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그를 살리기 위해서였을까? 더 빨리 죽이기 위해서였을까?
장모는 그를 살리기 위해서였을까? 그를 죽이기 위해서였을까?
어느 날 차 사고로 아내는 죽고, 남편은 살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마비가 된 그를 장모가 돌보기 시작했다.
장모는 그를 돌본 것일까? 서서히 죽인 것일까?
움직이기는커녕 말조차 할 수 없었던 그는 서서히 그렇게 장모의 테두리안에 갇히기 시작했다.
어떤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고, 자신의 상황을 말할 수 없었다.
집안에 가만히 누워서 그는 얼마나 답답하고 무서웠을까?
죽을 힘을 다해 기어나가면서 결국은 장모의 다리에 가려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던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장모는 자신의 죽은 딸이 남긴 메모로 어떤 것을 알게 되었을까?
자신의 딸만 죽고, 사위라도 살아남아서 다행으로 여긴 것일까? 아니면 사위를 죽이고 싶었을까?
마치 사위때문에 딸이 죽었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그 집에서 자신의 딸이 남긴 여러 흔적을 보고, 아주 천천히 차츰차츰 그를 세상으로부터 단절 시켰다.
조금씩 세상과 단절되고 좁은 방에서 그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를 도와줄 수 없었고,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 할 수 없었다.
지금의 상황을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던 그는 점점 죽어가고 있었다.
마치 영화 "미져리"가 생각나기도 했던 이 책은 그 관계가 사위와 장모라는 점이 더 아슬아슬하고 무서웠다.
읽는내내 좁은 공간에 갇힌 그가 되어서 답답하기도 했고, 긴장되기도 했으며
또 장모가 되어 그를 원망하기도 했다.
결국 그 구멍은 파멸의 구멍이란 말인가?
시작하기전에 소박하고 단아해 보였던 표지속의 집은
다 읽고 난 후의 공포와 파멸의 집이 되었다.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들고, 그들의 관계와 심리에 집중하게 만들었던 작가님의 필력이 참 대단하다. |
|
간만에 읽는 편혜영 작가의 글이다. 오래전에 이상문학상 수상집에서 통조림공장,인가 하는 소설에서 그의 글이 마음에 들었는데, 역시 그 여운이 오롯이 남아 있어 책이 잘 읽혔다. 책 한 권을 읽고나면 생각보다 정리할 부분이 많다. 일단, 오기가 전신마비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사고로 인하여 몸이 극도로 불편한 상태가 되는게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지, 그리고 그의 주변사람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얋은 관계였는지...그리고, 하나같이 그렇게 비인간적인 사람들만 있는지,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였다. 마찬가지로, 내가 저런 일을 당할 때, 과연 누가 내 슬픔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하는 생각에서 일단, 불편했다. 나에게는 심지어 저 싸이코 같은 장모도 없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장모는 장모고... 제일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오기와 사고로 죽은 와이프의 관계다. 무언가를 항상 시도하지만 끝 마무리를 잘하지 못하는 아내는 마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도 별반 다를 것이 없지 않나 싶은데...그렇다면, 서로 모자라고 어설픈 둘이 많이 소통하고 잘 살 것이지, 그 동안 그들은 뭘 했나 싶다. 심지어 부부사이가 저런데, 사회 생활은 잘 했을까도 의문이다. 만약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둘이 살았더라면...과연 행복했을까? 계속 결혼생활을 하던, 이혼을 하던..사고가 없었더라면, 일단 둘 다 사지가 멀쩡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냥 원래 살던 방식(오기는 적당히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와이프는 항상 이것 저것 더 나은 삶을 산 사람을 롤모델 삼아 사는)을 고수하면서 살았을 것이다. 작가는 글 안에다 뭔가 더 깊은 것을 숨겨 놓았을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사고 당하지 말고, 병들지 말고 알아서 잘 잘사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일단, 그만큼 오기의 처지가 섬뜩할 정도로 무서웠고...심지어,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사고가 아니었을런지. 짧고 잘 읽히고 강렬하다. 뭐 그런데 나는 조금 더 촘촘히 길게 쓰였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요즘 읽은 한국 작가의 글들을 보면... 어째 400페이지는 고사하고, 300페이지 넘는 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길게 끌고갈 역량이 부족한 건지, 글도 인스턴트 커피처럼 써대는 것이 트렌드인지 궁금하다. 어쩌면 이런 면에서 독서도 가성비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세계 명작은 페이지가 많고, 읽고 나서 내 마음에 깊은 획을 그어 한 동안 그 여운이 사라지지 않는데... 한국 작가의 책은 짧고, 송곳으로 찔러대는 느낌은 있지만, 심장에 한 획을 긋는 깊이는 조금부족한 것 같기도 하다. 읽다가 너무 너무 잘 쓰여져서 심장마비에 걸릴 정도의 글이 보고 싶다. 하지만, 꼬라지를 보아하니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작가들의 성찰이 필요해보이지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들도 그냥 돈버는 글쟁이일 뿐일테니. |
|
오래간만에 소설을 읽고 싶어서 고른 책 <편혜영 - 더홀> 일단 흡입력이 굉장했다. 사실 스릴러 책을 딱히 찾는 편이 아닌데 읽다보니 이건 정말 스릴러... 그래서 펼치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리고 묘사가 뛰어났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과 주인공의 장모...그리고 주변인물들에 대한 느낌과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 했다. 처음 읽어본 편혜영 작가의 소설이었는데 첫느낌이 좋았고, 다음번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
<식물 애호> 라는 단편으로 소년 이로에 수록되었던 오기의 이야기가 장편으로 각색된 작품 단편은 단편만의 호흡이 있어서 재미있고, 장편으로 재탄생한 글은 그 안의 디테일한 부분들이 살아있어 나름대로 또 재미있다 편혜영 작가님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으면서 술술 읽힌다 영화로 치면 스릴러물의 형식을 띄고 있는 이 책은 그러나 사건 자체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는 순간의 짜릿함 보다는, 담백한 문체로 사건 이면의 심리와 사람들 간의 관계를 집요하리만치 세세하게 보여주며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데 그래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읽고 난 뒤에도 어두운 여운이 남는다. |
|
우리가 하는 위로가 때론 위로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해준다. 상황이나 감정 묘사를 세밀하게 잘하면서 잠깐잠깐 나오는 위트가 나를 피식하게 만든다. 교통사고를 당한 후 주인공이 얼마나 추악한지 알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소설 굿굿입니다 추천드려요! |
|
고등학생인데 학교에서 요거로 수행평가 한다고 해서 구매했습니다. 쉬운 내용이라 쑥 읽는다기보다는 심오하게 고민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문학과지성사 출판사답다는 책ㅎㅎㅎ 어쨌든 해석이 궁금해 인터넷 검색도 좀 해봤어요 생각보다 해석도 멋진 책이네요 |
|
교통사고 속에서 아내는 죽고 홀로 살아남은 남편
아내의 어머니인 장모와 함께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위를 생각하면서 파놓은 구멍과 그 구멍을 메우게 되는 상처들
그속의 비밀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짤지만 굵게 강렬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습니다.
사건속으로 들어가면서 빠르게 나도 그 구멍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함께 휘몰아 치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
오기는 교통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 신세가 된다. 꼼짝 못 하게 된 오기를 하나뿐인 가족이라는 장모가 보살피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갈수록 오기에 대한 장모의 태도가 소름 끼치게 변해간다. 병원에 가거나 물리치료사를 부르는 일을 소홀히 하는 등 오기의 치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집 마당 한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을 파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 책을 읽으며 오기의 눈에 비치는 장모의 모습에서 소름 끼치는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결국 오기가 아내에게 저지른 위선적인 행동에 따른 인과응보라는 내용이다. 몰입감 있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 것은 좋았지만 마무리도 애매하고 다 읽고 나면 별게 없는 느낌이다. 홀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구멍에 대한 설득력은 부족하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