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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여름내 더위와 일에 지쳐 옆으로 밀어두었던 책들이 다시 나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집어든 책.. 책읽기에 돌입하여 막상 책장을 몇 장 넘겼을 때는 책이 책을 부른다고 하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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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이 누구던가. 스무 해 동안 영어의 몸이 되어 세상과 격리되어 지냈으면서도 흔들리거나 무너지는 일 없이 자신을 연마하고 조탁하여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사람이다. 세상 속으로 돌아온 그는 사상가였고 철학자였고 서예가가 되어 있었다. 신영복에게 영어의 세월 스무 해가 없었다면 후대의 우리는 생전에 삶의 사표 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신영복, 그가 우리 시대의 큰 사람이라 하는 것은 인고의 세월을 이겨낸 강단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총명을 녹슬지 않게 다듬은 빛나는 지성 때문이 아니라, 고난의 시기를 지내놓고도 여일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 때문인 것이며, 남은 앞으로의 세월에도 그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174 - 175쪽 발췌)
저자는 팔십 년대와 구십 년대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모르고 지냈을 만큼 책과 담 쌓고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강의>라는 책을 사서 읽게 되었고’ 한순간에 신영복 선생님에게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오랫동안 옆으로 밀쳐둔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인연을 두고 저자는 ‘우연한 기회’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이의 글들을 찬찬히 읽다 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신영복 선생님의 면모를 일상에서 언뜻언뜻 보여주기도 합니다. 특히나 신영복 선생님에 대해 ‘고난의 시기를 지내놓고도 여일한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남은 앞으로의 세월에도 그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이야기할 때 그 말은 고스란히 저자 자신에게 돌려도 무방할 만큼 닮은 데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