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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그렇듯이...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그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1987년에도, 아니 투표권이 없었던 1971년에도 이미 나는 그의 지지자였음을. 그리고 나는 또 안다. 1998년 2월 말부터 다섯 해 동안, 자신이 있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그가 있었음을. 지난 쉰 해 동안 그와 동시대인이었던 것이 자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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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하죠. 벌써 내가 나이를 그렇게 먹었나 봅니다. 영원히 돌아가시지 않을것만 같았던 우리나라의 대통령 - 그러니깐 나와 동시대에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았던 그런 대통령들이 한분 한분 우리곁을 떠나가네요. 부모님에게 이승만 대통령이 돌아갔을 때 당시의 얘기를 들으면서 "대통령 할아버지들도 죽어"라고 묻던 시골마을 소녀가 이제는 두 분의 대통령을 떠나 보내다니. 노대통령 때보다 훨씬 더 충격이 컸던 대통령. 영호남의 대립이 한참일 때 영남에서 나고 자란 내게 김 대중 대통령은 그다지 위대한 분이 아니었다. 비록, 그분의 정치관이나 세계관이 나의 부모님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하여도 영남에 터전을 잡으신 덕분에 그분들은 호남 출신의 대통령을 - 아니, 대통령이 되기전 김대중 정치인을 미더워 하지 않았다. 정말 정치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유년시절, 우리나라 3김시대 -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 의 세 정치인은 참 바보 같았다. 특히나 김대중과 김영삼은 더욱 더. 왜 그깟짓(?) 대통령이 무엇이기에. 대통령을 하겠다고 몇십년을 동고동락했던 동지와 등을 돌릴까? 결국은 한 번씩 대통령을 할 거면서 왜? 사이좋게 형님 먼저, 아우는 뒤에 - 이렇게 한 번씩 손을 들어주고 같은 편을 먹으면 될것을... 어린 시절 내게 대통령이라는 직업(?) - 그 자리는 구멍가게의 주인이나 공장의 사장보다도 못한 자리처럼 보였고 그렇게 등을 돌리는 두 분을 참 이상하게 여겼던 기억이 난다. 암튼 나는 영남권 출신으로 그 영향에 나 역시도 정치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호남 출신 정치인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괜시레 더 미안해진다. 왠지 나도 그분의 고통을 더한 가해자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고.
그분의 잠언집을 읽노라면 너무 짧게 펴낸 다산책방과 펴낸이가 야속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만큼 직접 나의 앞에서 전해주는 아버지의 말씀같은 구절이 참 많아서 너무 빨리 읽어버린 게 내심 서운하다. 읽다보면 중간중간에 '네'하고 대답을 하면서 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나뿐 아니라 그 누가 읽어도 말이다.
그분의 이야기를 읽노라면 한번쯤은 포기라는 단어와 협상하여 좌절하거나 주저 앉을법한데,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즉, 신앙과 본인이 살아남아야 하는 정당한 이유 - 소명의식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존재의 의미, 삶의 의미, 어느 한 쪽이 승자이고, 패자가 아닌 모두 함께 상생할 수 있다는 그 무엇을 느끼고 깨우치게끔 한다.
자연의 봄은 정확히 시간을 지켜 오지만 인생의 봄의 리듬은 아주 불규칙하다는 점이다......................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봄 中에서
사람은 살면서 자기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난관이나 불운에 부딪힐 수 있다. 그러한 때가 오면 결코 당황하거나 서두르지 말고 그러한 시련의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다만 다시 때가 왔을 때를 위해 노력과 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불운을 만났을 때 中에서
그렇다. 자기 삶을 메모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지난날들을 정리하는 의미보다는 앞날의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자신의 삶을 메모하라 中에서
그러나 분명히 지키려고 했다가 뜻하지 않은 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는 거짓이라고 하지 않는다...............................참과 거짓의 진짜 의미 中에서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은 남도 똑같이 합리적일 것이라고 믿으며, 양심적인 사람은 남도 다 그런 것으로 알고 처신한다. 우리가 처세에서 실패하는 큰 원인의 하나가 여기 있다....................나와 같지 않은 사람 中에서
변화는 살아 있는 생명체의 자기 증거이다. 변하지 않는 생명체 앞에는 죽음밖에 없다. 그렇다고 감당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는 곤란하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변화는 모든 생명체나 모든 조직체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살아 있다는 증거 中에서
책을 덮는 순간 이후로 아직도 가슴이 뜨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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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김대중 잠언집 <배움>이라는 책에 등장하는 이런 성질의 표지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화려하진 않지만 어떤 의미가 담겨있어 우리들로 하여금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이런 그림들이 실려 있는 표지를 무척 좋아한다. 아무도 없는 황량한 사막에 새겨져있는 그렇다고 일정한 방향으로 새겨져있지도 않고 이리저리 어지러이 흩어져있는 수많은 발자국들. 그것들 사이에 올바른 길을 가리키고 있는 발자국은 어떤 발자국인지 탐색해나가고 있는 한 작은 존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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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자신이 그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시련을 인동초처럼 견디고 딛고 일어나신 분이라 책에 담겨 있는 단어 하나 하나까지 가벼이 읽히지 않는다.
그 어떤 지침서보다도 삶의 깊이와 무게가 느껴지고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생의 벼리같은 책.
그 분이 가시기 전에 이 책을 만났더라면 아마 지금보다 더 슬피 울었으리라...
고통과 좌절과 유혹을 오로지 진실된 마음의 힘으로 오롯이 물리치고 봄날이 오기를 포기하지 않았던..아니 그 봄날이 올 수 있도록 온몸을 불살라 이 땅에 민주와 자유와 평화와 정의와 미래를 선사해주셨던 위대하신 분... 그 분의 그 모질었던 삶을 좀 더 깊이 알 수 있었기에 슬픔의 깊이 또한 더했을테니까...
그 분이 전해주신 소중한 가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땅의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는 전진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며, 인내해야 할때 초조해하지 말며, 후회해야할 때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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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옥중서신 등 메모를 엮어 만든 책이다. 사색도 하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하는 책인데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이 놈의 습관 어쩔 수 없다. 공부를 위해서 외워야하는게 아니라면... 나도 모르게 페이지 넘기는데 주력하고 만다.
어쨌든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적어본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천주교신자셨기에 하나님일 믿는 분이다. 이 책 곳곳에 그런 마음이 드러나듯이, 이 글 역시 그런 뉘앙스를 풍긴다. 내게는 그렇게 와 닿았다.
제일 마음에 든 글이다. 기독교의 십계명은 1계명부터 4계명까지는 하나님에 대한 것이고, 5계명부터 10계명까지는 인간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5계명의 부모를 공경하라는 인간 관계상 가장 중요한 것이며, 기본이고, 또한 그래야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에 대한 부분은 1계명이 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는 것이며, 2계명이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섬기고 우상을 만드는 것은 그만큼 큰 죄이다. [배움]에 나오는 저 글은 가장 큰 죄악이 이기심과 탐욕이라고 한다. 이기심이 자기를 우상화 한것이며 탐욕이 탐욕의 대상을 우상화 한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정말이지 큰 죄가 아닐 수 없다. 우상이라고 하면 상을 만들어놓고 빌거나 돈의 노예가 되어서 돈을 최고로 여기는 그런 수준에서만 생각했는데, 나를 대하는 내 내면의 생각에 귀기울여본다. 내가 이기적인 생각을 할때는 나를 우선시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나를 우상화한 것이구나. 그리고 내가 집착하는 것, 갖고싶은 것 역시 의미를 확장시키면 내가 그것들을 마음에 새기고 섬기며 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구나.
처음 글을 읽고, 아~그렇구나 싶었다. 그러나 내가 찾아갔을 때 내가 찾아간 그에게는 나 역시 찾아온 사람에 불과한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우선은 내가 됨직한 인간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벗이 될만한 사람에게 찾아가 사귀었을 때, 나역시 그에게 쓸모있고 좋은 벗이 되어줄 사람이어야겠다.
최근 목사님과의 나눔시간에도 고백한 바 있지만, 나는 사람들한테 보여지는 그리고 사람들이 봐주는 모습에 나를 맞추어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착하다고 생각하니까 착하게 행동하고 의리 있다고 생각해주면 손해 보는 것 같으면서도 참아주고, 책임감 있다고 생각해주면 몸이 힘들어 지치는 데도 참아낸다. 귀엽다 귀엽다 하니까 점점 어리광도 늘고 철도 없어지는 것 같고 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누었던 것은 내 말과 행동에 늘 토를 단다는 것이다. 나의 어떤 무엇에도 그 어떤것도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 심지어 살을 찌는 것도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인 것이고, 공무원 시험공부를 포기하게 된 것은 돈 때문이다. 사실은 내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것임에도 외부에서 이유를 찾으려 한다. 어떻게든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구실을 찾는 것이다.
내 인생을 신의 뜻에 맞게 움직여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가치관과 신념에 중심을 두고 소신있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남의 구미에 맞게 움직이는 사람이라니...... 그리고, 늘 핑계만을 달고 사는 사람이라니....참 형편없기도 하다. 내모습.
어제 본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비담에게 그랬다.
미실: 안돼겠다 비담: 어째서요 미실: 나니까 비담: 스스로 초라한 꿈이라 인정하시지 않았습니까 미실: 인정한다. 그리고 평생 나 이 미실은 인정을 하면 포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을 했어. 그게 나 미실이다.
형편없는 내 모습을 인정하고, 거기에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겠다. 미실처럼. 나와 토론하며, 나를 북돋우고 설득하며, 그래서 다시 결심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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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복의 상대는 자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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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용기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하다. (39쪽)
그렇다고 해서 결코 원망섞인 푸념의 말투를 섞지 않고 차분히 '인생의 메모'를 이어나갔던 사실이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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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은 책의 제목이나, 그 책의 지은이만 얼핏 보아도, 무한한 신뢰를 보낼 수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잠언집 <배움>은 내게 그러한 책 가운데 하나다.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지도자,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수상한 자랑스런 한국인, 죽음의 고비를 수차례 넘기면서도 정치적 비전을 갖고, 용기있게 일평생을 살아왔던 정치인,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이끈 지도자, 김대중에 대한 빛나는 수식어는 무궁무진하다.
작년 우리는 두 명의 대통령과 영원히 작별했다. 누구의 말대로 `잃어버린 10년'을 설계하고, 리드했던 두 인물의 죽음은 아름답지 못했다. 그것은 슬펐고, 억울했다. 또 공교롭게도 그 죽음은 억지스러웠다. 마지막 그들이 남긴 족적과 행동은 유사했고, 그들의 말은 오래도록 우리들의 양심을 찔렀다. 이 두 지도자는 대통령이기전에 지식인이었다. 그들이 평가절하한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절박한 언어를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사람들은 이제 그들의 죽음을 잊어가고 있지만, 두 인물에 대한 출판시장의 활력은 더해간다. 이것은 아이러니다. 두 대통령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은 독자들의 욕망을 불지폈고, 출판계는 이들이 남긴 족적과 목소리를 책으로 펴내고 있다. 이 시대가 여전히 그 두분의 지혜와 언어를 필요로 함을 이 현상은 증명하는것 아닐까?
강진 여행 길, 200 여년 전 이땅의 야비한 권력으로부터 핍박받은 한 정치인이자 위대한 학자, 깨끗한 인간을 만나러 가는 길,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강진 유배지를 찾아나가서는 길에, 나는 김대중 대통령의 잠언집 <배움>을 고민없이 넣었다. 네 해 만에 찾아가는 길이다. 이번이 세번째 유배지로 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목, 차를 세우고, 김대중의 잠언집을 펴들었다. 처음부터 읽을 필요가 없다. 짧은 잠언들을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은 오히려 어색하다. 잠언집은 우연히 책장을 넘기다, 우연처럼 어느 문장과 만나야 한다. 어떤 페이지에 멈춰서도, 살아 있는 그분의 언어는 예리한 칼날처럼 내 이성을 벼린다.
다산초당을 찾아가는 길목, 나는 그의 첫 유배지인 사의재에 들렀다. 이곳은 그가 강진에 유배와 첫 4년을 기거한 주막이 있던 터다.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하고, 정조임금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사람이었건만, 폐족이 돼 버린 상황에서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피했다. 정약용은 강진에 와 제일 먼저 관에 들렀다. 일종의 신고식이었을 것이다. 유배온 인물이 관에 들르면 고을 사또가 기거할 곳을 정해주는게 관례였다. 그러나 그러한 상식은 무시되었다. 정약용은 한 겨울 밤, 하룻밤을 유숙할 곳을 찾을 수 없었다. 겨우겨우 찾아들어간 주막의 나이든 여인이 그에게 거쳐를 내준다. 사람들이 천주쟁이요, 폐족이요, 쓰러진 권력이라 혹시 자신에게 해가 있을까, 멀리할때 이 나이든 여인은, 용기있게 다산의 위대한 성품을 알아보고 주막의 방 하나를 기꺼이 내준다. 이곳에 다산은 사의재란 이름을 붙였다. 사의재(四宜齋), 네가지를 올바로 하는 이가 기거하는 집, 생각, 용모, 언어, 행동. 자신의 유배가 이 모든 것의 네 가지의 부족에서 왔음을 고백하는 겸손함일까? 유배지의 불안한 기운에 대한 반작용이었을까? 아니면 선비의 철저한 자기절제 일까? 중요한 것은 다산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다스리려 했다는 점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다산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옳은 길을 걸어왔다는 역사적 진실을 이제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대중을 짧은 시간 속일 수는 있지만, 오래도록 속일 수는 없는 것이다. 다산은 끊임없이 역사앞에 겸손하고, 역사의 거울앞에서 자신의 행동과 말씨와 언어와 용모를 비춰보려 노력했다. 그 시절 다산을 핍박하던 노론정권의 권력자들은 한시절 호사를 누렸겠으나, 오늘날 그 이름을 기억하는자 누구인가? 그 더렵혀진 이름을 또 기억한들 무엇하겠는가? 김대중의 잠언집에서 나는 다산의 삶이 가진 역사성을 발견했다. " 내 삶의 존재양식"이란 제목의 글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그 겨레를 사랑한 사람은 마땅히 찬양받고 존경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 그들은 오히려 그로 인해서 박해를 받고 누명을 쓴다. 그러므로 의롭게 살려는 사람은 보상에서 만족을 얻으려 하지 말고 자기 삶의 존재양식 그 자체에서 만족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역사는 반드시 바른 보답을 준다는 사실에서 위로를 받아야 한다. " 김대중 잠언집 <배움>, 63p
이 책은 김대중이란 한 인간의 인생이 녹아 있는 잠언집이다. 문장 하나하나에는 그의 삶에서 건져올린 가장 순결한 진실이 담겨 있다. 그것은 개인사와 가정, 그리고 국가의 미래와 시민의 마음가짐까지를 포괄하며 넓고 웅대하다. 이 잠언집을 곁에 두고 싶다. 생각이 날때마다, 펴들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그들이 현실의 벽에 멈춰서려 할 때마다 보다 넓고 크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칠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로 궁색해 질때마다 그들에게 보다 큰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정치의 일선에서 물러나 조용히 독서하며 소일하고 싶어하던 노무현 대통령은 황망히 세상을 떠났다. 그 뒤를 이어, 노대통령의 죽음을 애통해하던 그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켜냈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지켜보며 분노하다 노환이 악화돼 그 뒤를 따랐다. 올 해 우리는 두 명의 대통령을 잃어버렸다. 역사속의 다산처럼 그들은 역사안에 잠들어 있다. 추모열기는 식은걸까?
올해 우린 경제 위기를 가장 빠르게 극복하고, 내년 4~5% 경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고 언론들은 호들갑이다. 금융위기에서 이렇게 발빠르게 탈출한 나라는 지구상에 없단다. 그러나 용산사태로 희생된 세입자들의 주검은 아직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차가운 냉동고에서 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복지예산, 교육예산 등을 삭감하고 진행되는 일사천리의 4대강 사업을 통해, 우리는 홍수가 없는 나라, 최첨단 로봇 물고기가 오염원을 찾아내는 나라에 살게 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최첨단 건설기법이 동원된 청계천에선 녹조류가 번성해, 물이 썩어가고 있단다. 이러고도 남은 정권 3년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까지 4대강 공사를 마감하려면, 공기를 단축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철도 파업을 주도했던 노동자들은 파면과 해임 등의 중징계를 당했고, 노조위원장은 구속되었다. 노동자에게 파면은 곧 생존권의 박탈과도 같다. 그러한 중징계를 화살 날리는 쉽게 쏘아대는 행복한 나라, 그래서 다시는 공공재의 근로자들이 파업을 하지 않는, 아침 출퇴근길이 불편하지 않는 건강한 나라에서 우린 살게 될 것이다. 헌법에서 노동3권은 삭제되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되는 나라. 그러나 이땅에 노동자 아닌 자가 누구인가? 아침 출퇴근길의 당신은 노동자가 아니라 귀족이며, 노동권은 당신을 보호하지 않고, 누굴 보호하는가? 그래서 남는 것은 기득권을 가진 자들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행복한 아침의 나라인가?
우린 상식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그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무지가 이 시대를 조각한 것이리라. 욕망과 탐욕이 죽은 괴물을 불러낸 것이리라. 김대중 대통령은 서거 몇 개월 전, 6.15선언 9돌 강연에서 기력이 쇠한 모습이지만, 피를 토하듯 한 마디 말을 남겼다.
“과거 50년 동안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가 위태로워 매우 걱정이다. 방관하면 악의 편이고 피맺힌 심정으로 말하는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김대중
다산초당에서 나는 오래도록 발길을 옮길 수 없었다. 시대 권력의 비열함이 횡횡하던 시대를 살았던 정약용. 그러나 그릇된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자신의 유배생활을 조금도 덜어내려 하지 않았던 강직한 선비가 바로 그였다. 엄혹한 시절을 인내하고, 오직 독서와 집필을 통해 후대의 민족이 나아갈 길에 대한 사색을 멈추지 않았던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부패한 정치지도자까지도 존경하는 위인이 되었다. 그것은 목민심서에서, 그가 남긴 유배지의 편지들에서, 절절히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공감과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김대중의 잠언집 <배움>을 읽으며 나는 정약용의 위대함과 강직함을 떠올린다.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이 역사라는 올곧은 관점을 신뢰하고, 역사발전이 결국 바른길에 들어설 것임을 확신했다는 것에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더군다나 파시즘에 가까운 불소통의 독재, 반생태와 반민중의 권력은 반드시 실패한다. 실패해야 한다. 다산 정약용의 편짓글과 김대중 대통령의 문장들은 놀라운 확신과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 그 이윤 바로 그 때문이 아닐 것인가?
2009. 12.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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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죽기 마련이다. 하지만 죽음은 슬픈 일이다. 이번의 이별은 영원한 이별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서거에 슬픔을 위로받기 위해서 이 책을 샀다. 그의 영정 앞에도 갔다왔다. 책을 펴서 읽어 가는 내내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옥중에서도...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메모하시는 모습이..... 이 모습에서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민해 본다.
그는 메모를 즐겨하셨다. 메모는 그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에 대해서 끊임없이 채찍을 가하고, 당신을 미워하는 정적과 일부 국민들에 대하여 민주주의를 통하여 한없이 용서하고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내 인생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밝은 미래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수난은 불가피한 진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모든 일에 분석하여 자기의 얀심에 떳떳하고 사회와 역사를 위해서 의미있는 것이라고 맏는 사람만이 행복한 사람이다. 고난의 시절에 행복한 날을 기다리며 고통을 참아서는 안되고 고난의 시절 자체를 행복한 날로 만 들어야 한다. 그의 가족 또한 행복의 한 축이었다. 불운을 만났을 때에는, 그 시련이 지나가길 기다리되 때가 왔을 때를 위해 노력과 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평범한 진리, 진정한 행복은 자기계발, 이웃에 대 한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한다는 숭고한 진리는 나의 인생에 비 추어 보아서는 더욱 빛난다. 항상 대화하고 논리와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운명에 도전하고 자신을 경계하는 모습에는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민주주의자이며 박애주의자로 한 평생을 살다가신 분이다.
그런데, 용기 있는 자만이 용서할 수 있다는 부분에 와서는 나는 정말 용기 있는 자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어찌보면, 우리도 인생에서 오는 고난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가꾸고 누리기 위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삶의 자세를 본 받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대는 어디에서 있는가"라는 표제(p154)로 이 글을 마치고 싶다.
독일의 역사학자 E. H. Carr가 살아 있으면 그의 서거를 보고 어떤 말을 했을까 매우 궁금하다. 나는 그를 생각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매우 싫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똥과 된장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잘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가소롭게만 보인다. 그가 이 세상에 왔다간 것을 깨닫지 못하는 국민은 이 세상에 이땅의 국민밖에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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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시고나서 메모를 엮어서 출간한 책이다. 나는 이책을 선물을 받았는데 표지 디자인이 정말 인생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서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정치가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삶의 역경의 순간마다 메모한 글들. 이글을 보면서 나도 메모를 좀더 열심히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는데 인생의 의미는 대화, 그리고 사람을 향하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다시 한번 한 사람의 인생을 생각하게 되고 내 인생도 뒤돌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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