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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은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으로 이룰 수 없었던 한 청춘 남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다. 1997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서술자인 ‘나’가 김용택 시인의 시 <그 여자네 집>을 읽고,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을 떠올리면서 시작된다. 작품에 인용된 시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매개체이면서, 만득이와 곱단이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과 그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는 장치이다. 이 작품은 겉 이야기에 속 이야기가 들어 있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겉 이야기는 1990년대의 서울이 배경이고, 속 이야기는 일제 강점기 38선 부근 행촌리를 배경으로 한다.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은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로 인해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게다가 전쟁 때문에 생긴 남북 분단으로 두 사람은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까닭은 일제 강점기와 남북 분단이라는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 때문이다. <그 여자네 집>은 꽃 피는 봄 행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두 사람의 이별을 대비하여 비극성을 강조하면서, 개인의 아픔을 통해 민족사의 불행을 재인식시키고 있다. 만득이, 곱단이, 순애가 겪는 아픔은 그들 개인의 아픔에 머물러 있지 않고, 비극의 역사를 함께 겪어온 우리들 모두의 아픔이기에 이 작품은 큰 공감을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