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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부터 짧게 소개되어있는 줄거리만 보고 궁금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중에 하나였다. 글쎄, 개인적인 느낌은 붉은 수수밭보다 국두가 더 우위를 차지한다. 짧지만 정말 강렬한 영화이다.
■ 줄거리 염색공장을 운영하는 늙은이 양노인은 아들을 얻기위해 돈으로 가난한 집안의 여자 국두를 돈을 주고 사온다. 그리고 자신이 발기가 안되는걸 국두에게 폭행으로 탓하며 꼼짝못하는 기구로 밤마다 그녀를 가두고는 억지로 성교를 시도한다. 이유는 역시 아들을 낳기위해. 낮이면 노예처럼 일하고 밤이면 양노인에게 시달리느라 국두는 사는것이 사는게 아니다. 그러던 그녀에게 한가닥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바로 양노인의 노총각 조카 천청. 그는 타오르는 젊음을 어쩌지 못하고 종처럼 양노인밑에서 일하면서 아침에 국두가 목욕하는걸 구멍으로 지켜보는 소심한 남자이다. 처음엔 그런 그를 경계하던 국두도 그를 이용해 자신의 굴레인 양노인에게 탈출하고자 유혹하는데...
■ 사랑을 이루었어도 사회적으로 밝힐 수 없으면 그것은 불륜.
내가하면 사랑이고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돈때문에 팔려온 국두지만 사회의 눈이 무서워 그들은 사회에 떳떳하게 밝힐 수가 없다. 그리고 부모들이 가장 무서워하는게 자식눈치라는걸 아시는지.. 국두는 천청과의 사랑의 결실로 천백이라는 아들을 낳지만, 자신의 아버지가 천백임을 믿을 수도 없고 믿기도 싫었던 천백의 눈치때문에 제대로 애정표현도 할 수가 없다.
■ 뿌린만큼 거두는 애누리 없는 얄궂은 운명.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처음엔 양노인만 사라지면 될거라고 모든게 행복할 거라고 여겼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지만, 이제는 그의 분신같은 천백의 눈치를 보면서 십년이 넘게 서로의 사랑을 피하며 숨어지내듯 관계하는 두사람이라니 말이다. 게다가 천청은 국두의 말대로 도망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소심한 남자이다.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알고 죽이려 했던 양노인도 우습게 되긴 마찬가지였다. 천백이 갓난아기였을때 그렇게도 못살게 굴더니 3살되는 천백을 죽이려는 순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에 감격해 마음을 고쳐먹게 된다. 인생이 얼마나 우스운지, 갓난쟁이때의 복수를 하듯 운명은 천백의 손에 그의 목숨을 맡기게 됐으니.
■ 빨간색 천의 살풀이. <국두>에서 처음으로 둘이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관계를 갖는 장면에서 빨간색 천은 하늘에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빨간색. 그것은 色, 널어놓은 천이 빨간염색통속에 빨려들어가듯 떨어지는 이 상징적인 장면은 둘의 첫관계뿐 아니라 천청의 죽음의 장면에도 연속으로 나오게 된다. 결국 둘의 사랑은 치정으로 끝이 난다. 죄값을 치루 듯.
돈때문에 팔려와 노인에게 성고문까지 당해야했던 국두나, 사회적 아버지와 생부가 달랐던 천백, 아들을 아들이라 밝히지 못하고 죽임당한 청정, 죄값을 치루듯 말년에 고통받은 양노인까지 무엇이 이렇게 그들을 힘들게 한것인지, 아마 영화끝나고도 한참을 잔혹한 그 인생살이에 헤어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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