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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매력이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의 삶, 여자들의 잔인한 모습들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더 여자들이 무서워질까? 얼마나 더 상대를 질투하고 미워하게 될까? 여성들의 내면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운지, 그녀들의 질투가 누군가를 향했을 때 얼마나 큰 폭발력이 발생하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7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다. 만약 단편임을 알았다면 순간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단편임을 알았어도 분명 읽었을 거란 생각을 하는 이유는 단편 하나, 하나에 그려진 여성들의 모습이 지독하게 안타깝기 때문이다. 우린 어릴 때부터 여성은 보호 받아야 하고, 지켜줘야 한다고 교육 받았다. 하지만 나도 여자이면서도 여자들이 무서울 때가 있다. 눈에 가시 같은 친구나, 조금이라도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앞에선 웃는 얼굴을 하면서 뒤통수 칠 수 있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한때 나도 여자들의 의리가 남자들의 의리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즈음은 잘 모르겠다. 일대일로 보자면 충분히 멋지고 굉장한 여자 친구들도 자식들이 엉켜있다면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부터 느끼게 되었으니까... 이 책에 나온 여성들을 보면 실제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이렇게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속상하다.
못생기고 열등감이 가득한 여성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서 왕따를 당하는 ‘식림’, 노숙자가 된 남자와 여자와의 묘한 관계를 나타낸 ‘루비’, 불륜으로 가족이 붕괴되는 피해를 입고, 그 남자로 인해 자신의 인생도 아프게 된 이야기 ‘괴물들의 야회’, ‘부도의 숲’, ‘독동’, 중년 여성들의 억압된 성적 욕구의 비틀린 분출을 그린 ‘사랑의 섬’, 결코 순진하지도 순수하지도 않은 초등학교 여학생과 학교를 무대로 한 이야기 ‘암보스 문도스’.
극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더 무섭고, 더 잔인한 여자들이 탄생되었고 그렇게 그려졌다고 믿고 싶다. 아직은 이 세상에 착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여성들이 많다고 믿고 싶지만 다양한 여성들의 심리상태를 살짝 엿 본 것 같아 나쁘지는 않았다. 7편의 단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암보스 문도스였다. 암보스 문도스. 양쪽의 세계. 새롭고 낡은 두 개의 세계를 뜻하는 이 말은 아마... 결코 순진하지 않은 여자아이들이 세계와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계.. 이 두 개의 세계를 빗대어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을 한다.
교감을 사랑하는 초등학교 교사 히마사키는 여름 방학을 이용해 교감과 둘만의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바로 그 시간에 히마사키 반 아이 중 한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담임과 교감을 찾았지만 두 사람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귀국하는 날 두 사람의 불륜이 폭로되고 교감은 사표를 내고 자살을 한다. 어느 날 히마사키에게 죽은 아이의 언니가 찾아와 반 아이들의 동생의 죽음에 연관이 있다 말하면서 진상을 밝혀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히마사키는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여자아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과연 이 아이가, 순진한 아이가 맞기는 한 것일까?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는 아이 일 뿐이라고 믿고 싶다. 아직은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들이 더 많다고 믿고 싶다. 영악하고 무서운 아이들은 책에서나 나오는 것이라 믿고 싶은 이유는 그래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아이들의 영악함이 드러난다는 것은 어른들이 잘못 키워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른들의 축소판. 아이들의 세계. 그런 아이들의 세계에 영악함이 녹아들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
작가는 여성들의 심리를 극단적이면서도 절묘하게 잘 표현한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이야기를 잔인하게 펼쳐 나갈 것인지... 이 작가의 책을 더 만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더... 만나게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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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심연에 자리한 배반적 심리를 섬세하고 탐미적으로 드러낸 걸작 단편집!
여성들이 가지는 외모와 그 내면의 뒤틀린 대비, 성의 이성적 진화에도 불구하고 의존적 삶을 선택하는 모순적 배신, 통속적인 불륜의 정당성과 사회에 대한 그리고 자아의 갈등, 파격적 일탈에 대한 희구,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상실, 탐욕과 사악의 근원이 전편에 음울하면서도 교교(姣姣)하게 흐른다. 어두움을 잔뜩 머금은 듯한 제목의 단편 두편인 “식림”과 “독동(毒童)”에서는 외형적 미(美)에 대한 불신의 기저위에선 주인공 여성들의 내면을 심하게 손상된 기형적 심성으로 묘사된다. 사회의 속물적 근성에 대항하지만 그녀들의 표출되는 행동 또한 아름답지 않다. 동네 슈퍼의 꼬마에게 느닷없이 다가가 “내가 네 엄마야”하고 괴기스런 웃음을 흘리는가 하면, 악(惡)을 통해 계부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악에 자신도 희생되는 우울함이 그득하다. ‘기리노 나쓰오’가 표현하는 여성들은 동굴과 같은 근원적 관능과 눌려진 팜므파탈의 본성이 교차한다. “괴물들의 야회” 그리고 “암보스문도스”는 유부남과의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직업을 가진 독신여성의 불륜이 부여하는 가질 수 없는 욕망에 대한 갈증이 섬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가질 수 없다면 파괴하는 것도 하나의 자기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그러나 “괴물들의 야회”에서 주인공은 쓸쓸이 목을 메달고 삶에서 퇴장한다. 그러나 “암보스문도스”의 주인공인 초등학교 여교사는 자신의 밀회에 정당성을 주장하며, 오히려 불륜을 사회의 희생물로 악용한 기성의 관념을 비난하기도 한다. 앞의 작품은 여성 개인의 관념에서, 뒤의 작품은 집단속에서의 자아를 중심으로 갈등을 모색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작품 “루비”는 성(性)에 대한 여성의 인식구조에 대해 생각케 하는 구조이다. 종이상자를 집삼아 후미진 공원에 노숙하는 하층 집단사회에서도 엄연히 권력과 지배구조가 존재한다.정작 호감을 가진 남성이어도 그에게는 권력이 없다. 5명의 노숙자 남성 집단에 기생하여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들 공동의 여자이어야 한다. 이런 파렴치한 세계에서 그녀를 탈출시키려 하지만 그녀는 보호능력을 가진 권력자의 편에 서버린다. 어리석은 남자는 배신 당했음을 느낀다. 여성의 성적 의존감에 대한 심원을 보여주려 한 것일까? 이와 더불어 “사랑의 섬”은 여성의 성적 일탈에 대한 극한적 관능을 보여준다. 숨겨진 욕망의 표출에는 매조히즘과 새디즘이 교차한다. 심미적 낭만주의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다. 앞면과 뒷면, 오이디푸스와 엘렉트라, 새것과 낡은것, 미녀와 추녀,... 상반되는 관념의 불투명성으로 대변되는 “암보스문도스”가 표제임은 이렇듯 여성내면의 저편에 웅크린 원죄적 낭만주의 배반적 표상인 듯 하다. 음울하고 기괴하나 관능적이고 가학적인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세계는 어느덧 깊디깊게 우리를 끝모를 동굴에 탐닉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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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특히 마지막 단편집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데 이 작가 여자가 맞나? 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 약간 남성적인 느낌이 나기도 하면서 성적인 묘사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랄까. 어떻게 여성이 이런 소설을 쓰는 거야ㅠㅠㅠㅠ 잔혹소설같기도 하고 좀 무서웠다. 인간의 욕망이란 너무나도 잔인하다고나할까.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다들 잘난 것 없고 사회적 약자이며 소외되며 살아간다. 결말은 대부분이 비극…….
특히 마지막 단편인 암보스 문도스는 섬뜻했다. 요즘은 초딩들이 더 무섭다. 사람을 꿰뚫어보는 눈이 예리하다. 선생님 눈에 아이들이 보이듯이 아이들도 선생님을 바라본다. 그리고는 증오한다. 결국 사건이 터지지만 진실은 밝혀지지 않는다.
사랑의 섬은 너무나도 상반된다. 세명의 여자의 어두운 섹스 이야기 정도?? (내면에 깊은 의미가 있겠지만 그건 잘 모르겟다) 정말 작가 여자 맞냐고;;;;;; 읽는데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미성년자는 읽기를 피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루비에서도 약간 여성 비하가 나오긴 하는데 이것도 좀........이런 건 제발 자제좀......
사랑, 배신, 욕망, 분륜, 증오,복수,자살 등 인간 내면의 악한 면들을 골라서 소설을 쓴 듯. 간만에 대박 소설 하나 건진 것 같다. 가리노 나쓰오 작품들을 전부 읽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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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를 좋아한다. 작가의 단편집은 처음 읽는다. 장편을 잘 쓰는 작가가 있고 단편을 잘 쓰는 작가가 있다. 장편과 단편을 모두 잘 쓰는 작가도 있지만 어느 하나만 유독 잘하는 작가도 있다. 팬으로써 작가가 단편도 잘 썼으면 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모두 일곱 편이 수록되어 있다. 책 뒷장에 비밀, 섹스, 음모, 배신, 추억, 소외, 사랑이라는 단어로 각 단편의 소재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건 내 생각과 조금 다르다. 나는 이 단편집을 읽고 기존의 기리노 나쓰오스러운 작품과 새로운 면모가 보이는 작품으로 나누고 싶었다. 그게 제목인 암보스 문도스, 즉 새롭고 낡은 두 개의 세계라는 것과 통할 것 같다. <식림>, <사랑의 섬>, <암보스 문도스>는 기리노 나쓰오스러운 작품들이고 <루비>, <괴물들의 야회>는 새로운 느낌에 포함했다. 그리고 <독동>과 <부도의 숲>은 하나로 이어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림>은 전형적인 기리노 나쓰오식의 어두운 비밀, 왕따를 당하는 음침한 여자를 등장시키고 있다. <아임소리마마>를 보는 것 같은 작품이다. <사랑의 섬>은 여성의 성에 대한 기리노 나쓰오식의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수용자였던 여성이 이용자가 되는 점에서 <그로테스크>를 느낀다. <암보스 문도스>에서는 사랑이 아닌 약육강식을 느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한 자이고 남의 약점을 잘 이용하는 자라는 사실은 암보스 문도스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고 있어 씁쓸했지만 현재 사회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루비>는 <암보스 문도스>와 비슷한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면서 <사랑의 섬>과도 통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약한 기리노 나쓰오가 썼다고 생각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것 같이 여겨지는 작품이었다. 길들여진다는 것과 익숙해진다는 것, 포기와 안전에 대한 거래에 대한 그리고 그것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꿈꾸는 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익숙하면서도 다른 작가의 작품 같은 점을 느끼게 한다. <괴물들의 야회>는 정말 이렇게 쓰고 싶었을까 작가에게 묻고 싶은 작품이다. 작가의 일탈인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자꾸만 제목만 곱씹게 된다. 그러니까 잡아먹히고 싶었던 것인가? 정말 가장 낯선 작품이었다. 안 어울리는... <독동>과 <부도의 숲>은 쌍둥이같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아니 동전의 양면 같은 작품이다. 주인공 여인들의 모습을 보면 하나의 길에서 갈림길로 나뉘어 하나는 동경과 소외에서 오는 독으로, 또 하나는 상처 입은 추억에서 소외를 외면으로 표출한 것뿐 둘이 모두 외치고 싶었던 말은 <독동>이 외친 마지막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식림>과 표제작 <암보스 문도스>다. 역시 기리노 나쓰오다운 작품이 더 좋다. 다 기리노 나쓰오다웠다고 말한다면 뭐, 할 말 없지만 그래도 내 느낌은 그랬다. 아무래도 작가에게 아직 기대하는 것, 그 다운 것이 많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신선하고 새로운 것보다 낡은 것 같은 그다운 것이 좋으니... 마지막으로 여성의 어두운 면과 금기시되는 면, 사회의 터부를 과감하게 드러내서 보여주는 작가에게는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잘 어울린다. 단편도 좋지만 작가의 작품이 주는 무게감을 단편 모두가 소화하기에는 조금 부족함을 느낀다. 모든 작품이 다 좋을 수만은 없는 거고 <암보스 문도스>라는 걸출한 작품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담기 위해 잘못된 함축은 자칫 진짜 그로테스크함만으로 남거나 아니면 평작에 머무를 수 있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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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문도스.......처음 책을 봤을때 어디엔가 기대어 앉아 있는 녹색 원피스의 편해 보이는 자세와는 달리 불편해 보이는 여자와 주문과도 같은 제목에 끌렸다.
뭔가 심상치 않는 냄새를 풍기는 책....그게 내가 이 책을 대면한 느낌이다.
내용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난 아직 기리노 나쓰오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작가는 아주 날카롭고 세심한 시선으로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사고들을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품속의 주인공들은 여자들이고 그녀들의 상처와 고통을 통해 현대사회를 향해 소리없이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7편의 단편들 모두 주인공은 고통을 받고 있지만 그 고통은 자신으로 인해 벌어지는 자승자박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결국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임을 강조하는 듯한 결말들도 인상적이다.
우리는 뉴스에서 충격적인 사건들을 접하면 사회가 너무 변해버렸음을 한탄만 하고 있지만 결국 그 사회라는 것은 우리 개개인이 모여서 만들어졌다. 나 자신부터 자신을 옭아매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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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면서도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의 책은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던것이 사실이고, 몇몇 일본 작가들의 기상천외한 내용에 조금 실망 했던터라 익숙치 않은 작가의 글을 읽기가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뭐랄까 선이 굵은 수묵화 한점을 보고,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는 느낌이다. 왠지 여백의 미가 있고, 굵은 붓자국이 주는 충격도 만만치 않다. 이 책은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왕따,노숙자,불륜...조금은 어두운 소재들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독특한 구성이 어두운 소재들 속에서도 마음을 홀가분하게 만들어버린다. 글을 읽을수록 집중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한다. 어라...쇼킹한걸... 가장 인상 깊은 작품은 이 책의 제목인 암보스 문도스다. 두가지 세계라는 뜻을 지닌 말로, 주인공 여교사와 불륜 관계에 있는 같은 학교 교감....둘의 불확실한 미래와 불확실한 현실까지 잘 아우르는 제목이 아닐까 싶다. 이 단편에서 여교사의 반 아이들은 무척 당돌하다. 아니 당돌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비열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 하나를 제거해버리고도 그다지 동요하지도, 죄의식에 혼란을 겪지도 않는 그야말로 냉혈인간들처럼 보이고, 되려 인간적인 주인공이 측은해보이니...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것 같다. 이 단편은 시종일관 주인공 여교사가 고백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이렇게 고백을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그녀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두려워했던 자신의 불완전함과 아슬아슬하게 마음을 졸이며 유지했던 불륜관계에 의해서 더욱 음습한 곳으로 내몰렸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무서운 사실은 그녀를 조롱한 사람이 그녀의 학생들이라는 사실이다. 결코 조우할수 없는 두가지 세계가 누구에게나 존재할런지 모른다는 생각이 번뜩 고개를 든다. 우리에게 요구되는건 한가지를 선택해야만 하는 비정함이 아닐까? 차가운 주제들이 던져주는 통쾌함을 만날수 있었던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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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의 글(책)은 별로 안 읽어봤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읽어볼까 했습니다. 지금까지 두권 읽었고, 이번이 세권째입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읽어볼까?’하는 마음이 드는 것을 보면 싫어하지는 않나봅니다. 《암보스 문도스》는 단편집입니다. 이 말은 대체 무슨 뜻인가 했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암보스 문도스>에 나오더군요. ‘양쪽의 세계, 새롭고 낡은 두개의 세계’를 뜻하는 말이라고. 처음부터 알았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랬다면 좀더 주의깊게 읽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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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잔학기, 아임소리마마"에 이어 "암보스 문도스"로 그녀의 작품을 또 만났다. 앞에 읽었던 책들이 너무 강했던 탓일까, 이 책은 그렇게 섬뜩하게 다가오진 않는다. 나의 심장이 그간 너무 튼튼해진 것인지, 여전히 그녀의 강한 힘을 느낄 순 있지만 등 뒤로 스멀스멀 기어오르던 존재들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일곱 편의 단편들, 모두 기리노 나쓰오의 손 안에서 생명을 얻은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역시나 그들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야", "말도 안된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이미 그녀에게 내 감정을 모두 맡기고 그저 아무말 없이 작품들을 읽고 있었다.
나는 단편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결론도 없이 중간에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일곱 편의 단편들을 읽으며 조금은 지루하여 아주 힘들게 읽어 내려간 '부도의 숲'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괜찮게 읽은 것 같다. "식림"에서 어린시절 음침한 모습을 보인다하여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마키, 세월이 지나도 타인에게 여전히 사랑받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사악한 기운을 뿜으며 살아간다. 마음속에 자리한 신경질적인 마음을 밖으로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 미워하지만 그녀를 만나면 다들 슬금슬금 피하는 것을 보니 그 마음이 전해지는 모양이다. 뚱뚱하고 키가 작아 날씬하고 이쁜 여자들을 싫어하고 미워하는 마키, 왜 자신의 외모때문에 그렇게 자기비하를 하며 살아야 하는지 솔직히 공감하긴 힘들다. 성격을 좀 더 밝게 바꾸면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어린시절 스즈키씨의 범죄에 가담했다는 생각에 우쭐해져서는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마키. 그러나 자신의 기억은 닫혀 있어 기억해내지 못했던 것들이 있었는데.......잠깐의 당당한 모습은 벗어던지고 이제 '히로유키'에게 그 화풀이를 하는 모습은 역시 어른답지 못하다는 생각에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이 겪었던 일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진 못하는 것 같다.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루비", 유부남인 다구치를 사랑하는 사키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괴물들의 야회", "사랑의 섬"에서는 이런 일들이 실제 일어난다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 기리노 나쓰오의 여느책들과 다른 느낌들을 갖게 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어떤 사건에 부딪쳤을때 인간의 변해가는 모습과 그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보여주었던 기리노 나쓰오의 책들을 생각했다면 이 책은 조금 지루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현실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들과 소설속에서나 등장 할 이야기들에 페이지 한장 한장 넘기기가 힘이 든다. 저자가 보여주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그 마음을 알 수가 없어 혼란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답답해진다. 그녀의 소설은 어둡고 음침하여 별다른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내내 마음이 무겁고 조마조마해진다. 배경은 회색빛으로 구름은 낮게 깔려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내용들을 왜 이렇게 선호하게 되는 것일까. 밝은 세상의 이면엔 어두운 면도 있다는 것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탓일까.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모습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그녀의 마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보다. 이후에 만나는 책은 그녀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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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 란포 상, 나오키 상,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에드거 앨런 포 상 최고 소설 최종 후보.... 그야말로 굉장한 찬사를 받고 있는 '기리노 나쓰오' 여사. 그녀의 최신 단편집 '암보스 문도스'를 읽었다. 꽤 기대를 하면서. 바로 이전에 읽었던 '잔학기'가 기대보다 더 인상적이었기에.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을 읽는 것을 꽤 즐기는 편(이영도씨의 오버 더 호라이즌 관련 포스팅 참고)이기에. 단편에서만 읽을 수 있는 '인상적인' 작가의 또 다른 메시지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표제작인 '암보스 문도스'를 비롯, 식림, 루비, 괴물들의 야회, 사랑의 섬, 부도의 숲, 독동... 총 7개의 단편이 모여 있는 이 책. '잔학기'에서 보여주었던 그녀의 잔혹함. 그리고 그 잔혹함이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진다는 점은 꽤 닮아있다. 하지만, 잔학기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잔혹한 속내들은 너무나 강렬하고 여과없이 진행되어 놀라울 지경이랄까. 총 7편 속에 담겨진 각각 다른 인간의, 아니 여성의 다양한 면면, 아니 추악한 면면들의 표현은 '파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무색케할만큼이나 적나라하며, 이런 적나라한 배설은 마치 작가인 기리노 나쓰오의 마음 속에 담겨있는 그 무엇에 대한 의문을 야기시킨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놀랍다. 마치 단편 중의 하나인 '부도의 숲' 에서 자주 언급되는 악인의 정직, '악인이 아니면 소설가는 될 수 없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직접 실천하려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소재와 여과없는 담담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리노 나쓰오의 힘이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같은 '추리'도 없고, 어떤 특별한 장치도 없다. 그저 사실을 서술하는 듯한 느낌의 단편들. 그런 단편들 속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암보스 문도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특별한 장치가 없이, 특별한 여과가 없이 느낄 수 있는 매력이기에. 한 번쯤 읽어볼만한 단편집이다. 특히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만, 개인적으로 두 번은 읽고 싶지 않지만. 여담이지만, '암보스 문도스'라는 제목의 이미지를 보며, 편하고 아름다운 쿠바의 호텔같은 느낌을 상상했던 광서방으로서는 꽤 당황. 쿠바산 시가를 꼬나물고 반바지에 맨발 차림으로 창 밖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웃고 있는 헤밍웨이는 없었다(...) 암보스 문도스 호텔. 산프란시스코 부두에서 1마일도 안 떨어진 곳에 있는 암보스 문도스 호텔은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맨 처음 머물렀던 곳이다. 암보스 문도스는 1920년에 지어진 5층 건물로, 유네스코 기금으로 복구된 최초의 건물에 속한다. 현재 호텔은 고동 껍질의 아랫부분같이 분홍빛 감도는 설레는 오렌지색으로 갓칠을 한 자태를 과시하며 아바나 구시가지 중심부 칼레 오비스포와 메르카데레스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다. 이 호텔에는 바닥에서 천정까지 닿는 문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일년 내내 불어오는 탁 트인 로비가 아직도 남아있다. 손님들은 조약돌 깔린 거리의 마차 소리와 갓 끓인 커피 냄새, 이따금씩 풍겨오는 쿠바산 시가 향에 잠을 깬다.... |