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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는 많은 배우들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그 사라짐에는 나이가 이유가 되
기도 하고, 때로는 자기관리의 부족이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영화계의 변화로 배
우들이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영화계에도 축복받은 사람들이 있다. 아무
런 인사도 없이 떠나거나 기억에서 잊혀지는 이들도 많은데, 자신이 했던 영화
들의 캐릭터를 정리하고, 그 이야기들을 지금의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꺼내어 자
신의 이야기로 들려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야 말로
진짜 축복받은 이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그런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배우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서부극은 이미 지나간 유행이 되
었고, 사람들이 그렇게 찾는 영화는 아니다. 이제 서부극은 상당히 기발한 아이
디어가 들어간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아니면 간간히 만나는 별미처럼 그 시절의
감성을 느끼고 싶어질 무렵 만들어지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서부
영화들 중에서도 이 여오하 용서받지 못한 자는 특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
것은 서부극을 대표했던 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바로 자신이 그동안 출연
했었던 서부극의 주인공들의 마지막을 그린 영화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이름과 서부극이 동일시되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클
린트 이스트우드는 단순히 서부극과 동일시되는 배우일 뿐만이 아니라, 마초라는
남성미의 대표주자처럼 느껴지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배
우로서만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는 감독으로도 성공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재
미있게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감독으로 만든 영화에서는 자신이 배우로만 출연
했던 영화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가 감독으로 보여주는 모습들은 마
초라기 보다는 고민하고 다시 고민하는, 그리고 자신의 과거에 후회와 안타까움
을 갖고 살아가는 이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 용서받지 못한 자는 그런 스타일이
분명하게 들어나는 영화다. 과거의 잔인한 살인자였던 이가 결혼을 하고 나이를
먹고 난 다음에 생활고로 다시 과거의 그 일을 하게 되는 이 이야기는 그가 자신
이 저지른 과거의 일에 고민하는 모습과 긴 시간을 지나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
한 공포를 제대로 느끼는 동료의 모습, 그리고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이의 이
야기가 더해져 이제 저물어가는 서부극의 시대에 그 서부를 살았던 과거에는 영
웅처럼 보였던 이들이 사라져가는 진짜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보여준다.
류승범이 출연한 영화 중에 품행제로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것
은 흥행을 위해서 혹은 멋있는 장면을 위해서 미화되는 영화 속에서의 싸움을 우
리가 현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진짜 싸움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막싸움이라
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 찌질한 모습을 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보여준다.
물론 이 영화의 그들은 총을 들고 사람을 죽이기에 훨씬 처절하지만, 사람을 죽인
다는 그 일 자체의 공포를 그들은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그 처절함을 연기로
는 절정에 이르러, 연기가 아닌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노배우들의 모
습은 그 자체로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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