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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깎는 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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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철근과 콘크리트가 만난 살풍경한 성냥갑 속에 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엔 흙냄새, 나무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TV를 틀면 하루 종일 만화가 나오는 채널이나 현란한 컴퓨터 게임이 없었던 그때, 개구쟁이들의 즐거운 놀이중 하나가 새총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 시절 새총은 단순히 새를 잡기 위한 도구가 아닌 소년의 자존심이었다.― 사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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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철근과 콘크리트가 만난 살풍경한 성냥갑 속에 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엔 흙냄새, 나무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TV를 틀면 하루 종일 만화가 나오는 채널이나 현란한 컴퓨터 게임이 없었던 그때, 개구쟁이들의 즐거운 놀이중 하나가 새총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 시절 새총은 단순히 새를 잡기 위한 도구가 아닌 소년의 자존심이었다.― 사실 이 새총으로 새를 잡는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잘 만들어진 새총을 가지기 위해 미묘한 경쟁을 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좋은 새총을 가지기 위한 조건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솜씨 좋은 아버지 밑의 아이는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었다. 솜씨 좋은 아버지는 곧 솜씨 좋은 목수인 까닭이다.

 

물론 새총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고 해서 그 시절 아버지를 목수라 부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명절에 산소를 찾을 때마다 주변에 당신이 심었다는 나무 이름을 줄줄이 꿰고 나무라기보단 식물줄기에 가까운 개나리나무로 멋진 새총을 만들어주던 아버지는 나무의 품성을 아는 어른이자 목수임에 틀림이 없다.

 

이 책 <목수 김씨의 나무작업실>(시골생활. 2007)은 바로 그런 목수의 이야기이다. 목물, 곧 나무의 품성을 깨우쳐가는 목수 김진송. 그는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린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이전에 나무를 배운다.

 

흔히 목수라 하면 장인정신을 떠올리고 그것은 그네들의 고된 작업으로 탄생한 창조물로 귀결된다.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찍어내는 기성품은 흉내 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목수의 흔적. 때문에 목수의 손을 거친 나무는 작품이라 불리고 세월의 흔적까지 더해져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가치 있는 물건을 빼어난 재능과 각고의 노력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목수를 말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올곧은 기개를 상징하는 소나무에서부터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나무. 이들은 나무라는 명칭으로 묶여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마다 성질이 다르다. 책상이나 의자를 만들어두면 평생을 써도 끄떡없는 나무가 있는가하면 힘없는 대패질에도 바스러지거나 뒤틀려 있어 도저히 쓸 수 없는 나무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베는 시기와 관리상태에 따라 같은 나무라도 판이한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가는 이렇게 개성이 강한 나무를 만나게 된 인연에서부터 각각의 성격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무를 만지고 사는 인생을 말한다. 편리한 기계를 사용한다면 십수분만에 끝날 일에 하루를 바치기도 하고 서투른 욕심에 질 좋은 나무를 망치기도 하며 작가는 나무를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수많은 종류에 따라 품성이 다른 나무 이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 고정된 진리란 없을 것이다. 또한, 단 한번으로 인생의 해답이 뚝딱 나오는 깨달음도 없을 것이다. 익히 그 성질을 알고 있어 익숙한 대패질로 작업을 시작했지만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갈라지는 나무처럼 말이다.

 

어쩌면 목수라는 업은 이렇게 변덕스러워 정답이 없는 나무의 비위를 맞추는 일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나날이 변화하는 혼란스러운 삶에서 존재하지 않는 정답을 얻기 위해 무엇인가에 비위를 맞추며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비위를 맞추는 일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수틀린다고 해서 토라져 이내 외면한다면 그것은 시도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하지만 그 고단한 길을 가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그 빈자리를 멀리보이는 장애물에도 몸을 사라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름모를 나무를 만나면 대패부터 잡고 보는 목수, 굳이 고된 노동을 자처하는 목수, 실패의 원인을 나무나 연장이 아닌 자신에게 돌리는 목수. 목수 김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차분해지고 숙연해지는 이유는 공장에서 찍어낸 반듯한 가짜 나무에 익숙한 게으른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기 때문은 아닐까.

y*******9 2007.06.18.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목수는 목수일 뿐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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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평론, 기획, 출판등의 일을 하다가 마흔이 조금 안 되어서 목수의 길로 접어들어 10여년째 목수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남다른 이력이 눈길을 끈다. 목수라는 직업이 나무를 다루는 일 이라는 것 밖에 몰랐던 내가 저자 김진송이라는 이름을 알리가 없었다. 책을 읽기 전 김진송씨에 대해 검색해 보니 여러편의 전시회를 열었고 그의 첫 전시회에서 거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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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고 평론, 기획, 출판등의 일을 하다가 마흔이 조금 안 되어서 목수의 길로 접어들어 10여년째 목수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남다른 이력이 눈길을 끈다.

목수라는 직업이 나무를 다루는 일 이라는 것 밖에 몰랐던 내가 저자 김진송이라는 이름을 알리가 없었다. 책을 읽기 전 김진송씨에 대해 검색해 보니 여러편의 전시회를 열었고 그의 첫 전시회에서 거의 모든 작품이 팔려나갔으며 관객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했다고 한다. 그리고 5년전에 목수일기 라는 책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목수라는 직업에 대해 백지상태라고 말해도 좋을만큼인 나에게 이책은 접해보지 못하는 직업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나마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살아가면서 어느 직업, 어느 일 쉬운게 없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목수라는 직업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또 하나 다른 이유는 누구나가 꿈꾸는 시골에서의 전원생활, 나 또한 나이가 어느정도 들어서 지방의 소규모 도시나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끌렸다.

먼저 책을 한번 대충 훓어 보았다. 의자, 책상, 스탠드, 콘솔, 물고기 등등.. 책에 실려있는 많은 작품들이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저자는 작품이 아닌 물건을 만든다지만 나에게는 모두 예술 작품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책의 목차들을 봤다. 목차만 보더라도 이책이 얼마나 흥미로울까 상상할 수 있었다.

이책은 목수일을 하면서 나무를 구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부터 목수일, 목물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사진들과 함께 기록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만든 작품들을 보면서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느껴볼수 있다. 미술 평론가라는 그의 이력에 맞게 표현력과 글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도 알수 있다.

나무들의 종류에 대한 이야기,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구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면 저자의 자연사랑과 나무에 대한 애정, 목수일에 대한 열정이 얼마만큼 인지를 알수 있다.
몇백년 묵은 집이 헐린다는 소식을 듣고 득달같이 양수리로 달려.. 몇개를 가져가라는 주인의 말에 이 나무 저 나무 챙겨보는데 다 가져가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정신없이 나뭇더미를 뒤지다 못에걸려 정강이에 피가나고 무릎이 찢긴줄도 모르다가 급기야 너무 흥분해 지갑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본문 중에서-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나무들이 많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나무라고 해야 소나무, 은행나무, 잣나무 정도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저자가 소개하는 나무들의 이름과 이름이 붙여진 사연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나무의 가시에 찔리면 스무날을 앓아야 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시무나무(스무나무)에서 부터 오리나무, 물푸레기 나무, 귀릉나무, 난대나무, 가래나무, 그리고 미친 대추나무..

나무의 종류들과 특징 그리고 작품이 만들어진 사연들, 마지막에는 목수일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로 마무리 된다. 책을 읽는 내내 손으로 만들어지는 예술 작품들의 기발한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가 상상력에 대한 몇가지 오해라는 주제의 글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준다.

김진송씨의 목물 작품들과 그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들, 디자인에 대한 저자의 생각, 그리고 목수는 목수일 뿐이라는 저자의 목수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들을 이책을 통해 느껴보길..

s*****3 2007.06.0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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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날아온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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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은 것은 만듬세가 무척이나 좋은 책이다. 처음 받았을때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책을 펼치면 마치 어릴적으로 돌아가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인생을 새로이 기획하는 시점에서 만나게되어서 인가? 알 수없는 환상에 젖기도 한다. 마치 내가 목수라도 된양.   작가는 글장이기도 하지만 목수이다. 그는 목수라고 할 만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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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좋은 것은 만듬세가 무척이나 좋은 책이다.

처음 받았을때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책을 펼치면 마치 어릴적으로 돌아가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인생을 새로이 기획하는 시점에서 만나게되어서 인가?

알 수없는 환상에 젖기도 한다. 마치 내가 목수라도 된양.

 

작가는 글장이기도 하지만 목수이다.

그는 목수라고 할 만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규격에 딱맞는 그런 목물을 작업하는 것이 아니다.

나무를 바라보고 나무가 품고 있는, 나무가 무엇이 되려고하는 것을 깍아내는듯 하다.

 

예전에 미켈란젤로가 그랬듯이 재료속에 숨어있는 그 무엇을 꺼내기라도 하는 듯.

 

나무를 대하는 마음과, 나무를 알아가려는 자세와 더불어 삶을 관조하는 그의 마음 씀이 좋다.

막연하게 목수(소목수) 일을 배우고자 했던 희망에 먼 육지에서 망망대해의 조각배로 날아온 갈매기를 본듯하다.

이제 육지가 멀지 않았음을 위안 삼는다.

 

아쉬운게 있다면, 출판된지 한참이나 된 책이건만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는 걸까?

1쇄로 끝이다.

z*******o 2008.12.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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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손길이 살아 숨쉬는 책,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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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다. 제목에 자신이 '목수'임을 내세우는 책, 그래서 이 책엔 그의 작업물들과 그 작업일기들이 담겨있음을 알려주는 책, 바로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이다. 크고 넉넉한 판본에 반지르르 질 좋은 종이로 인한 묵직함, 책의 중간중간 아낌없이 담아주는 생생한 그의 작품 사진들과 적당한 크기와 줄간격으로 나열된 글자 등은 적지 않은 가
"따뜻한 손길이 살아 숨쉬는 책,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내용보기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다. 제목에 자신이 '목수'임을 내세우는 책, 그래서 이 책엔 그의 작업물들과 그 작업일기들이 담겨있음을 알려주는 책, 바로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이다. 크고 넉넉한 판본에 반지르르 질 좋은 종이로 인한 묵직함, 책의 중간중간 아낌없이 담아주는 생생한 그의 작품 사진들과 적당한 크기와 줄간격으로 나열된 글자 등은 적지 않은 가격에 보답하듯이 기품있게 서로 어우러져 속과 겉이 모두 만족스러운 탐스러운 책으로 마무리되었다. 안팎으로 만족스러우니 이런 책을 만난다는 것은 참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다.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은 그 제목에서 말해주 듯이 목수일을 하는 김진송 씨의 나무 작업실에서 피어나는 이야기다. 나무를 구하는 방법에서부터 그것을 다듬고 관리하는 법, 그리고 그 품새에 따라 탄생하는 물건들, 그 과정에 얽힌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목수로서 사용하는 연장들, 자신의 일상, 세상을 향한 이야기 등이 이 책에 빼곡하게 담겨있다. 이러한 그의 이야기는 크게 다섯 줄기로 나뉘어져 각자의 가지에 풍성한 이야기 꺼리와 멋진 사진들을 품고 있다.


『나무는 다 다르다』는 목수 김씨가 만난 나무들의 종류와 성질, 그리고 작업할 나무들을 구할 때의 사연이 담겨있다. 목재소의 잘 가공된 나무를 쓸 거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지은이는 버려지거나 쓸모없이 방치된 나무들을 줍거나 얻어와 그것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 또는 죽은 나무를 베거나 홍수에 떠내려온 나무들을 운반하기도 하는데 그의 힘든 노동이 내게도 전해지는 것 같았다. 물론 목재소에서 나무를 사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의 작품들이 일종의 재활용을 거친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더 따뜻해진다. 

『본전 생각나는 의자』는 그가 여러 물건들을 만드는 과정과 각각의 물건에 얽힌 이야기나 감상 등을 들려준다. 나무를 인위적으로 재단하여 맞추기 보다 나무의 성질이나 있는 그대로의 모양 등을 최대한 살려 자연친화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그의 솜씨는 가히 예술이다. 김진송 씨는 특별한 디자인을 하지 않고 그냥 나무가 주는 느낌을 따라갔다고 하지만 그의 단순한 디자인은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재료로 쓰인 나무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지는 것은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나무 토막과의 몽상』은 그가 만든 소품-작은 인형과 물고기, 에벌레 등과 함께 그것들의 모델이 된 물고기나 벌레 등의 생태나 습성, 성질 등의 실제 모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또한 이 소품들로 채웠던 전시회나 책-<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이 꼭지는 개인적으로 가장 신나는 부분이기도 했는데, 그가 만든 작은 인형들이 너무 예쁘고 탐이 나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침만 흘려대기도 했다. 그의 손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태어난 앙증맞고 귀여운 인형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서툰 목수의 연장탓』은 그가 목수일을 하기 위해 갖고 있는 연장들에 대한 소개가 담겨 있다. 작업을 편하게 해주는 고성능의 자동 기계가 아닌(물론 그것들을 사고 유지할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수한 손연장들은 사람냄새 나는 그의 작업물들과도 닮아 있다. 익숙하거나 처음 들어보는 각종 연장들이 소개되는데 그것들을 사용하면서 다친 경험들을 이야기할 때는 내 몸이 쭈삣해지기도 했다. 목수일에 필요한 연장들을 만드려고 시작한 용접일에 재미를 들여 탄생한 그의 금속작품들도 역시나 멋있었다. (여러모로 유용하다는 연장-'깎귀'의 사진도 첨부해 주셨음 좋으련만!)

『목수 생각』은 지은이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진지하게 풀어놓은 글들이다. 내용에 따라 이해가 좀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걸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적어놓은 그 글들이 좋았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작업실을 찾아온 학생들과 디자인과 형태, 쓰임에 대해 논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지만, 무엇보다 목수와 작가 사이, 일상적인 물건과 예술 작품 사이, 수공업과 산업적 생산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은이의 고민과 갈등이 고스란히 담긴 꼭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판사, 검사를 앞세우는 세상이다 보니 '목수'라는 평범한 직업을 자랑스레 내건 그의 책제목에 자연스레 눈길이 머문다. 목수일과 사랑에 빠진 김진송 씨는 사실 이미 여러 권의 책을 펴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을 가르켜 '먹물'은 먹었지만 '지식인'은 되지 못했고, '목수'라고 하기엔 연륜이 부족하지만 '예술가'라고 하기엔 거북하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는 '먹물'을 먹은 '지식인'이고, '목수'이자 '예술가'였다. 책 전체에 담겨 있는 그의 철학과 소신은 그를 지식인과 예술가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지만 그는 스스로 그런 타이틀을 거부한다. 그러나 그 앞에 붙는 수식어가 무엇이든 간에 그는 여전히 아름다운 물건들을 만들고, 그 아름다움을 글로 전해주는 '멋진 손'을 가진 사람임은 분명하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인공의 목물을 만드는 목수 김씨. 그의 손길을 타고 태어난 많은 물건들이 공산품에서는 절대 느끼지 못하는 따뜻함을 품어내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계화라는 쉬운 길을 버리고 일일이 직접 손으로 물건을 만들고 그 안에 혼을 불어넣는 그의 작업들은 활자가 되어 독자에게 그 감동을 전한다. 또한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통해 물건 하나하나에 깃든 목수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내 주머니 사정으론 그의 손에서 태어난 멋진 물건들을 가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는 것은 못내 안타깝긴 하지만, 실물이 아니면 어떠랴. 이렇게 책으로나마 그의 작품들을 소장할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기쁘다. 


'예술가'나 '작가'라는 호칭보다 '목수'를 더 사랑하는 목수 김진송 씨. 편안한 그의 글과 사진 속 멋진 물건들이 어우러진 그의 나무 작업실 이야기는 너무나도 따뜻하고 푸근해 그 속에 계속 머물고 싶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의 손맛이 주는 온기와 자연을 그대로 담은 목물들이 가득한 그의 작업실에 취해 깨어날 줄을 모른다. 눈과 마음이 함께 즐거운 목수 김씨의 작업실로 당신을 초대해 본다. 그의 작업실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마 당신도 그 따뜻함과 넉넉함에 홀딱 반할 것이다.





 


 

t****9 2008.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무를 만지는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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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목수가 되었다. 나무를 다듬고 깍고 하여 무엇인가 형태를 만드는 사람말이다. 그는 나무가 품고 있는 성질을 밖으로 드러내어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어디 목수가 하는 일이 나무의 말을 대변해주는 것 뿐이겠는가. 그는 나무를 통해 그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가 만든 작업물들을 가만히 보면 특이하다. 실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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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목수가 되었다. 나무를 다듬고 깍고 하여 무엇인가 형태를 만드는 사람말이다. 그는 나무가 품고 있는 성질을 밖으로 드러내어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어디 목수가 하는 일이 나무의 말을 대변해주는 것 뿐이겠는가. 그는 나무를 통해 그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가 만든 작업물들을 가만히 보면 특이하다. 실생활에서 사용할만한 것들은 거의 없다. 좀 멋있게 생겼다 싶은 것이 눈에 뜨인다 싶으면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약해 보인다. 좀 현대적인 감각이 살아있다 싶은 것은 집의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어울릴 것 같지가 않다. 그런 물건들을 수많은 시간들을 들여서 만드는 것이 이유가 없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도 말한다. 나무 의자의 등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한나절을 온전히 사용해버리는 이런 작업이 엉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때가 있다고 말이다. 구식연장을 사용해서 손으로 이루어지는 그의 작업은 대단한 정성이 아니면 힘든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는 흔한 의자에서부터 탁자까지, 그리고 등불장식이나 나무 인형같은 것들을 만들어 낸다.

 

스스로를 목수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목수와는 다른 일을 한다. 집을 지을때 감독을 하거나, 나무로 멋들어진 실내 장식물을 만드는 일과는 다르다. 그가 말하는 목수는 정말로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단어로서의 목수가 아니라 나무를 다루는 일을 하는 장인으로서의 목수이다. 그런데 그의 목수 생활은 참 어슬퍼 보인다.

 

수많은 나무의 이름과 종류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떠랴. 그는 인내하고 시간을 투자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나무의 성질이며 특성들을 하나씩 알아간다. 소위 그가 목리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그런 것들을 하나씩 익히고 체득하면서 그는 점점 제법 목수다운 목수가 되어가는 것 같다. 책의 후반으로 갈수록 그가 만든 나무 조형물들의 특성이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책은 그냥 무미건조한 목수의 나른한 일상 생활을 적은 그런 저런 이야기도 채워진 것 같다. 그러나 느린 호흡으로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면 문장들이 예사롭지 않은 것을 느끼게 된다. 그가 애써 소박하게 적은 것일뿐, 그는 먹물이기 때문이다. 배울만큼 배웠고, 책도 많이 쓴 사람이다. 그에게는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서 문장을 만드는 것이 더 쉬울 것으로 느껴진다.

 

그는 책의 끝까지 결국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지식인에 대해서 한구절 잠깐 언급한 것 외엔 그는 자신의 속 내를 잘도 감추고 있다. 그렇지만 그가 결코 만만치 않은 분량의 이 책을 통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에 실린 사진들에서 그것들을 읽어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이제 목수이다. 목수는 목수로서 말할 뿐이다.

 

그래서 그가 생산해낸 목물들이 가진 모양새를 다시 주르르 훝어보기 시작한다. 그제서야 그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가가 느껴진다. 조용하고 느긋한 선비의 음성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소박한 삶과, 삶의 지혜에 대한 그리움으로 부터 시작해서 그의 유년기의 꿈에까지 이른다. 또한 속박된 삶에 대한 반감이 표현되기도 하고, 비상하지 못한 비루한 용의 자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나무 속에서 나무의 가치를 찾아내는 평이한 작업에서 부터 나래를 펴고 하늘을 나는 새에 이르기까지 그가 바라고 원망하는 것들이 모두 목물로 나타나 있지 않은가.

s***g 2007.06.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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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는 살짝 거리감도 느껴지고 나랑은 맞지 않은 책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내게 정말 친근감있게 다가온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재미있고 '나도 한번 목수가 되볼까?' 하는 어림없는 생각도 해봤다.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후 미술평론, 전시 기획, 출판 기획 등의 일을 했고, 현재는 목수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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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을 때는 살짝 거리감도 느껴지고 나랑은 맞지 않은 책 같았는데, 보면 볼수록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내게 정말 친근감있게 다가온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더 재미있고 '나도 한번 목수가 되볼까?' 하는 어림없는 생각도 해봤다.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후 미술평론, 전시 기획, 출판 기획 등의 일을 했고, 현재는 목수일을 하고 있다. 자신이 하던 일과는 상관없는 나무일을 하고 있다는 점, 이해가 안되기도 했지만 흥미롭게 자신을 소개한 것을 보고 기대되는 책이었다.

 

저자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점이 많았지만, 저자보다는 책 내용이 더 흥미로웠다(당연한건가?).

글과 사진과 그림이 어우러진 책 내용은 충분히 이 책 속에 풍덩- 할 수 있게 해주고, 고가의 책이지만 그 책값을 톡톡히 해주었다(아쉬웠던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리고 나무로 만든 작품은 초보 목수라지만 갖고 싶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어떻게 만드는지 부럽기도 하고...

 

일기처럼 글을 써내려간 이 책은 평범하고 편안하게 글을 썼는지 재밌게 글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나무 먼지를 마신지 겨우 10년 밖에 안 된 초보목수인 만큼, 열심히 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나무를 다루는 것, 힘들겠지만 부럽게도 느껴지는 일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일하는거,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

j***3 2007.06.2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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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목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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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밖에 살지 못하여 나무의 이름을 판단할 때에는 일단 열매를 보게 된다. 열매나 꽃을 맺지 않는 나무는 소나무와 버드나무, 그 외의 나무로정도밖에는 구분을 못하니, 이름을 물어대는 아이 앞에선 몰라로 일관할 수밖에.     책 속의 나무엔 참 많은 이름들이 있다. 이름도 정겨운 난대나무, 오리나무, 귀룽나무, 가래나무, 엄나무, 시무나무 등이 그것이다. 나무를 보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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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에서밖에 살지 못하여 나무의 이름을 판단할 때에는 일단 열매를 보게 된다. 열매나 꽃을 맺지 않는 나무는 소나무와 버드나무, 그 외의 나무로정도밖에는 구분을 못하니, 이름을 물어대는 아이 앞에선 몰라로 일관할 수밖에.

 

  책 속의 나무엔 참 많은 이름들이 있다. 이름도 정겨운 난대나무, 오리나무, 귀룽나무, 가래나무, 엄나무, 시무나무 등이 그것이다. 나무를 보고 이름을 아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신기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나무와 벗하여 살아온 까닭일 것이다, 나무마다 고유의 성질에 맞게 물건을 만들어내는 김목수도 원상태의 나무를 인공적으로 바꾸긴 하지만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은 군데군데 나타나있다.

 

  목재로 만들어진 물건의 매끈함과 유려한 나뭇결을 보면, 길가에 심어져 있는 나무의 뻣뻣한 껍질 속에 어찌 이리도 예쁜 것이 숨어있는지 감탄할 때가 있다. 겉만 보고 속은 못보는 사람의 감탄이다.
  목수 김씨가 만들어낸 물건들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에 나무의 질감을 살려 만들어 인간의 손이 닿은 물건이면서도 자연 그대로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꾸라지의 형태를 띈 의자 등받이와 웅덩이 모양의 의자를 보면서 의자 하나에도 사건과 추억을 담아 삶의 한켠이 디자인화되어가는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되었다.
  작품마다 제목도 재미있어 '게으름뱅이를 위한 텔레비전 시청용 두개골 받침대', '미꾸라지와 물웅덩이 의자', '옛집을 닮은 책상', '자유로운 포즈를 위한 의자'등 이름만 봐도 작품이 이해가 될 정도이다.
  뒤로 갈수록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목수 김씨는 아니라고 해도 그는 상상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같다.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 같은 작품은 첫눈에도 인상적이었는데, 책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그것을 주제로 뭔가를 만들어낸다고 할 때 이런 디자인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 나는 여전히 내 입장에서만 사물을 바라보는 사람인것 같다.

 

-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말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리고 다른 존재를 바라보는 상투적인 시각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로 상상력이다.-

 

  거의 직접 짓다시피한 집의 작업실에서 나무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목수 김씨의 삶은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지만, 그도 생활을 염려해야 하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보니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 그 점을 고민한다.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데, 경제가 돌아가는 매커니즘에 포함되어야만 먹고 사는 것에 걱정이 없어지니 여기서도 시계 챗바퀴 도는 듯한 삶으로 등을 떠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목수 김씨의 작품은 그 사람의 생각과 삶의 한 단편에 대해 조영해볼 수 있게 해주어 삶을 사는 여러 방법들이 존재함을 새삼스레 깨닫게 한다. 줄 맞추어 서서 앞만 바라보고 살아 상상력조차 부재해진 한 인간의 모습이 내가 아닌지 생각해 보며, 그의 작품을 통해 다른 세계에 들어간 듯한 신선함으로 스스로를 감싸본다.

a******2 2007.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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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작품 기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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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작품 기록장   목수(木手)-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거나 가구, 기구 따위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나무를 깎아 물건을 만드는 저자의 목수일기다. 그림이든 사진이든 여행 관련 서적이든 예술 관련 서적이든 책에 쓰여있는 글자 외의 것을 먼저 훑어보는 나는 이번에도 그랬다. 맙소사! 목수 김씨의 작품들은 정말 나무로 만든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매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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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작품 기록장

 

목수(木手)-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거나 가구, 기구 따위를 만드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나무를 깎아 물건을 만드는 저자의 목수일기다.

그림이든 사진이든 여행 관련 서적이든 예술 관련 서적이든 책에 쓰여있는 글자 외의 것을 먼저 훑어보는 나는 이번에도 그랬다. 맙소사! 목수 김씨의 작품들은 정말 나무로 만든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매끈거리는 표면이 매혹적이었다. 멋진 작품만큼이나 구수한 말솜씨로 여러 종의 나무를 설명하고, 작품 만드는 과정을 자세하게 알려 준다.

국외 유명 화가는 물론 국내의 소박한 감성이 돋보이는 화가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언젠가부터 내 관심사가 되었다. 그림뿐이겠거니 했는데 톱질을 하고 사포질을 하며 만들었을 나무 작품들을 보면서도 만족감이 컸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모두 같게만 보이는 나무들이 다 다르다?

껍질이 다르고 나무 냄새도 다르고 쓰임새도 다르고 자라난 태생도 다를 터이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른 것처럼 말이다. 내가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직접 목수일을 한다면야 더없이 좋은 정보들이 많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작품들은 나 혼자서 조용히 감탄하게 만들었다. 딸아이가 그린 캐릭터를 보고 나무를 깎아 만든 노랑이. 딸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려는 순간, 노랑이는 결국 목수 김씨 자신을 위해 만든 것이라는 게 밝혀진다. 가장 마음에 든 작품은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 책을 읽는 모습은 물론 시원한 색상의 책 표지가 가슴 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낮은 천장에 좁은 차고에서 처음 나무 작업을 시작했다는 목수 김씨. 연장의 쓰임새를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그의 작품을 보면 엉터리 목수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작품만이 대단하다는 것은 아니다. 목수일을 택한 그의 용기가 대단하다.

 

d****k 2007.06.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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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물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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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목수 김진송씨의 나무와 그가 만든 목공예, 그리고 그의 삶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책을 읽으며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그의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의자와 탁자 등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을 보며 한참씩 작품에 눈을 떼지 못하곤 했다. 정말 아름다웠다. 어떻게 나무로 이렇게나 매끄럽고 아름다운 나무결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곡선의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까? 그가 만든 장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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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깍이 목수 김진송씨의 나무와 그가 만든 목공예, 그리고 그의 삶과 가치관이 녹아있는 책을 읽으며 행복감에 젖어들었다. 그의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의자와 탁자 등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을 보며 한참씩 작품에 눈을 떼지 못하곤 했다. 정말 아름다웠다. 어떻게 나무로 이렇게나 매끄럽고 아름다운 나무결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곡선의 작품들을 만들 수 있을까? 그가 만든 장난감들을 보며 그의 상상력에 놀라곤 했다. 정말 목수일을 늦게 시작한 것이 사실일까 의심이 들곤했다. 감탄에 감탄을 하며 나도 손으로 뭔가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를 참기 어려웠다. 

 

각양각색의 그가 다루는 나무를 소개해주며 그 쓰임새와 목리를 알기 쉽게 그의 경험을 담아 소개해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며 흥미롭게 읽어내려 갔으며 가끔씩 눈을 가만히 감으며 상상 속의 나무 냄새를 맡곤 했다. 나무의 향이 내 코를 스치는 느낌마져 들었다. 그 냄새가 실제 그 나무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면 어떠랴. 이내 다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책갈피마다 소개된 그의 작품들을 보는 즐거움에 어서 책장을 넘기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곤 했다. 실제로 작품을 접한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그가 만든 의자나 책상들이 어찌나 갖고 싶은지... 그가 딸을 위해 혹은 그 자신을 위해 만든 장난감들을 보며 눈요기를 하기도 하고 장난감 하나하나에 얽힌 그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어느 작품하나 무심코 만든 것이 없음을 깨닫곤 했다. 많은 장난감 중에서도 나무로 깍은 책벌레 이야기를 테마로 한 목물들이 인상적이다. 벌레하면 징그러움이 떠오르는데 그가 만든 작품은 친근하다. 그 중 책 속을 헤엄치는 벌레는 귀엽기까지 하다.

 

나무와 쇠는 상극인 듯 하면서도 서로 뗄 수 없다. 나무를 더 잘 다루고자 나무 다루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쇠를 자유자재로 다루고자 스스로 익힌 용접을 이용하여 만든 그의 쇠로 만든 작품 속에서 그의 타고난 솜씨, 손재주는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의 상상력으로 각기 다른 독특한 작품도 볼만 했지만 그가 만든 목물에 더 큰 관심이 갔다.

 

목수 일을 하며 다루는 날카로운 연장에 심하게 상처입기도 했지만 그 두려움에도 계속 목수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나무 사랑과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나무를 다루는 일이 무척이나 즐거운 그의 마음이, 목수 일이 천직이라 여기는 그의 마음이 책 곳곳에 녹아있다.

 

그가 만든 목물과 목물과 관련된 그의 소소한 경험을 옛 이야기 듣듯이 읽으며 그의 이야기 에 잠시 한눈팔 틈이 없었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따라가며 그의 가치관도 엿볼 수 있었으며 목수 생각에 나타나는 그가 사색들은 나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자연, 시골, 도시, 문명,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정말 멋진 책이다. 

s***i 2007.06.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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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는 목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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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집 옆집에는 목수 아저씨가 한분 계셨다. 덥수룩한 머리에 수염, 너털 웃음을 지으시는 소박한 모습의 아저씨. 사실 어릴적에는 그 아저씨를 아버지로 둔 옆집 언니가 매우 부러웠었다. 항상 멋진 물건들을 손수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 언니가 나이가 들어 더이상 어릴적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책상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는 운좋게도 그 책상을 물려 받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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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우리집 옆집에는 목수 아저씨가 한분 계셨다. 덥수룩한 머리에 수염, 너털 웃음을 지으시는 소박한 모습의 아저씨. 사실 어릴적에는 그 아저씨를 아버지로 둔 옆집 언니가 매우 부러웠었다. 항상 멋진 물건들을 손수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 언니가 나이가 들어 더이상 어릴적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책상을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는 운좋게도 그 책상을 물려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어찌나 정교하고 정성스럽게 만들었던지, 네모난 책상에서 뽀족한 모서리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서랍 손잡이도 둥글게 깍아서 예쁘게 모양을 내놓았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책장도 아주 견고하게 만들어진 책상이었다. 그런 물건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아버지를 둔 언니가 정말 부러웠었는데, 정작 그 언니 자신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목수'라는 직업은 전문직이라기보다는 서민적인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목수는 목수일 뿐이다.

 

처음 이 책의 표지에 스케치 되어있는 도안들(디자인들)을보면서 나는 DIY 관련 서적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한장 두장 책을 넘기면서 그건 나의 오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DIY와는 거리가 먼 책이다.

목수 김씨는 국문학과 미술학을 공부하고, 목수일을 시작한지 겨우 10년 밖에 되지 않는 초보 목수이다. 사실 한 분야에서 10년 동안 일을 했으면 숙련직이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초보는 아닐텐데, 목수 김씨는 자신을 그렇게 말하고 있다.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는 시대에 따라 연금술사가 되기도 하고, 기술자가 되기도 하며 과학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나무를 다루는 목수는 과거든 현재든 그냥 나무를 다루는 목수일 뿐이다. 예술가도 디자이너도 아니다.

 

목수는 물질의 변화를 꿈꾸지 않는다. 다만 물질의 변형이 주는 이로움을 생각할 뿐이다.

목수는 목수일 뿐이다. (p. 343)

 

목수는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목수가 예술가도 디자이너도 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목수는 예술적인 감각을 살려서 디자인을 하며 물건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목수 김씨가 말하는 목수는 단지 이 산 저 산 굴러다니는 나무들을 구해서, 그 나무들을 보고 쓰임새를 생각하며, 나무의 형태나 결을 따라서 디자인하고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다. 예술성을 고려해서 디자인을 만들고, 그 디자인에 어울리는 나무를 구해 물건을 만드는 것은 목수가 하는 일이 아니다.

따라서 목수는 어느 누구보다도 나무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나무의 성격과 심성을 잘 파악해서, 거기에 어울리는 물건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목수는 나무에 칼을 대고 잘라내지만, 어찌보면 나무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은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단지 재료와 용도를 연결해주는 데 필요한 절차이기는 한데, 이미 재료가 결정되고 용도가 분명해지면 그 사이를 이어주는 가장 단순한 통로를 찾아내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지... 쓰임을 찾다보면 디자인은 뒤따라지고, 거기서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아닌가?...아름답게 보여야 한다거나 세련되게 보여야 한다는 의도를 디자인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그게 우선되어서는 주객이 전도된다는 말이지. 물론 그게 예술가와 목수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p. 279~280)

 

소박해도 목수가 좋다.

 

영화 속에서 나무를 다루는 사람들을 보면 매우 화려하고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목수 김씨는 아직도 초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박한 목수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아졌다.

나무는 쇠붙이나 플라스틱과 같은 다른 재료들에 비해 매우 소박한 재료이다. 그러니까 그 나무를 다루는 사람은 소박할 수 박에 없다. 자신을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솔직하고 겸손한 사람, 목수 김씨. 소박해도 나는 그런 목수 김씨가 좋아졌다.

h*******0 2007.06.1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