 만든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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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의 나이로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앨리스 먼로 우리나라에도 몇 년 전 출간되었던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이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책에 제목을 언뜻 보면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것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은 여러 가지 이야기로 나뉘어 들려주며 책에 제목은 첫 번째 소설에 제목이기도 하다. 무언가 긴장감 있고,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냈으며 일어나는 일에 방식에 더 주목하라는 작가의 말이 이해되는 작품이다.
역전에서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되며 의상실에서 옷을 사며 느끼는 일상 속에 점원과의 대화 노인이 사위와 가구에 대한 넋두리 책에 제목이 놀이라는 것도 알게 되는데 우리도 비슷한 이름으로 해보았던 놀이었다. 편지가 매개체인 첫 번째 소설 속 짧은 느낌이었다. 평범하지만 이야기에 인물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마치 잔잔한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로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마지막 장에 내용이며 곰이 산을 넘어온다는 Away from Her라는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어졌던 내용이었다.
우리가 결혼하면 재미있을까요 라고 묻는 피오나와 물론이지라고 마주 보며 대답하는 그랜트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답게 시작된 두 사람은 부부로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일흔이 넘은 노년의 삶을 살던 중 아내 피오나가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이 차츰 흐려진다. 세상에서 어쩌면 가장 두렵고 슬픈 병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해왔던 모든 일이 어색해지고 평생 사랑하던 가족을 기억 못 하게 되는 겪는 이도 지켜보는 이도 마음 아픈 병 치매 그리고 사건일 있던 날 피오나는 자신을 요양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을 것이다. 요양병원에서 기억을 잃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피오나는 설렘을 느끼게 된다. 기억을 읽은 아내를 이해하면서도 남편으로서 그랜트의 마음이 안타깝고 두 사람이 아프게 느껴졌다.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또 다른 재미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번 작품도 작가와 감독의 비슷하지만, 또 다른 표현 방식을 느끼게 해줄 것 같다.
평범하지만 마냥 평범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일상 속 인물들의 이야기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그런 적은 없어 단 일 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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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망의 노벨문학상은 세인의 뇌리에 생소한 캐나다 앨리스 먼로로 결정되었다.노벨문학상 후보자로 하마평에 오른 많은 분들의 아쉬운 숨소리가 안타깝기만 하지만 이미 공(Ball)은 앨리스 먼리작가에게 넘겨졌으니 그 분의 작품세계가 어떠한지 알아 보는 것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2007년 웅진 뿔에서 <행복한 그림자의 춤>과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이 출간되었지만 앨리스 먼로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만 한정되었는지 나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이후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
앨리스 먼로의 작품인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은 총9편의 소설집이다.타이틀이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이다 보니 이 한 제목만으로 모든 작품을 커버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작가마다 문체의 작가의 세계가 있듯 앨리스 먼로작가의 작품 세계도 한마디로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여성의 관점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일상의 세계가 수더분하게 전해지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끼게 되었다.읽다 보니 마치 수필과 같다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일상에서 미처 하지 못한 에피소드를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의 전반적인 흐름과 분위기가 매우 조용한 가운데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이야기들이 여성 특유의 감각과 섬세함을 잘 그리고 있다.9편의 소설을 하나 하나 정리하는 것은 시간적 낭비일 것이다.다만 노벨문학상 수상자답게 글의 전개와 문체가 특이하기만 하다.소재는 소소하지만 망망대해를 삼키고 우주를 커버하는 대담성과 광활함에 있다는 점도 특별하게 다가온다.사랑의 엘레지(Elegy),우아함,따뜻함과 아늑함 등을 느끼게 한다.80을 넘은 노작가답게 지난 풍상을 붓으로 터치하듯 담담하게 그려 내고 있다.지식보다는 경험과 체험이 인생에선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이 불쑥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게 할 정도의 강렬한 순간도 있었다.
남.녀간의 사랑의 쓰라림(엘레지),사랑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여성들의 본능적인 감각과 센스와 이를 잘 받아줄 줄 모르는 풋내기에 대한 원망 등을 잘 조응시키고 있다.특히 여성이 겪는 생리불순 등이 잘 묘사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남성의 입장으로만 생각해서는 연애에서 사랑,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남자가 여자의 세계를 완벽하게 꿰뚫는 상태에서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여자가 남자의 세계를 온전하게 이해하는 상태에서 만나는 것이 아닌 만큼 마음에 있는 상대라면 조금씩 조금씩 알아 가고 확인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보여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앨리스 먼로의 이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들이 강렬하지는 않다.남성 독자는 여성의 일상과 심리세계를 이해하는 계기를 부각시키고 여성은 비록 남성의 결핍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아 가면서 남과 여가 불협화음 없이 원만하게 하나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사랑의 실연,상처는 일방에게만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원인을 제공한 사람만 나무랄 것이 못된다.원망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의도하는 데로 따라 주지 않고 빗나가기도 하고 순간의 컨디션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기도 한다.사랑의 결실이 요원할지라도 서로 믿고 의지하는 가운데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에 이르는 길이 가치가 있고 의미있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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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과 함께, '당연히' 쏟아져 나온 그녀의 '번역 작품들' 미 움, 우정, 구애, 사랑 이라는 다소 복잡한 제목을 가진 이 소설도 그중 하나이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은 나에게 있서 책장을 덮은후 온몸을 감싸는 감동이나, 교훈을 주었던 책이 아니다. 마지막장을 끝내고 이 책을 바라보았을때, 나에게 있어 이 책의 감상은 '물음표' 말 그 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이해하지 못함으로서 생기는 의문이 합쳐진 '당혹스러움' 이였 다고 말하고 싶다.
내가 남자여서 그럴까? 아니면 번역가의 실수일까? 세상은 저자인 그녀를 북미 최고의 단편 소설가라고 칭송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그 명성에 대해서 고개를 끄떡일 어느 공감대도 가지 고 있지 못하다. 아... 어쩌면 내가 이 소설을 소화 하지 못할 만큼 문학적인 이해력이 없을 지 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전제척인 내용과, 이 책의 제목이 바로, 과 거 존재했던 '여인들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과거의 여인들이 바라던 대로... 그리고 희생된 대로... 그 모두를 혼합한 스프처럼, 이 책은 인간의 모든 욕망과, 분노, 갈망, 슬 픔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 증거로 소설에는 한명의 중요한 등장인물보다는 각각의 인생을 칠하는 다양한 '등장인물'들 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에 나는 소설의 첫 장을 장식하는 등장인물 '조해너'의 이 야기 흐름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그녀는 결코 아름답거나, 교육 받았거나, 안정된 삶을 사 는 호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모든것을 정리하면서도 '확실하지 않은' 믿음 하나를 믿고, 그디니아로 향하는 열차에 오른다. 이야기중 그녀가 말하는 "결혼 할 지도 몰라요" 라는 말이 그녀의 모든 것을 표현하지 않는가? 등장인물 중 하나이지만, 조해너 는 과거 인생을 개척하기 보다는 의지함으로서 살았던 그때의 여성을 대변하는 존재라고 생각 된다. 이제 각자의 삶의 방법이 다양해 지고, 여성이나, 남성이나 모두 자유를 갈망하는 요즘 사회에서, 그녀의 헌신은 이미 고루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설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여 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무언가를 남기려고 한다. 그러나 앞서 고백한 데로, 나는 그 남기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책을 읽었으나, 아니 읽으만 못하다" 라는 말처럼 지금 나의 상태가 딱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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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엘리스 먼로의 책을 두 권 읽어보았다. 단편집이라서 한 편씩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행복한 그림자의 춤'이 1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반면, 미움,우정,구애,사랑,결혼은 아홉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앨리스 먼로는 캐나다 출신의 단편작가로 대학시절 '그림자의 세계'를 출간했고 그 후 첫 소설집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내놓았다. 그녀의 첫 소설집은 '총독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주목을 받게 된다.
이 후 '내가 너에게 말하려 했던것' '공공연한 비밀''떠남'등 열두권의 단편집을 발표하며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2009년 맨부커상을 수상했으며 '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이룩하는 작품의 깊이와 지혜,정밀성을 모든 작품에서 보여준다' 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의 단편들을 읽어보면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문화권의 고유성이 잘 나타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소녀시절의 이야기라든가 성장하며 영향을 받았던 자연,생활,문화,교육등 우리와는 다른 독특함이 매 작품마다 배어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소설은 작가자신의 정체성과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이 내재되어 작품에 반영되는 바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아왔나를 이해하는 것도 작품을 읽고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인간과 삶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녀의 소설들은 때론 어른들의 사회에 한 발 다가가게 된 사춘기 소녀들의 방황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둡고 힘든 일상에 부댓기는 여성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아무래도 단편집이다 보니 각 이야기들이 서로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왠지 집중도가 떨어지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더 많은 작품을 읽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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