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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화들은 제목도 참 재미있다.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이 동화제목을 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여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아~ 저도 태진아 알아요. 이루 아빠쟎아." 내가 물었던 것과는 조금 핀트가 안맞는 대답이지만 아무튼 정형화된 제목보다는 훨씬 끌린다고 덧붙인다. 나 역시 동감.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에 실린 이용포 작가의 단편동화 5편은 모두 노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잠깐! 혹시 나처럼 노인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동화가 인자하고 지혜롭고 현명한 노인과 고분고분하고 착한 어린이, 또는 착하지 않았다가 착해지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바른생활 이야기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비정형화된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매우 끌린다!
처음의 두 편 [버럭 할배 입 속엔 악어가 산다]와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이 특히 그렇다. 이야기는 버럭할배와 팬클럽 회장님을 초등학생 저-중학년쯤 되었을 주인공의 시각으로 서술되었는데, 이 녀석들의 말폼새가 그리 고분고분하지 않다(속마음이야 어땠든지). 주인없는 화분을 챙겨가고, 동네 아이들에게 버럭버럭 잔소리를 하는 버럭할배가 싫다는 것을 아이는 감추지 않는다. 1층에 사는 할배를 3598층 쯤으로 이사시키고 싶다고 하고, 컵 속에 들어있는 할배의 틀니를 보고 '아싸! 딸 걸렸어!'라고 쾌재를 부른다. 또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이 된 할머니를 보고 손녀는 주책이라고 창피해하고, 할머니가 이것저것 하고 싶은 목록을 댈 때마다 속으로 비꼬며 딴지를 건다. 물론 아이들은 자기가 몰랐던 버럭할배와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달라진다는(아마 달라졌을 것이다) 결론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솔직한 보통의 아이들이어서 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로 느껴진다. 읽는 어른이 그렇게 느낄 정도이니 아이들이라면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지 않겠는가.
나머지 세 편은 앞에서만큼 비정형화된 방식을 보이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노인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다 솔직하게 다소 파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반듯한(?) 동화와는 차별화되는 재미를 선사한다. 작가가 '지은이의 말'에서 밝혔던, 노인은 존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재미' 위에 얹어 놓은 셈. 아이들에겐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은 동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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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개의 이야기가 주는 의미는 시들시들해진 마음 나무에 물을 주었다. 그림도 사투리 섞인 이야기들도 참 재미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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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고 딸아기가 무척 깔깔대며 웃었다. "할머니들은 태진아를 무척 좋아하나 봐~ 근데 다른 애들은 다 싫어하는데.." 딸아이의 말에 그대로 세대차이가 느껴진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그 노래를 얼마나 아이들은 고리타분하고 멋없다고 느끼는지 말이다. 사실 나도 딸 아이만했을 때는 그렇게 느꼈을 지 모르겠지만 이제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빠른 템포로 흘러가는 현재보다는 과거를 자꾸 뒤돌아 보게 되고 미래를 생각해 보게 된다.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던 구 세대의 현재가 문득문득 내 것이 되어가고 있음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책는 표지에서 본 것만큼 우스운 이야기가 가득하지 않다. 소외되고 이해받지 못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 바로 내 어머니, 아버지의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누구나 다 나이가 든다고 하는데 우린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잊고 산다. 순간 거울을 보고 "이게 나야?"라며 놀라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자주 이 사실을 잊을 것 같다. 평생을 자식을 위해서 뒷바라지 하고 살았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자 자식들에게 짐이 되고 결국 남편과 함께 강물에 뛰어들려는 노인들..자식들의 전화를 기다리다가 전화벨이 환청으로까지 들리게 되는 노인, 가슴이 미어지게 만드는 상황이지만 우린 남의 이야기에는 혀를 차면서도 정작 내 이야기가 되었을 때는 얼마나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위로했는가 생각해 본다. 홀로 지낸 외로운 시간을 뒤로 하고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 만난 할아버지와 결혼을 하겠다면, 혹은 태진아가 좋아서 팬클럽에 가입하고 볼화장을 진하게 하고 "오빠~"를 외치면서 방송국에 따라다니는 부모를 만난다면 과연 쉽게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 이해보다는 핀잔이 먼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책을 통해서 보면 노인들의 외로움과 아픔과 소외됨을 누구보다도 절감하는데. .. 책을 읽으면서 자식들 다 출가시키고 내외만 외롭게 계시는 부모님과 홀로 계시는 어머님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는 지금보다 더 그들을 이해하자고 마음먹으면서, 오랫동안 쉽게 잊혀졌던 '누구나 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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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만 보고 별별 상상을 보았다. 우리의 어린 친구가 트로트의 참 맛을 알고 팬클럽 활동을 하면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담았을 거란 생각을 제일 많이 했었다. 제목만으로는 성공한 셈이다. 요즘 아이들은 한참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팬클럽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제목으로 먼저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책이다.
책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잡고 책표지의 그림을 보고 맨 뒷표지의 글을 읽고 알았다. 이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는 것을. 상당한 무게감을 안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을 우리 아이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고 하면서 많은 걱정을 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한다. 이런 문제를 이 책의 저자인 이용포님은 너무도 섬세하면서도 감정에 호소하여 잘 풀어나갔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어린이의 시각과 스카프가 보는 시각, 할머니의 행동을 관찰하여 풀어낸 이야기 5편 속에 구수하게 잘 담아내고 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을 느껴나가고 그들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애정어린 마음으로 함께 생활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5편 이야기 속에 한가득 담겨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어린친구들에게 잘 흡수되고 느끼게 될지는 독자의 몫이다. 어른들은 공감하고 함께 공유해나갈 내용이지만 어린 친구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물음표이기도 하다.
책 제목이기도 한 <태진아 팬클럽 회장님> 속 할머니는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오셨다. 그런 할머니를 손녀가 음악 공개방송에서 태진아를 외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할머니가 팬클럽 회장을 하면서 연예인에게 정성을 쏟는것에 다소 화가 났지만 진정 할머니가 하고 싶었던 일은 사회봉사 활동이었음을 알고 모든 감정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우리 할머니 시집간대요>는 남은 여생을 함께 보낼 친구같은 동반자로 할아버지와의 재혼을 결심하지만 가족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자신들의 외로움과 슬픔은 이해해주길 바라면서 정작 할머니의 빈자리, 외로움, 그 슬픔은 생각해보지도 않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편견을 보기도 한다.
<개구리 이마에도 뿔이 날까?>는 참으로 슬프고 가슴 한켠이 막 쓰라리며 아파오는 동화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그 할머니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아이를 낳지 못해 세아이가 딸린 집에 재혼해서 들어가 살면서 키우면서는 자식들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치매에 걸려서는 자식들에게 걸림돌만 되는 할머니...... 더 이상 짐이 되지 않기 위해 한강에 뛰어들려고 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슴에 큰 대못을 박은 둘째가 전하는 말 한마디가 희망을 보게 만든다.
<수제비>를 읽을땐 참 많이 마음이 아팠다. 지금 현재의 우리 독거노인들의 모습인것만 같아서. 평생을 가족을 휘해 살아온 할머니. 자식들의 정이 너무도 그립고 관심이 많이 필요한데. 혼자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모습이라 여기니 어찌나 슬프고 마음이 아리던지. 나도 모르게 이 동화를 읽고 시어머님과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하게 만드는 힘이 이 수제비에는 담겨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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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모르고 자랐다. 외할머니만 계셨었는데 다정다감하신 성격이 아닌지라 자주 놀러가지도 않았고 사근사근 말을 한 기억도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지금도 외가에 가는 것을 가장 좋은 일로 생각할 정도로 정을 듬뿍 받는다. 큰 아이는 외가에 가면 할머니랑 잘 정도다. 아마 우리 아이들이 크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많고 특별한 정도 느끼겠지. 그런 면에서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주시고 정도 듬뿍 주시니까.
늙는다는 것은 어느 생물이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러나 두려워하고 꺼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금은 워낙 매스컴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서 '고령화 사회'라던가 '노인문제'라는 말을 다들 알 것이다. 비록 실감하거나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이용포 작가는 작정하고 노인 문제를 꺼낸다. 그분들의 삶이 어떠한지 고민이 무엇인지 또 어려움이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처음에는 단편이라는 것을 모르고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하며 다음 장을 넘겼는데 아무래도 내용이 이상해서 보니 각각이 다른 이야기였다.
5편의 이야기가 모두 노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비록 화자는 아이지만 단지 이야기를 이끌어 갈 뿐 그 이상의 역할은 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모두 독자가 읽으며 느끼는 것이다. 혼자 사는 노인의 외로움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살림만 하며 누구의 아내나 어머니, 할머니로만 살다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삶을 사는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또한 노인의 재혼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치매 문제도 다루는 등 노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황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읽는 내내 과연 아이들이 이 상황들을 얼마나 공감할까 내심 궁금했다. 아니 걱정됐다. 비록 세 편의 이야기가 아이가 주인공인 일인칭 시점을 취하고는 있지만 자꾸만 그 안에 어른이 오버랩된다. 아무래도 작가의 입김이 너무 세게 작용한 것은 아닐런지...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마지막에 자식들이 대문을 밀고 들어오며 엄마를 부를 줄 알았는데 몇 줄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끝내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으론 무조건 끝을 행복하게 마무리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은 작가인 것 같아 좋으면서도 할머니가 안스럽다. 이런 것이 바로 여운이라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