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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전쟁 이후의 세대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지만, 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겐 일생을 그 기억이 따라다닌다.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상흔이 트라우마가 되어 한평생 배음처럼 인생을 지배한다. 자식 세대나 손자 세대들에게 이해받을 수 없는 그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아픈 기억, 고통으로부터 인간은 해방되고 자유로울 수 있을까? 시인은 마치 그 기억에서 도망이라도 치듯, 인간과 문명을 떠나 자연으로 떠난다. 마치 그러면 인간이 망쳤던, 인간의 최악을 경험해야 했던 그 기억들은 모두 망각이라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그렇게 바이칼 호수와 알레스카, 시베리아와 몽골을 정처 없이 다닌다. 그곳에서 만난 자연은 시원을 닮아 있고, 사람들도 자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에서 자작나무는 인간과 하늘을 중재하는 우주목이라고 한다는데, 이 시집에 실린 시들 역시 그런 식으로 인간과 자연을 잇는 시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