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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그늘 이영광 늙은 느티의 다섯 가지는 죽고 세 가지는 살았다 푸른 잎 푸른 가지에 나고 검은 가지는 검은 잎을 뱉어낸다 바람이 산천을 넘어 동구로 불어올 때 늙은 느티의 산 가지는 뜨거운 손 내밀고 죽은 가지, 죽은 줄 까맣게 잊은 식은 손을 흔든다 한 사나이는 오래된 그늘에 끌려들어가 꼼짝도 않고 부서질 듯 생각노니, 나에게로 와서 죽은 그대들 죽어서도 떠나지 않는 그대들 바람神이 산천을 넘어 옛 동구에 불어와 느티의 百年 몸속에서 윙윙 울 때 (『그늘과 사귀다』 이영광 시집. 랜덤하우스)
불神 내 몸뚱이에 타들어와 이글거릴 때, 그대 살아서 떠나가도 나는, 속수요 무책이다. 시인의 말 이 어룽어룽하고 쓰린 세상에 멍멍한 사람으로 와서 다름 아닌 시와 더불어 苦行하게 된 것이 행복하다 번개와 함께 나타난 골짜기의 나무들이 젖은 채로 타고 있듯이 閃光 일순일 뿐이지만 속수요 무책이라고 생각한다 정해년 봄. 광릉 숲 이영광 * 1965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안동에서 자랐다. 정릉천 물을 십오 년 먹다가 흘러와 지금은 구 년째 왕숙천변에 산다. 1998년 『문예중앙』에 「빙폭」 등 10편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를 내었다. 과거는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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